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7(금)
 
[교육연합신문=사설] 
고등학생 3명 중 1명이 10분 이상의 글 읽기에 고통을 느낀다는 통계는 우리 교육 현장의 심각한 위기를 보여준다. 뇌가 짧고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팝콘 브레인’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은 의도적으로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긴 호흡의 글을 읽는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집중력 저하의 주범은 일상화된 숏폼 콘텐츠다. 설문 응답자의 78.4%가 시청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습관적으로 앱을 켠다고 답했다.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수동적인 자극에 익숙해질수록, 스스로 정보를 탐색하고 분석해야 하는 텍스트 읽기는 뇌에 과도한 피로감을 주게 된다. 결국 수능 지문이나 교과서 같은 고차원적인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 자체가 퇴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정보 습득의 매체가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시각도 있다. 짧고 효율적인 영상 콘텐츠가 정보 전달의 핵심이 된 세상에서, 과거의 방식인 긴 글 읽기만을 고집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영상 매체가 주는 파편화된 지식은 사고의 깊이를 담보하지 못한다. 학업 성취도와 논리적 사고력의 핵심은 긴 텍스트 속에서 맥락을 파악하고 핵심 정보를 도출해내는 능력에 있다. 영상에만 의존하는 뇌는 복잡한 인과관계를 이해하거나 추론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며, 이는 곧 지적 성장의 한계로 직결된다.
 
따라서 이제는 학생 개인의 의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교육 차원에서 ‘디지털 디톡스’와 ‘심층 독서’를 강제할 필요가 있다. 공부 시간만큼이라도 스마트폰을 격리하고, 신문 기사나 단행본 등 긴 글을 끝까지 완독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문해력은 미래 경쟁력의 근간이며, 그 근간은 숏폼의 자극이 아닌 텍스트를 향한 인내심에서 시작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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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10분도 버거운 긴 글 읽기, ‘숏폼’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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