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6-18(목)
 

[교육연합신문=조만철 기자]

최근 체육계에서는 미국에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다가 변호사가 되어 돌아온 전(全) 수영 여자 국가대표 장희진 씨의 사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장 씨는 중학교 2학년 때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기말고사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태릉선수촌 입촌을 미뤄 ‘장희진 파동’을 일으켰던 주인공이다. 당시 대한수영연맹은 “나라를 생각하는 희생정신이 없다”라는 이유로 장희진 씨의 대표 자격을 박탈했고, 이에 안민석 등 체육교육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이후 장씨는 한국에서는 수영과 공부를 병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리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20년이 흐른 후 변호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2019년 1월 23일자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씨는 “소질 있는 아이들을 어렸을 때부터 운동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한국체육계의 부조리한 관행”이며, “경기 성적에만 매몰되다 보면 선수 이후의 삶을 고민할 겨를이 없다”라고 말했다. 장씨의 뼈아픈 지적은 엘리트 체육인 양성에 주력해 온 체육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을 성찰해 보게 한다.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최근까지의 체육고등학교의 교육 목표는 이른바 ‘엘리트체육’으로 일컬어지는 국위선양을 위한 선수 양성에 있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대회 등 국제적인 스포츠대회에서 다수의 메달을 획득해 국민들에게 민족적 긍지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겨 줄 수 있는 경기인을 길러내는 데에 주력해 왔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체육에 대한 기존의 사회적 분위기 및 국민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이러한 체육교육의 패러다임은 다시금 쇄신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하게 되었다. 메달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의 균형을 잡는 진정한 스포츠 선진국의 의미를 재해석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염세철 교장(전남체육중고등학교)은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따라 21세기 미래 체육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20학년도부터 'School of Tomorrow 2020'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경기인을 너머 건강한 체육인으로 - 염세철 교장은 체육고등학교의 교육 목적을 학생선수 육성으로 한정하는 단편적 구조에서 벗어나 건강한 체육인재 양성으로 확대하는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전의 교육은 청소년의 신체적 성장 패턴을 고려하지 않고, 메달 획득을 위해 과도한 훈련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한 까닭에 선수 활동 기간을 단축시키거나 체육에 대한 흥미를 저하시키기는 부작용이 초래되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학생들의 인권과 학습권을 보장하는 교육환경에서 인성 및 사회성 등 다양한 측면의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체육고등학교의 교육과정 또한 그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경기인을 너머 건강한 체육인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염세철 교장의 지론이다.

 

21세기 체육 인재에 대한 인식 변화의 필요성 -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0조(특수목적고등학교)에 따르면 교육감은 ‘체육인 양성’을 위해 체육 계열의 고등학교를 지정할 수 있다. 이는 체육 계열의 특수목적고 설립 목적을 엘리트 선수 양성에 국한하지 않고 스포츠행정전문가 및 체육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확대 해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체육 전공 교수와 지도자,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체육시민단체인 체육시민연대는 ‘공부하는 학생 선수, 운동하는 일반 학생’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학교교육과 생활체육, 엘리트체육의 연계성 강화와 균형발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체육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요구는 대입전형에도 적용되어 2020학년도 대입 체육특기자 전형에서는 모든 대학에서 의무적으로 내신 성적을 반영하기로 했다.

 

스포츠퍼슨십(Sportspersonship)을 실천하는 School of Tomorrow 2020 - 스포츠맨십이 선수가 공정하게 경기에 임하는 정신적 자세를 의미한다면, 스포츠퍼슨십은 경기 이외의 환경에서도 그러한 마음의 자세를 지니고 실천한다는 뜻을 내포하는 용어이다. 즉 스포츠퍼슨십은 선수로서의 실력과 생활인으로서의 인성 및 지성을 두루 겸비한 체육인의 마음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전남체육중고등학교는 이러한 스포츠퍼슨십을 지닌 체육인을 양성하여 우리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데에 힘쓰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0년 신입생 모집부터는 전국체육대회 금메달 20개 이상 획득, 국내 체육계열 상위 20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School of Tomorrow 2020'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이를 통해 전남체육고등학교에서는 학생 선수 양성뿐만 아니라 체육교육, 체육행정, 스포츠의학, 스포츠마케팅 등 스포츠교육·행정 전문가 양성에도 강조점을 두는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과정 개편 - 그동안 전남체육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경기 입상 선수 배출을 목적으로 보통교과 96 단위, 전문교과 84 단위를 운영해 왔다. 교육과정이 개편되는 2020년부터는 보통교과 108 단위, 전문교과 72 단위로 이수단위가 변경되어 운영된다.

 

전문교과의 이수 단위 축소로 인해 이전에 비해 부족해진 훈련량은 지도방식을 개선하여 경기력 향상을 꾀하고 이수 단위가 확대된 보통교과를 통해 학생들의 지적 역량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스포츠 멘탈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선수들이 자신의 불안 심리를 효율적으로 다스려 자기주도적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전천후 연습장의 냉난방 시설 설치 및 노후화된 훈련 장비 교체를 통해 계절과 날씨 변화에 상관없이 훈련을 계획적이고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연수 시설인 학교체육지원센터를 활용하여 감독·지도자 연수를 강화하고, 변화된 교내 체육교육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한 기반을 조성한다.


