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08(금)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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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한민국은 ‘하이테크(high tech)’가 압도적인 사회가 되었고 더 나아가 세계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인 CES 2024에 참여한 4,000여 세계적인 첨단기술 기업 중 한국 기업이 무려 20퍼센트를 차지한 것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동시에 ‘하이터치(high touch)’를 지향하는 사회로 나아가 가정이나 학교, 사회가 물리적 성장⋅발전 위주에서 정서적⋅감성적 차원에서의 동반성장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40여 년 전 1982년, 미래학자인 존 나이스비트는 『메가 트렌드』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하이터치 하이테크(high touch high tech)라는 개념의 신조어를 강조했다. 이는 첨단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간의 감성과 따뜻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곧 첨단 기술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인간관계가 얼마나 좋은가에 달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로써 우리의 행복과 안전, 평화... 등 소중한 정신적 가치에 대한 ‘하이터치’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잠시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자. 대한민국은 기술적 측면에서 이미 세계 10위권의 최첨단 하이테크 사회를 이루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각 가정은 하이터치가 아니라 노터치(no touch) 사회가 되고 있다. 왜냐면 대가족이 핵가족이 되더니 이제는 혼족 사회가 되어 혼자 사는 1인가구가 이미 30퍼센트를 넘었고 매해 증가하면서 탈가족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의 마음이 갈수록 차갑고 딱딱한 돌처럼 굳어져 간다는 것이다. 우리말에 ‘마음 씀씀이’라는 말처럼 마음은 쓰라고 있지만 이제 그 고유의 의미는 점차 퇴색하고 있다. 왜냐면 서로 마음을 주고받으며 관계와 연결을 섬세하고 따뜻하게 조율하는 것이 날로 퇴보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자라나는 아이들이다. 따라서 아이들의 배움터이자 생활의 터전인 학교에서라도 하이터치 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인간의 성장⋅발달과정에서 아이는 따뜻하고 섬세한 관심과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는 곧 학교에서는 따뜻한 하이터치로 아이의 마음건강을 지켜주어야 하고 이를 혁신교육으로 연계해야 한다. 매번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개혁을 강력하게 부르짖었으나 그것은 주로 한두 가지의 입시 정책을 손질하는데 그쳤다. 현 정부 역시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디지털 교과서 등 하이테크 측면보다 사람다운 사람, 마음 씀씀이가 보다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을 기르는 하이터치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우리의 학교는 학교폭력, 청소년 자살률, 게임 중독, 스마트폰 중독, 약물 중독 및 마약 복용까지 심각한 상태다. 이는 마약을 할 때 느껴진다는 평온함과 안전감, 연결감을 가정과 학교에서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대책조차 학교 정규 교과과정 내에서 다루지 않고 방과 후 프로그램, 위(Wee) 센터, 정신과 등 외부 기관에 의존하고 있다. 이처럼 학생의 문제를 외부 기관에 맡기면 편리는 하지만 학교가 점점 무의미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학생의 문제는 학교 안에서 해결되어야 하고 학교는 법이 아니라 교육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이제 학교에서 아이가 단절감과 불안감을 극복해 마음건강을 찾기 위해서는 첫째, 학교는 마음건강을 위한 방법과 기술을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행복’ 교과를 개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예비교사는 교과과정으로 철저하게 배우고 준비해야 한다. 여기엔 교대, 사대의 교육과정에 회복탄력성 같은 자기 조율, 감정코칭과 같은 관계 조율, 연결실천 같은 갈등 조율 등 하이터치와 관련된 이론과 실용 기술이 포함되어야 한다. 셋째, 하이터치 기술을 교사, 학부모에게 교육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부터 생각과 감정 사이를 조율하고, 행동과 욕구 사이를 조율하는 마음의 기술을 연수해야 한다. 
 
학교에서의 하이터치 교육은 우리 사회가 날로 빈부격차가 심화됨에 따라 그늘진 사회와 인간의 소외가 악화되는 것을 대응하는 측면이기도 하다. 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이제 우리 교육이 지나친 하이테크 의존에서 벗어나 마음과 정신건강의 하이터치 시대로 가는 용기와 결단, 추진력이다. 이제 학교의 교육방식이 변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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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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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학교 교육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 하이터치(High To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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