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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방충망 제작시공, 환기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방충망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모기 파리 등 벌레들이 방 안에 들어와서 사람들을 괴롭히겠지? 덥거나 답답해도 창문을 열 수 없게 될 거야. 방충망은 ‘막을 방(防)’ ‘벌레 충(蟲)’ ‘그물 망(網)’으로 벌레의 침입을 막는 그물이라는 의미야. 모기, 파리, 벌레 등의 해충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에 치는 그물인 거지. 미세방충망은 또 뭐냐고? ‘작을 미(微)’ ‘가늘 세(細)’의 ‘미세’가 작고 가늘다는 의미이니까 해충은 물론 작고 가느다란 먼지 등이 방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창문 같은 곳에 치는 망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아. ‘막을 방(防)’이라 했어. 범죄 막는 일은 ‘범죄 범(犯)’의 방범이고 외국의 침략으로부터 나라 지키는 일은 ‘나라 국(國)’의 국방이야. 물이 스며들거나 넘쳐흐르지 못하도록 막는 일은 ‘물 수(水)’를 써서 방수라 하지. ‘예방’도 ‘막을 방(防)’이냐고? 그래, 맞아. ‘미리 예(豫)’로 미리 막는다는 의미이니까. ‘충’을 ‘벌레 충(蟲)’이라 하였는데 벌레라는 의미뿐 아니라 동물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단다. 기생충은 ‘맡길 기(寄)’ ‘살 생(生)’ ‘벌레 충(蟲)’으로 다른 동물에 자신을 맡기고 사는 벌레라는 뜻이야. 다른 동물 체내의 양분을 흡수하여 사는 벌레를 가리키지. 이런 습성 때문에 남에게 의지하여 사는 사람에 대한 비유로도 많이 쓰인단다. 뱀, 거북, 악어 등을 파충류라 하는 것 알지? ‘기어 다닐 파(爬)’로 기어 다니는 벌레라는 의미야. ‘제작시공’은 무슨 의미냐고? 제작이 ‘만들 제(製)’ ‘만들 작(作)’으로 만든다는 의미고 시공은 ‘행할 시(施)’ ‘공사 공(工)’으로 공사를 행한다는 의미니까 ‘제작시공’은 직접 방충망을 만들어서 현장에서 마무리 공사까지 해준다는 뜻이겠지. ‘환기’는 또 무엇이냐고? ‘바꿀 환(換)’ ‘공기 기(氣)’로 공기를 바꾼다는 의미야. 실내의 공기를 바깥의 공기와 바꿔주면서 동시에 곤충류의 침입은 막아야 하기 때문에 방충망을 설치하는 거란다. 복습해 볼까요? ----------------------------------------------------------------------- 익힘 한자어 ① 방충망: 막을 방(防) + 벌레 충(蟲) + 그물 망(網) 익힘 한자어 ② 제작시공: 만들 제(製) + 만들 작(作) + 행할 시(施) + 공사 공(工) 익힘 한자어 ③ 환기: 바꿀 환(換) + 공기 기(氣) 활용 한자어 방범, 국방, 방수, 예방, 기생충, 파충류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이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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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3-02
  • 한국에서 인기가 높아가는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자] (교육과정평가원 IB 교육과정 현황과 쟁점 탐색 세미나 자료집, 2018) 한국에서 인기가 높아지는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국제 교육과 문화 간 이해 증진을 목표로 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육 프로그램인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이 올해로 55주년을 맞이했다. IB는 1968년 고등학교 졸업 후 2년 과정의 자격증 프로그램인 디플로마 프로그램(DP)으로 시작됐다. 현재 160여 개국 4960개 학교에서 6425개의 IB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공교육에도 IB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많은 학교에서 기존 한국 교육 시스템의 대안으로 IB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비판적 사고, 창의성, 글로벌 관점을 강조하며, 이는 오늘날 글로벌화된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수적인 능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구와 제주는 공교육 시스템에 IB 프로그램을 도입한 두 도시이다. 대구에는 초-중-고등학교 3개교씩 총 9개의 인정 학교가 있으며, 80개 학교가 관심 및 후보 학교로 지정돼 있다. 제주는 초등 5개교, 중고등학교 3개교가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IB 프로그램 도입은 비판과 논란에 직면해 있다. 일부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너무 비싸고 특권층 학생들만을 위한 배타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한다. 수능으로 대표되는 표준화된 시험을 중시하는 한국 교육 시스템과의 관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부산시교육청은 초등학교 5개교와 중등학교 2개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하고 2023년에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경제적 격차가 교육 격차로 이어지는 학습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IB 교육을 우리나라 '무상 공교육'에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IB 교육은 고가의 국제학교나 경기외고등 특목고에서 영어로 진행되는 귀족 엘리트 교육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공교육으로의 프로그램 확대는 경제적, 교육적 격차를 해소하고 더 많은 학생들이 IB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교사 행정 업무량 해소 등 한국 학교에서 IB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지만, 한국이 계속해서 교육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학생들이 미래의 도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IB 프로그램의 이점을 고려하고 한국 학교에서의 실행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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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28
  • [전재학의 교육칼럼] 더 나은(Better) 교육을 위한 우리의 꿈(Dream)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는 존 F. 케네디 박물관(The Sixth Floor Museum)이 있다. 여기에는 그가 제35대 미국 대통령 재직 기간(1961~1963) 동안의 업적과 암살에 얽힌 각종 사진과 기록이 전시되어 있다. 그의 유물 중에서 돋보이는 것은 “A man may die, nations may rise and fall, but an idea lives on(인간은 죽게 되고, 국가는 흥망(興亡)하지만, 사상은 계속 살아남는다)”라는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 문구이다. 그 아래는 자유, 평등, 평화를 위한 여정에 삶을 바친 또 다른 두 명의 인물 사진이 함께 있다. 바로 형의 유지를 받들어 평생 인권과 평화를 위해 활동한 정치가 동생 로버트 케네디와 역시 인권운동가이자 사상가, 종교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이다. 이들 셋은 공교롭게도 암살당한 비운의 주인공들이다. 미국은 킹 목사의 탄생일을 1월 셋째 주 월요일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킹 목사의 연설문에는 그의 강력한 자유, 평등사상이 드러난다. 바로 “I have a dream(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이다. 케네디 대통령과 킹 목사의 소망은 모두가 위대한 미국의 사상(Idea)으로 오늘날까지 살아있다. 이처럼 위대한 사상은 국민의 영혼을 빛나게 만든다. 우리에게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반만년 역사의 유구한 홍익인간(弘益人間) 사상이 살아있다. 이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사상으로 우리나라 교육법의 근간을 형성한다. 수많은 외침(外侵)과 국가의 흥망성쇠(興亡盛衰) 속에서도 우리 민족은 한강의 기적을 일구고 2021년에는 드디어 선진국으로 진입했다. 그 바탕에는 변변한 천연자원 하나 없이 오직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에 의한 인재 육성으로 오늘에 이른 것이다. 한마디로 교육은 위대한 홍익인간의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추구한 위대한 사상이다. 그러한 교육이 산업화, 민주화 시대를 겪고 정보화, 인공지능(AI)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흔들리고 있다. 오직 물질문명에만 몰입한 천민자본주의 시대를 살면서 영혼 없는 교육으로 경쟁에서 이긴 자만이 모든 것을 독점하는 제로섬(Zero sum) 사상으로 무장한 것이다. 역사상 수많은 인류는 공존하지 못하여 절멸(絶滅)한 역사를 보여준다. 오직 사피엔스(Sapience)만이 유일하게 생존에 성공했다. 그 바탕에는 공존(共存)의 사상으로 협력했기 때문이다. 빈부의 격차가 날로 심화되는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더불어 잘 사는 공존사상이다. 자신들만의 성(城)을 쌓은 채 살아가는 상류 집단은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안간힘을 쓴다. 한때 모 방송사의 ‘SKY캐슬’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현실은 여지없이 민낯을 드러냈다. 보다 성공하고 잘살아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이 sky(하늘)로 치솟는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그에 대한 강력한 수단으로 교육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이제 건너갔다. 자식들이 부모의 세대보다 더 잘 살 수 없다는 보도도 있다. 현 정부는 국정의 3대 과제로 교육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성취하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 학교 교육부터 혁신해야 한다. 수업 시간에 잠자는 학생이 없는 학교, 경쟁보다는 이해하고 배려하며 공존하는 학교, 교권과 학생 인권이 조화를 이루어 즐겁고 행복한 학교, 학생의 선택권이 존중되는 학교, 학생의 실수와 실패를 응원하고 잠재력을 계발하며 미래의 역량을 길러내어 ‘괄목상대’한 인재를 육성하는 학교, 아침에 가장 먼저 등교하고 싶은 학교, 교사가 교육하는 것에서 최고의 보람을 얻는 학교, 학부모가 신뢰하고 기꺼이 참여하는 학교, 민주적인 운영으로 물 흐르듯 소통하는 학교, 다양한 토론과 질문이 활성화된 수업을 하는 학교 등등 이것이 우리가 이뤄야 할 학교 교육혁신의 시대적 소명이다. 우리에게는 꿈이 있다. 그 꿈은 다시금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사상인 홍익인간을 육성하는 학교를 교육의 터전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 교육, 포스트코로나 시대인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現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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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26
  • [오피니언리더스] 부산 알로이시오초등학교 이정애 교사,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보편화되는 시대가 되기를"
