[교육연합신문=시론]
우리는 인간을 기르고 있는가, 시험 기계를 만들어내고 있는가
오늘날 교육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성취도’, ‘평가’, ‘입시’, ‘스펙’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시험에서 몇 문제를 맞혔는지가 배움의 척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진정한 배움은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고 외우는 것을 넘어선다. 배움은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인간다움(Humanness)은 단순한 도덕적 덕목이 아니다.
그것은 존재 그 자체에 대한 물음이며,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스스로 묻는 힘이다.
이 힘은 자율성과 주체성, 그리고 공감 능력에서 비롯된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에서 말했다.
“진정한 자아는 결코 외부의 규칙에 맞추어질 수 없다.”
교육의 본질도 여기에 있다. 진정한 배움이란 외부 기준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자아를 발굴해가는 여정이다.
사례 ① 몬테소리 교육: 스스로 피어나는 배움
이탈리아의 교육자 마리아 몬테소리는 아이를 ‘하나의 완전한 인간’으로 보았다.
교사는 지식을 주입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가 스스로 탐색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전통 수업에서는 교사가 시간표와 커리큘럼을 정하지만, 몬테소리 교실에서는 아이가 교구를 직접 선택하고 흥미를 따라 탐구한다. 아이 안에 있는 자기 주도성과 내적 동기를 깨우는 것이다.
몬테소리는 말했다.
“아이 안에는 스스로 성장하고자 하는 힘이 있다.”
교사는 억누르지 않고, 조율하고 안내하는 조력자 역할만 한다. 교육은 외부의 강제가 아니라, 내면의 열망이 피어나는 장이어야 한다.
사례 ② 핀란드 교육: 경쟁 없는 배움의 공동체
핀란드는 교육 만족도와 학업 성취도를 동시에 높이는 나라로 유명하다. 놀랍게도 전국 단위 시험이 거의 없다.
학생들은 등수에 신경 쓰지 않고, 학습의 즐거움을 우선한다.
핵심은 ‘협력과 토론’이다. 교사는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지 않고,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하는 환경을 만든다.
예를 들어 환경 문제를 주제로 조별 토론이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자료를 조사하고 의견을 나눈 뒤, 함께 해결책을 도출한다.
단순 암기가 아니라, 비판적 사고력과 사회적 공감 능력을 키우는 수업이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가진 연결성과 공동체 감각을 길러주는 배움이다.
배움은 ‘내가 누구인가’를 묻는 과정
톨스토이는 말했다.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소유할 때 비로소 자유롭다.”
배움은 지식 축적이 아니라, 자기 사유의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생각을 소유한다는 것은 외부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맥락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힘을 가진다는 의미다.
그래서 교육은 ‘정답’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품는 인간을 기르는 일이 되어야 한다.
실천 방안: 배움의 중심을 학생에게
1. 학습자 중심 수업 설계
교사는 지식 전달자가 아닌 촉진자(facilitator) 역할
학생이 스스로 주제를 설정하고 탐구할 수 있는 열린 과제 제공
다중 지능 이론 기반 개인 맞춤형 학습 경로 구성
2. 평가의 혁신
기존 상대평가와 표준화 시험은 개인 고유성을 평가하지 못한다.
포트폴리오, 서술형 수행평가 중심으로 전환
실험, 창작, 프로젝트 활동 등 다양한 표현 방식 허용
성장 중심 피드백으로 학습 동기 고취
3.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확대
실생활 문제를 중심으로 학습자가 지식 생산자로 변모
예: 지역 환경 문제 다큐 제작, 사회적 이슈 캠페인 기획
창의력, 협업 능력, 문제 해결력 등 핵심 역량 강화
교과 경계를 넘는 융합적 사고 훈련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교육
진정한 교육은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일’이다.
학생은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타인과 관계하며, 삶을 성찰하고,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한다.
지식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다.
그 도구를 어떻게 느끼고, 연결하고, 사용할지를 고민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인간답게 배운다.
교육은 지금 다시 묻고 있다.
“우리는 인간을 기르고 있는가, 아니면 시험 기계를 만들어내고 있는가?”
작은 결론
배움의 목표는 외적 성취가 아니라, 내적 성장이다.
평가 방식은 숫자와 등수가 아닌, 성장과 발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교사는 지식 전달자가 아닌, 학생의 호기심과 열망을 깨우는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AI와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다움은 인간이 길러야 한다.
지식은 빠르게 확산되지만,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의미를 만들어가는 능력은 여전히 우리의 몫이다.
교육의 진정한 승리는,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세상을 해석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오늘도 질문해야 한다.
시험 문제를 맞히는 인간을 만드는가, 아니면 생각하고 느끼고 연결할 줄 아는 인간을 기르고 있는가.
그 질문이 바로, 미래 교육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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