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부산 시내를 걷다 보면 인도 한 편에 쓰러진 카카오바이크를 발견하는 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서면·광안리 같은 중심지를 넘어 주택가 골목, 학교 앞, 지하철역 주변까지 방치된 공유자전거가 시민의 통행을 가로막는다. 경사와 좁은 인도가 많은 부산의 지형적 특성상 자전거 한 대가 만들어내는 불편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몇 대만 흩어져 있어도 도시 미관은 순식간에 흐트러진다.
문제는 이 상황이 반복되는데도 관리 체계는 여전히 느슨하다는 점이다.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회수와 재배치라는 1차적 역할을 맡고 있으나, 기기 수에 비해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자체도 단속권과 강제수거 권한을 갖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 제약 탓에 상시 관리가 어렵다. 결국 민원이 쌓여야 뒤늦게 움직이고, 조치 속도도 빠르지 않다. 도시 공간을 시민 신고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실은 문제 해결의 첫 단추는 복잡하지 않다. ‘지정 주차존’을 만드는 일이다. 헬싱키·파리·도쿄 등 해외 도시들은 공유자전거 도입 초기부터 주차존을 운영해 방치율을 70~90%까지 낮췄다. 같은 공유자전거라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하면 도시 질서는 자연스럽게 잡힌다.
부산도 인도 폭이 넓은 지점, 버스정류장 주변, 상업·주거 밀집지역 등 전략지점을 선정해 주차존을 설치한다면 현재보다 훨씬 나은 질서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주차선을 긋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AI 기반 관리 체계가 뒤따라야 한다. AI 영상 분석으로 방치 자전거를 자동 탐지하고, 운영사에 회수 알림을 실시간 전송하며, 회수 인력의 동선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기술은 이미 충분히 상용화되어 있다.
‘신고, 지연 대응’ 중심의 낡은 방식을 벗어나려면 이런 지능형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스마트시티를 표방하는 부산이라면 더 늦기 전에 전환이 필요하다.
결국 공유자전거 방치 문제는 ‘누가 더 빨리 회수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가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공간을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도시 질서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운영사와 지자체가 각자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정책과 기술을 결합한 체계를 마련할 때 비로소 시민들이 변화를 체감한다.
카카오바이크 한 대가 길 위에 쓰러져 있다고 해서 도시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한 대가 아무렇지 않게 방치되는 도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질서를 세우고 기준을 정하는 일. 그것이 도시가 해야 할 몫이다. 부산이 지금 이 문제를 다시 들여다 봐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