    [교육연합신문=유재관 기자] 부산 알로이시오초등학교 이정애 교사는 부산교대를 졸업하고 일본 문부성 초청 교원 연수생으로 선발돼 국비 장학생으로 일본 유학을 다녀왔다. 일본에서는 외국에서 전학 온 자녀들을 위해 별도의 수업이 개설돼 있었는데, 그 경험에서 다문화 교육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됐으며, 일본인 외할머니로부터 한국인들에 대한 차별과 멸시를 직접적으로 듣고 자란 경험으로 인해 결혼이주여성들, 즉 다문화 여성들을 이해하고 도와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귀국 후 동부산과 서부산의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들과 결혼이주여성, 원어민 강사들을 만나 주말 영어 교육 봉사활동을 시작하는 등 비영리 단체를 통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중도입국자들의 사회적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써왔다. 이정애 교사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교육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다문화 교육의 요람’으로 대안학교와 평생교육원 설립 등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어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중도입국자들이 유입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문화 사회에서는 다양한 인종, 문화, 언어, 식습관 등이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적절한 지원 없이 적응하게 된다면, 사회적인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나 지자체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정책과 지원체계를 구축함으로 다문화 교육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 분야에서는 교사들의 다문화 교육에 대한 교육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학생들이 자신의 문화와 언어를 보존하면서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는 적극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문화와 언어를 존중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과 인프라를 강화하고, 이를 위한 예산과 인력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다문화 가정의 부모들에게는 교육, 일자리, 심리상담, 의료 등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상담 및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예산과 인력을 마련해야 한다. 이정애 교사는 우리 사회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보편화되는 시대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다문화 사회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보다 평등하고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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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24
  • [기관탐방] 부산진구자원봉사센터, "신나는 자원봉사를 위한 놀이터"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자]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전포동에 위치한 부산진구자원봉사센터(센터장 김향미)는 단순한 단체가 아닌 하나의 커뮤니티이다. 약 10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함께하고 있으며,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나를 설레게 하는' 자원봉사의 대표기관이다. 자원봉사를 하고자 하는 시민과 도움을 주고자 하는 단체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하며 자원봉사 문화가 명품도시로 성장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자원봉사법 제19조에 의해 설립된 부산진구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 교육 및 홍보, 자원봉사자 네트워킹, 활동 인정 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주민주도형 공동체 강화사업으로 안녕 캠페인 '안녕 우리 마을회관', 부산진구 자원봉사 캠프, 1인 가구 지원 사업인 '더하여 함께 프로젝트', 환경교육 봉사단인 '부산진(鎭) 그린레인저', '탄소중립 캠페인', 신한은행 부산-울산본부와 함께하는 '전통시장 런닝맨'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진구자원봉사센터는 신나는 자원봉사의 놀이터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지역사회를 돕고 싶거나 더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면 부산진구자원봉사센터가 도와줄 것이다. 환경교육부터 1인 가구 지원까지 지역사회 생활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진구자원봉사센터는 좋은 일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활기찬 커뮤니티로서 친구를 사귀고, 경험을 공유하며, 변화를 만들어가는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활동과 이벤트가 다양하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배울 수 있다.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성장하는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고 싶다면 지금 바로 부산진구자원봉사센터 회원으로 등록하면 된다. 쉽게 참여할 수 있고 보상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다. 노련한 자원봉사자든 이제 막 시작한 자원봉사자든 이 흥미진진한 자원봉사의 놀이터에 여러분을 위한 자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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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23
  • [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살면서 의도적 착각이 필요한 이유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최근에 타고 다니던 경차를 팔고 중고로 대형차를 한 대 구입했다. 경차를 구입하던 당시에는 출퇴근 거리가 10분밖에 되지 않았는 데다 하루 평균 운전거리가 10km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경차를 타고 다녀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하루 평균 100km 이상 차를 타고 다니고 아들도 점점 자라다 보니 안전상의 문제로 부득이하게 차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1인 차주였다. 무사고에 외부도 내부도 깔끔했다. 10년이 훌쩍 넘은 중고차였지만 키로수는 10만이 채 되지 않았고, 대형차에서만 맡을 수 있는 가죽냄새가 풀풀 풍겼다. 나름 중고차 시장의 영업 상술이겠지만, 폴폴거리며 타고 다니던 경차에 비하면 경주마 수준이었다. 간단하게 차량을 점검한 뒤 계약서를 쓰고 차를 몰고 나왔다. 2년간 손과 발이 되어 주던 경차는 매매상사에 넘겼다. 매매상사 대표님은 "타이어들이 F1 타이어 같네요."라고 이야기했다. 새로 구입한 자동차는 역시 중고로 구입한 경차를 구매할 때의 가격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 크다면 큰돈이고 작다면 작은 돈이지만, 자동차를 구매하는 데 있어서 2~300만 원 차이는 그리 큰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났다. 안전, 정숙성, 오래된 자동차이긴 하지만 고급진 인테리어, 구매 당일까지 딜러조차도 몰랐던 구식 선루프, 게다가 오늘 이야기하고픈 심리적인 여유까지. 지난해 11월에 공저가 계약되었다. 함께 원고를 쓴 분들은 사회적으로 꽤 성공하신 분들이었고, 먼발치에서 바라보아야 할 만큼 훌륭한 분들이었다. 또 다른 공저도 2권 준비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쓰고 있는 저서도 최종 퇴고 중이라 출간을 준비 중이다. 소설을 정리하는 작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고, 모든 게 순조롭게 풀려나가고 있다. 이렇게 여유로운 하루하루를 지내면서 느껴지는 행복과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소망으로 마음을 가득 채우는 것을 느낀다. 때로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때로는 자기기만으로 가득 찬 마음으로 100만 부가 팔리게 될 소설책을 쓰고 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지만, 그러나 매일 아침 집 앞에 놓여 있는 경차를 보고 있노라면 묘한 기분이 들었다. 먼 훗날 마주하게 될 다양한 분야에서의 성공과 성취에 대한 믿음, 그리고 확신은 어느 순간부터 흔들리지 않았다. 요동은커녕 작은 미동조차 느끼지 못했다. 다만 묘한 기분은 감출 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 고유가 시대를 넘어 전기차가 도래하는 시대에 유류비 핑계로 경차를 타고 다닌다고 말은 했지만, 경차는 내 마음의 그릇을 보여주는 듯했다. 지난겨울에는 배터리가 7번이나 방전되어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무료 시동서비스를 다 쓰고 난 뒤에야 비로소 배터리를 교체했다. 퇴근길에 아들을 무사히 집까지 데리고 와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진 경차였지만, 매매상사 대표님이 "타이어들이 F1타이어 같네요."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타이어 교체를 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맞벌이를 하다 보니 크게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었건만, 과거의 힘들었던 경험들의 영향 때문에 뭉텅이로 돈이 빠져나가야 하는 부분들 앞에서는 주춤할 때가 많았던 탓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깔끔한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서류가방을 들고 나와서 F1타이어에 버금가는 낡아빠진 타이어를 4짝이나 장착한 2012년식 경차를 타고 장거리 출장을 가는 모습은 누가 봐도 우스웠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경차를 구입한 뒤로 어지간해서는 양복을 입고 다니지 않았다. 뭔가 구색이 맞지 않고 어색하다고 느낀 것이었다. 20대 중후반부터 늘 양복을 입고 다녔지만, 30대 중후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는 철부지 대학생처럼 입고 다녔다. 편하다는 이유였지만, 사실 마음의 한 귀퉁이에서는 또 다른 속삭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출퇴근용이라는 핑계, 유류비 아낀다는 핑계는 그만해. 솔직해지자고. 괜히 차 바꿨다가 할부금 못 낼까 봐 두렵고, 경차보다는 승용차가 돈 많이 들 것 같으니까 겁나는 거잖아. 안 그래? 그럼 그냥 편하게 입어. 겉만 번지르르하게 양복 입으면 뭐 해? 경차 타고 다니잖아.' 경차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주차도 편하고, 주차료도 저렴하고, 보험료도 저렴하다. 다소 위험하다는 것만 제외하면 모든 게 장점 투성이다. 다만 신학과 인문학의 경계선 사이에 서서 학문이 주는 오묘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오랫동안 탐구하고 연구하며 살아온 나에게 있어서, 낡아빠진 경차는 가정경제에 대한 무관심과 막연한 두려움으로 말미암은 결과였다는 것 만큼은 부인할 수 없었다. 2023년을 결단의 한 해로 만들겠다고 다짐한 뒤, 하루 만에 차를 바꿨다. 차를 바꿔야겠다. 언제 바꾸지? 내일 바꿔야겠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바꿨다. 2023년이 시작된 지 불과 보름밖에 되지 않았지만, 차를 바꾼 것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내가 한 일들 중에서 가장 잘한 결단 중 하나였다고 확신할 정도로 훌륭한 선택이었다. 어쩌면 의도적 착각인지도 모르겠다. 작년에도 나는 책을 썼고, 글을 썼고, 강의를 다녔고, 육아를 했고, 사업을 키워나갔다. 자동차가 바뀌었다고 해서 삶이 크게 달라진 건 별로 없다. 그러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을 해야 할 때 빠른 결단이 가능해졌고, 이전보다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자세가 만들어졌다는 점은 달라진 점이다. 무엇보다 매일 아침 먼지투성이의 경차를 마주할 때마다 느껴지는, 딱히 콕 꼬집어 이야기할 수 없는 그런 기분도 사라졌다. 출고된 지 10년도 넘은 중고차의 낡은 가죽시트에서는 퀴퀴한 냄새보다 고급 가죽냄새가 난다. 싸구려 가죽냄새와도 거리가 멀다. 이것도 나만의 착각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놀랍게도 엄청나게 성장할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강한 확신을 내 마음에 심어주고 있다. 덕분에 나는 2년 뒤인 2025년 1월에 대형 세단으로 바꾸기로 결단할 용기를 얻었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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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23
