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4(목)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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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한겨울의 따스한 붕어빵 온기를 상상한다. 얼음바람이 몰아치던 한겨울 그때는 얼마나 온기가 그리웠던가. 이제 내리꽂는 햇살이 살갗에 따갑게 닿으면 한겨울 얼음바람이 그리워진다. 인간의 몸은 이토록 간사하다. 달콤하고 고소한 붕어빵은 중년에게 추억의 아이콘이다. 붕어빵의 노점 숫자는 불황의 지표가 되기도 하고 붕어빵 먼저 먹는 부위로 성격을 추측하기도 했다. 붕어빵에는 붕어대신 달콤한 팥이 들어 있다. 따스한 붕어빵을 손으로 감싸면 따스한 온기가 온몸에 전해졌다. 
 
호두과자는 충청남도 천안시가 원조 지역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터미널의 대표 간식이다. 내가 사는 지역은 천안이다. 천안에서 왔다고 하면 사람들은 호두과자를 떠올린다. 천안 호두과자 속에는 호두가 있다. 팥도 있지만 호두가 씹히는 맛이 없다면 원조호두과자라 할 수 없다. 명실상부란 내용과 모양이 일치할 때 쓰는 말이다. 
 
붕어빵 교육은 사람들이 입에 잘 올리는 말이다. 틀에 넣고 찍으면 같은 형태의 빵이 나온다. 사람은 풀빵이 아니다. 제각기 다른 잠재력과 성향이 있다. 붕어빵틀 교육은 정말 벗어나야 한다. 빠른 시간에 효율적으로 순응형 인간을 양성하는 교육은 퇴행적 교육이다. 21세기 인공지능시대에도 큰 틀에서는 붕어빵틀 교육을 하고 있다는 자괴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어떤 절대적 기준을 정해 놓고 모든 것을 거기에 맞추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교육은 잔인한 교육이다. 성격과 환경과 경험과 성향이 모두 다른데 틀 안에 우겨넣고 머리와 다리를 자르는 교육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경제성과 인력 부족과 편리성으로 미화하면서 전국이 단일한 틀로 학생을 구워내고 있다. 붕어빵틀에 넣고 졸업장을 주는 교육은 이제 과거의 추억이 되었으면 한다. 
 
호두과자에 호두가 있듯이 교육에는 인간의 삶이 있어야 한다. 배려와 존중이 있어야 하고 책임과 합리적 이성이 있어야 한다. 미래역량과 민주시민교육을 지향하면서 명문대입시를 지상최대의 목적으로 하는 줄세우기 입시교육은 그만해야 한다. 
 
내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를 도입한다. 지식 교육은 생성형 인공지능(AI)에게 맡기고 ‘개인 맞춤교육’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교과서 대체로 선진국 교육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진화된 교육은 매체보다 삶의 질에 초점을 두는 교육이다. 삶을 사랑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교육을 지향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우리가 보아왔던 시대와는 전혀 다른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데 일률적인 교육과정 틀을 고집하면 안 된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교육은 불가능한가. 정답을 찾고 정형화된 교육만이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틀은 이제 버려야 한다. 학벌과 직업만을 위한 붕어빵틀 교육은 버려야 한다. 아직도 스스로의 삶과 소통과 협력으로 자신이 대면하는 세상과 풍요롭고 조화로운 삶을 위한 교육은 한국에서 불가능한가. 한국 교육은 자신의 삶을 사랑하도록 가르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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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제

◇ 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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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교육은 불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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