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28(목)
 

[교육연합신문=송근식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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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연합신문 부산지사장 송근식

△겨울은 목판화(woodcut),

△봄은 수채화(watercolor),

△여름은 유화(oil painting),

△가을은 그 모든 것의 모자이크(mosaic). 인생은 가을(fall)과 같다. 짧지만 형형색색이다. -작가 미상


1박 2일간 원주로 떠나는 도로 주변의 산들의 색깔과 들판의 황금색 풍경들이 감각, 뇌 등 생체리듬들을 조화롭게 반응하게 하는 계절이라 마치 작가미상의 위 시(詩)를 되뇌게 했다. 이런 오감을 깨우는 주변의 각성 반응이 포근한 행복감을 주었다. 

 

오늘은 특별히 우리 손자 서안이의 세 번째 생일을 맞아 서울시내 뷔페식당에서 거금의 가족 식사 예약을 취소하고 우리 딸이 1박 2일로 강원도 원주로 여행을 제안했다. 마침 우리 부부도 대전에서 부부 동반 모임이 있어 자동차를 가지고 온 터라 좋은 기회였다.

 

원주 오크밸리 빌리지에 예약을 하고 출발을 할 때, 손주가 내 차를 보며 “할아버지 차는 까만 BMW야, 우리 아빠 차는 하얀 벤츠인데”라고 말해서 웃었다. 내 차는 사실은 그랜저인데, 요즘 아이들은 대화의 수준이 우리 때완 다르다. 

 

우리 손자는 특히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 앰뷸런스, 경찰 사이카, 불자동차, 덤프트럭, 기중기 등 차의 종류엔 무척 관심이 많다. 먼 길을 여행할 때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탄성을 지르고, 크레인이 길거리에 멈춰서 있는 것을 보고 "왜 일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거야?" 등 관심 때문에 전혀 지겹지 않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또, 딸이 "아빠, 운전 천천히 해요" 하면, "할아버지 천천히 가요. 빨리 가면 카당해요" 하고 덧붙이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우리가 교육학에서 흔히 삶의 참된 가치와 행복은 올곧은 가치관 확립에서 시작된다고 했는데 특별히 교육하지도 않았는데도 이제 겨우 배울 나이에 대화를 듣고 하는 말들이 너무 신통하고 기분 좋아 피로감도 없어진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대화, 일상생활 속에서 함께하는 교육의 존귀함을 심어주는 긍정적 에너지 역할이란 생각이 든다.   


원주 오크밸리는 멋진 골프장이 있다. 입구의 계곡에 많은 식당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입구에서 차를 세워 인터넷으로 몇 집을 골라 한 집을 선택해 들어갔다. 손님도 많고 식사의 질도 좋았다. 식사 후 우린 원주에서 유명한 뮤지엄 산으로 향했다. 

 

뮤지엄산은 글자 그대로 고품격 문화예술 박물관으로 2013년 5월에 개관한 한솔제지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조각공원으로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야외 공간예술 조형으로 만들었으며, 주홍색으로 미국 작가가 사람인(人) 자 조형물을 크게 세운 것도 이색적이었다. 특히, 야외에 있는 '스톤가든'은 아이들이 한 번쯤 올라가 보고 싶어하는 이색적 돌무덤같이 생긴 몇 개의 조형물이 있다. 

 

마지막으로 우린 야외 카페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고 숙소로 돌아와  여장을 풀고, 아이를 데리고 숙소 내에 있는 키즈카페로 향했다. 평일인데도 가족들 단위로 여행을 온 사람이 많아 어울려 놀기에 충분한 공간이 되었다. 


다음날은 아점을 마치고 작은 금강산이라는 소금산 그랜드 밸리 유원지로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원주에서 서쪽으로 약 18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곳으로 섬(蟾; 뚜꺼비)강과 삼산천이 만나는 지점에 크지는 않지만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으로 어우러져 있었다. 

 

입장료도 비쌌지만 우대요금 적용에 원주의 같은 '주'자를 가진 도시(예; 경주, 광주, 진주, 영주, 상주 등)에도 적용한다니 기발한 지역 인년으로 재치도 넘쳤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출렁다리까지 갔는데 그 많은 계단을 제 발로 걸어 올라가는 손자 서안이의 모습이 정말 대견하기도 했다. 


오후에는 반계리에 있는 원주의 상징 800년 된 은행나무를 보러 갔다. 완전 단풍이 들어 잎이 떨어져 있다면 아이에게 맘껏 뛰놀게 하려고 갔는데, 아직 잎이 70% 정도여서 아쉽게도 바라만 보고 다음을 기약했다. 

 

난 손녀와 손자가 각각 한 명씩인데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리 리안이와 함께하지 못해 맘속에 애달픔이 남았다. 평일이라 함께하지 못한 사위와 또 우리 아들, 며느리도 섭섭하긴 마찬가지다. 다음엔 꼭 날을 잡아 함께 하기로 기도해 본다. 

 

이번 여행은 헤르만 헷세의 “그대가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한 그대는 언제까지나 행복해지지 못한다. 우리는 흔히 미래에 행복해지기 위해 죽도록 고생한다는 말은 불행을 지속시키는 것 뿐이다.”란 말처럼 순간으로 가볍게 떠난 단순한 우리 부부와 딸, 그리고 손자와 함께한 소박하고 갑작스러운 여행은 바로 행복 그 자체였다.

 

“조금 모자란 것에 만족하는 삶은 어리석음이 아니라 지혜”라고 한 법정스님의 책 한 구절이 생각나는, 남이 보면 평범한 일상에 만족해하는 가련하고 초라하게 보이겠지만 우리에겐 참 좋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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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손자(孫子)와 원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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