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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칼럼/기고 기사

  • [기고] 아이들이 찾고 있는 사람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아마 모든 학교는 학생들을 맞이할 준비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무엇을 준비하는데 그렇게 바쁘냐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그렇게 분명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학생들에게 무엇 때문에 학교에 가느냐고 물어보면 ‘배우러 간다.’고 십중팔구는 말할 것이다. 그럼 무엇을 배우러 가느냐고 물었을 때, 들려오는 대답은 각양각색이고 천양지차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정답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많이 배우는 것은 要約을 잘해서 가장 쉽고 이해 가능한 낱말로 목표 지향적으로 표현하기 위함일 것이다. 말 속에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경험으로 보았을 때, ‘工夫’라고 말하는 학생이 가장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工夫’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알면서 왜 묻지?’ 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구체적인 대답에서부터 추상적인 수준으로까지 다양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공부에 대한 대답이 유치원생과 교수는 달라야 하는가? 文獻에 따르면 글자 창제의 분명한 목적은 백성들이 나라에서 하는 일을 이해하고 군주는 백성의 삶을 이해하고 정치에 반영하기 위해서, 즉 국민을 위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찌 보면 우리 아이들은 글자 때문에 기쁨보다는 어려움을 겪고 배움을 귀찮은 일로 폄하하게 된 것은 아닐까?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배운 사람이란 보통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낱말이나 외국어를 쓰는 것이 당연히 하고 있다. 그래서 대화 도중에 우리말보다는 외국어를 더 많이 쓰고, 듣는 사람은 읽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고, 정자로 쓰지 않고 우리말로 갈겨쓰는 사람이 존경을 받고 있지는 않은지? 과연 이것은 바람직한가? 지식층의 이런 사태는 우리 학생들에게 무엇을 지향하게 할 것인가? 외국의 글과 외국인은 우수해서 그들을 본받고 따라야 할 대상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가? 漢字와 한글의 창제 원리에 따르면 많이 배운 사람은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서 듣는 사람이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공부는 생각지도 않는 기쁨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진실로 배운 사람은 어린이집 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말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學者는 두루두루 배워서 어떤 사람이라도 수긍하도록 要約을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서면서 무엇을 배워야 하고, 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 지가 명확하다면 어른과 아이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추구하는 방법이 일치되고, 실천도 쉬울 것이다. 학교에서 道德을 교과목으로 가르치는 데 道德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지도는 이루어지고는 있는 것일까? ‘道德’이란 무슨 말이며 어떤 유래를 갖고 있으며,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만들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주어진다면 우리 아이들이 道德을 대하는 태도 또한 진지해지지 않을까?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교과서를 받을 때 각각의 교과목 이름에 관한 진지한 설명, 왜 이런 교과를 공부해야 하고, 배우고 나면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가에 대한 상호 진지한 대화의 시간이 이루어진다면, 교과목을 대하는 마음 또한 설레임으로 다가서지 않을까? 작년 전남 화순 어느 학교에서 서울서 오신 교수님과 함께 ‘속뜻 국어사전’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는데, 그 때 교수님께서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물음이 있었다. 4학년 남학생한 명이 일어섰다. 우리들은 학교 폭력 등의 이야기가 나올 줄로 생각하고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 학생의 대답은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교과서 낱말의 뜻을 알 수 없어서 어렵다고, 더 나아가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낱말의 뜻을 몰라서 어렵다는 대답을 하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성공하려면 ‘나에게 필요한 사람이 누군가?’ 그리고 ‘그 사람이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 학생들에게 필요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며, 학생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요즘 ‘나를 찾고 있는 사람은 있기는 한가?’ 하는 자괴감이 들 때가 많다. 이제까지 나를 채워 줄 사람만을 찾고 있지는 않았는지? 내 생각을 강요만 하지는 않았는지? 우리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요즘 애들은 왜 이러지 하면서 ‘과거는 옳고 현재는 그르다.’고 하는 억지 논리를 펴지는 않았는지? 우리가 아는 세상의 한계는 곧 내가 갖고 있는 ‘언어의 한계’라는 루브비히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언어가 끝나는 순간 우리의 생각도 멈춰버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은 언어를 통해서 공유되어 사상으로 발전하고 사회 안정과 발전의 기틀이 되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지?’ 하는 한탄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 진지한 물음과 함께 우리 아이들이 느끼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들어주고 함께 풀어가는 과정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실천하는 길을 모색하는 고민의 장을 말로만 열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지금이다. 지금의 상태, 즉 현재를 인정함으로써만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말은 쉬워도 자신의 현재, 특히 부정적인 측면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의 실수나 고통, 사회의 모순 등을 확대 해석하는 즉, 부정적인 현상을 돋보기로 보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 우리 어른들의 말과 행동이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진솔한 물음이 필요한 시기다. 개는 잘 짓는다고 좋은 개가 아니고, 사람은 말을 잘 한다 하여 어른이 아니다. 인생이란 힘들 때는 힘든 쪽으로 집중학고, 학생 시절에는 공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우리 어른들은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어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의 현재 모습으로 그 학생의 일생을 예단하는 일은 없는지? 흔히 아이들은 나라의 미래 혹은 희망이라고 말하면서 현재 그들이 안고 있는 어려움을 사실대로 받아들이고, 그들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사람! 우리 아이들이 목마르게 찾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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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2-27
  • [기고] 신학기 대학 선후배간 인권침해 악습 근절해야
    [교육연합신문=신병철 기고] 대학교 신학기 시작을 전후하여 OT·MT 등 단체 행사가 집중되는 매년 2~3월 선·후배 간 음주강요·폭행 등 인권침해·가혹행위가 빈발하며, 최근 ‘미투’ 운동 확산과 함께 올해는 대학 내 선·후배 간 악습 행위 신고 증가가 예상된다. 대학 선·후배 간 불법행위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대표적 인권적 갑질 횡포로 선제적 예방이 필요하다. 이에 우리 경찰은 첫째, 신학기 대학 내 선·후배 간 발생하는 폭행·상해·강요·협박·공락·성폭력 등 각종 불법행위 예방을 위해 집중신고기간(2018. 2. 8~3. 31, 52일간)을 운영하고 상시 상담 신고를 위한 대학-관할 경찰서 간 핫라인을 구축, ‘건전한 대학 문화 조성’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둘째, 신고 접수 시부터 즉시 지역경찰·지정 수사팀이 현장출동, 가·피해자 분리 등 안전 확보, 목격자·CCTV 확인 및 증거물 수집 등 초동조치와 사건 발생 시로부터 시일이 경과하여 고소·고발 등이 접수된 사건은 즉시 지정 수사팀에 인계하여 피해내용을 면밀히 확인하는 등 수사 진행, 사안별 경중에 따른 ‘경찰 수사’-‘대학 자체 지도감독’을 병행한다. 셋째, 피해자와 지정 수사팀 간 Hot-Line을 구축하여 맞춤형 신변 보호제도 활용 등 피해자의 인권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인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로 나이가 많다고, 정치·경제력이 있다는 이유로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여서는 안된다. ◈ 경남창원서부경찰서 의창파출소 경장 신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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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2-19
  • [안상섭 칼럼] 진정한 지방교육 자치를 위해서는
    [교육연합신문=안상섭의 행복한 미래교육] 진정한 지방교육 자치란 학교현장이 진정한 자율과 책임을 가지는 것이다. 결국 교육부의 권한을 과감하게 학교에 권한을 이양하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의 핵심은 교육과정과 수업·평가 권한을 교사가 가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초·중·고 교육을 교육부에서 시·도교육청 교육감에게 권한을 이양하면서 부교육감 인사권도 교육감에게 주어야 한다. 교육문제는 정치논리나 경제논리가 아닌 교육논리로 풀어야 한다. 교육에서의 보수, 진보의 이분법적 논리는 편 가르기를 통한 세 과시일 뿐 청산되어야 할 낡은 생각이다. 교육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의 각각 다른 해법이 아니라 공동 대응만이 요구된다. 현재의 교육은 학교와 교육청만이 전담하는 시대가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하는 교육 공동체의 시대이다. 학교현장에서 갈등을 만들어내는 교육정책은 우선 폐기되어야 한다. 교육력을 높이기는 커녕 큰 갈등과 혼란을 불러온 교원 성과급제는 폐기되어야 한다. 원래 성과급은 기업에서 목표를 초과 달성하였을 때 기여도에 따라 차등으로 보상하는 제도이다. 교원 성과급제는 모든 교원단체가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성과급제는 구성원들의 유기적 협력 속에서 학생들을 교육하고 지도해야 하는 특수성을 무시한 제도이다. 진정한 지방교육 자치를 위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학교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 자율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학교에서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교육, 구성원 모두가 존중받는 직장, 교육의 가치를 실현하는 교실이라면 우리 아이들은 행복할 것이다. 둘째, 미래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인재육성은 독서, 학생중심 수업 활성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다양한 독서활동을 통해 인성에 바탕을 둔 창의성, 문제해결능력을 신장시켜야 한다. 인재 양성을 위해 글로컬(Global+Local) 지역 맞춤형 고등교육기관 설립을 본격 추진해야 할 것이다. 셋째, 농산어촌 작은 학교 경쟁력 강화이다. 학교 및 지역사회의 특색을 반영한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학교 경쟁력 향상과 마을 학교의 자생력 강화를 통해 마을과 지역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지혜와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 ■ 안상섭 박사 ◈ 現 (사)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주)고려능력개발원장 ◈ 前 교육연합신문 회장,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경상북도교육감 후보 ◈ 대구대학교 사범대학 학사(교육학),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상담심리), 영남대학교 대학원 박사(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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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1-29
