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9(일)
 

[교육연합신문=시론] 

□ 우물 벽에 금이 가다: ‘박제된 지능’의 종말

오랫동안 우리 교육은 정답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계산적 지능을 숭상해 왔다. 하지만 하늘에서 내려온 기계 신(Deus ex Machina) AI는 우리가 신봉해온 지능이 사실은 거대한 데이터의 박제에 불과했음을 폭로한다. 암기와 계산이라는 우물 안의 평화는 깨졌다. 이제 인간이 기계보다 더 기계적으로 성실할 때, 그 성실함은 미덕이 아닌 대체 가능성의 지표가 된다. 포클레인 앞에서 삽질의 땀방울을 자랑하는 교육은 이제 멈춰야 한다. 

 

□ 나무에서 풀밭으로: 리좀(Rhizome)적 사유로의 전환

질 들레즈가 말한 수목형 사고는 뿌리에서 줄기, 가지로 이어지는 위계와 정답의 체계다. 하지만 AI 시대의 지능은 정해진 경로를 따르지 않는다. 이제 교육은 거대한 나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어디로든 뻗어나가고 접속하는 리좀(Rhizome)의 풀밭을 가꾸는 일이 되어야 한다. 중심이 없는 네트워크, 경계를 허무는 탈영토화의 근육을 키워야 한다. 정해진 경기장 안에서 규칙을 외우는 우등생보다, 경기장 밖에서 판을 새로 짜는 돌연변이들이 생존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 지식의 소유자에서 대화의 기술자로

지식의 소유권은 이미 챗봇에게 넘어갔다. 이제 인간의 가치는 결핍에서 나온다. 모든 답을 가진 기계에게 무엇을 물을 것인가. 프롬프트는 단순한 기술적 명령어가 아니다. 그것은 사유의 정교함이자, 기계와 공명하는 앙상블 지능의 핵심이다. 지식을 머리에 쌓아두는 고체 지능의 시대는 끝났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흐르고 접속하는 액체 지능을 가진 호모 프롬프투스(Homo Promptus)를 길러내야 한다. 

 

□ 결론: 우물을 허문 개구리가 마주할 야생의 지도

시스템의 오류를 기회로 바꾸고, 나만의 변칙을 설계하는 자만이 진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교육의 역할은 더 이상 안전한 우물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우물 벽을 허물고 나가는 고통을 격려하며, 광활한 야생에서 길을 잃지 않을 질문의 나침반을 쥐여주는 것이다. 정답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질문의 야생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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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정답'의 시대가 가고, '질문'의 야생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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