  • [오피니언리더스] 손재호 부산진구의원, “지역의 필요를 대변할 것”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자]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의회 손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역 복지와 안전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헌신하는 그의 최근 의정활동은 지역 주민과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손재호 의원의 주목할 만한 성과 중 하나는 부산진구에서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연지동에 ‘성지종합복지관’을 착공한 것이다. 2019년 김영춘 前국회의원이 확보한 특별교부세 10억 원으로 가능해진 이 센터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필수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시설이 지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손 의원은 지역복지에 대한 노력 외에도 교통안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연지초등학교 후문과 그 앞 주택가 주차장 사이의 간격이 좁아 교통사고 위험이 있다는 민원을 접수한 손 의원은 직접 현장에 나가 학부모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그 결과 부산진구청 관계자의 신속한 행정 처리에 힘입어 도로 보수 공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손 의원은 부산진구 어린이 통학로 교통안전을 위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발의해 안전복지위원회에서 약 1시간 30분의 심의끝에 지난 2월 16일 어렵게 통과됐다. 개정안은 어린이 통학로에 대한 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조항을 신설하고, 관련법령에 따른 '어린이통학로'의 정의를 보완해 어린이가 집에서 학교 등 교육시설로 이동하는 전 구간에 대한 안전대책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손 의원의 안전에 대한 헌신은 도로를 넘어 연지동 래미안 아파트 재개발이 아파트 주변 주민들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되지 않도록 하고, 사업 완료 시까지 안전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주민 안전을 위한 반사경 2개 소와 과속방지턱이 설치됐고, 등하교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적절한 관리가 이뤄졌다. 손재호 의원은 2023년 부산진구 새해 회기가 시작되자 5분 발언을 통해 재개발 인가부터 준공까지 전 과정을 철저히 관리-감독할 것을 다짐했다. 부산진구의 복지와 안전 향상을 위한 손재호 의원의 부단한 노력과 지역 주민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주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그의 헌신은 모든 공직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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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니언리더스
    2023-02-23
  • [육우균의 깨봉 칼럼] 생각의 수렴(은유로 정의하기)
    [교육연합신문=육우균 교육국장] ‘침대는 과학이다’라는 은유적 표현은 ‘침대-과학’의 배치가 침대가 더 이상 가구(영토화)가 아니라(탈영토화) 이제 잠을 잘 자게 하는 과학적인 원리로 재영토화된다. 이처럼 사고는 은유에서 비롯된다.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멀면 멀수록 사유의 깊이 또한 무제한으로 확대된다. 그렇기에 은유적 표현을 잘하려면 낯선 것, 다른 것, 혹은 잡종(하이브리드)들과 접속해야 한다. 친숙한 것들과의 만남은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인간이라는 존재도 본래 낯선 것과의 만남 속에서 성장한다. 낯선 환경과 만나고 그 낯선 이물질들이 나에게 질문을 하게 만들고, 동시에 그 낯섦 속에서 문제의 답을 찾는 것이다. 또한 은유는 사물이 가지고 있는 본질을 더 확연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장치다. 은유의 연결은 그 본질을 알아야 연결 관계가 맺어진다. 관계맺기가 은유의 핵심이다. 관계를 볼 수 있으면 맥락을 보는 것이고, 그것은 본질에 다가가는 지름길이다. 은유적 표현은 나만의 유일한 것이라 나만의 색깔을 갖는다. 따라서 은유적 표현은 남이 흉내낼 수 없다. 은유는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언어의 마술이다. 은유로 정의한다는 것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사물의 핵심 정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왜 A=B지?’하고 그 이유를 생각해 볼 때 생각의 힘도 길러진다. 커다란 지적 쾌감을 준다. 마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었을 때 느끼는 감흥처럼. 그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옛날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는 천재의 속성에 관한 은밀한 비밀을 엿보게 하는 말을 그의 저서 『시학』에서 살짝 흘려놓았다. “이것만은 남에게 배울 수 없는 것이며, 천재의 표상이다. 왜냐하면 은유에 능하다는 것은 서로 다른 사물들의 유사성을 재빨리 간파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즉 은유는 유사성을 통해 ‘보편성’을, 비유사성을 통해 ‘창조성’을 드러내는 천재적인 생각의 도구다. ‘책은 도끼다.’ 할 때 ‘책’과 ‘도끼’는 그 쓰임이 다르다. 다를수록 융합적 사고가 된다. 즉 차원이 다른 두 물건(물질)이 섞여 다시 태어난 것은 매우 좋은 창조물이 된다. 이렇게 차원의 거리가 멀수록 좋은 창조물이다. 융합적인 글을 잘 쓰려면 ‘은유적 표현’에 능해야 한다. 은유적 표현은 더 넓은 상상력을 요구하며, 더 큰 감동을 안겨줄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보름달이 앞산에 떠오르고 있다. 산에 기대어 시간이 지날수록 부풀어 오른다. 마치 임신한 아내의 배 같다. 따라서 이를 은유로 표현하면 ‘보름달은 임신한 아내의 배다.’가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달은 한 달에 한 번씩 윙크한다.’ 왜냐하면 달은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다시 초승달로 변하기 때문이다. 너무나 재미있는 표현이고, 또한 창의적인 표현이다. 남들이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표현, 나만의 표현, 남과 다른 표현, 그것이 바로 독창적인 표현이고 그것은 은유에서 비롯된다. 그러면 은유로 정의하는 방법을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동백꽃은 봄의 순교자다.’ 란 은유적 표현이 있다. 왜 동백꽃은 봄의 순교자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 의문의 답은 이것이다. 훼절을 거부하고 한 순간 꽃 송이가 툭 져버린다. 천천히 시드는 법 없이, 생의 절정을 제 무덤으로 삼는다. 바람 부는 어느 봄날을 기다렸다 그 찰나에 결연히 제 몸 전부를 맡긴다. 얼마나 열렬한 믿음의 생애였기에 그 선홍빛은 돌아보지 않고 외마디로 지는 걸까? 『이 한 줄의 가사』 (이주엽) ‘길은 안전한 위험이다.’라는 은유적 표현이 있다. 왜 길은 안전한 위험이 될까? 그 의문의 답은 이것이다. 길은 이미 남이 닦아놓은 것이다. 그 길로 가면 안전하다. 쉽고 빠르다. 그러나 위험하다. 고정관념에 매이게 된다. 결국 인생의 길이란 자신이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남이 만들어 놓은 길을 수동적으로 가는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내가 나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남이 개척해 놓은 길은 안전하지만 고정관념 때문에 새로운 곁길이나 길섶, 갓길은 제대로 보지 못한다. ‘얼어붙은 고정관념을 깨라’고 카프카는 말했다. 그것을 깨는 도끼는 바로 책(독서)이다. 그래서 “길은 안전한 위험이 된다.” ‘성직자는 쓰레기통이다’ 왜 그럴까? 마음의 욕심이 차면 비우기 때문에, 또는 세상의 쓰레기를 받아주는 사람이라서, 또는 평상시에는 성직자를 본체만체 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다쳐 아파할 때 꼭 필요한 사람이라서 마치 쓰레기통 같다고 하는 것이다. 이유를 알고 나면 ‘성직자는 쓰레기통이다’ 라는 말이 매우 참신한 표현임을 깨닫게 된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오직 나만의 표현이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예술적 천재들이란 공감각적 변이를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공감각은 감각끼리의 변화 과정, 즉 ‘-되기(化)’다. 들레즈에 의하면 의미는 주관 속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사물들이 서로 접속하면서 만들어진다고 보았다. 즉 사물들의 접속에 따라 생성된다는 것이다. 생성이란 무에서 유가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어떤 것이 다른 것으로 ‘되는 것’, 또는 ‘-되기’인 것이다. 어떤 공이 있는데, 그것이 ‘공 – 발 – 네트’와 계열화되면 ‘축구공’이 되고, ‘공 – 발 –넘어가는 네트’와 계열화되면 더 이상 ‘축구공’이 아닌 ‘족구공’이 된다. 또한 ‘공- 손-그물달린 링’으로 계열화되면 그 공은 ‘농구공’의 의미를 지닌다. 이처럼 하나의 공이 어떤 항과 배치되느냐에 따라 공의 의미는 달라진다. 즉 다른 이웃을 만나면 다른 공이 되는 것이다. ‘-되기’는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 접속하여 또 다른 의미를 갖는 것을 말한다. 하나의 감각이 다른 영역의 감각을 일으키는 것으로 예를 들면 <시각 + 청각>이 청각의 시각화가 되는 것,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와 같은 표현을 말한다. 음악에서는 청각적 감각을 시각적인 것으로 바꿔주면 되는데, 백남준의 ‘다다익선’이란 작품이 그것이다. 미술에서는 음악과는 반대로 시각적인 감각을 청각적 감각으로 바꿔주면 된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풍덩」이란 작품이 그것이다. 이런 활동을 잘해야 예술 분야에서 천재란 말을 듣는다. 이런 공감각적 심상은 흔히 시에서 많이 사용된다.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든지 “웃음소리가 꽃잎처럼 흩어져 있다”.와 같은 예이다. 이처럼 은유적으로 어떤 개념을 정의하면 언제든지 글을 쓸 때 바로 써먹을 수 있다. 왜냐하면 A=B에서 ‘왜 A는 B인가?’ 하는 ‘이유’를 밝혀주면 그것이 곧 시가 되고 수필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단어를 개념 해체적 질문을 통해 새롭게 정의하면 자기만의 새로운 표현을 할 수 있게 된다. ‘소금’을 예로 들어보자. 소금은 바닷물과 햇볕으로 잉태된 아이다, 소금은 죽음으로 거듭난 보석이다, 소금은 죽은 후에 남은 흰 사리다. 소금은 물의 뼈다. 소금은 물의 흰 석류다. 소금은 바다의 상처요, 아픔이요, 눈물이다. 소금은 생명을 살리는 신비의 약이다. 소금은 부패를 허용하지 않는 짜디짠 영혼의 말씀이다. 이런 은유적 표현들이 시의 시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시를 ‘은유의 보석상자’라 하지 않던가. 시를 쓰려면 맨 처음 은유부터 익혀야 하는 이유다. 은유는 움직이는 사유다. A에서 B로 건너가기다. 언어의 감옥인 사전에서 ‘건너간다’는 의미는 질서화를 무질서화 한다는 의미다. 억압에서 자유로 이동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려면 먼저 언어의 감옥에 갇혀있는 단어들(사전 속에 억압되어 있는 단어들)을 해방시켜야 한다. ▣ 육우균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교육연합신문 교육국장 ◇ 前중앙일보 공교육 논술자문단 자문위원 ◇ 前중등교사 임용시험 채점위원 ◇ 前영흥고등학교 교감 ◇ 前인천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교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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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19
  • [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인생의 턴오버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지난주 오케스트라에서 신년 음악회로 차이코프스키 심포니 5번을 연주했다. 해가 바뀌고 2월도 어느새 중반을 향해 달려가지만, 얼마 전 우리나라의 명절인 구정이 지난 뒤라 이제 정말 본격적인 새해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겠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은 일곱 곡이 있는데 그중 번호가 붙은 건 여섯 곡, 그리고 그중에서도 5번 교향곡은 6번 교향곡과 더불어 정말 많이 연주되고 사랑받는 곡 중 하나이다. 차이코프스키는 4번 교향곡까지 완성하고 거의 11년 만에야 5번 교향곡을 발표했는데, 그 11년 동안 주로 유럽으로 연주 여행을 다녔고 작곡도 했지만 주로 오페라를 썼다고 한다. 그 시기 차이코프스키가 썼던 편지들을 보면 교향곡을 작곡하는 것에 내심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11년 만에 세상에 나온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내적 우울과 갈등이 녹아 있는 것만 같고 마지막 악장으로 갈수록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것도 같다. 1악장부터 마지막 4악장까지 반복되어 나오는 주 멜로디는 너무나 아름다워 대중음악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우리가 잘 아는 가수 민해경의 노래에도 이 멜로디가 나오니 말이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지휘로 초연되었는데 당시 대중들에겐 인기가 좋았지만, 비평가들이나 차이코프스키 자신까지도 별로 맘에 들어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인기도 더해지고 지금 우리들에겐 너무나 아름다운 곡으로 연주되고 있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지만 시간은 누군가에겐 약이 되기도 하고, 시간과 더불어 더 단단해지기도 한다. 