  • [안상섭 칼럼] 다문화학생의 진로와 진학교육
    [교육연합신문=안상섭의 행복한 미래교육] 다문화 200만 시대, 국제결혼 등 다양한 계층의 외국인이 국내에 거주하고 있다. 최근 집계된 교육통계조사에 따르면 경북도내 초·중·고 다문화학생은 모두 6,578명으로 전체 학생의 2.3%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전국적으로는 7만 명 이상인 다문화 학생에 대한 유초중고별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어느 조사에 의하면 다문화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교육 1위는 진로상담 및 진로교육, 2위는 직업기술훈련, 3위는 학습지원 등 순이었다고 한다. 다문화정책이 기존에는 초기정착에 초점을 둔 이민여성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자녀중심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에 다문화학생 맞춤형지원, 다문화 친화적 교육 환경조성에 노력이 중요하다. 필자는 지면을 통해 다문화학생들이 가장 원하고 필요한 교육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첫째, 2015년 4월 기준으로 농어촌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학생은 34.7%로 파악하고 있다. 경북도 많은 다문화학생들이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도시와 교육격차가 큰 농어촌지역은 진로·진학 상담 등 교육관련 지원은 취약한 곳이다. 둘째, 지역의 다문화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여 지역 사회의 주인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아직 준비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입장 등이 명확히 정립이 되어 있지 않다. 다문화학생을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어 다문화학생의 진로·진학이 어려운 실정이다. 셋째, 중·고등학교 다문화학생이 증가함에 따라 청소년기 특성이 반영된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여전히 부족한 심리적인 지원과 함께 진로·진학 상담 등을 위해 교사 연수를 강화해야 한다. 학생들이 건강한 자아상을 갖고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심리지원과 진로 직업 사례관리까지 함께하길 희망한다. 넷째, 다문화 학생에 대한 배려와 맞춤화된 직업기술훈련 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주요한 정책이 될 수 있다. 지역의 특성화 고등학교나 전문대학을 다문화학생 직업기술훈련 교육장소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다. 다문화가정의 증가는 미래사회에 필수적인 다양성과 창의성 증가로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다문화학생들이 언어능력의 부족과 문화적 차이로 학업을 중단하지 않도록 부모역량 강화를 통해 자녀교육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는 한편 다문화학생들이 교육기관에서 나와 국가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로 진학 교육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안상섭 박사 ◈ 現 (사)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주)고려능력개발원장 ◈ 前 교육연합신문 회장,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경상북도교육감 후보 ◈ 대구대학교 사범대학 학사(교육학),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상담심리), 영남대학교 대학원 박사(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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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1-26
  • [안상섭 칼럼] 경계해야 할 경북 교육계의 낡은 모습들
    [교육연합신문=안상섭의 행복한 미래교육] 교육의 바다를 살펴보면, 선생님들은 자존감을 잃어가고 있고, 학생은 학교가 행복하지 않으며, 학부모는 사교육에 엄청난 돈을 지불하고 있다. 교육주체는 서로 협력하지 못하고 서로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내가 제일 우려하는 것은 교육계의 낡은 모습들이다. 교육청 주도로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어쩌면 교육감이나 그 밖의 관료들이 요술방망이를 잃어버린 것이 꽤나 오래 전의 일인지도 모른다. 갈등과 문제 제기가 비교적 적은 경북에서는 오랫동안 교육 관료를 기반으로 한 수직적인 서열을 통해 교육 행정이 우선되었다.다시 말하면, 특정 대학교 출신들이 그들만의 리그만을 펼쳐온 것이다. 그 결과, 경북 교육은 거대한 새로운 흐름에 변화와 혁신을 하지 못하고 다양한 집단의 다양한 의견을 무시하였다. 이것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끼리 돌아가면서 자리를 나눈 결과이기도 하다. 외부의 새로운 인재가 다양하게 수혈되지 못하면서 결국 경북에서는 교육 마피아까지 등장하였다. 경북 교육은 개방과 자율을 고민할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소위 교육계의 보수나 진보세력도 낡은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제는 진보든 보수든 파벌이나 자기 단체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걸 고수하면 보수는 교육의 방향을 잃을 것이며 진보는 교육 권력을 향한 집단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나는 사람들의 낡은 생각을 바꾸자는 계몽주의적 성향이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경북 교육은 개혁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대중을 향하여 언론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시민들에게는 학생들의 행복론을 설파하고 있다. 주변에서 만나는 교육계 기득권 세력으로 부터는 서열을 따라 위아래를 따르면 나의 책임은 없다는 환상을 발견한다. 이와 더불어 변화를 요구하는 세력에게는 아이들을 위하는 일이라며 대중을 향하여 옳고 그른 것 중에서 택하라고 강변한다. 교육 문제를 윗분의 의지에 따르거나 옳고 그름의 문제로 몰아간다면 우리는 단호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다양성과 융합의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 변화의 시대이다. 특정 이념에 의한 획일성은 매우 두렵다. 뿌리 깊은 관행은 사람 교체를 통해 가능하다. 잘못된 관행이 바뀌어야 교육이 바뀐다. 결국 그 변화의 시작은 사람이다. 나는 언제 어디에서나 솔직하게 경북 교육문제를 제기하는 분을 만나고 싶다. ■ 안상섭 박사 ◈ 現 (사)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주)고려능력개발원장 ◈ 前 교육연합신문 회장,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경상북도 교육감 후보 ◈ 대구대학교 사범대학 학사(교육학),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상담심리), 영남대학교 대학원 박사(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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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1-23
  • [안상섭 칼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교육
    [교육연합신문=안상섭의 행복한 미래교육] 4차 산업혁명시대를 ‘디지털에 기반 해 물리적·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모호한 기술융합의 시대’로 정의합니다. 이는 사회·경제 전반에 혁명적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사라지게 될 직업은 무엇인지, 그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교육은 어떻게 설계해야하는지, 우리 모두의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아이들이 필요한 역량으로는 창의적 사고 역량, 자기관리 역량, 공동체 역량, 의사소통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학교에서는 인성교육 강화,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다양한 진로·진학 체험, 수업의 다변화, 개개인의 맞춤식 교육, 교사 전문성 강화, 독서교육 강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열린 교육공동체 등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는 학부모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이들이 미래 환경에 대응해서 살아 갈 수 있도록 부모가 가진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아이들이 다양한 것들을 체험하도록 지원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또한 부모가 가진 생각과 방식을 강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먼저 아이의 말을 경청하고 질문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더 중요한 부모의 역할은 아이에게 사람에 대한 사랑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직업이 바뀌어도 인간에 대한 존엄과 사랑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가 될 것입니다. 즉 부모의 가장 큰 역할과 책무가 아이가 인간과 더불어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교육방향의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화해야 합니까? 창의·자율·체험 활동 위주의 교육활동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학교건축도 공간의 다양화, 친 환경적인 건물 등 새 교육환경의 변화를 담을 미래형 학교 건축 개발로 전환해야 합니다. 특히 현재 저 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와 폐교 증가를 리노베이션(개보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유럽 선진 국가들은 학교시설을 카페형 교무실과 공공문화체육시설 등으로 만들고, 자연재해에 대비한 학생 중심의 안전한 학교건축, 옥상정원을 옥상텃밭,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등 친환경적인 시스템과 공간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학교 공간의 변화가 교직원의 만족과 학생과의 소통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공간효과를 반영한 것입니다.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과 학습활동에 대응한 공간으로서의 학교를 리노베이션 한다면 이동식 칸막이와 다양한 배열이 가능한 책걸상과 다용도 칠판을 갖추는 등 미래형 교실을 설계해야 합니다. ■ 안상섭 박사 ◈ 現 (사)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주)고려능력개발원장 ◈ 前 교육연합신문 회장,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경상북도 교육감 후보 ◈ 대구대학교 사범대학 학사(교육학),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상담심리), 영남대학교 대학원 박사(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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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1-22
  • [기고] 초등학생 게임중독 비상…담양금성초 장옥순 교사