교육과정은 대학입시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략적 대학입시 지도와 학생 진로 상담 프로그램을 강화한 학생맞춤형 진로진학 지도를 중점으로 운영된다. 이전까지 전남체육고등학교는 학생 선수들의 경기 실적 향상을 통해 대학진학이나 실업팀 선수로 진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지도해 왔다.

 

School of Tomorrow 2020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2020학년도부터는 기존의 진로 선택의 폭을 확대하여 스포츠의학, 스포츠산업, 스포츠매니지먼트, 체육교육과 등 체육관련 학과의 대학 진학 비율을 늘리는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남체육고등학교는 2020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체육특기자 전형으로 전원 선발해 왔던 종전의 모집 전형을 바꾸어 일반전형을 통해 20명을 별도로 선발할 계획이며, 이렇게 입학한 학생들은 체육 행정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브랜드 & 특색 교육활동 - 학생 선수로서의 기량뿐만 아니라 민주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사회적 소통 및 공감 능력을 기르기 위해 비교과 활동도 강화된다. Grow-up 프로그램은 화·목 야간에 '교실 전등 켜고(ON), 훈련장 전등 끄기(OFF)'해 학생 선수들의 자율성 및 자기주도성, 문제해결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최근까지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미니체육대회, 다양한 끼를 발산시키는 복면끼왕,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한 독서 활동 등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가운데 진행되어 왔다.

 

'Meet-up 프로그램'은 학생들과 학교구성원의 소통 및 협력의 장을 마련해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전남체육중·고등학교 학생회는 교장·교감과 월마다 주기적 간담회를 가져왔고, 이를 통해 건의한 내용은 학교 의사결정에 비중 있게 반영되고 있다. 또한 수영교육 활성화의 일환으로 중학생 전원에게 수영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학교장배 교내 수영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수영 종목에 대한 관심과 학생 단합을 꾀하고 있다.

 

한편 학교 외부의 특색교육 활동으로 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청소년 미래도전 프로젝트에 전남체육고등학교 학생들이 스포츠마케팅과 스포츠강연자 팀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흥미와 적성에 맞는 체험 영역을 넓혀 줄 동아리 활성화 프로그램, 중·고 신입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고 진로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수립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한 '입학 전 어울림 프로그램'도 더욱 강화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전남체육중·고등학교는 국외 10개 대학과 MOU를 체결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국제적 감각이 반영된 체육교육 시스템 및 사회·교육 제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 앨라바마주 소재의 트로이 대학과 MOU를 체결했으며 우수학생 교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전남체육중고등학교 학생 15명 정도가 2주간 교환프로그램을 참여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게 된다. 또한 전남체육고등학교 학생들이 트로이 대학에 진학할 경우 학비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전남체육고등학교는 위의 일련의 교육활동들에 대한 보도 자료를 매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SMS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홍보를 하면서 학부모와 지역민에게 교육활동을 공개하고, 알권리를 제공하는 등 공교육 신뢰도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교육의 본령을 고려한 전남체육고의 양인술(養人術) - 중국 전국시대 말기 정치사상가인 한비자는 그의 군주론을 통해 천하의 인재를 얻는 득인술(得人術)과 천하의 인재를 부리는 용인술(用人術)을 역설했다. 계획적이고 의도된 교육활동을 통해 어떻게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가에 관심을 두는 교육적 관점에서 볼 때, 한비자의 인재론에는 한 가지 더 포함되어야 할 영역이 있다. 그것은 바로 ‘양인술(養人術)’로, 이는 천하를 다스리는 군주라면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를 능동적으로 길러내는 데에 힘써야 함을 의미한다.

 

유능한 학생 선수이자 공부하는 학생을 양성하겠다는 전남체육중·고등학교의 양인술(養人術)은 단기적으로 볼 때 학생 선수의 경기력 하락과 학습부담 가중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 그러나 School of Tomorrow 2020 프로젝트의 예비 기획 단계였던 2019학년도 전국대회에서는 작년과 비슷한 성적을 거두며 앞선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반증했다.

 

더 나아가 변화된 체계가 자리 잡아 간다면 학생들의 주도적 역량이 증진되면서 더 우수한 성적을 얻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전남체육중고등학교의 'School of Tomorrow 2020' 프로젝트는 달라진 사회적 요구 및 변화된 대입전형 방식을 고려할 때, 경기인을 너머 조화로운 체육인 양성을 지향하는 대학 입시 변화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체(體)·덕(德)·지(知)가 조화로운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전남체육중고의 'School of Tomorrow 2020' 프로젝트는 사회발전에 공헌하는 리더십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고, 교육의 질과 과정을 중시하는 행복교육 실현에 앞장서는 체육교육의 혁신(革新)적 변화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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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체육고의 혁신(革新)! "미래 체육인재 양성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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