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0(일)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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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탔다. 의대 정원, 정치권 다툼, 교사 이탈, 경제 어려움 등 우울한 뉴스가 많던 가을날에 한줄기 신선한 계곡 바람 같은 소식이다. 번역이 아닌 한국어로 노벨 문학상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감격이 밀려온다. 이제 한국 문학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는 기쁨도 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는 소설, 에세이 등을 통해 가부장제, 폭력, 슬픔, 인간애 등의 주제를 다양하게 탐구해 왔다"고 소개했다. 이제 우리 문학이 세계의 언어로 번역되고 한국의 문화와 생활과 생각이 수출될 것이다. 우리가 과거 유럽이나 북미의 문학에서 영향을 받은 것처럼 말이다.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자 국적은 프랑스가 16명, 미국 13명, 영국 12명, 스웨덴 8명, 독일 8명 등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이다. 
 
한강 작가는 2016년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분류됐던 작가였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과거에 특정 단체 명단을 작성하고 이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도록 한 사건이다. 한강 역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다룬 '소년이 온다'로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지원하는 해외 문화교류 행사 지원 배제 지시 대상이 됐었다고 한다. 우리가 더 넓은 세계로 뻗어나가려면 종교나 정치적 편향에 따라 문학이나 교육을 재단하고 강제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오늘날 글은 많이 읽지만 책은 거의 읽지 않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독서율은 43.0%에 불과하다. 한 해 한 권도 책을 읽지 않는 어른이 절반이 넘는 셈이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은 보기 드물다. 거의 핸드폰을 보고 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는 이유는 '시간이 없다'기 보다는 '책을 읽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많은데 굳이 책을 읽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 걸까. 이 전환시대에 학교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정책은 ‘책 읽는 학교’이다. 
 
정치·경제·사회·환경·교육·언론 등 위기에 처하지 않은 곳이 없다. 과도기의 전환시대이다.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책 읽는 문화에 있다. 미친 경쟁을 계속 독려하는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다양한 독서를 하지 않으면 창의적인 학습은 불가능하다. 책을 읽으며 토론하고 성찰하는 시민이 없다면 민주주의도 없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책을 꼭 읽어야 하나?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의 내적 요인은 ‘독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으며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에서 아무리 많은 글을 읽어도 훑어보기를 통해서는 깊은 사고가 생성되지 않는다. 
 
김누리 교수는 『경쟁교육은 야만이다』라는 책에서 세계 최악의 경쟁 교육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학생들은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들이라는 내용을 인용하기도 한다. 그 불행에서 학생을 구해낼 방안도 책읽기라고 단언한다. 
 
미래의 핵심은 ‘창조’이다. 문화창조, 창조경제, 4차산업, 미래창의교육의 기본이 창조이다. 책을 읽지 않고는 창조를 못 한다. 입시 시험만 준비하는 나라가 아니라 책 읽는 나라로 바꿔야 한다. 책을 읽지 않는 국가는 몰락한다. 위대한 시대는 책의 시대였고 독서의 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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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제
◇ 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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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노벨 문학상 수상과 한국 교육의 독서 지평 넓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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