    [교육연합신문=장옥순 기고] 여가 시간 1위는 게임이라니!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12일 발표한 '2017년 한국의 사회동향'을 보면, 초등학생(4~6학년)의 91.1%, 중학생의 82.5%, 고등학생의 64.2%, 성별로는 남학생의 91.4%와 여학생의 66.7%가 온라인·모바일·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몰입군과 과몰입위험군 청소년은 ADHD, 불안, 우울감 수준이 게임선용군과 일반사용자군 청소년보다 높은 반면 통제력,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 자존감 수준은 이들보다 낮았다. 특히 게임 과몰입군 청소년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불안, 우울감 수준이 일반사용자군 청소년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되어 대책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게임중독으로 겪는 개인적, 사회적 문제점이 대두된 건 이미 오래된 일이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필자 역시 맞벌이 부부이다 보니 초등학생이던 아들을 일찍부터 돌봐주지 못해서 오랜 동안 컴퓨터 게임과 싸우다시피 했다. 그 터널을 지나는데 아이도 나도 많은 시간을 아프게 보냈고 힘들어했다. 되돌릴 수만 있다면 교직을 포기하고 전업주부의 삶을 선택하고 싶을 만큼 그 길고 힘든 시간이 아깝다. 게임중독 치료도 학부모 교육부터 이제부터라도 초등학생들의 게임중독을 해결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 1학년 학생도 입학 초기부터 학부모와 꾸준히 상담을 하고 학생지도에 힘쓴 결과, 지금은 게임중독으로부터 해방되어 매우 고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학교와 학부모가 한 마음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다. 가장 어려운 점은 학부모가 이미 게임을 즐기는 경우였다. 그러니 학부모 교육이 먼저였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라서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했다. 요즈음 젊은 학부모들의 게임중독은 상당히 심각하다. 이것은 우리 반 아이들의 입을 통해서 확인된 사실이다. 자녀들 앞에서 부모가 게임하는 시간이 많으니 어떻게 자녀의 게임중독을 막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거의 매일 알림장에 게임 시간 줄이기, 게임 안 하기를 칸을 만들어 학부모의 사인을 받게 했다. 자녀가 게임을 했는지 안 했는지 날마다 O, X 표시를 해서 담임 선생님에게 확인을 받게 한 알림장의 효과는 대단했다. 요즈음 우리 1학년 아이들은. "선생님, 우리 반 알림장에 부모님도 게임하지 말아주세요. 라고 써 주세요." 라고 부탁하는 아이들까지 생겼다. 부모님이 게임을 하니 걱정된다는 거였다. 게임중독의 나쁜 결과를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비결을 제시한다. "부모님이 게임을 하실 때마다 여러분이 즐겨 읽는 재미있는 동화책을 읽어드리면 어떨까요? 부모님도 동화책을 좋아한답니다. 더구나 1학년인 자식이 사랑스럽게 책을 읽어주면 얼마나 행복하시겠어요? 그리고 부모님이 게임을 안 하실 때마다 칭찬을 해 드리는 것도 좋아요. 어른들도 칭찬을 들으면 더 잘하고 싶거든요." 지금 우리 1학년 학생들은 게임하는 시간 대신 독서를 즐기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것 또한 알림장에 매일 독서한 책 이름과 독서한 시간을 학부모가 확인하게 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학생들을 움직여서 학부모님까지 움직이게 이 방법 역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자녀가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앞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부모는 드물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리 반 학부모 중에는 금성초학부모독서동아리 회원이 30%에 이른다. 바쁜 학부모가 일하는 틈을 내어 학교에서 운영하는 학부모독서동아리에 참여하는 모습은 게임중독을 이겨낸 모습이어서 더욱 감사하다. 이제 담양금성초(교장 최종호) 1학년 학생들은 게임중독을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틈만 나면 독서하는 풍경으로 필자를 즐겁게 한다. 집에 가서도 열심히 독서하는 자녀를 보며 학부모님들도 참 좋아한다. 겨울방학에는 담양공공도서관을 찾거나 책방 나들이를 하겠다는 다짐을 들으며 교육의 효과에 놀라는 중이다. 요란스럽지 않으면서도 가랑비에 옷 젖듯 조용한 교육이 한 사람의 학생, 한 가정의 학부모도 변화시킬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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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기고
    2018-01-11
  • [에세이] -인천상정초 조정길 교장
    [교육연합신문=조정길 교장 기고]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타성에 빠지게 되고, 게을러집니다. 1년의 잘못된 경험을 되풀이하다 보면 어느새 우스워집니다. 우스운 교사와 우수한 교사의 차이는 타성과 실천에 달려 있습니다. 타성으로부터의 경계와 우직한 실천이 우스움과 우수함을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스스로를 준엄하게 돌아보고 그 성찰의 바탕 위에서 우직한 실천이 이어지면 우수한 교사가 됩니다. 10년간 경험을 쌓았다고 무언가를 터득한 것은 아닙니다. 1년의 경험을 열 번 되풀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진정한 장애는 나이가 아니라 경험이 쌓이면서 그 경험 위에 새로운 것을 채우지 못하는 것입니다. 교사에게 수업은 존재 이유고 교권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쏟아지는 공문과 각종 업무·행사, 갈수록 심해지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이기적 요구, 외부 통제식 교원평가제도, 교실을 종속시키는 입시 등이 교사들의 열정과 수업권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수업의 주체에서 서비스업 종사자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교육전문가라고 말하기에는 교사의 감정 노동의 강도는 더해만 갑니다. 생각하면변화된 것들은 슬픈 빛깔입니다.첨단 기자재가 교실에 들어오고, 학생 수가 줄었는데도 교실 속 교사의 모습은 왠지 지쳐 보입니다. 4차 혁명을 이야기하며 교실 안의 세상이 항상 그 모양 그대로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드높입니다. 세상 밖의 눈빛이 험한 눈빛으로 변해 갈수록 교사의 교실 속 ‘아이사랑’은 제 빛깔을 잃어갑니다. ‘배움 중심의 수업!’‘수업의 구경꾼이 아닌 주인공이 되어야...’우리의 수업에 비고츠키가 살아났습니다.나는 우리의 수업이 구호나 외침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사의(私意)로움을 공의(公義)로움으로 내세우지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저묵묵히오랜 기간 말없이좋은 수업의 실현을 위해, 행복한 학교생활을 실천해 오신이름 없는 선생님들의 수업을 생각합니다. 교육자로서의 높은 자존감과 행복지수가 높은 교사로스스로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순수한 교육 실천가의 행복한 수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은 알고 있습니다.어제도지금 이 순간도,내일도실천가들의 순수함만이 우리 수업을 조금씩 변화시킬 것입니다. 상정의 나무가 겨울을 이야기할 무렵,2017년 한 해 동안, 학년군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수업 설계 협의를 하고, 1차 수업자가 수업을 실현하고, 1차 수업 후 협의회를 열고, 협의회 결과를 반영한 교수-학습 지도안을 작성해서 2차 수업자가 수업을 실현하고, 다시금 협의를 마치는 일련의 솔직한 과정을 책으로 엮은 <우스운 교사, 우수한 교사>를 읽으며 잠시 학교 현장에서의 교실 수업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기억의 모서리에 남아있는 교실 수업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기 위해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도덕적 존경이 수반된 수업을 위해학부모와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수업”을 전개하려는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교육의 진정한 주체가 되어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행복한 수업”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좋아집니다. 2017년!교실 풍경이 따뜻한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주신 선생님들 덕분에행복했습니다.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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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1-08
  • [안상섭 칼럼] 학교 구성원의 자율로 운영되는 학교
    [교육연합신문=안상섭의 행복한 미래교육] 우리의 미래는 교육입니다. 우리 교육은 짧은 기간 동안에 눈부신 성장하였습니다. 초․중등교육은 이미 보편화를 넘어 무상교육을 주장하는 시대가 되었고, 대학 진학률이 세계 최고 수준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교육발전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으며, 민주주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학교는 대한민국의 관련 법령에 따라 교장 임용, 교육 과정, 학생 선발 등에서 자율성을 갖는 학교이어야 합니다. 물론의 지금의 자율형공립고와 자율형사립고와는 의미가 다른 학교입니다. 세계 최고의 저출산·고령화, 더욱 가속화될 세계화,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 등은 교육 분야의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국민의 높아진 기대수준을 반영한 다음과 같은 학교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변화되어야 할 학교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교육과정 편성, 운영의 자율성 확대를 기반으로 한 단위학교 중심 교육과정 운영입니다. 국가 교육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여 교사, 학생, 학부모의 참여에 기초한 학교 단위 교육과정 편성·운영입니다. 특히 법령의 범위에서 선생님들의 교육활동과 평가를 모두 자유롭게 하며 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합니다. 둘째,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 등의 학교 구성원의 자율적 의사결정 참여와 책임 강화입니다. 학교장의 지도성, 중재자로서의 역할과 민간 영역의 학교운영과정에의 참여와 감사권 강화가 함께 진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학교운영위원회 기능의 선택적 확대 및 강화로 교육활동에 대한 심의 의결권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셋째, 지역-학교-가정 간 주기적인 정보교환 체제 구축입니다.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학교가 지역사회의 참여와 연계를 통해 미래 핵심 학습센터로서 교수-학습 서비스 제공 기능을 강화해야 합니다. 학생 관련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고 교환할 수 있도록 학부모-교사-지역사회는 정례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학교 구성원의 자율로 운영되는 학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책무성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미래학교 운영에 앞서 미래학교의 교육의 질 개선에 초점을 둔 평가지표를 개발하여 전문가의 참여 속에서 평가자의 훈련, 교육 강화, 평가 전문 인력 풀의 구성․운영을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학부모와 교사 협의회를 통한 자율적인 견제와 감사, 지속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학교에 대해서는 교육지원청, 도 교육청의 특별 지원, 감독 및 행정조치 강화로 이를 뒷받침해야 할 것입니다. ■ 안상섭 박사 ◈ 現 (사)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주)고려능력개발원장 ◈ 前 교육연합신문 회장,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경상북도교육감 후보 ◈ 대구대학교 사범대학 학사(교육학),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상담심리), 영남대학교 대학원 박사(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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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2-26
  • [안상섭 칼럼] 경북교육에 있어서의 미래교육이란
    [교육연합신문=안상섭의 행복한 미래교육] 대한민국의 모든 정부와 교육 지도자는 교육혁신을 이야기했었습니다. 혁신이란 단어는 이제 식상한 단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좋은 혁신이라는 단어를 버리고 미래교육을 들고 나와 교육을 알쏭달쏭하게 그리고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지면을 통해 교육격차 해소와 교육복지 확대, 학교교육 강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교육혁신을 주장해 왔습니다. 필자가 이야기하는 미래교육의 방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학교의 교육력을 제고하고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학생․학부모의 다양한 교육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학교 내의 다양한 수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지역과 마을의 선생님이 참여해야 합니다. 결코 고등학교 유형을 다양화하자는 주장이 아닙니다. 이제까지 학교 다양화 정책은 대학 입시와 연결되어 농촌보다는 도시, 지방보다는 중앙에 있는 학생들에게 유리했습니다. 이 정책을 추진한다면 농산어촌이 많은 우리 경북에서 혜택을 보는 아이는 소수입니다. 결론적으로는 경북에서는 고교 평준화 정책을 유지, 확대하면서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보완하자는 것입니다. 둘째, 사교육비 경감 대책, 대입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방과후 학교와 농산어촌 학교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사회 불평등 심화에 따라 교육기회 불평등이 계속 심화되고 있어 국민이 체감할 정도로 교육격차 문제를 완화해야 합니다. 이에 국가 차원에서 교육격차 해소와 교육복지를 확대하는 정책은 계속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와 기구를 재정비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고도화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그런 교육이 희망교육입니다. 급격하고도 거대한 사회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교육제도의 개방성, 유연성, 혁신성을 높이는 미래교육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미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생들 간의 경쟁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교육정책 추진으로 인해 교육의 형평성 및 사회성 교육이 소홀해진 점을 반성해야 합니다. 교육의 사회계층 이동 기능 부족, 지역 간 교육격차의 심화 등 문제점을 보완하고, 날로 치열해지는 국제경쟁에 대비하여 교육의 경쟁력과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앞으로도 학생 중심의 교육, 교육기관의 자율성과 책무성 제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교육 내용과 방법의 고도화 등 교육혁신의 방향과 노력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 안상섭 박사 ◈ 現 (사)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주)고려능력개발원장 ◈ 前 교육연합신문 회장,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경상북도 교육감 후보 ◈ 대구대학교 사범대학 학사(교육학),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상담심리), 영남대학교 대학원 박사(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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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2-16