차이코프스키도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교향곡을 쓰지 못했던 데에는 나름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거기에 그가 원래 갖고 있는 우울한 기질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생각의 꼬리들이 우리를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것조차 더디게 만드는 날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시간은 잠시도 기다려주지 않고 흘러만 간다. 물론 차이코프스키도 다른 장르의 곡들을 작곡하고, 연주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다 보니 1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 버렸겠지만, 어쨌든 11년 만에 세상에 내놓은 교향곡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 그 또한 여러 생각으로 자신을 괴롭혔을 것이 뻔하다. 사람의 피부는 일정하게 턴오버 주기를 갖는다고 한다. 그래야 묶은 각질이 탈락되고 새로운 피부가 재생된다는 것이다. 묶은 각질이 제때 탈락되지 못하고 노폐물과 함께 쌓이다 보면 피부에 문제가 생긴다. 우리 인생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탈락되어야 할 각질도 때가 되기 전까진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다 필요한 존재다. 우리의 삶에서 언젠간 버려져야 할 어떤 것들도 지금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신의 섭리가 참으로 놀랍다. 지금의 고통과 아픔, 힘든 여정이 언젠가는 탄탄한 장벽이 되어 우리 삶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에는 인생의 턴오버 과정이 담겨 있는 것만 같다. 새로운 피부가 재생되기 위해서 지금의 상처는 결국 아물고 각질이 되어 탈락할 것이다. 비록 여러 원인으로 인해 재생 주기가 길어질 수도, 또는 짧아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삶은 피부의 턴오버 주기처럼 재생을 반복할 것이다. 겨울에서 봄을 향해 가는 지금 이 계절에 수많은 생각의 먼지들이 쌓이고 있다면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을 흥얼거리며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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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19
  • [오피니언리더스] 애니카랜드 부산구서점 김병용 대표, '가스통 모금함'에 이웃 사랑의 마음을 쌓는다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자] 부산광역시 애니카랜드 구서점(대표 김병용)은 일반적인 정비 서비스센터가 아니다. 부산 금정구 구서1동에 위치한 이 곳은 아버지 김영수 기능장으로부터 시작해 지역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는 방식이 특별하다. 1년 동안 가스통으로 만든 모금함에 타이어 수리비를 모았다가 새해에 상자를 열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성금을 기부한다. 서비스센터 내에 LPG 가스통으로 만든 기부함을 설치해 고객이 타이어 수리비를 넣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타이어 수리비가 자연스럽게 지역사회를 돕는 기부금이 된다. 가스통 기부함은 1년 동안 모금된 금액이 얼마인지 아무도 모르게 닫혀 있다가 새해가 되어서야 열린다. 그러면 그 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쌀을 사는 데 사용된다. 김병용 대표는 남다른 나눔 실천으로 고객들의 존경과 찬사를 받고 있다. "펑크 난 타이어를 고치고 1년 동안 모아둔 돈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그는 “이 돈을 취약계층 가정에 전달해 지역사회에 훈훈한 온정의 파급효과를 일으켜 달라.”고 당부했다. 애니카랜드 구서점의 고객 만족을 위한 노력은 단순히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고객과 지역사회를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과 끊임없는 환원을 위한 노력은 그들의 가치를 증명한다. 애니카랜드 구서점에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들은 뛰어난 서비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하는 '애니카랜드 구서점'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기업이 이윤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 요즘, 애니카랜드 구서점은 기업이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많은 비즈니스가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 고객 만족과 지역사회 봉사를 우선시하는 비즈니스 윤리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아름다운 사회 분위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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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18
  • [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5년을 결단하다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지난 2022년 12월 22일에 구매한 책이 있다. 한국영상대학교 하우석 교수가 쓴 <내 인생 5년 후>라는 제목의 이 책은 흔한 자기 계발서임에도 묘한 즐거움이 있었다. 나의 의지대로 미래를 창조해내고 예견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였을까, 1주일 사이에 3번을 탐독했고, 신년에 들어서서 4번째 읽고 있다. 그리고 천천히 5년 계획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금부터 5년 후 당신의 모습을 떠올려보라. 그때도 지금과 같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매달려 있다면 어떻겠는가? 그것보다 더 큰 두려움이 있겠는가? 5년 후에도 뻔한 삶을 살고 있다면 모골이 송연해지지 않겠는가? -내 인생 5년 후 30p, 하우석, 다온북스 Determination이라는 단어가 있다. 확고한 투지, 혹은 공식적인 결정 등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또 다른 뜻으로 "결단"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정적인 판단을 하거나 단정을 내림'이 결단의 사전적 의미다. 결단이라는 단어를 처음 생각하게 된 것은 2015년 무렵이었다. 사전적 의미를 모르는 것은 아니나, 습관적으로 결단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분들을 만난 게 그때였다. 사업상 만나는 분들이었는데, 매 순간 결단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하셨다. "우리 결단합시다." "지금부터 결단하시고 시작하시죠." 이런 식의 대화가 자주 이어졌다. 의기투합해서 뭔가 결과를 만들어내자는 식의 대화는 참 좋았으나 무엇을 어떤 식으로 결단해야 하는지 몰랐다. 마냥 어린아이는 아니었음에도 딱히 결단이라는 단어를 잘 사용할 만한 나이도 아니었고, 결단해서 얻어지는 게 뭔지도 모른 채 그저 결단만 외치는 것도 어색했다. 그렇게 7, 8여 년의 시간이 지나갔다. 그러다 마흔을 바라보게 되는 2023년을 시작하면서 결단이라는 단어를 곱씹어보게 되었다. 결단을 내리지 않고 지낸 시간은 결국 후회와 아쉬움으로 남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작은 결단이라도, 그리고 설사 그 결단이 무의미한 것이라 할지라도 기억에 남는다는 사실 역시 깨달았다. 울산에서 밀양에 있는 회사까지 출근거리는 정확히 편도 50km다. 직선도로라서 뻥 뚫려 있지만,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간혹 집안일이나 개인 사정으로 늦을 때가 있다. 평소 같았으면 음악도 듣고 좋은 강연도 들으면서 가겠지만, 그런 날에는 오직 운전에만 정신을 집중한다. 그리고 정시에 도착한다. 과속은 결코 옳은 행동이 아니다. 차라리 지각해서 눈총을 받더라도 정속 운전하는 게 안전하다. 다만 기운이 빠지거나 목표의식이 흐릿해질 때마다 그때의 작은 결단을 생각하며 복기한다. 책을 읽는 것도 그렇다. 이 책이 참 마음에 든다, 하고 생각이 들면 빠른 시일 내 3번 정도 정독한다. 처음 읽을 때 좋은 구절이나 내용은 빨간색 펜으로 밑줄을 죽죽 긋는다. 두 번째는 파란색 펜으로, 세 번째는 까만색 펜으로 긋는다. 그렇게 최소 3번 정도 읽고 나면 책을 쓴 저자의 마음이 느껴져서 처음 읽을 때와는 다른 깨달음이 있다. 그리고는 틈이 날 때마다 꺼내 읽으면서 새로운 정보들을 얻는다. 집중해서 3번 내리읽어내는 것, 모두 집중과 몰입, 즉 결단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습관이다. 그냥 좋은 책이겠거니, 하고 읽다가 중도에 포기해버린 경험들이 나에겐 얼마나 많았는지! 그런 작은 결단들, 결심들, 올바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겼을 때, 그 결괏값은 다소 미미하더라도 마음에 남는 울림은 절대 미미하지 않았다. 무언가 성과를 냈다는 즐거움과 쾌감이 적잖은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책을 한 권 다 읽어냈을 때의 즐거움, 어렵던 문제를 하나 풀어냈을 때의 즐거움 못지않은 재미들이 결단으로 말미암은 결과에서 만들어졌다. 그러고 보면 매 순간은 결단의 과정이었다.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다 보면 의미 없는 시간이 흘러갔다.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다 보면 아무런 결과가 없었다. 그러나 결단하면 다음 행동은 쉬워졌다. 결단은 생각을 단순화시키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마음에 없던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큰 소리로 "아자아자! 할 수 있다!"하고 외치는 행위보다는 Let's do it 혹은 Just do it에 가까웠다. 그게 무엇이던 지간에 말이다. 사업에서의 성장, 자기 성장, 자아 성찰, 그 무엇이든지 결단의 과정이 있으면 쉬워졌다. 결단한다고 해서 좋은 성과가 나오는 것만은 아니었다. 최근 요리에 관심이 생겨서 고객들에게 선물할 겸 쿠키를 구워봤는데, 작은 상자 2개 분량의 쿠키를 굽는 데 5시간이 걸렸다. 과정 자체는 쉬웠으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다. 집안은 온통 버터와 쿠키 냄새로 난장판이 되었고, 설거지와 빨래는 한 소쿠리나 나왔는 데다, 아들이 한 손에는 티라노사우루스 공룡과 다른 한 손에는 대머리 공룡 인형을 들고 서서 놀아달라고 보챘다. 하루에 한 번 쿠키를 구워서 고객들을 모집하겠다는 결단이 일주일에 한 번으로 대폭 축소되었다. 역시 결단이 필요했다. 5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결단하게 된 계기는 지인의 추천으로 소개받은 책 덕분이었지만, 그저 책 한 번 읽고 '나도 한 번 해봐야지' 하는 결단으로 시작한 것은 물론 아니었다. 한국나이로 29살, 만 28살에 처음 입사했던 회사는 무역회사였다. 직원수가 200여 명에서 30명 안팎으로 급격히 감소한 중소기업이었다. 작은 중소기업이긴 했지만, 한창 때는 꽤 괜찮은 회사였는지 직원들도 빵빵했다. 사수는 필리핀에서 대학을 졸업한, 토플과 토익 점수가 만점에 가까운 37살의 젊은 차장님이었다. 부장님은 50대의 나이에도 철인 3종경기에 도전하는 분이었고, 주변에는 모두 서울의 내로라하는 대학에서 석박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한 40대 초중반의 과차장님들이었다. 요즘 표현으로 지거국(지방거점국립대) 출신의 내가 어떻게 그런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 의아할 따름이었다. 회사가 어려워서 오래 근무하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도 당시 차장님, 부장님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이후 여러 회사를 전전했다. 보험회사에서도 근무했었고, 자동차 영업도 했다. 밀양에서는 박사학위만 3개를 갖고 있는 겸임교수이자 60억 규모의 정부사업을 관리하는 대표님과 함께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런 과정을 통해, 나는 미래의 내 모습을 봤다. 자기 관리와 클로징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보험이나 자동차 영업처럼 수입의 상한선이 없는 일을 통해 많은 경험들을 만들어갔지만, 성격상 고객을 끌어들이거나 클로징 하는 능력이 없는 나는 애당초 그런 일이 체질상 맞지 않았다.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에서 새로운 경험치들을 쌓는다는 점에서 무척 만족했다.다만 한계는 존재했다. 나쁘지 않게 사는 것 같지만, 별로 원하지 않는 내 미래의 모습을 사는 직장 상사들을 보면서 5년 뒤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내 나이가 50인데, 왜 이런 인생을 살고 있는지 모르겠어.가족이랑 떨어져 살지, 야근 때문에 개인시간은 없지, 집에 가면 아무도 없지. 열심히 살아온 것 밖에 없는데 눈 떠보니 50이야. 시간 금방 가." 함께 근무하는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었다. 5년 후 내 인생을 생각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차근차근히 생각해보게 되었다.39살의 나는 나보다 신체나이가 10년 앞서 나가는 사람과 회사에서 일을 하고, 10년 앞서 나가는 사람들과 미팅을 하며 책을 쓰고, 20년 앞서 나가는 사람들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신체 나이가 10살, 20살 어린 사람들과 교류하고 있다. 동생, 혹은 제자의 관계이지만 언젠가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지도 모른다는 계산에서다. 그리고 그 포지션에 서서 어떤 모습이 가장 인상적인 삶의 형태인가를 가늠하며 나의 롤모델을 찾곤 했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러이 함부로 가지 말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터이니’라는 뜻으로,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로 유명한 서산대사의 한시다.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 5년 인생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길이다. 내 아들이, 내 아내가, 앞서 나가는 아버지와 남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인생의 진북을 결정할 수 있다면 결코 함부로 살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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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18
