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2(수)
 
[교육연합신문=사설] 
안전과 예방이라는 명목하에 추진되는 교실 내 CCTV 설치는 교육의 공간을 거대한 ‘감옥(파놉티콘)’으로 변질시키는 위험한 발상이다. 학교는 통제와 감시가 아닌, 신뢰와 성장이 일어나는 곳이어야 한다. 따라서 교실 내 CCTV 설치 논의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교실은 교사와 학생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지극히 사적인 교육의 공간이다. 모든 발언과 행동이 24시간 기록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교육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교사는 방어적 수업에 치중하게 되고, 학생들은 감시받는 환경 속에서 자율성을 상실한 순응하는 기계로 길러지게 된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자유와 인격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처사다.
 
설치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학교 폭력이나 교권 침해 상황에서 CCTV가 객관적인 증거 자료가 되어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식별하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사각지대를 없앰으로써 범죄 예방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기술적 감시가 인간의 도덕성을 대신할 수는 없다. CCTV는 갈등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가 없는 곳으로 문제를 옮기는 ‘풍선 효과’를 불러올 뿐이다. 무엇보다 교육 현장에 불신의 씨앗을 심어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의 신뢰 관계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린다. 문제의 해결은 감시 장비 도입이 아니라, 상담 인력 확충과 교육적 회복 프로그램 강화라는 근본적 대책에서 찾아야 한다.
 
결국 CCTV 설치는 교육적 해법을 포기한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감시 카메라 아래에서 진정한 배움과 성장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감시받고 있으니 조심하라’가 아니라, ‘서로를 믿고 존중하라’는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 학교를 감시의 공간으로 만드는 CCTV 설치 계획을 철회하고, 무너진 교육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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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교실 CCTV, 교육을 ‘감시’로 대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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