  • [안상섭 칼럼] 스쿨존 확대 및 CCTV 설치하자
    [교육연합신문=안상섭의 행복한 미래교육] 경북지역 전체 스쿨존 지정은 1179개소이며 CCTV 설치 스쿨존 25개소로 CCTV 설치율이 2.1%로 17개 시도교육청 중 뒤에서 2위입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CCTV 설치관리 기준이 없지만 전국 평균은 34.4%입니다. 어린이 교통안전 차원에서 스쿨존 내 CCTV 설치율을 높이기 위하여 각 지자체가 스쿨존 CCTV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경북지방경찰은 2학기 개학을 맞아 경북도내 초등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굣길 확보를 위해 '우리 아이, 안전하게 학교 가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합니다. 등·하굣길에 CCTV 설치되어 있다면 불법 주정차된 차량 계도·단속에서부터 학교 주변 어린이 유해 환경 개선까지 우리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을 것입니다. 2016년 경북 구미지역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초등생이 승용차에 치어 숨진 일이 생각납니다. 국감자료를 살펴보면, 2012∼2014년도 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 지역별 현황에서도 경북은 각각 27명, 19명, 20명입니다. 무용지물 스쿨존으로 교통사고 매년 수백 건이 발생하고 있으며 한때 경북 스쿨존 교통사고 전국 최대로 사고당할 확률은 암 발병보다 높다는 슬픈 이야기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화를 위하여 몇 가지를 더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째, 스쿨존 확대입니다. 학교 중심으로부터 보호구역 300m까지를 통학로의 사정에 따라 확대해야 합니다. 둘째, 어린이 보호구역 확대입니다. 소규모 보육시설 및 학원 밀집지역, 아파트 단지와 종교시설에서 운영하는 교육·보육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와 시스템을 점검해야 합니다. 지자체와 교육청은 아이들이 존중받고 교통안전을 강화하여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학교에서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체험 중심의 안전 교육을 실천하고 가정 및 유관 기관과 연계해서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운전자의 사고 예방 차원에서도 스쿨존 확대와 CCTV 설치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 경북교육연구소에서도 이를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 확대와 교통 안전시설강화, 어린이 교통사고 다발지역 개선, 맞춤형 교통안전정책 추진, 캠페인 등 시민의식 전환 등 4개 부문에서 추진전략을 세워 체계적으로 시행해 나갈 방침입니다. 많은 지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 안상섭 박사 ◈ 現 (사)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주)고려능력개발원장 ◈ 前 교육연합신문 회장,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경상북도 교육감 후보 ◈ 대구대학교 사범대학 학사(교육학),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상담심리), 영남대학교 대학원 박사(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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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2-13
  • [안상섭 칼럼] 좋은 선생님의 조건
    [교육연합신문=안상섭의 행복한 미래교육] 선생님 범람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선생님이라고 하면 교대나 사범대를 졸업하고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저도 사범대를 졸업하고 16년 6개월 동안 고등학생들과 함께 생활을 하였던 선생님이었습니다. 제가 학교에 근무할 당시의 좋은 선생님은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쳐 명문 대학에 진학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어떤 지위나 금전을 바라지 않고 제자들이 훌륭히 성장하기를 기도하면서 간혹 안부나 소식을 전해 주는 제자들이 있다는 것을 보람이나 기쁨으로 삼고 교직을 천직이라 여기고 살아가고 계십니다. 따뜻한 5월이 지나고 무더운 6월이 오는 길목에서 지금 시대의 좋은 선생님의 조건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자기 수업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분입니다. 좋은 선생님은 좋은 수업을 하는 분입니다. 좋은 수업이란 학력은 높은데, 취직을 하지 못하는 시대에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수업, 교과 지식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고, 개인의 삶과 공동체를 생각할 수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좋은 선생님은 학생 개개인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분입니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이 지금은 모르고 실수하는 것은 학생들의 신선한 특권이며, 학생들의 무지와 미숙이 교사의 존재 이유입니다. 다양한 학생 개개인의 그 무한한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교사가 훌륭한 선생님입니다. 셋째, 좋은 선생님은 배우는 것을 사랑하는 분입니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은 같은 일입니다. 선생님이나 학생은 배우고 노력할 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배우는 열정과 노력에 의해서 자신의 모습과 제자들의 모습을 새롭게 만들어 나 갈 수가 있습니다. 넷째, 좋은 선생님은 경험을 나누어 주는 분입니다. 더 나은 교육을 위해서 선생님들이 많은 경험을 해야 합니다. 아이들을 성장하게 하고 싶으면 선생님이 먼저 경험을 해야 합니다. 경험이 많은 사람은 도전에 익숙하며, 경험을 통해서 성취감을 이룩하여 의욕적입니다. 선생님의 경험은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인재가 없고, 불행하며, 희망이 없는 시대라고 하지만 이를 바꿀 수 있는 것은 교육이라고 합니다. 세상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하지만 선생님들은 여전히 아날로그적 성실함을 요구 받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가슴속에 꿈의 씨앗을 뿌려주고 당신은 많이 웃고 행복한 교직 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안상섭 ■ 안상섭 박사 ◈ 現 (사)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주)고려능력개발원장 ◈ 前 교육연합신문 회장,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경상북도 교육감 후보 ◈ 대구대학교 사범대학 학사(교육학),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상담심리), 영남대학교 대학원 박사(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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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2-10
  • [기고] 그림책 한 권에 가득 담긴 인생 공부 - 담양금성초 장옥순 교사
    [교육연합신문=장옥순 기고]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인생 수업 아빠는 내게 꾹 참고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고 알려 주셨어요. 엄마는 기다리는 게 늘 좋은 건 아니라고 얘기해 주셨죠. 할머니는 늘 말씀하세요. "일분일초도 소중한 거야." 할아버지는 말씀하시곤 하죠. "느긋하고 편하게 사는 게 정말 좋은 거란다." 옆집 아주머니한테서는 다른 사람 얘기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어요. 고양이와 함께 있으면서는 말을 하지 않아도 좋을 때가 있다는 걸 알았지요. 삼촌은 규칙이라는 것은 그만한 까닭이 있어서 정한 것이라고 알려 주셨어요. 승부에서 지더라도 깨끗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도 삼촌한테서 배웠죠. 친구들과 축구를 하면서 자기 책임을 다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내가 이기는 걸 정말 좋아한다는 것도 축구를 하면서 알게 되었지요.. 이웃집 형을 보며 모험이 더는 두렵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모는 늘 이렇게 말하죠. "앞으로는 말썽 피우면 안 돼." 가게 아저씨에게서 주변의 작은 것들도 눈여겨보는 법을 배웠어요., 사촌형을 보면서 보기 흉한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고모는 내가 언제나 원하는 대로만 할 수는 없다는 걸 가르쳐 주셨어요. 하지만 버스 기사 아저씨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시곤 힜어요. "네가 정말로 원하는 게 있다면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단다, 얘야." 형과 함께 언덕을 오르면서 힘들어도 참아 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내리막길을 정말 신나게 내려오는 법도 배웠죠. (손도 놓고, 발도 떼고, 엄청 빠르게 슝! 하고 말이에요.) 학교에서는 내가 그저 많은 아이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죠. 그렇지만 우리 집에서는 나는 아빠가 말씀하시듯 '이 세상에 딱 하나뿐인 아주 특별한 아이'라는 것도 알고 있답니다. 나는 많은 걸 배웠어요. 사촌누나는 내게 틈만 나면 말해요. "네게 가르쳐 줄 게 정말 많아." 그래서 나는 모두에게 꼭 말하고 싶어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 말도 다른 사람들에게서 배운 거예요. -<참 고마운 인생 수업> 중에서 이 책은 담양금성초(교장 최종호) 1학년 학생들이 11월 내내 아침마다 낭독한 독서평가 책이랍니다. 금성초에서는 지난 3년 동안 매월 책 한 권을 꼼꼼히 읽게 한 후, 독서평가와 독서퀴즈 맞추기 행사를 실시합니다. 상품도 받고 상장까지 주니 학생들의 참여도는 매우 높습니다. 특히 학부모님들이 더 좋아하십니다. 거기다 전교생이 아침독서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은 마치 고시생들 같아서 감동을 안겨준답니다. 100권을 읽은 학생은 멋진 독서메달도 받습니다.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도 '있어서 좋은 프로그램'으로 매년 상위 평가를 받아온 중점사업이기도 합니다. 다른 학교들이 학기 당 1권 '느리게 읽기'를 몇 년 앞서서, 더 많이 하고 있는 셈입니다. 미래핵심역량을 갖추는 최상의 방법이 독서력임을! 아침 공부 시작 전에 9명 아이들이 종알종알 5분 동안 낭송하는 책이었습니다. 책 내용을 거의 외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11월 독서평가에서 거의 모든 아이들이 상위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것도 객관식 문제는 하나도 없는 서술형 문제를 말입니다. 띄어 쓰기도 틀리지 않으려고 책을 읽을 때마다 책이 뚫어져라 보던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났던 책입니다. 내가 먼저 읽고 학교 도서관 책으로 신청했던 책이기도 합니다. 선생님들이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이야말로 최상의 독서 교육 방법임을! 이 책은 인생을 살아가는 진리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쉽게 느낄 수 있도록 참신한 그림을 곁들인 그림책입니다. 글자는 페이지마다 단 두 줄씩만 들어있어서 읽는 아이들도 부담없이 좋아했습니다. 이야기의 힘을, 그림책 한 편의 힘이 어느 수업 시간 못지않게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림을 보면 이해할 수 있으니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고도 남습니다. 이 책은 미래를 살아갈 핵심역량을 다 담고 있어서 바른생활 교재로도 참 좋았습니다. 어려운 말로 표현히지 않으면서도 인생 수업에 필요한 역량들이, 공교육에서 추구하는 교과역량까지 담고 있습니다. 진리는 단순하고 짧고 명쾌해야 하며 1학년 학생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일 때 빛을 발합니다. 실감 나게 표현하는 모습, 주인공에 따라 다르게 표현하는 목소리까지 담아내고 있으니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거의 모든 성취수준을 완벽하게 거두고 있답니다. 금성초에서는 2018.