  • [오피니언리더스] 유영현 부산사하구의원, "공중 보건과 주민의 관심사에 대한 젊은 구의원의 헌신"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자] 진정으로 주민의 안녕을 걱정하는 공직자의 소식은 참으로 반갑다. 최근 지역 주민에게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무료로 제공하는 조례'를 발의해 우수 조례상을 수상한 부산시 사하구의회 유영현 의원(더불어민주당)도 그런 인물 중 한 명이다. 부산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인 유영현 의원은 추진력 있고 패기 넘치는 젊은이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하지만 그가 한국지방자치학회로부터 우수조례상을 받은 것은 사하구민을 위한 헌신적인 봉사 덕분이다. 특히 자궁경부암 사각지대의 심각성을 감안해 '사람유두종바이러스 예방접종 지원 조례'를 발의해 사하구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유 의원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구의원으로서 쓰레기 처리 비용 상승 등 주민들이 우려하는 다른 문제들도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유 의원의 헌신은 정말 칭찬할 만하다. 지역사회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유 의원처럼 열정과 헌신을 보기란 쉽지 않다. 그는 제안을 함께한 사람들을 대신해 수상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유 의원은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집행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주민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의원과 같은 진정으로 주민을 위하는 리더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유 의원의 사례는 젊은이들이 지역사회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한 사람의 결단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 의원의 노력이 다른 의원들에게 유권자의 건강과 복지를 우선시하도록 영감을 주고, 그의 모범을 통해 더 많은 젊은이들이 공직에 참여하도록 장려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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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18
  • [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제육볶음'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 중에 볶음이 많지? 낙지볶음, 멸치볶음, 버섯볶음, 새우볶음 그리고 볶음밥. ‘볶음’은 어떤 재료에 양념을 하여 넓적한 그릇에 볶는 조리법이야. 제육볶음도 있다고? 맞아. 그런데 제육이 뭐지? 돼지고기야. 식용으로 쓰는 돼지고기를 제육이라 한단다. 그러니까 제육볶음은 돼지고기를 고추장 양념에 재워 볶은 요리인 거야. ‘육’이 ‘고기 육’인 줄은 알겠는데 ‘제’가 ‘돼지 제'냐고? 그래. ‘돼지’라는 뜻이야. 원래는 ‘돼지 저(猪)’란다. 앞뒤를 따져보지 않고 마구 덤비는 것을 ‘저돌적’이라 하는데 ‘돼지 저(猪)’, ‘돌진할 돌(突)’로 돼지가 돌진하는 것처럼 나아간다는 뜻이거든. 그런데 ‘저’가 돼지고기로 쓰일 때에는 ‘제’로 발음한단다. 그래서 ‘저육’이라 하지 않고 ‘제육’으로 발음하는 거야. 돼지를 뜻하는 또 하나의 글자는 ‘돼지 돈(豚)’이야. 돼지고기를 돈육(豚肉)이라 하는 이유지. ‘돈가스’의 ‘돈’도 ‘돼지 돈(豚)’이냐고? 그래. 얇게 썬 돼지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기름에 튀긴 음식인데 영어의 ‘포크커틀릿(pork cutlet)’에서 온 말이야. 일본 사람들이 ‘포크’ 대신에 돼지 돈(豚)을 썼고 ‘커틀릿’을 일본어 발음 ‘가쓰레쓰’로 바꿨다가 ‘카스’로 줄였어. ‘돈’에 ‘카스’를 더하여 ‘돈카스’로 이름 붙였는데 그것이 우리나라로 건너와 ‘돈가스’로 불리게 되었지. 삶아서 익힌 쇠고기를 ‘수육’이라 하는 것 알지? 원래는 ‘익을 숙(熟)’ ‘고기 육(肉)’으로 숙육(熟肉)이었어. 그런데 ‘숙육’ 발음이 어렵기 때문에 ‘ㄹ’을 탈락시켜서 ‘수육’이라 발음하게 되었단다. 삶은 고기를 눌러서 물기를 빼고 얇게 저며 놓은 음식을 편육이라 하는데 ‘납작한 조각 편(片)’으로 납작한 조각으로 만들어놓은 고기라는 뜻이야. 고기 튀김에 달고 새큼하게 끓인 녹말 채소 소스를 끼얹은 중국요리가 뭐지? 그래, 탕수육이야. ‘사탕 당(糖)’ ‘물 수(水)’ ‘고기 육(肉)’으로 사탕 물에 적신 고기라는 뜻이란다. ▶복습해 볼까요? 익힘 한자어 제육: 돼지 저(猪) -> 제 + 고기 육(肉) 비슷한 한자 돼지 돈(豚) 활용 한자어 돈육, 돈가스, 수육, 편육, 탕수육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이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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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17
  • [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특별한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은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공저를 집필하는 분 중에 심리학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이 계신다. 우연한 계기로 TCI 심리테스트를 받았고, 꽤 놀랄만한 평가를 받았다. 상담을 진행해주신 교수님은 "전 작가님 점수가 저랑 거의 비슷해요." 하고 이야기하셨다. 두려움 지수는 0에 가까웠고, 인내력과 연대감은 100점에 가까웠다. 대부분의 점수가 평균치의 2배 이상 웃돌았는데, 영성 분야 spirituality는 만점이었다. "사이코패스의 기질이 없는 일반인 수준은 되네요." 하고 농을 던지자 "이런 점수는 일반인이 아니고 특별한 사람인 경우예요."하고 이야기하셨다. 마흔을 코앞에 두고 있는 지금, 주머니 사정은 결혼 초에 비해 전혀 달라지지도, 나아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익숙해져 버린 실패와 둔한 경제적 감각 덕분에 더 나빠졌다. 금융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신용불량자 등급 언저리까지 내려갔다가 지금은 조금씩 올라오는 추세다. 나보다 얼빠진 생각으로 사는 사람이 세상에 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인생이 이렇게 안 풀릴 수가 있는가, 고민하던 시간이 많았다. 꾸준히 사회생활을 해왔더라면 별다른 어려움은 겪지 않았을 것이다. 운명처럼 책도 쓰고 많은 경험을 하긴 했으나, 사업을 한답시고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동안 30대를 흘려보낸 건 사실이다. 당연히 후회는 없다. 다시 30대 초반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왔을 것이다. 아마 더 빨리 튀어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였을까. 지금은 조직생활이 익숙하지 않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고, 나이가 들면서 점차 바뀌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평가는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나의 첫 직장은 무역회사였고, 두 번째 직장은 환경분야 연구소였다. 동료들과 상사들로부터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10년 전에 다녔던 회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직속 상사와는 아직까지 안부를 주고받고 있다. 그러다 다양한 경험을 거치고 난 뒤 다시 시작한 조직생활에서 받은 평가는 별로 좋지 않았다. 일부 조직에서 나를 바라보는 평가는 내 생각과 다르게 흘러갔다. 사람들과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았고, 마음도 잘 흐르지 않았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생각해봐도 크게 미움을 받을 만큼 모난 성격은 아닌 것 같은데, 일부 조직에서의 문화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폐쇄적이었기에 하루도 견디기가 어려웠다. 덕분에 한 달 만에 해고를 당한 곳도 있었다. 놀랍게도 기업가, 사업가, CEO분들과는 상당히 대화가 잘 통했다. 대화의 폭이 넓었고, 대화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큰 사업체를 물려줄 테니 운영해볼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다양한 경험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기회를 보는 눈, 일을 대하는 자세,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등 나의 내면을 채우고 있는 자세는 직장인의 뇌구조에서 벗어나 기업가와 작가의 뇌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에 만들어진 자세였다. 최근 들어 시작한 고전 탐구 모임에서 고전 탐구수업을 참여하는 동안 어마어마한 분량의 플롯과 등장인물, 섬세한 표현력을 갖춘 작품들을 읽고 연구하며 사색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를 지나 고대, 중세, 현대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연구하면서 진정한 자아 성찰의 의미에 대해 심도 깊게 연구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짐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근래 유행하고 있는 심리학 서적의 근간이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 시작된 건 아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인간의 심리를 아주 세밀하게 표현한 부분도 인상적이었고, 전쟁에서의 승리가 인간승리로 연결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알게 해 준 왕과 장군들의 비극적인 파멸도 인상적이었다. 자기 계발과 심리학 서적도 많이 출간되고 있고, 심리학 강연이나 마스터마인드, 멘탈리티 관련 세미나들도 많이 진행되는 요즈음 시대에 그런 강의나 책 보다 이런 고전을 한 번 읽는 것이, 생각하지 않고 배우지 않으면 이해가 안 된다는 점에서, 훨씬 심리학적인 부분이나 멘털적인 훈련에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계는 있었다. 인류 역사와 시대의 궤를 함께 한 대서사시를 읽는다는 지적 허영심이 지독하게 두껍고 난해하기만 한 고전들을 읽게 만든 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대부분 고전들의 마지막 장은 허무하게 끝났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작품들이라는 건 알겠지만, 뭔가 아쉬움은 남는 건 사실이었다. 뭐지? 이게 끝인가? 싶은 마무리, 목침으로 써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두껍고 무거운 데다 엄청나게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로 인한 복잡한 플롯을 갖춘 고전들은, 화려한 커버 디자인과 상당한 비용을 쏟아부은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어버리는 수많은 작품들에 비해 다소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래서 이런 고전이 당대를 대표하는 엄청난 책이었고, 실제로 생각을 많이 한 사람들이 썼을 테고, 그리스의 교과서로 불리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좀 철없이 행동한다 싶을 정도로 보이는 신들의 이야기나 이야기의 잔혹성들이 지금 시대에 비추어봤을 때는, 고전이니까 읽는 것, 일종의 지적 허영심으로 읽어내려는 건 아닐까 하고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시간이 되었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이기는 데 어려움이 따를수록, 이겼을 때의 기쁨도 큰 법이다.” -펠레 pele 축구선수 펠레의 오래전 흑백 영상을 보면 확실히 대단한 선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펠레가 월드클래스로 활약하던 시대와 손흥민, 음바페가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지금 시대를 비교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미 세상은 많이 좋아졌다. 