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05(화)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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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규(약초학자) 님이 남미에서 어렵게 구해온 비단풀을, 결국 자신의 사무실 마당에서 발견하고는 탄식했다고 한다. 비단풀은 땅빈대라고도 불리며, 쇠비름과 비슷하지만 훨씬 작고, 이름처럼 땅바닥에 바짝 붙어 자란다. 이 풀의 생즙을 상처에 바르면 신기하게도 곪지 않고 잘 낫는다. 내가 과일을 깎다가 손을 깊게 베었을 때, 비단풀을 짓찧어 붙였더니, 따가운 느낌이 잠시 들더니 피가 멈췄다. 비단풀은 사마귀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중남미 사람들은 사마귀가 생기면 비단풀을 붙여,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마귀가 떨어진다고 한다. 
 
최진규 님에 따르면 비단풀은 항암작용이 뛰어난 식물 중 하나로, 특히 뇌종양, 골수암, 위암 등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암세포만을 골라 죽이거나 억제하고, 암으로 인한 증상을 없애며, 새살이 돋게 하고 기력을 늘려준다고 한다.(출처: 위키백과) 
 
비단풀의 꽃말은 '집착', '가슴앓이', '희생적인 사랑'이다. 뿌리를 뽑아도 사라지지 않는 집착의 식물이지만, 암환자에게는 생명초가 된다. 한방에서도 ‘지금초’(지금처럼 땅에 펼쳐진 비단 같은 풀)라는 이름으로 약용된다. 땅빈대는 이름 그대로 땅바닥에 붙어 살아간다. 사람의 발에 밟히기 쉬운 고난의 땅에서 살지만, 그 어떤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비단풀과 개미의 아름다운 공생은 신도 미소 짓게 만든다. 땅빈대를 보면 구상 시인의 「꽃자리」라는 시가 떠오른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세상의 모든 식물은 햇빛을 향해 자꾸만 뻗으려 한다. 하지만 땅빈대는 처음부터 땅에 엎드려 살아가기 때문에, 밟혀도 부러지지 않는다. 땅빈대는 햇살을 경쟁하지 않고 독점하며 살고, 꽃가루는 나비나 벌이 아닌 개미가 나른다. 꽃도 작고, 수술 하나, 암술 하나로 아주 간단하다. 가성비 최고의 잡초라 할 수 있다. 
 
세상의 가치나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땅빈대처럼, 우리도 각자의 삶을 살면 좋지 않을까. 
에밀리 디킨슨의 「난 아무도 아니야! 넌 누구니?」를 보자.

난 아무도 아니야! 넌 누구니?
너도 - 역시 - 아무도 아니니?
그럼 우린 한 쌍이 되네!
말하지 마! 그들이 떠벌릴 거야 - 너도 알잖아!

정말 피곤해 누군가가 된다는 건!
유명한 사람이 된다는 건 개구리 같아
자기 이름 알리려고 기나긴 유월 내내
귀 기울여 듣는 늪에 울어대는!
 
디킨슨의 시는 자연의 고요한 아름다움과 회복력을 노래한다. 그녀의 「나는 아무도 아니다! 당신은 누구요?」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땅빈대처럼 겸손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기쁨과 단순한 생활 속에서 진정한 성장과 회복력이 나온다는 점을 말한다. 
 
땅빈대의 생존 전략은 인간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첫째,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다. 키 큰 식물들이 햇빛을 받기 위해 경쟁하는 것과 달리, 땅빈대는 불필요한 경쟁 없이 자신의 길을 간다. 사회의 규범에 따라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필요한 것에 맞춰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준다. 
 
둘째, 단순함 속의 탄력성이다. 땅빈대는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단순한 삶 속에서 우리는 강하고 유연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셋째, 겸손한 만족이다. 땅빈대의 꽃은 작고, 화려하지 않지만 효율성에 중점을 둔다. 작은 행동이 더 큰 목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겸허함 속에서 만족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경쟁과 성장만을 중요시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땅빈대처럼 회복력 있게, 자신만의 길을 찾고, 조용하지만 심오한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개성을 존중하고, 단순함을 신뢰하며, 내면의 회복력을 꽃피우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천국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지금 내가 앉은 자리가 꽃자리다. 땅바닥이 천국이다. 땅빈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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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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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산책] 땅빈대(비단풀) - 땅바닥이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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