학교 교육과정 수립을 위해 벌써 몇 차례의 교직원 다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로부터 2017 학교 교육에 대한 반성자료와 건의사항을 수렴하여 수치화하여 분석하며 모든 구성원이 교육의 주인이 되어 올해보다 더 나은 2018 금성초 교육을 위한 자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개인적으로 학교의 비전과 핵심역량을 토의하며 느낀 것은 손에 잡히지 않는 추상적 개념과 정의가 교육의 본질을 제대로 꿰뚫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교육정책 입안자나 관리자를 비롯해 선생님들까지 당해 학교의 교육비전에 맞는 삶을 살고 있는지, 추구하는 핵심역량을 지니고 살고 있는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지 저부터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거의 모든 학교의 학교교육계획이 너무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교육 비전과 중점과제로 가득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미래핵심역량이니, 교과역량 등 새로운 개념들을 계속 들이대지만 결국은 똑같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과거보다 더 삭막하고 메마른 인성을 지닌 학생들이 더 많아졌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어른들이 보여준 잘못된 모습 때문임을 잊지 말아야 함에도 비전이나 목표를 달리 잡으면 교육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제가 추구하는 인간상(교육비전)은 딱 두 가지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날마다 말하곤 합니다. "착한 어린이와 좋은 책을 많이 읽는 어린이" . 좋은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은 모두 다 착하고 공부를 좋아하고 친구를 사랑하며 부모님께 효도함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성실해서 충(忠)하니 숙제도 잘하니 미래핵심역량도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착하니까 친구를 배려하고 공감할 줄 알며 자기 반성이 습관이 되어 실천도 잘합니다. 공자의 핵심 사상인 忠과 恕(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음) 까지 가르쳐도 이해하고 받아들일 정도로 현명합니다. 필자가 가르치는 1학년 아이들은 요즈음 예쁜 언어들을 달고 산답니다. 책 속에서 읽었던 한 귀절을 발표할 때 인용하기도 하고 친구들끼리 대화를 할 때에도 은연중에 사용하는 걸 듣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 짝이 공부 시간에 해찰이라도 하면, "00야, 일분일초도 소중한 거야!" 라고요. 선생님이 잔소리를 해야 할 상황에서도 아이들이 먼저 해결책을 말하곤 합니다. 1학년 아이들도 미래핵심역량인 자기관리능력을 완벽하게 추구하고 있음을 보면서 책의 위력에 놀랍니다. 11월 독서평가를 끝낸 이 책은 9명의 아이들 각자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세상이 살기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자기 집에 읽을 만한 책이 없는 아이들이 많으니까요.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만큼 생각할 게 많은 책이라서 부모님도 같이 읽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외식을 하거나 가족 나들이에는 선뜻 돈을 쓰면서도 유독 책을 구입하는 데는 인색한 것이 현실입니다. 필자는 늘 말합니다. 선물 중에 최고는 책이라고요. 할 수만 있으면 먹고 소비하는 선물보다 책 선물을 주고 받는 풍토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은근히 압력을 넣기도 합니다. 생일 선물로 비싼 케잌이나 옷보다 책을 열 권쯤 사 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리라고요. 지금 우리 반 아이들은 이 책을 다 외워서 친구들 앞에서 또 자랑삼아 발표할 거랍니다. 시 대신에 그림책 한 권을 다 외워 구연동화를 하여 1000 포인트 칭찬 스티커를 받겠다며 틈만 나면 옹알댑니다. 그림책의 아름다운 언어들을 달고 사는 아이들이라면 나쁜 행동도 더 자제하고 참아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으로 잔소리 대신 책을 안겨주곤 합니다. 먼 후일 1학년 때 선생님의 이름은 잊어도 그 때 읽고 외웠던 아름다운 언어만은 뇌세포 깊숙히 살아남아 추억이 될 수 있기를! 평생 시를 좋아하고 책을 인생의 스승으로 삼아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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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2-07
  • [기고] 습관이 운명을 만든다
    [교육연합신문=장옥순 기고]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인간의 숙명 바야흐로 '공부'를 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 평생학습 시대를 살고 있으나 역설적으로 독서력은 떨어지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풍조 또한 예전과 다르다. 공부를 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었던 전 세대에 비해서 그렇다는 말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 유난히 교육열이 높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어찌 보면 병적인 집착을 보일 정도로 교육열이 높다. 그것은 절망을 이기는 수단일 수도 있고, 신분 상승의 기회로 작용하는 유일한 통로가 교육이었기 때문이다. 습관이 머리를 이긴다 이 책의 내용을 단 한 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SQ(Study Quotient)=IQ(Intelligence Quotient)+EQ(Emotional Quotient)+ α 공부지능 SQ (Study Quotient)는 저자가 만들어낸 용어이다. 즉 공부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요인들을 합한 것이다. 공부지능의 가장 중요한 것은 IQ다. IQ가 높다고 무조건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며 IQ가 나빠도 공부를 잘할 수 있지만, IQ가 높을수록 유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암기력, 어휘력, 연산력, 공간지각력, 논리력, 추론력이 필요하고 처리속도도 빨라야 하는데, 이는 다 IQ와 관련이 있는 능력들이다. 전체 공부지능 중 IQ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70퍼센트일 정도로 IQ는 중요하다. (25쪽) 공부의 시작은 암기력에서 비롯됨을 보여주는 책이다. 우수한 성취를 보이는 학생들의 특징은 바로 암기력이라는 것. 한 때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암기력이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음을 필자는 학교 현장에서 날마다 경함하며 살고 있다. 시를 잘 외우는 아이가 수학도 잘한다. 수학 암산을 잘 하는 아이가 탐구수학 문제도 잘한다. 외우는 능력은 곧 처리속도임을 알 수 있다. 인간의 뇌는 최첨단의 컴퓨터이다. 자주 반복해서 외우면 뇌는 그 정보가 중요하다고 인식해서 장기기억에 보관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기억에 저장된 지식이 많아야 꺼내 쓸 수 있으니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그 정보량이 많다. 요즈음 필자는 1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루 한 편 동시 외우기, 공부 시작 전 동화 한 권 낭독하기를 하며 암기력이 일취월장한 1학년 아이들을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아이들도 놀라고 나도 놀라는 중이기 때문이다. 시 외우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동화 책 한 권 낭독하는 시간이 3월 초에 비해 1/10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틈만 나면 책을 들고 사는 귀여운 아이들 덕분에 혼자서 실실 웃는 시간이 많아졌다. 받아쓰기로 긴 문장을 쓰면서 띄어 쓰기까지 척척 해내는 모습을 보면 교사로서 수확하는 쏠쏠한 열매 앞에 동장군도 무섭지 않다. IQ와 더불어 공부지능을 이끄는 또 다른 요소는 EQ다. 이것은 자신과 타인의 정서를 처리하는 능력이다. 하기 싫어도 참고, 화가 나도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배려하는 것 모두 EQ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자기를 이해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자아를 잃지 않는 능력도 EQ에 의해 좌우된다. 공부지능에서 EQ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30퍼센트에 행당한다. (25쪽) 타고 난 지능은 좋은데 성취도가 낮은 아이들의 특징을 보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거나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는 공감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다. 뿐만 아니라 자존감도 낮아서 쉽게 포기하고 좌절한다. 모두 EQ가 낮은 증거다. 친구들의 성취를 축하해 주지도 못하고 시샘하고 질투한다. 심지어 친구들을 따돌리거나 학교폭력의 중심에 서 있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문제도 EQ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IQ와 EQ 외에 공부지능을 구성하는 또 다른 요소가 있다. 바로 '집중력'과 '창의력'이다. IQ와 EQ가 공부지능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라면 집중력과 창의력은 공부지능을 더욱 극대화하는 데 필요한 부가적인 요소다. (26쪽) 필자가 가르치는 1학년 학생 중에는 집중력이 매우 높은 학생이 있다. 공부하는 동안 해찰을 하거나 딴짓을 하는 경우를 볼 수조차 없는 학생이다. 5분 집중하기 어려은 1학년의 특성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진지해서 놀랍다. 경청하는 자세부터 질문하기, 메모하기도 고학년 못지 않다. 그림을 그리면 작품이 끝날 때까지 말도 하지 않고 몰입하며 스케치 부터 색칠에 이르기 까지 그 완성도가 높음에 매번 놀라곤 한다. 심지어 자기 책 만들기 작품이 80쪽을 넘겨서 금성초의 대표작이 되어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100인의 작가 키우기' 공모전에 출품될 정도다. 집중력이 높으니 창의력도 높다. 그 학생의 특징은 암기왕에 연습의 대가여서 우람한 나무로 자랄 것임을 예견하며 청출어람의 기쁨을 안겨준다. 능력별로 정점을 찍는 시기가 다르다 2014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실린 적이 있다. 각 능력별로 정점을 찍는 시기를 조사한 것인데,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는 내용들이 제법 많았다. 공부지능 측면에서 IQ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외국어 학습은 7~8세, 뇌 인지능력은 18세에 정점을 찍고, EQ와 관련된 타인의 감정이해력은 40~50대, 갈등해소력은 60세 이후에 최고치에 달한다. 공부지능 중 창의력과 연결시킬 수 있는 과학적 대발견은 40세가 정점이다. (69쪽) 특히 인지능력은 태어날 때부터 시작해 초등학교 때 가장 활발하게 발달한다는 점에서 매우 시사적이다. 가정교육과 유치원, 초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공부지능 개발의 적기는 초등학교 6년이라고 보면 된다. 조금 더 넓게 잡으면 3~4세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도 포함되지만, 적기를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간이라 본다면 초등학교 6년이라 할 수 있다. (71쪽) 저자의 말대로라면 초등학교 교육이 한 사람의 공부 인생에 막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100퍼센트 맞는 말이다. 학교 공부를 지속할 수 없는 형편이었음에도 5, 6학년 때의 담임 선생님의 격려와 다독임 덕분에 졸업을 할 수 있었다. 그 후로 이어진 주경야독의 터널을 힘들어하면서도 빠져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초등학교 6년의 학교 교육 덕분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교육은 어린 나무를 심어 뿌리를 내려서 제대로 뻗을 수 있게 하는 최적의 시기라는 점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 책을 읽으며 초등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며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니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결코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이 책은 '교육의 수준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오래된 금언은 진리임을 생각하게 한다. 공교육에 몸을 담고 있는 필자이지만 솔직히 고백하면 오늘날 학교교육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을 통해서 만나는 그 많은 선생님들 가운데 교과서가 아닌 인생을, 삶을 가르쳐준 단 한 사람의 스승만 만나도 좌절을 딛고 일어설 수 있으니! 사랑으로 가르쳤는지, 정성을 다해 격려했는지, 정의를 몸으로 보여주었는지,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심리학과 뇌 과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연구자료 외에도 저자가 직접 가르치고 경험한 사례들을 빼곡히 담고 있어서 신뢰감을 준다. 이론서가 주는 헛헛함과 경험서가 주는 학문의 얕음을 모두 보충해준다. 충분히 검중된 이론을 바탕으로 가르침을 실천한 연구소의 다양한 사례들은 학교 현장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내용들이어서 적용하기 쉽다는 점이 이 책이 주는 최대의 장점이다. 