펠레가 월드클래스 축구선수로 활약하던 시대에 비하면 지금은 먹는 음식, 훈련의 다양성, 화려한 스킬이 훨씬 앞서 나갈 것이다. 젊은 펠레가 지금 다시 축구선수로 태어난다면 모를까, 50년 전의 펠레와 2020년대를 사는 음바페나 손흥민의 실력을 비교해본다면 실력 차이는 꽤 많이 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오디세이아와 일리아드보다 크게 마음에 와닿은 책을 꼽으라면 많이 있다. 인생 최고의 책은 레미제라블이었는데 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뒤를 이어서 다양한 작품들이 연결되고, 그렇게 연결된 작품들이 서로에게 다양한 플롯으로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고전이 가진 나름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고전이 가진 이러한 원론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고전이 고전이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고전 탐구수업을 진행하며 우리가 나눈 대화들은 상당히 고차원적인 것이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한 번 읽는 행위만으로 수준 높은 토론은커녕 제대로 이해조차 되지 않는) 고전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간으로 다가왔다. 삶과 죽음의 의미, 부와 명예, 행복의 근원, 아버지와 아들, 참된 용기, 비겁함, 타인을 위하는 이타심과 이타주의 정신 등의 주제를, 고전을 통해 나누고 토론한다는 점에서 얻어지는 것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모임의 특성상 일반적인 독서 토론 모임과는 수준이 달랐고, 참석하는 분들도 대부분 남다른 생각의 깊이를 갖고 있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얻은 것은 사람이나 지식뿐만이 아니었다. 영성 spirituality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삶의 가장 높고 본질적인 부분이며, 진정한 자기 초월을 향하는, 본질적으로 인간의 역동성을 통합하려는 고귀하고 높고 선한 것을 추구하는 삶의 실제”다. 복잡한 설명이지만, 인간의 근간을 이루는 정신의 뿌리이자 생각의 구성요소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종교적인 신념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살면서 만들어진 기질, 성격, 태도는 곧 '실제적으로 그러한 나'를 보여주는 가장 핵심적인 본질, 즉 자아를 의미하는 셈이다. 굳이 학창 시절의 나를 되돌아보지 않더라도, 서른 초반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면 달라진 것을 많이 느낄 수 있다.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똑같은 하루를 맞이하면서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사람들과 보폭을 맞추어 조직생활을 할 때는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내는 것이 당연하게만 느껴졌다. 주변 사람들이 그러한데 나라고 다를 게 뭐 있겠는가. 그러나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늘이 내일과 다르고, 내일과 내년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부지런히 뒤쫓아가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나의 내면 역시 단단해지고 깊어지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놀라운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성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성공하지 않는 게 이상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 훨씬 낫다." 언젠가 어느 강연에서 들은 말이다. 기업의 오너를 두고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하진 않는다. 종교지도자를 두고 특별한 사람이라고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기업가, 종교지도자라고 표현한다. 책을 썼다고 해서 평범한 사람이 특별한 사람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하지 못한 대단한 일들을 일구어냈다고 해서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닐 듯하다. 앞서 언급한 상담 교수님의 말씀처럼,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특별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경험과 기회들을 내면 깊은 곳에 차곡차곡 채워나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아닐까 싶다. 때로 그런 경험과 기회들은 실패라는 이름으로 찾아오기도 하고,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오기도 하며, 때로는 귀인을 통해 얻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살면서 배워나갔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 특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즉, 특별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경험과 기회들을 내면 깊은 곳에 차곡차곡 채워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실패, 어려움, 독서, 때로는 숙명적인 노력을 통해서.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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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17
  • [대한민국 알리기 프로젝트 Fun&Easy Guide to Korea] Hwang Jo Ga
    [교육연합신문=유정희 연재] ◈ 황조가 애니) 유리 왕에게 아내가 여러 명이 있었다는 게 사실인가요? 가온) 네. 두 명이 있었어요. 애니) 왕에게 부인이 여러 명이 있는 건, 나쁜 거잖아요? 가온) 아니요. 그 반대에요. 자손을 많이 낳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부인들이 항상 서로 사이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유리 왕도 부인 중 한 명을 그만 잃게 되었어요. 애니) 무슨 일로요? 가온) 부인들이 서로 싸웠거든요. 그래서 그들 중 한 명이 중국으로 돌아가 버렸어요. ◈ 역사돋보기 황조가는 꾀꼬리가 다정하게 있는 것을 보고 사랑하는 임을 잃은 슬픔을 표현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정시로 알려져 있어요. 그전까지 사람들은 집단적 서사시를 만들어 제례 의식 때에 불렀어요. 이 시의 또 다른 해석으로는 토착민인 화희와 중국인이었던 치희의 싸움을 두 종족 간의 대립으로 보고, 유리왕이 화해시키려다 실패한 것이라고 보는 설도 있어요. 유리왕은 고구려를 세운 주몽의 아들로 재위 기간은 BCE18~CE18년이에요. ▣ 지은이 유정희 ◇ 국제교류문화진흥원 원장 ◇ 마리이야기 대표 ◇ 융합관광콘텐츠학회 국제학술대회위원장 ◇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이사 ◇ 저서 《Fun & Easy Guide to Korea》, 《담덕이야기》, 《궁파이야기》,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 펴낸곳 응용한국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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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재
    2023-02-17
  • [오피니언리더스] 치킨집 사장님이 부산진구 사회복지공무원이 된 사연은?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자] 웰빙치킨으로 유명한 브랜드 '오븐에꾸운닭' 부산 초읍연지점 김경희 대표가 부산진구 연지동 '우리동네희망복지사'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위촉된 후 꾸준히 지역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김경희 대표의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위촉은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에 지속적으로 치킨 쿠폰을 후원하는 등 잇따른 선행에 따른 것이다. 김 대표는 "부산 진구 연지동, 우리 동네 희망복지지원단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임용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평소 작은 이윤이라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앞으로도 지역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에 대한 김 대표의 헌신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지역 자선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를 해왔고,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열매 프로그램에도 꾸준히 참여해왔다. 이 프로그램은 저소득층 가정에 식사 및 기타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김 대표는 '치킨쿠폰 후원'을 통해 이 프로그램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븐에꾸운닭 초읍연지점은 사회 복지에 대한 헌신도 인정받고 있다. 오랜 기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전통을 이어왔고 부산에서 다양한 자선 활동을 후원해왔다. 김 대표의 위촉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기업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이다. 또한 작은 친절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명예사회복지 공무원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 김경희 대표는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는 등불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복지에 대한 헌신과 지역 사회에 대한 그녀의 헌신은 노력과 헌신, 그리고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의지가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빛나는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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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니언리더스
    2023-02-17
  • 다문화 대안교육기관 부산아시아공동체학교를 가다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자]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학교, 부산 아시아공동체학교(교장 박효석)를 다녀왔다. 다문화 학생이 늘어나자, 한국 교육도 변화를 맞이했다. 대안학교, 다문화 학교, 한국어 교실 등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실이 전국 곳곳에서 늘어나기 시작했다. 부산 ‘아시아공동체학교’는 다문화 가족 학생들이 다니는 대안학교다. '국내 최초의 다문화 학교'로 현재는 한국 학생들과 다문화 학생들이 다니고 있으며, 그 중 90% 이상이 다문화 학생이다. 개교 초기에는 학력 인정이 되지 않았지만 박효석 교장과 교사 및 학생들의 노력으로 현재는 초, 중, 고등학교 졸업 학력을 인정받고 있다. 교육과정은 다른 학교들과 비슷하나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등 외국어 교육의 비중이 높다. 외국어 과목을 개설한 이유는 한국인에겐 외국어인 이 언어도 누군가에게는 모국어이기 때문에 자신의 문화를 잊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문화도 존중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물론 한국어를 가르치는 수업도 있다. 학교가 2011년 옛 배정초등학교의 자리로 옮긴 후 황량한 학교 건물을 학생 스스로 가꾸어 나갈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이 담긴 문화 공간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학생들이 비어 있던 교실을 출신 국가별로 9개국 대사관으로 만들어 각 나라의 특색을 살린 문화공간으로 꾸몄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낸 결과 제과제빵(러시아) 인문학(멕시코) 영화영상 제작(미국) 북카페(베트남) 흙공예 미술(케냐) 생활체육(중국) 비보이와 밴드(페루) 디자인(일본) 국제어린이집(필리핀) 등 다양한 콘셉트의 대사관이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배움을 원하면 학교 측은 교사를 섭외하는 등의 도우미 역할만을 했을 뿐이라고 한다. 이렇게 학생들이 배우고 익힌 다양한 문화와 지식은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교류 활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례로 제과제빵 기술을 익힌 학생들이 빵을 만들어 지역의 소외계층에 나눠주고 있다. 현재 제빵 프로그램은 지역 내 주민들까지 참여해 학생들에게 배우는 교류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 이곳에는 부산 지역 일반 초·중·고교 학생이 자율적으로 대외 대사로 활동한다. 이를 통해 학교 안 다문화가정 아이와 학교 밖 180여 개 학교의 일반 학생이 어우러지는 교류의 장으로 발돋움했다. 이미 다문화 사회의 문턱에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어머니나 아버지가 외국인인 자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다민족 가정의 자녀들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그러한 자녀들의 교육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시아공동체학교를 통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교육에 많은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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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관탐방
