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27(수)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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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김불이’는 117cm의 작은 키를 가진 노동자이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를 상징한다. 이 작품에서 “아버지는 난장이였습니다. 그러나 인간이었습니다”와 “저희는 인간 취급을 받고 싶었습니다”라는 말은 소외에 대한 절규라고 할 수 있다. 교실에서 ‘학습 미도달자’에 대한 방관도 사회적 소외이다. ‘난장이’로 표상되는 ‘학습 미도달자’나 ‘학습 포기자’에 대한 우리의 교육은 얼마나 양심적이었는가 하는 윤리적 반성을 하게 된다. 
 
고교학점제가 폐지론이 강하게 나올 정도로 논란의 중심에 있다. 고교학점제가 꿈꾸던 이상과 현실의 대입제도는 다른 길로 들어서고 있다. 절대평가제를 설계로 했지만 입시는 상대평가제를 유지하고 있다. 고교학점제가 ‘학생-교사’의 관계를 ‘학생-학습’으로 이동시키려는 구조적 개혁이라고 하지만 최소성취보장제에서 국가의 책임교육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함을 확인하였다. 과거에 학교부적응 학생은 스스로 자퇴를 했다. 최소성취보장제도의 미도달학생이라는 말은 이런 학생들을 수면 위로 떠올렸다. 교사들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학교에 나오지도 않고 수업에 아무런 흥미도 없는 학생을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성적을 끌어올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신평가제도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전환한다고 하니 변별력이 없어진다고 학원은 선전하고 학부모는 불안해하고 있다. 학생은 진로를 선택하기도 전에 진로에 대한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고 하니 불안하기만 하다. 교사는 증원은 없고 업무는 증가하여 불만이 많다. 
 
교실은 점점 일상적인 수업이 힘든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정서행동 문제와 게임중독, 자살 위기, 무기력이 모두 한 교실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수업을 받고 있다. 물고기, 독수리, 거북이, 사자가 같은 공간에서 같은 방법으로 달리기를 요구받고 있는 형국이다. 그동안 방치되었던 ‘학습 저성취 학생’에 대하여 특단의 대책으로 수업과 평가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수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교실에서 방치되고 있는 것은 인권 침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뫼비우스의 띠’는 앞과 뒤가 구분되지 않는 동일 반복의 은유이다. 가난한 하루가 반복되는 일상은 그 띠 위의 무한 반복을 연상하게 한다. 한편, ‘뫼비우스의 띠’는 현실이 가진 이중성과 모순도 보여준다. 피해자와 가해자, 선과 악이 결국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난이라는 길은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기도 하고 선을 악으로 만들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 학습 부진은 곧 자기 존재의 부정으로 이어진다. 스스로에게 느끼는 좌절과 수치는 학생을 학교에서 떠나가게 한다. 학교는 학생이 사회에 나가기 전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뿌리가 썩으면 꽃을 피울 수 없다. 그들의 속도에 맞추어 줄 교육과정은 있는가. ‘작은 공’은 희미한 희망을 상징한다. 고교학점제가 불러온 소외된 학생에 대한 관심이 ‘하늘로 날아간 작은 공’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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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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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고교학점제가 쏘아 올린 작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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