혼수용품에 넣어야 할 책 이 책은 교육심리학서로도 매우 우수하다. 육아지침서로도 충분하다 . 예비신부에게도, 결혼을 하고 아기를 가진 초보 엄마에게도 매우 유익한 책이다. 유대인들이 교육에 성공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준비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결혼하기 전부터 육아서를 읽고 교육을 준비한다고 한다. 아기를 갖기 전부터 준비한다고 한다. 먼저 결혼하기 전에 준비하고, 자식을 갖기 전에 준비하고, 낳기 전에 준비한다. 정신을 가다듬고, 몸을 만드는 오랜 시간을 결혼과 교육에 투자하는 그들의 지혜 덕분에 육아에서도, 교육에서도 성공하는 것이리라. 준비 없이 결혼하지 않고 준비 없이 아기를 낳지 않으며 공부하지 않고는 어버이가 될 생각조차 품지 않는 유대인의 오래된 지혜를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자녀 교육에 올인하는 대한민국 열혈 학부모들이 좋아할 책 <공부지능 개발의 4단계 '발견-반복-강화-실현 : 공부의욕 스위치를 켜주라!> 이 책에는 다양한 팁들이 실려 있다. 각 장마다 공부지능을 이루는 IQ, EQ, α를 강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실천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신선한 것들도 있어 주목을 끈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지금 당장 실천해 볼 수 있는 다양한 팁, 자녀의 모습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깊고 넓은 안목을 갖게하기에 결코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지면 상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없으니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2017년에 읽은 교육용 책 중에서 최상위에 두고 싶다. 결혼한 딸의 태교용 책으로도 좋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께 겨울방학 권장도서로 적극 추천할 생각이었는데, 책을 좋아하는 교장 선생님(최종호) 께 말씀드렸더니 성탄절 선물로 선생님들께 안겨주신다고 흔쾌히 약속하셨다. 학교장이 책을 즐겨 읽고 좋아하는 모습은 필자가 뽑는 최고의 관리자이기도 하다. 책은 교육의 시작과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 관리자는 고집불통이거나 편협하거나 독단적임을 경험으로 배웠다. 집단사고조차 되지 않아서 권위적이거나 권한을 남용하거나 함부로 휘두르기까지 한다. 통찰력의 시작이 지적인 능력이고 그 능력을 채우는 데는 책보다 나은 선택이 없다. 그러니 책을 읽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는 관리자나 리더를 만나는 조직은 출발부터 불행하다. 그래서 인문학의 시작이 책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연한 사고력과 정의로운 판단력, 청렴함의 씨앗은 바로 인문학적 상상력을 불러오는 책이기 때문이다. 내 인생 최고의 선택, 무명교사 지금 우리 1학년 9명 아이들의 공부지능은 쑥쑥 자라는 중이다. 하나를 가르치면 두 개 이상은 성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들의 놀라운 모습에서 우리 교육의 아름다운 미래를 확신하는 중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명교사로 살기를 참 잘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 교실에서 마지막까지 시간을 아끼며 아이들의 웃음 속에 공부지능으로 똘똘 뭉쳐진 제자들을 기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시와 동화책을 읽어주는 순간에 빛나는 초롱한 눈동자를 보는 기쁨을 교직의 마지막 순간까지 누릴 수 있는 천운에 눈물나게 감사하는 중이다. 자신의 인생을 충실하게,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제자들로 자라기를 빌며 어린 나무의 밑둥을 다져주는 이 일에 온 마음을 다할 수 있는 교실에서 누리는 아름다운 기쁨에 감사하는 중이다. 더욱이 인문영재반 5, 6학년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내용을 조금만 쉬운 언어로 가르쳐주면 신기해하며 알아듣는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E형 인간'을 읽고 쉽게 설명해 주었는데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까지 하는 아이도 있었다. 지식의 구조를 학문적으로 설명한 브루너의 선견지명에 다시금 탄복한다. 아무리 어려운 개념도 학생의 수준에 맞게 가르치면 된다는 그의 이론을 적용하며 나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곤 한다. 오히려 순수하기 때문에, 스펀지 같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받아들이는 속도와 깊이가 깊어서 쪼그만 1학년 아이들에게서 맹자의 삼락을 찾는 이 기쁨을 누가 알랴! 내일이나 모레쯤 우리 반 1학년 아이들에게 이 책의 내용을 쉽게 설명해 줄 생각이다. 그들의 뇌세포는 필자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용어의 선택만 쉽게 풀이해주면 다 알아듣는다. 요즈음 우리 반 아이들의 구호가 바뀌었다. 공감력이 높은 "E형 인간'으로 바뀌었다. 지난번 『E형 인간』 책을 읽고 설명을 해주었더니 자기들도 그렇게 되고 싶다며, 밥을 먹을 때에도 필자가 "1학년"하면 아이들은 "E형 인간"을 외치며 수저를 드는 풍경이라니!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다음 번 구호는 아마도 "공부지능"이 될 것 같은 행복한 예감이 든다. 이 책은 우리의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을 들여다보며 반성할 대목들이 많음을 보여준다. 성과주의에 매몰되어 결과에 집착하는 조급증을 반성케 한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좋아하게, 효율적으로 성취하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부모나 선생님의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알고 실천에 옮기는 비율이 5퍼센트라고 한다. 좋은 책, 새로운 정보를 읽지 않으면 그 5퍼센트마저 건질 수 없다. 아니 마이너스 쪽으로 퇴보하여 내리막길을 내닫는 데는 가속도가 붙어 제어할 수도 없는 게 인생의 진리이다. 인간은 평생 공부지능을 가꾸고 사랑해야 할 운명이 아닐까. '습관이 운명을 만든다.' 마거릿 대처 수상이 한 말이다. 책 읽는 습관, 공부지능을 살리는 습관이 교육의 질을 좌우한다. 삶의 질을 바꾸고도 남는다. 제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슬기롭게 넘을 수 있는 최고의 무기는 공부지능이니 아날로그적 독서에 좋은 책이다. 다시 한 번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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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2-04
  • [학생기고] 내 인생의 방향을 바꾼 소록도 봉사활동
    [교육연합신문=김다혜 기고] 나의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소록도 봉사활동의 경험은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소록도는 한센병(나병) 환자들이 모여서 생활하는 곳이다. 한센병에 대해 잘못된 선입견 즉, 전염이 되고, 유전이 되는 병이라고 알고 있었을 때는 봉사활동 가는 것을 망설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센병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나서는 두려움이 없어졌다. 한센병은 유전도 전염도 되지 않고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한다. 현재는 1982년 세계보건기구에서 개발한 DDS, 리팜피신, 클로파지민이라는 약을 다제요법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한센병에 걸린다고 하더라도 완치가 가능하다고 한다. 4박 5일 동안 소록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걱정도 되고, 기대가 됐다.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했고 약 180명 정도가 함께했다. 조를 편성해 각 조에는 조장이 있었고, 조장은 소록도 봉사활동을 여러 번 와 본 사람이었다. 우리 조는 10명 중 5명이 처음 온 사람이었는데 처음에는 서먹서먹하고 낯설었지만, 조장이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 줘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활동시간은 새벽 3시에 기상해 밤 8시 취침시간까지이다. 아마도 소록도 어르신들이 일찍 주무시고 일찍 일어나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시간에 맞춘 듯하다. 우리들은 조별로 나눠 각 마을로 들어가 어르신들의 집에 가서 말동무, 안마, 집안 청소, 텃밭가구기 등의 봉사활동을 했다. 첫 번째 날 우리 조는 어느 할아버지 댁에 들어갔다. 조장이 어떤 자세로 어떻게 대화하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줘서 어렵지 않게 소통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우리를 손자 손녀처럼 대해줬다. 음료수도 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 주시고, 즐겁게 하루를 시작했다. 분명히 봉사활동을 하러 왔는데 오히려 봉사를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할아버지에게뿐 아니라 함께 활동하는 조원들에게도 배려하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둘째 날도 역시 새벽 3시에 일어나 예배를 드리고 새벽 산책을 했는데, 새벽 공기가 이렇게 맑고 상쾌한지 처음 알게 된 것 같다. 벌써 적응이 됐는지 졸리지도 않고 피곤하지도 않았다. 아침을 먹고 부침개를 만들 준비를 해서 어느 할머니 댁에 갔다. 부침개를 부쳐 먹으면서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것을 보니까 우리도 좋았고, 서로 배려하며 나누는 시간이 이렇게 행복하다는 것을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또한, 어제 만났던 할아버지에게 부침개를 갖다드렸더니 우리가 보고싶어 기다리고 계셨다고 하며 무척 반갑게 맞아주셨다. 우리를 기다렸다는 말에 우리가 활동을 마치고 가면 다음에 올 때까지 긴 시간 동안 또 기다릴 텐데 얼마나 적적하실까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저녁때는 할머니와 함께 할머니 집에서 잠을 잤다. 마치 친할머니 같은 느낌을 주는 할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느낌을 갖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서는 박 할아버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자유시간이 주어졌을 때 박 할아버지 댁에 들어가 더 많은 이야기도 들었다. 한센병에 걸려 고립된 생활과 자녀와도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삶이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력이 흐릿해져서 힘들다는 말씀을 했다. 봉사활동 오는 학생들 중 딸처럼 가깝게 대하는 학생이 있는데, 이 학생마저도 잘 기억이 나지 않고, 애써 기억하시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니 슬퍼졌다. 또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무엇인가 돕고자 소록도에 왔는데 오히려 사랑을 충분히 받고, 그 이상의 것도 많이 받은 것 같아 마음의 풍요로움을 느꼈다. 같은 조원들에게는 서로서로 배려하면서 상대방의 욕구를 존중해주니까 내가 더 존중받는 것 같아 행복한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봉사활동 시간이 필요한 동기가 있는 나의 활동 목적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내가 가진 크고 작은 것을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깨달음을 얻는 봉사활동으로 바뀌게 됐다. 꼭 소록도 봉사활동만이 아니라 내가 사는 주변의 사람들과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이번 겨울방학 때도 또 갈 것이다. 그때까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건강하게 잘 계시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 인천 명신여자고등학교 2학년 김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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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8
  • [기고] "교직, 그 아름다운 소명!" - 담양금성초 장옥순 교사
