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9(수)
 

[교육연합신문=최일훈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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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교실은 점점 더 창의적인 실험의 공간이 되고 있다. 글쓰기, 그림, 음악, 영상 제작 등 다양한 예술 활동 속에 디지털 도구가 스며들면서, 학생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을 배워가고 있다. AI의 등장은 그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AI는 더 이상 정답을 찾는 도구가 아니라 상상을 구체화하고 생각을 형상화하는 창작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수업 현장에서 인공지능은 학생들의 창작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예를 들어 학생이 동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면 AI는 색감과 구도를 제안해 시각적 이미지를 구성하도록 돕는다. 음악을 만들 때는 감정의 흐름에 맞는 코드 진행을 추천하고, 나레이션이 필요한 영상에는 음성 합성으로 생동감을 더한다. 이처럼 AI는 창작의 물리적 장벽을 낮추며,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그렇다고 해서 AI가 창작의 주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이 대신 만들어주는 작품은 결국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교사는 학생들이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성찰하고, 스스로의 감정과 경험을 이야기로 엮어낼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디지털 미래 영재학교 생성형 AI반』을 집필하며, 나는 실제 교실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변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자 했다. 책 속의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AI가 창작의 주인이 아니라, 배움의 촉매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AI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입히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사고의 확장이다. 학생들은 ‘기술로 표현된 나’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발견하며, 창작의 즐거움을 학습의 과정 속에서 경험한다.


AI를 활용한 예술 융합 수업의 가장 큰 가치는 협력과 공감의 확대다. 한 학생이 만든 이미지를 다른 학생이 이야기로 발전시키고, 또 다른 친구가 음악으로 감정을 덧입히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조율하는 법을 배운다. 기술이 아닌 사람 사이의 소통이 작품을 완성시킨다.

 

물론 이 과정에는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AI가 제안한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무엇이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가, 학생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방식은 무엇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교사의 몫이다. 교사는 단순한 감상자가 아니라, 창작의 과정을 설계하고 방향을 잡는 예술적 설계자다.


AI를 도입한 예술 융합 수업은 학생들에게 기술적 흥미를 넘어 표현의 자유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기술은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감정을 확장시키는 도구일 뿐이다. 교사가 성취기준을 중심에 두고 이 과정을 교육적으로 구조화할 때, AI는 학습과 예술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앞으로의 교실은 기술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사람의 감정과 상상력을 확장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AI는 창의성의 대체물이 아니라 그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거울이다. 교사가 문을 열면, 학생들은 이미 그 거울 속에서 자신만의 색으로 세상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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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일훈 

◇ 부산 명진초등학교 교사 

◇ 2024~2025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주무교사

◇ 2024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교육부 장관 표창

◇ 2023 정보(SW·AI) 교육 발전 및 활성화 유공 교육부 장관표창

◇ 2022 개정교육과정 과학교과서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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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와 함께 그리는 상상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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