    2023-02-08
  • [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나아간다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가는 곳이 서재다.기도를 하던, 책을 읽던,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제일 먼저 들어가는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크고 작은 성과들을 만들어낸다.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이지만, 작고 조악한 인간인 나를 크고 놀랍게 변화시키는 성과물도 있다. 지난 주말 아침, 서재에서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한 주 동안 무엇을 했나 생각하며 다음 주 계획을 짜는 시간이었다. 놀랍게도 이렇다 할 성과가 아무것도 없었다. 사업 성장률 관점에서 목표로 잡았던 업무들을 한 건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심지어 하루 동안 아무런 성과가 없었던 날도 있었다. 책 읽을 시간도 없었다.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육아를 병행하다 보니 저녁에 2시간 내는 것도 빠듯한 것이 핑계라면 핑계일까. 결국 시간관리 착오로 이어졌고, 목표로 했던 일들이 모두 물 건너가 버렸다. 아무런 결과물이 만들어진 게 없었다. 성과가 없었던 한 주. 시간관리의 실패로 성과를 남기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는 한 주. 허탈감으로 가득한 한 주. 그렇게 한 주를 보냈다는 생각에 강한 상실감이 들었다. 서재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중에는 종일 울적한 날도 있었다. 평소 면 종류를 즐겨먹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날 저녁에는 비빔면을 3개나 끓여먹었다. 울적한 기분을 대변하는 행동이었다. 사무실에 나가는 것도 부담스럽고, 일을 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사람들과 대면하는 것도 싫고 부담스러웠다. 어떤 것도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날씨도 흐리고, 기분도 울적하고, 마음도 싱숭생숭했다. 그 모든 일들이 나의 부족함과 어리석음때문에 만들어진 거지만, 주변 상황이 모두 부정적으로만 느껴지다 보니 작은 것 하나하나 마음에 상처가 되고 어두움이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뜨겁게 한 주를 보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누군가 묻는다면, 그렇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 뜨거운 한 주였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보게 된 누군가의 죽음, 그들을 향한 그리움과 상실감을 함께 위로하고, 함께 슬퍼하고, 그 슬픔에서 느껴지는 인지상정의 마음을 용기 삼아 공저 원고를 투고했고, 계약까지 완료되었다. 책을 쓰고 있지만 본업 때문에 바빠서 진척에 어려움을 겪는 어느 작가님의 원고를 집필하는 일 앞에 페이스메이커가 되어드리기로 자처했고, 덕분에 기업과 퍼스널 브랜딩 전문가인 그분에게서 브랜딩과 글쓰기 강의에 대한 조언까지 얻었다. 작가들이 모인 사회적 협동조합의 기획이사 자리를 제안받아서 새로운 감투가 하나 생겼고, 국제포럼, 도서 출판, 대안학교 운영을 추진하는 재단법인 연구소의 겸임 사무국장도 제안받았다. 크고 놀라운 사업들을 하나 둘 진행해보기로 결심한 것도 뜨거운 시간들을 채운 사색의 결정체들이다. 중요한 미팅이 있던 날에는 몸이 좋지 않아서 하루 정도 빠져도 되지 않을까, 하고 고민하며 기도하다가 아무렇지 않게 참석해서 뜨거운 열기와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그것도 스스로 부담을 뛰어넘은 시간이었고, 하늘의 도우심으로 아직까지 건강히 살아있음에 감사한 것도, 아들과 책을 읽고 노래하며 행복한 시간을 나누는 것도, 뜨거운 시간들을 채우는 놀라운 경험들이었다. 결국 그 모든 시간들이 응축되어 나의 솔직한 마음을 만들어갔다. 그런 시간들을 통해 마음에 발견된 작은 깨달음이 하나 있었다. 내 인생은 왜 그와 같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왜 나는 어려움을 겪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왜 나는 슬프지 않아야 하며, 왜 나는 고통스럽지 않아야 하며, 왜 나는 외로움을 겪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돌이켜 생각해보면, 마음은 항상 뜨거운 시간을 갈망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내가 느끼지 못했을 뿐이었다, 고 생각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결과 때문에, 뜨거웠던 시간들을 대수롭지 않은 결과물들로 채워진 낭비의 시간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사람은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도, 변화하지도 않는다. 하루, 이틀 채워지는 시간들 속에서는 미미한 변화밖에 측정할 수 없다손 치더라도, 5년 10년 뭉텅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마음의 그릇이든 사업이든 내가 한계를 그어놓은 선까지 커져있음을 발견하게 되리라 믿는다. 울적하고 힘들게만 느껴지던 시간들이 있었지만, 어제와 전혀 다를 바 없이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하루하루처럼 느껴져서 왠지 더욱 지치고 울적한 시간들이 있었지만, 그런 내 곁에 조용히 앉아 뽀로로를 보는 아들의 모습이, 그런 내 옆에서 종알종알하는 아들의 모습이, 잠결에 내 손을 잡아주는 아내의 모습이, 문득 손으로 잡고 싶어도 잡히지 않는 머나먼 꿈결처럼 느껴졌다. 처음 겪어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마음이 달라짐을 느꼈다. 정리정돈이 되어 있지 않은 집, 테이블, 주방의 설거지, 난장판이 된 게스트룸에 산처럼 쌓여있는 짐꾸러미들, 거실 바닥에 발 디딜 틈도 없이 뒹굴고 있는 콘프레이크 부스러기와 동물친구들 장난감 때문에 걸을 때마다 발바닥에 뭐라도 밟히는 바닥이 마치 따스한 소망으로 가득 담긴 행복한 일상처럼 느껴졌다. 혼자만의 조용한 저녁시간을 가질 겨를도 없이 아들에게 뽀로로를 보여주고, 씻기고, 재우는 그 모든 과정들이 마치 깨면 사라질 꿈처럼 느껴졌고, 있을 수 없는 소망의 하루처럼 느껴졌다. 울적하다고 생각하면 울적한 하루였고, 실패했다고 생각하면 실패한 하루였고, 이렇다 할 사업적인 성과도 없는 하루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하루였을 시간들. 그러나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과 같은 아들과 아내가 내 곁에 살아 있음을 확인하며 돌아본 집은 너무나 크고 아름다운 곳이었고, 행복과 소망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잠결에 아내가 옆에 있는 것을 느낄 때면, 아들이 나와 아내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내 팔과 아내의 팔을 베고 새근새근 잠들어있는 모습을 느낄 때면, 그렇게 마음이 행복할 수가 없었다.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면서 만들어지는 마음이 있다. 절망감과 불안함, 나는 과연 잘살고 있는가 하는 걱정 등이 그 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으면 걱정이 없겠구나, 하는 말도 있지만, 살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고민들이 아닌가 싶다. 늘 좋을 순 없으나, 좋지 않을 때에도 행복을 갈망하는 습관이 필요했다. 급격한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어제보다 더 춥고 어두운 날이다. 그러나 오늘은 어제보다 행복하다. 오늘은 어제보다 감사하고, 어제보다 소망스럽고, 어제보다 꿈같은 하루다. 그렇게 나의 시간은 흐르고, 나는 조금씩 나아간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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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06
  • [육우균의 깨봉 칼럼] 생각을 확산하는 방법
    [교육연합신문=육우균 교육국장] 생각을 확산하는 방법을 좀더 살펴보자. 일단 ‘나무’를 키워드로 하여 ‘나무’하면 생각하는 단어들을 종이에 적어본다. 꽃, 풀, 푸르다. 서 있다. 숲, 휴식, 그늘, 앉고 싶다. 굳세다, 산 등등이 있을 것이다. 자유연상의 결과들을 명사형과 동사/형용사형으로 나누어 분류해본다. 명사형과 동사/형용사형을 연결하여 문구나 문장을 만들어본다. 예를 들면 ‘꽃이 푸르다.’, ‘꽃이 서 있다.’, ‘그늘에 앉고 싶다’, ‘휴식이 굳세다’ 혹은 ‘푸른 휴식’, ‘앉고 싶은 그늘’, ‘굳센 숲’ 등등이 될 것이다. 여기서 일상적인 낯익은 문장들은 빼고, 낯선 문장들을 추려낸다. 왜냐하면 창조란 ‘낯설게 하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푸른 휴식’, ‘굳센 숲’처럼 비일상적인 표현들에서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마치 광고 문구같은. 이어령 박사도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라는 책을 낼 때 ‘제목을 어떻게 정할까’를 고민했는데, 마침 ‘한국의 문화풍토’라는 말이 생각났고, ‘풍토(風土)’를 우리말로 풀어보니 ‘풍’을 ‘바람으로, ‘토’를 ‘흙’으로 바꿔 새말이 됐다고 했다. ‘바람 속에 흙 속에’로 하지 않고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로 바꾸니까 한국의 풍토론이 시적 감각어로 변신했다고 말했다. 낡은 개념어를 우리 토착어로 바꾸고 순서를 바꾼 것뿐인데 완전히 새로운 감각의 언어가 탄생했다는 일화다. 이 일화에서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창조란 있을 수 없다. 기존의 것들을 연결하고, 편집하고, 융합한 결과가 바로 창조다. 논의를 심화시켜 보자. ‘무게중심’을 키워드로 6-LCAMST 영역으로 생각을 확산해보자. 먼저 L(언어)은 인간이 동물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직립한다는 점이다. 직립은 균형잡기다. 몸의 무게중심을 잡아야 설 수 있다. 『주역』을 관통하는 무게중심은 ‘성실함’이다. 주역은 세상 모든 것이 변한다는 전제 위에 인간도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드러낸다. 시간은 변화를 잉태한다. 시간은 어김없고 가차 없다. 시간의 선분 위에서 명멸해 가는 생명들일지라도 ‘성실함’을 가지고 있으면 안 좋은 효사가 나와도 비켜간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C(사회)는 중산층이 무게중심을 잡아야 나라가 산다. 국가는 중산층이 잘 살아야 한다. 나라의 무게중심은 중산층이다. A(예술)는 드럼은 밴드 음악의 무게중심이다. 중간에 위치하여 박자로 음악 전체의 무게중심을 잡아준다. M(수학)은 무게중심을 찾는 수학 공식이다. S(과학)는 시소의 지렛대의 원리로 받침점을 중심에 두고 작용점과 힘점 사이의 무게중심을 잡는 것이 원리다. T(공학)는 2014년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 이후에 사건으로 발전되었던 세월호 사고의 균형 문제, 즉 무게중심을 잡는 ‘선박 평형수(Ballast Water)’가 사고의 팩트였다. 선박 평형수는 선박의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하여 안전한 운항을 할 수 있도록 평형수를 담는 물탱크인 밸러스트 탱크에 채워 넣는 바닷물을 말하는데, 세월호 사고는 돈을 더 벌 목적으로 두 개의 밸러스트 탱크 중 하나를 떼어내고 빈 자리에 짐을 싣는 공간으로 구조 변경해서 일어난 사고다. 