    [교육연합신문=장옥순 기고] 저는 삶을 기적이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삶을 사는 데는 두 가지 방법만 있을 뿐. 하나는 기적이란 없는 양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인 것인 양 사는 것이다. 나는 후자를 믿는다. " 라고 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에 적극 공감합니다. 이 삶이 기적이 아니라면 설명할 방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광대한 우주 공간에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완벽한 생명체로 살아 숨 쉬며 자유 의지로 살고 있으니! 소멸될 운명임을 알면서도 그 길을 묵묵히 가고 있지만 비관하거나 미리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이 모든 생명체의 피할 수 없는 운명임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환생을 믿거나 윤회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단 한 번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것도 사색하는 인간으로 살 수 있는 축복, 대한민국이라는 좋은 나라에 태어난 행운, 가난함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한 결과 얻은 공무원과 교직 생활 40년! 이 모든 결과는 기적이라는 말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학급 담임을 충실히 맡아온 덕분에 1500명이 넘는 제자를 길러낸 그 오랜 세월도 축복이 분명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척박해졌다고 해도, 바깥 세상에서 선생님을 흔들어도 결코 기죽지 않고 자신을 지켜내며 이 자리에서 당당한 선생으로 살아온 길. 평생 배움의 道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한 제 자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걸음을 향해 가는 중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듯, 교직도 마무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저의 진심과 다르게 달을 가리킨 내 손가락만 보고 나를 오해했던 사람 때문에 아팠던 순간도 돌이켜 생각하니 더 고운 열매를, 진주를 만들게 하는 계기가 되었기에 오히려 더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거쳐간 제자 중 단 한 사람도 문맹자를 만들지 않으려고 매달렸던 순간들이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1학년 때 한글을 다 깨우치지 못한 제자는 2학년이 되어서도 아침마다 내 교실로 오게 해서 책을 읽어주고 다독이며 글을 읽어내는 기쁨을 찾게 했던 일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6학년 때 만난 특수교육 대상 학생도 반 학기만에 한글을 다 깨우쳐 음악 책을 보고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그날의 희열은 어제 일처럼 감동을 안겨줍니다. 초임지에서 만난 4학년 아이들은 48명 중에 15명이 책을 읽지 못했습니다. 늦가을에 만난 그 아이들을 데리고 해가 질 때까지 책을 읽어주고 읽게 하고 받아쓰기를 시키며 글을 알게 하던 그 가을은 교직을 시작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아픈 손가락이었던 그 아이들과 함께 했던 그 순간들이 어제 일처럼 또렷한 까닭은 아직도 문맹을 걱정하는 현실 때문입니다. 영리한 학생을 가르치며 받았던 그 많은 상장과 등급 표창보다 더 귀한 진주들입니다. 4학년 때 내 무릎에 앉혀놓고 한글을 깨우친 초임지의 제자는 아직도 그날의 추억을 새기며 행복한 전화를 걸어옵니다. 성공한 제자들이 수십 년 무심하게 무소식을 희소식으로 알고 지내는 것에 비하면 아들처럼 따스한 목소리가 참 반갑습니다. 문맹은 뜻 있는 선생님이 있는 교실이라면, 관심을 가진 학교장이 있는 학교라면, 어떻게든 탈출구를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입니다. 현재 제가 근무하는 담양금성초(교장 최종호)에는 단 한 명의 문맹자도 없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늦게 글을 깨친 아이들을 위해서 독해력 향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학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글을 모르는 아이들보다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많아서 가슴이 답답하고 아픕니다. 거짓과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가장 하층부에 자리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피해자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파괴된 가정에서 설 자리를 잃고 울던 아이들은 이제 마음의 문을 닫고 세상을 향해 분노의 불길을 태우고 있습니다. 가난과 가족의 부재는 그 아이들에게서 사랑 받을 권리와 보호 받을 안식처를 앗아가고 말았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아픈 손가락입니다. 이는 그동안 억눌렸던 목소리, 사회의 아픈 현실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과도기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쌓인 적폐 현상이 학교도 결코 예외일 수 없음을 인정하고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분노를 표출하는 그들 가슴에 응어리진 진짜 목소리와 아픔을 들여다 보려는 노력이 먼저일 때 해결할 방책도 분명히 있다고 확신합니다.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이 과격하고 비인간적인 겉모습만 보고 낙인을 찍지 않아야 합니다. 그들은 지금 살고 싶다는 언질을 그렇게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을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탓입니다. 우리는 감정을 제대로 표출하는 방법을 배우지도 가르치지도 못했음을 시인하고 이제부터 배우고 가르쳐야 합니다. 저에게 남아 있는 교단의 시계 소리가 유난히 크고 빠른 요즈음, 더 빨리 출근하고 더 많이 일하고 아이들의 눈을 들여다 봅니다. 석양이 아름다운 해넘이처럼 마지막을 향해가는 교실의 하루하루가 어느 때보다 귀하고 소중한 순간들입니다. 선생님에게 대들고 함부로 말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예서제서 걱정하고 힘들어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시골 학교도 예외는 아니어서 걱정이 많습니다. 아침독서 시간에 도서관에서 만나는 아이들과 눈맞춤을 하며 웃어주는 작은 몸짓 하나만으로도 닫혀 있는 아이의 가슴을 열게 하는 시작임을 믿습니다. 말은 하지 않고 엄지척을 해주는 손짓 하나만으로도 관심을 표현해 줄 수 있습니다. 어디선가 누군가는 걱정해주고 아끼고 있음을 알게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생님들이 많아지기를! 아파하는 아이들이 내지르는 분노의 화살이 도와달라는 목소리라고 해석해주시기를! 환자에게 의사가 필요하듯 마음이 다친 아이들에게 한 번 더 눈맞춤을 하는 하루가 되기를 빕니다. 교직은 선택을 넘어 아름다운 소명임을 뒤늦게 깨달은 무명교사의 고백입니다. 그 소명은 '사랑'이 시작이고 끝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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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17
  • [기고] '안전속도5030'을 아시나요?
    [교육연합신문=신병철 기고] 교통사고예방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6000명이 넘던 사망자가 최근 4000명대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보행자 사망자수는 아직도 OECD 국가 평균 3배나 된다. 교통사고 유형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사망자 사고는 보행자 통행이 잦은 장소에서 집중 발생 한다.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적은 대부분의 OECD 국가 도시의 제한속도가 30~50km/h로, '안전속도5030'은 교통사고와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전국 면적의 약 5.2%에 해당하는 도시지역에서 총 81.7%의 교통사고가 집중발생 하는데, 안전속도5030은 주민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보행자가 많은 도심지 도로의 기본속도를 50km/h로 설정하고 소통이 필요한 지역은 70km/h, 안전이 더욱 강조되는 지역은 30km/h으로 제한속도를 설정하는 정책이다. 60km/h에서 50km/h로 제한속도를 낮춘 후 사고감소 효과를 연구한 결과 사망사고의 비율이 덴마크는 24%, 호주는 12%, 헝가리는 18.2% 감소하였다. 우리나라도 2014년도에 제한속도를 낮춘 후 118개 구간의 교통사고 발생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 하향구간에서 전체교통사고의 전체 사상자수가 26.7%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WHO의 자료에 따르면 차량속도가 70km/h일 때 교통사고 생존율은 5% 이하지만 50km/h 때는 60%로 높아지고, 30km/h에서는 생존율이 90%센트로 급격히 증가한다. 이렇게 생존율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안전속도5030의 정책의 도입은 매우 중요하다. 안전속도5030의 도입 초기에는 주요 도로 속도 하향으로 인한 체감상 속도 하향 등 불편함이 발생하겠지만 지속적인 교통환경 개선으로 우리 가족의 안전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 경남창원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장 신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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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02
  • [기고] 태풍 ‘탈림’ 철저한 사전대비가 필요하다
    [교육연합신문=신병철 기고] 제18호 태풍 ‘탈림’이 북상 중에 있다. 15일 오후부터 제주도가 영향권에 들면서 16일 오후 경남 해안지방에 많은 비가 예상된다. 어제에 비해서 일본 쪽으로 치우쳐 이동 중이나 이동방향이 유동적이므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우리 창원 서부경찰서에서는 도로공사현장 등 토사유출, 산사태 위험 및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점검과 강풍에 취약한 교통표지판, 가로등 고정상태 등이 불량한 도로시설물을 긴급 정비 중에 있으며, 저지대, 지하차도, 상습침수도로 배수구 점검 및 각종 맨홀을 점검하고 긴급상황 대비 신호기를 점검하였다. 태풍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일기예보를 자주 확인해주어야 하고, 집안의 하수구나 배수로가 막힌 곳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여야 하며, 비 오는 날은 평소보다 속도를 20%이상 줄이고 실시간 교통상황정보에 귀를 기울여 운전하는 것이 안전하며, 안전운전을 위해 수막현상을 대비하여 타이어 상태와 공기압을 확인하고 와이퍼를 점검하는 등 태풍의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하여야 할 것이다. ◈ 경남창원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장 신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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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9-19
  • [기고] 선생님, 누가 더 높아요? - 담양금성초 장옥순 교사
    [담양금성초등학교=장옥순 기고] 제2작전 사령관 박찬주 대장 부부가 공관병에게 행한 갑질 행위로 말이 많다. 더 놀라운 사실은 재수가 나빠서 운이 없어서 걸린 거라고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당연히 고쳐야 하고 처벌을 받을 사안이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동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놀라게 된다. 세상이 바뀌고 있고 바뀌어야 함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본인이 당하지 않은 억울함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입을 다무는 사람들이 참 많다. 오히려 공관병들은 아무나 갈 수 없어 배경이 있는 집안 자식들이나 가는 곳이라는 말까지 들린다. 오히려 편하게 근무하면서 그딴 일로 물의를 일으켰으니 장군이 더 억울한 것 같다고 대신 항변하는 웃지 못 할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도 보았다. 이것이 보통 사람들의 인권 수준이니 그런 일이 생겨도 참고 사는 게 갑질문화의 온상이 되었으리라. 갑질은 인권 유린 행위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낸 극히 일부의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은 비단 군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회사나 직장, 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학생들 사이에 일어나는 학교 폭력이나 따돌림은 바로 어른들의 잘못된 모습을 은연중에 배운 결과물이다. 학교 현장의 갑질도 들춰내자면 적지 않을 것이다. 권위주의의 상징으로 오랜 세월 지탱해 온 곳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누워서 침 뱉기라 말하지 못할 뿐이다. 그동안 쌓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들이 햇볕 아래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의 행복 수준이 경제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물질의 풍요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낮은지 답이 나왔다. 불공정과 불공평으로 이어지는 오래된 적폐가 바로 갑질문화다. 이는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하는 문화, 상대평가에 길들여진 모든 문화에 내재한다. 비교와 경쟁이 일상이 된 이 나라에서는 최선을 다해 그 무엇을 해도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에 시달린다. 그러다 어느 순간 '번 아웃' 되고 만다. 직선도로를 향해 무한질주를 하라고 부추긴다. 열심히, 잘, 최선을 다해 노력하라고, 참으라고 다그친다. 나 역시 그렇게 길들여져 왔고 배웠고 자신의 한계를, 운명을 딛고 넘어서기 위해 달려왔다. 그게 자랑인 줄 알았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고 열심히 가르쳤다. 그런데 교직의 끝자락이 성큼 다가오니 직선으로만 살아온 건 아닌지, 나 자신과 제자들을 사랑한다는 명목아래 다그치고 살아온 건 아닌지 두려움 앞에 서 있다. 후회할 일을 만들며 살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해 왔는데, 제자들에게 다른 길도 가보라고 말해 주지 못한 것만 같아 조급하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공하는 삶을 살라고 자기계발서에 등장하는 미사여구를 남발하며 가르친 건 아닌지. 