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20(수)
 

 

'인성', '학습능력', '학교 만족도'
세 마리 토끼 잡아…

 

수원 청명고등학교(교장 김청극)는 지난 1998년 3월 개교해 訣� 올해로 개교 13년을 맞는 '어린' 학교이다. '어린만큼' 아직은 앳된 티가 날 법도 한데 그 행동이며 태도가 제법 의젓하다. 아니 수 십년 어렵고 힘든 세월을 묵묵히 이겨낸 경륜을 자랑하는 '선배'학교들과 견주어도 설익은 티가 나지 않는다.


우린 모두 어리고 젊은 시절을 보냈다. 마음은 미래에 대한 꿈과 설레임으로 가득하고 하루 하루가 신기하기만 했던 생명력 넘치는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마음도 생각도 변한다.

 

시간의 흐름속에 변하는 마음과 생각은 자연의 섭리이기에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다만 시간의 흐름과 함께 무뎌져 가는 마음과 빛바랜 순수(純粹)가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학교의 색깔은 파랗다.


유네스코(UNESCO) 협동학교, 전국 최초의 월드비전 협력학교, 자원봉사가 일상이 된 교사들과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우리' '함께' '같이'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학교. 초록이 빛을 내는 4월, 눈이 부시도록 파랗게 돋아나는 어린 찻잎의 모습처럼 '청명한' 학교를 찻잔이 아닌 지면에 담아내 본다.

 

일상이 된 '봉사'…

높은 학습능력의 원천

 

학교는 조기졸업제를 운영한다. 올해에도 조기졸업을 통해 KAIST 합격생을 배출했다.

 

학교의 진학실적은 상당히 좋다. 지난 2년간 서울 및 수도권 소재 대학에 모두 천여 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2008년 473명, 2009년 512명). 이른바 명문대 입학생도 40여 명에 이른다.


그런데 그 어느 학교보다 봉사가 활성화되어 있다.

 

공부하는 시간도 빠듯한데 봉사가 일상이 돼?

 

이런 의문이 나올 법도 하다. 더구나 학교의 진학률이나 학습능력은 지역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럼 언제 공부하고 언제 봉사를 하나?

 

"학교수업 줄여가면서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정규수업, 방과후학교, 자율학습 등 다른 학교에 비해 더 하면 더 하지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봉사가 자연스런 일상이 되었다고 해서 공부를 소홀히 여기거나 공부를 게을리 하지는 않는다.

 

학교와 학생의 본질은 당연히 공부이다." 김청극 교장의 말이다.

 

'봉사에 그렇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 공부는 언제 하나요?' 라는 기자의 부족한 질문에 김 교장은 친절한 설명으로 기자를 부끄럽게 했다.

 

봉사와 나눔의 정신…

학습능력, 진로계발, 학교경쟁력을 살리는 '만병통치약'

 

학부모 또한 학교 봉사활동에 대한 참여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했다.

 

학교의 샤프론 봉사단은 경기도내에서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학교의 안과 밖에서 이루어지는 봉사활동에 대해서도 학부모들의 이해가 매우 깊은 편이라고 했다. 학교와 학부모, 학생은 모두가 봉사에 대해 '세련된'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인성의 기초인 '봉사'와 '나눔'의 마음가짐이 '학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그들은 경험으로 깨닫고 있었다.

 

이들에게 '봉사'는 억지로 하는 공부, 시켜서 하는 공부, 일류대 진학과 '출세'를 위해 맹목적으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깨닫도록 이끌어 주는 말 없는 스승이며, 본인의 소질과 적성을 스스로 찾아 자기주도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친절한 조언자였다.


3년 간의 '봉사'와 '나눔' 속 학교생활을 거치면서 어떤 학생은 '빈곤'을 없애기 위한 정치가가 되겠다고 하고 또 다른 학생은 NGO활동가를 목표로 한다.

 

환경오염을 줄이고 자연을 살리는 과학자가 되겠다는 학생도 있다.

 

봉사를 통해 앞으로의 자기진로를 찾고 학업에 대한 동기를 얻는 것이다.

 

뚜렷한 '자아'를 깨닫고 자기 목표를 가진 학생이 학업을 소홀히 할 리 없다. 탈선이니 비행이니 하는 문제도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청소년 문화재 지킴이, 외국인 근로자 의료봉사…

자원봉사 동아리만 15개 넘어

 

학교의 봉사동아리는 그 수와 내용면에 있어 다른 학교와 분명 차별화된 모습을 보인다.

학부모의 참여도 인상적이다.

 

샤프론 봉사단은 경기도내에서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샤프론 학부모 봉사단 임원들의 자녀들로 이루어진 '나눔'봉사단은 '가족'이 함께 하는 봉사동아리이다. 이 동아리는 매월 첫째 주 일요일 새터민과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의료봉사활동('의토리'봉사)을 펼친다. 장애우 비만제로 프로그램, 독거노인을 위한 조손세대 결연활동, 연탄나누기, 수원 남문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의 급식', 장애우 및 노인 복지시설 봉사 등 이들이 펼치는 활동을 넓고 다양하다.