이렇게 생각의 확산을 통해서 생산된 지식들을 융합하여 의식의 확장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L+T)로 융합하여 의식의 확장으로 나간 것을 정리하면, 우선 아기가 태어나 1년이 지나면 걷기 시작한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연습을 통해 걷고 설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이 직립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몸의 균형, 즉 몸의 무게중심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철학적 입장에서 보면 주체적 인간이 되어야 하는 첫 번째 증거다. 몸이 자신의 힘으로 설 수 있다면, 정신적으로도 무게중심을 잡고 주체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이다. (M+S)로 융합하여 의식을 확장해 나가면, 수학에서 삼각형의 무게중심을 찾는데, 수학적 정의(공식), 또는 중심의 교점이 무게중심이 되는지를 확인하는 수준으로 지도되고 있다. 그것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무게중심을 찾고 그 원리를 깨닫도록 해야 한다. 즉 학생들이 스스로의 활동을 통해 수학화 과정을 직접 경험해 봄으로써 수학의 본질적인 측면을 체험시키는 것이다. 그래야 ‘수포자’란 말이 자취를 감출 것이다. (C+A)로 융합하여 의식을 확장해 나가면, 사회영역에서 국가는 중산층이 무게중심을 갖기 때문에 그 모양이 항아리형 구조가 된다. 밴드 음악에서 중심 위치가 되는 드럼은 박자로 밴드 음악의 중심에 서게 된다. 이것을 스포츠인 볼링에 적용하면, 볼링공 10개를 선반 위에 올려 놓을 때 그 중심점이 ‘킹핀’이라 해서 5번 공을 중심으로 배치된다. 볼링에서 5번 킹핀을 쓰려뜨려야 스트라이크가 된다. 아무리 많은 핀을 맞혀도 5번 공을 맞히지 못하면 스트라이크가 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경영학에서 조직의 리더라면 일을 지시하거나 문제 해결을 할 때 반드시 킹핀(5번 공)을 찾아내어 공략해야 한다. 이처럼 생각의 확산을 통해서 의식의 확장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애써 찾은 지식이 온전히 자기 것이 되고 의식이 확장되어 지식에서 지혜로 나아가는데 유용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기까지 나아갔다면 그것은 지식의 수용자에 머무르는 것이다. 즉 창조의 다리를 건너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식의 수용자가 아닌 지식의 창조자가 되려면 자신이 확장한 의식을 자신의 것으로 수렴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키워드(무게 중심)를 은유로 정의하는 것이다. ‘무게중심은 000이다.’는 식으로. 예를 들면 무게중심은 삶의 성실함이다. 무게중심은 직립인간이다. 무게중심은 중산층이다. 무게중심은 밴드 음악의 드럼이다. 무게중심은 시소의 받침점이다. 무게중심은 선박 평형수다 등등. 이것은 셜록 홈즈가 쓰던 방식인데, 자신의 머릿속에 도서관을 가상으로 넣어두고 도서목록을 만들어 언제든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할 수 있어야 지식이 내 것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4차 산업시대, AI나 로봇이 따라올 수 없는 인간의 힘은 어디서 오겠는가? 바로 생각의 힘이다. 그럼 생각의 힘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생각의 확산과 수렴이다. 확산된 생각을 주체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육화(Incarnatio)시키려면 확산된 생각을 은유로 수렴해야 한다. ▣ 육우균 교육연합신문 교육국장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교육연합신문 교육국장 ◇ 前중앙일보 공교육 논술자문단 자문위원 ◇ 前중등교사 임용시험 채점위원 ◇ 前인천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교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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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01
  • [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다시 스무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언젠가 나에게 던진 질문이 하나 있다. "지금의 생각과 느낌, 가치관, 기준을 그대로 갖고 스무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슨 일을 해보겠는가?" 마흔이 가까워오면서 다양한 제안을 받기 시작했다. 일자리 제안도 그렇고, 관리자로서의 제안도 받는다. 뭔가 의미있는 일들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은 욕구가 올라와서 밤잠을 설친 적도 있고,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도 한다. 공부와는 담을 쌓고 하루하루 의미없는 시간을 보냈던 나, 두 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슬픈 학창시절의 내모습을 아는 나, 그런 내가 조금은 의미있는 일들을 하고 싶어하고, 다양한 경험들을 생각하고 있음에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다시 스무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라는 조건. 당연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고, 그때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계획대로 되리라는 보장도 없지만, 그러나 솔깃한 제안은 아닐 수 없다. 어떤 결과가 만들어지던지간에, 지금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후회로 가득 찬 10대 시절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스무살로만 돌아갈 수 있다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분명한 확신을 갖고 있다. 반대로, 60대가 된 나를 생각해보곤 한다. 다시 마흔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슨 일을 해보겠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될 60대의 전준우. 60대가 된 전준우는 40살의 전준우를 생각하면서 어떤 후회를 하게 될까. 스무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일들과는 다소 다른, 그 나이에 맞는 희망사항들을 나에게 던져보지 않을까. 최근에 업무를 진행하는 동안 작은 실수가 있었다. 그리 어렵지 않은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었는데,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최종마무리가 되어 가는 도중에, 초기에 작성한 보고서 자료를 최종마무리가 거의 끝난 보고서에 덮어씌우기 해서 저장해버린 것이었다. 퇴근시간은 다가오는데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모든 업무가 초기화되어버렸고, 최종 담당자는 한숨을 내쉬며 "이제 내가 할테니 거기까지만 하세요."하고 이야기했다. 나중에는 너무 수고했다며 조심히 들어가라고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에, 혹시나 내 마음에 생채기라도 날까 싶어 세밀한 배려도 해주는구나 싶은 마음과 더불어 허탈한 감정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 날, 친한 지인들을 만나 식사를 하던 도중 업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내가 느낀 감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10대, 20대 때는 말이야. 그런 일들이 생기면 욕 한바가지 먹으면 끝날 수 있는 문제였어. '사람이 살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지 되게 뭐라 그러네', 하면 끝나는 일이잖아. 근데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은 조금 다르다는 걸 느낀다. 나를 믿고 신뢰하는 사람을 실망시켰다는 그 허탈감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으로 다가오더라. 그게 참 무섭더라." 함께 식사를 하던 지인은 국책사업을 진행하는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평소 뛰어난 업무능력과 추진력으로 나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준 친한 동생이었다. 그는 내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무실에 같이 근무하는 여자분이 계시는데, 박사학위까지 딴 분이거든요. 하루는 저한테 '아무개씨, 이것 좀 해주세요. 나중에 제가 만든 자료랑 같이 취합할게요.'하고 업무를 부탁하더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정리해서 저녁무렵에 자료를 전달드렸는데, 제가 정리한 자료보다 훨씬 넓고 깊이 있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갖고 계신 거에요. 그 때 '아, 이 사람들은 나랑 다르구나. 난 그동안 뭐했지?'하고 느꼈습니다. 박사학위가 대단해서라기보다는, 나보다 앞서나가는 사람들의 생각에 내가 못미치는 걸 발견하게 되는 거죠.“ ‘지적 쾌감에 대한 희열, 그 반면에 나의 어리석음과 부족에 대한 회의감. 충돌되는 이해관계가 나를 발전시키는 것을 본다. 그 감동이 너무 커서 엉엉 울고 싶은 감정들이 수시로 올라온다.’ 고전 탐구수업을 하던 어느 날 새벽, 노트 귀퉁이에 적은 글귀다. 만약 다시 스무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깊이 있는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지난 시간 열심히 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20대와 30대를 거치면서 마냥 헛되이 시간을 보낸 것도 아니었겠지만, 아쉽게 흘려보낸 시간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그만큼 발전의 여지가 남아있기에 가능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다 40대의 전준우로 돌아가고 싶은 60대 전준우의 소망은 어떤 것일까,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나와 가까운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풍부한 지혜와 지적인 능력을 갖춘 인재가 될 수 있는 노력을 더 많이 기울였었더라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을 한번쯤 하지 않을까 싶었다. 결국 사람에게서 모든 것이 나오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들도 누군가를 실망시켰을 때의 감정을 세밀하게 느낀다. 학습지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똑 부러지고 공부도 잘해서 무척 예뻐하던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내 업무용 컴퓨터를 갖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 나는 정색을 하며 혼을 냈고, 시무룩해진 그 여학생은 제자리로 돌아가서 남은 문제집을 풀었다. 한참 뒤 문제집을 갖고 왔는데, '실망'이라는 단어로 문장을 만드는 문제였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오늘 선생님은 나에게 실망했다.' 나는 그 여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선생님은 한 번도 민지에게 실망하지 않았어. 선생님은 결코 너희들에게 실망하지 않아."라고 이야기했다. 내 말을 들은 여학생은 펑펑 울며 집으로 돌아갔고, 그 여학생의 뒷모습을 보면서 급기야 나도 눈물을 쏟고 말았다. "오빠, 남자아이들은 다르게 키워야 된대. 부모님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인지시켜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자아이들은 엄마와 아빠에게서 인정받는 것에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느낀다고 하더라." 하늘이 선물해주신 사랑하는 아내에게서 들은 말이다. 어디 남자아이만 그럴까? 모든 인간은 인정을 갈구한다. 누군가의 실망한 모습을 보는 것은 인정받지 못했을 때 느껴지는 고통만큼 크다. 30대가 넘어가면서, 사람이 전부라는 사실을 크게 깨달았다. 그리고 그들을 실망시키는 것과, 그들의 실망스러운 눈초리를 마주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상실감과 상처를 만드는 것인지도 알았다. 10대, 20대 때는 결코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계였다. 경제적인 안정, 시간적 여유, 가정의 평안,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들이 내 앞에 주어져 있다. 다시 스무살로 돌아가서 해야 할 일들을 고민하기에 앞서, 마흔이 되어서조차 올바른 지혜를 배우지 못했음을 초로에 접어든 나이에 후회하기에 앞서, 나를 믿고 신뢰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한 나를 만드는 것, 그래서 오늘 하루에 충실한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 내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두 번째 스무살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이렇게 조금씩, 나도 어른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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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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