공부 아닌 다른 길도 있다고, 너의 장점과 재주를 찾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어느 순간 다시 공부로 돌아와 잔소리를 늘어놓는 선생이 아니었는지. 자기만의 삶의 방식으로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어떤 순간에도 자신을 놓아버리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책을 밥 먹듯이 읽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가르쳤음에도 불구하고 자책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요즘이다. 얼마 전 우리 1학년 아이에게 받은 질문을 소개한다. 점심 식사를 하러 가던 복도에서 교장 선생님을 만나 인사를 하고 지나친 순간이었다. 학생들마저 학교 현장에서 누가 갑이고 을인지 금방 찾아낸 것만 같아 씁쓸해졌지만 이내 차분히 답변해 준 적이 있다. 그야말로 인권교육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선생님, 질문 있어요. 선생님하고 교장 선생님 하고 누가 더 높아요?" 아이들은 솔직하다. 그래서 질문도 돌직구를 날린다. 아이 눈에 비친 현실을 피하지 않고 1학년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비유를 들어 설명하거나 질문을 곁들이면 금방 알아들어서 어른들보다 오히려 대화하기가 쉽다. 그들은 순수하기 때문이다. 어릴수록 바른 가르침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편견과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가르침만큼 위험한 것은 없으니. "참 좋은 질문입니다. 00야, 너는 얼굴하고 발 중에서 누가 더 높다고 생각하니? " "네, 선생님. 저는 얼굴이 발보다 더 높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얼굴이 더 높으니까 예쁘게 화장도 해주잖아요." "그렇구나! 요즘 사람들은 발도 안마해 주고 발톱도 예쁘게 만들어주고 예쁜 양말과 구두도 신겨주잖니? 발이 소중하니까. 발이 아프면 아무 데도 못 가잖아요?" "얼굴은 위에 있으니까 높고 발은 밑에 있으니 낮은 걸까요? 그것은 높고 낮음의 문제가 아니라 하는 일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해요. 눈과 코가 하는 일이 다르고 얼굴과 발이 하는 일이 다르지만 우리 몸을 살게 하지요? 얼굴은 자기 몸을 대표하는 곳이라 예쁘게 화장도 하고 가꾸지만 발은 양말 속에 숨기지요? 그렇다고 발이 얼굴보다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요? 발이 없으면 아무리 예쁜 얼굴을 하고 있어도 가고 싶은 곳도 갈 수 없고 서 있을 수도 없으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학교도 마찬가지랍니다. 청소하는 분이 더 낮거나 선생님이 더 높은 것은 아닌 것처럼, 교장 선생님과 나도 마찬가지지요. 교장 선생님은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일을 하고 나는 여러분을 가르치는 일을 하지요. 그러니 누가 더 높고 누가 더 낮은 것은 아니랍니다. 선생님이 아주 어린 여러분에게 꼬박꼬박 존댓말로 가르치지요? 그건 여러분과 선생님이 똑 같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높은 사람, 낮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잘못된 거랍니다. 그건 바른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선생님이 늘 말하지요? 청소하시는 분께나 교장 선생님께 똑 같이 인사하는 거라고요. 선배들에게만 인사하는 게 아니라 유치원 동생들에게도 똑 같이 인사해야 하는 거라고요. 학교는 잘못된 생각을 고치고 올바른 행동을 배우는 곳이랍니다." 신기하게도 우리 1학년 아이들은 자신들이 배우고 들으며 깨달은 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엄지척을 잘해 준다. 자신의 질문에 비유를 들어 설명해준 나에게, "선생님은 참 똑똑해요. 좋은 걸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며 엄지를 들어보이며 나를 칭찬(?)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리 반에서 질문을 제일 많이 하는 아이였다. 그 순간에 또 아이에게 배웠다. 배움의 순간마다 누구에게나 감사하는 것, 칭찬해주기는 모두를 즐겁게 한다는 것을. 더 짧게 답변해주지 못하고 중언부언 한 것 같은데 아이는 다 알아듣고 칭찬까지 해주었으니 누가 선생일까? 아니 그 생각조차도 잘못된 것이다. 어리니까 무조건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부터 고쳐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니, 웃어른을 공경하는 문화, 인사와 예절을 중시해 온 유교문화가 낳은 그림자가 바로 갑질문화임을 부인할 수 없다. 어리거나 부하 직원이라고 반말을 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좋지 못한 모습은 경제 발전이나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교육보다 더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상한 자리에는 그 어떤 씨앗도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갑질문화를 고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뿌리 깊은 관습이 곳곳에 또아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은, 우리 정치와 사회 문화는 은연중에 높고 낮음을 보여준다. 특히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절대 권력을 쥔 왕과 굽실거리는 신하의 모습이 대부분이다. 세상이 바뀌어 4차산업혁 명 시대가 도래하는 세상에 아직도 요원한 분야기 인권 분야다. 정치가 그렇고 군대 문화가 그렇고 조직 문화가 그렇다. 이러한 사회일수록 행복하지 못함은 당연하다. 미디어에 난무하는 폭력적인 장면, 가진 자들의 안하무인, 비정규직의 눈물은 일상의 그림자에 불과하다. 감정노동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대부분의 상처는 갑질하는 사람들의 언행 때문이다. 요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까지 갑질을 일삼는 세상이 되었으니 더 말해서 무엇 하랴! 필자가 겪은 갑질 학부모 이야기는 공무 상 비밀이니 가슴에 묻고 산다. 진실은 늘 시간이 가면 밝혀졌고 억울함은 풀리기에 당당하게, 더 열심히 소신껏 배우고 가르치며 이겨냈다. 먼 후일 언젠가는 반드시 풀어낼 날이 오리라. 교단에서 평교사로서 겪은 을의 슬픔과 분노만 묶어도 책 한 권은 쓸 수 있으니. 필자가 글을 쓰게 된 계기도 그것이 출발점이었다. 상처는 아팠지만 나를 성장시킨 은인인 셈이다. 세상이 나아지고 있지만 신문을 장식하는 대부분의 소식들은 억울한 사람들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는 억울한 사람들의 눈물과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에 귀를 기울이고 있고 시정하는 자세도 적극적으로 보여서 기대가 크다. 행복한 나라가 되는 것은 억울한 사람이 없는 나라여야 한다. 소득의 높고 낮음이나 집의 유무보다 더 시급한 적폐 청산은 갑질문화를 없애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나라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누가 더 높은가가 아니라 하는 일만 다르다. 오히려 힘든 노동으로 위험한 직종에 일하는 사람들이 더 대우 받는 세상이 되어야 발도 얼굴처럼 행복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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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8-16
  • [기고] "표현하는 사랑이 아름답습니다"
    [교육연합신문=담양금성초 교사 장옥순] 아침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동네 아파트를 지나 산책로를 빠른 걸음으로 걷습니다. 새벽이라 살짝 차가운 아침 공기지만 산뜻하고 맑은 아침을 여는 마음으로 해돋이와 함께 나선 길. 5천 걸음 쯤 걷는 아침 산책길의 기쁨은 하루를 여는 행복한 시간을 안겨주기에 충분합니다. 가로수 길을 지나 조선대학교 앞길을 지나 반환점을 돌 때였습니다. 장미를 올려놓기 위해 설치해 놓은 구조물 앞에 어떤 노인이 구부정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잡풀을 뽑아주는 좋은 일을 하는 줄로 알고 감동하던 순간이었습니다. 까만 봉지에 장미 나무를 뿌리째 뽑아 넣은 노인의 모습을 보던 순간 나도 모르게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잘못된 행동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직업 본능이 발동하고 말았습니다."그 장미 나무 뽑으시면 안 되는데요!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구청에서 일부러 만들어 놓은 건데요……." 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노인은 까만 봉지에 장미 나무를 가슴팍에 안고 신호등마저 어긴 채 도망가듯 총총히 내달았습니다. 족히 여든은 넘어 보이는 분이었습니다. 마음이 착잡해졌습니다. 저 연세가 되어서도 공공시설물을 훼손할 생각을 하실까? 나 역시 늙어가는 입장이라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늙어갈 것인지 생각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는 또 다른 풍경을 보고 마음이 밝아졌습니다. 조금 전에 본 노인보다 더 젊어 보이는 분이었지만 나이는 들어 보이는 분이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서 뭔가를 비닐봉지에 담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건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였습니다. 산책길을 청소하는 직원이 따로 있는 길인데 이른 아침이라 아직 출근을 안 한 모양입니다. 그분은 부지런히 쓰레기를 담으며 산책길을 깨끗이 치우고 있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 아무런 대가도 없는 일이건만 그 분은 매우 밝은 표정으로 즐겁게 하고 있었습니다. 생각을 비우려고 나선 아침 산책길인데 극명하게 대비 되는 행동을 보여준 두 노인을 보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나이를 먹는 일은 버리는 준비를 하는 일이다.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지 생각하고 정리하며 겨울나무처럼 빈 가지로 설 준비를 해야 함을 생각했습니다. 길지 않은 인생을 살고 보니 살아가는 데는 그리 많은 게 필요하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입맛도 변해서인지 딱히 먹고 싶은 게 없음에 놀랍니다. 아침 한 끼 식사를 하지 않아도 배고픔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요즈음입니다. 몸도 나무처럼 겨울을 준비하는 탓이리라고 생각합니다. 퇴화 하고 있는 몸에 젊은 날처럼 씩씩하게 잘 먹으면 소화에 무리가 갈 것은 당연합니다. 음식을 줄이니 몸도 가볍고 마음도 가볍습니다. 그러니 나이를 먹는 일은 욕심을 줄여가는 일이 분명합니다. 빈 가지로 설 준비를 하면서 놀라운 것은 일에 대한 달관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이 더 예뻐 보이고 하루하루가 더 소중해졌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인생의 열매를 모두 내어줄 준비를 하며 가르치고 배우는 순간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교직을 선택하여 걸어온 길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감사함으로 행복한 나날입니다. 교직이 힘든 업종이라고 푸념들을 많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남기는 이 일은 그 무궁함을 견줄 말이 없습니다. 내가 가르친 제자가 세상에 나아가 퍼뜨릴 민들레 씨앗의 번짐은 또 얼마나 클 것인지 생각하면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가고 싶습니다.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는 무명교사지만,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교직의 숭고한 의미를 되새김하는 중입니다. 학교 뒤 모내기가 끝난 동네 벼논에는 모들이 한창 자라는 중입니다. 딱 우리 1학년 귀염둥이들을 닮았습니다. 뭐든 줄을 서야 하고 차례를 정해주는 걸 좋아하는 모습이 줄 맞추어 늘어선 벼논의 모 같습니다. 늘 줄을 서야 되는 줄 아는 귀여움에 저는 늘 혼자 웃음을 참느라 힘듭니다. 한참 예쁜 짓을 하는 요 녀석들이 요즈음 더 예쁜 걸 보니 저도 이제 할머니가 될 시기가 가까워진 모양입니다. 손녀 뻘 되는 작은 아가씨들의 눈웃음에 살살 넘어가는 중이니! 글눈을 뜨기 시작하더니 미주알고주알 편지도 쓰고 그림도 그려서 내게 안기곤 합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라고! 지금 저는 1학년 꼬마들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이렇게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 받는 사랑은 천상의 사랑이 분명합니다. 내가 주고 갈 열매들을, 꽃들을, 인생의 지혜들을 남김없이 쏟아 붓느라 하루해가 짧습니다. 방금 하교 인사를 하고서도 달려와서 꼭 껴안고 떨어지지 않는 고 예쁜 모습에 오후의 노곤함이 싹 달아나 오늘 일기를 남깁니다. 오늘 하루는 참 잘 살았구나! 안도하는 중입니다. 그 순결한 사랑 고백에 감전 되어 내일은 얼마나 더 행복한 시간을 나눌까 생각 중입니다. 사랑도 표현해야 아름답습니다. 그러니 아이들은 저보다 더 사랑꾼입니다. 저는 지금 사랑을 다시 배우는 중입니다. 니체가 말한 최상의 인간은 어린 아이입니다. 우리 1학년 아이들은 제게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스승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승입니다. "애들아!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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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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