 

'인터랙트', '어울림', '한결단' 등은 지역사회 및 해외봉사 활동, 장애우 사회체험, 독거노인 돌보미 등의 활동을 펼치는 봉사 동아리들이다.   

 

'빛초록(수원 원천천 수질 모니티링 봉사)', 'HVC(수원천 지킴이 활동)', 'C-EM(EM발효액, 미생물 등을 활용한 환경정화 활동)', 'C-LOHAS(생태탐방 및 생태환경 보전 활동)', '푸르미(교내 분리수거 도우미)' 등은 환경운동 동아리 들이다.

 

양성평등 동아리 '무지개'는 양성평등교육 참여, 가족신문 만들기, 토론 및 역할극 등 다양한 소재로 양성평등 문화를 널리 보급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말 동아리 '훈민정음' 무차별하게 확산되는 인터넷 은어나 '외계어' 등을 우리말로 바꾸는 활동을, 'H.Vision'은 수원 화성을 중심으로 우리 문화유산 보전의 실태와 문제점 및 그대안을 함께 고민하고 문화유산 보전의 필요성과 가치를 널리 알리는 활동을 펼친다.

 

신문 동아리 '청명V', 'RCY', 'YMCA'등도 다른 곳과는 다른 '활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학교의 봉사활동이 특히 눈길을 모으는 이유는 그 하나하나의 활동이 본래의 취지를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봉사, 봉사점수를 얻기 위한 봉사, 겉모습만 화려한 말뿐인 봉사가 아니라 실천하고 참여하는 봉사, 이웃과 사회의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이끄는 봉사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사회 이해하는 사람 만들어

청명고의 국제화 노력

 

지역공동 영재학급 운영, 조기졸업제 운영, 과학교육 선도학교, 교육과정 특성화(영어) 학교 지정 등 교육과정과 학습능력의 측면에서도 학교는 자랑할만한 내용이 많다.


그러나 학교를 떠 올리는 가장 큰 상징은 무엇보다 '차별화된' 봉사와 나눔이다.
'자원봉사 특성화' 학교가 있다면 그 첫 주인공이 될 만 하다는 생각이 들만큼 학교의 '봉사'는 여러 면에서 남다르다.

 

그 가운데에서도 눈에 띄는 것이 '유네스코 협력학교'와 '월드비전 협력학교'이다.
이 학교가 유네스코 협력학교가 된 것은 지난 2001년이다. 지난해에는 국제 구호 비정부기구(NGO)인 '월드비전'의 협력학교가 되었다.


유네스코 협동학교는 '국제이해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국제이해 교육이란 세계 각국이 처한 현실을 바르게 알고 서로 다른 가치관과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며 이를 통해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전 지구적인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올바른 대안을 찾아나가는 교육과정이라 할 수 있다.

 

협동학교는 '국제이해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빈곤과 환경오염, 인권 등 전 지구적인 가치에 대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UN모의 인권의사회 개최, '공정무역'에 대한 교육, 빈곤과 내전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아시아 '최빈국'에 대한 구호와 모금 활동, 인권과 환경오염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행사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1년 4개 학교가 처음 가입한 이래 현재 108개 학교가 협동학교로 활동하고 있다.

   
학교는 지난 해 11월 경기인천지역 유네스크 협동학교 교사협의회를 여는 등 지역 거점학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교류 활발…몽골, 일본, 중국 자매학교 교류로 이어져

 

'국제이해교육'을 위한 협동학교 활동은 몽골과 중국, 일본의 자매학교 교류 사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6년 유네스코 협동학교 사업을 통해 몽골(Mongolia lreeduicomplex School∥)과  의 교류를 시작으로, 같은 해 일본(도야마현 후시키고, 오까야마 상과대학), 2007년  중국(산동성 제남시 산동성대학부속고)과 자매결연을 맺는 등 국제이해교육을 바탕으로 한 해외 자매학교 교류사업이 활발하다.


현재는 해외 자매학교 교류를 더욱 강화해 일본 후시키고, 싱가포르 ACS INTERNATIONAL SCHOOL과 '한·일·싱가포르 고교 교류를 통한 국제교류 협력 증진 사업'도 펼치고 있다.     

 

 

'월드비전' 첫 협력학교…

'학급'이 후원 주체, 해 바뀌어도 후원 끊기지 않아

 

'월드비전 협력학교' 지정은 공동체 정신 실천을 향한 학교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학교는 협력학교 지정과 함께 '한학급 한생명 살리기'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 운동은 학교의 1,2학년 모든 학급이 참여해 1개 학급이 1명의 어린이와 결연을 맺고 정기적인 후원을 하는 운동이다. 여기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학급교사가 함께 참여한다.

교장과 교장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1학년 16개 학급, 2학년 15개 학급 등 1,2학년 학생 모두와 교사 70여명이 참여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18개 국가 38명의 어린이들에게 월 3만원씩 정기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특히 이 운동은 '학급'이 결연을 맺고 정기적인 후원을 함으로써 학년이 바뀌어도 후원이 단절되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는 점에서 참신한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개별 학생이 아니라 학급이 후원의 주체이기 때문에 해가 바뀌어도 후원이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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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청명고등학교] 어린 찻잎처럼 '순수'한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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