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교육연합신문=조만철 기자]

질문) 교원 인사 조기 실시와 2월 정상근무를 희망한다. 졸업식까지는 1월에 처리하고 2월 초 교원을 인사 발령하여 2월에는 전 교원이 새 임지에서 정상 근무하여 새 학년도를 준비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당히 높다. 교육감 후보님께서는 교원 인사 조기 실시와 2월 정상근무 의견에 대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변)매년 신학기 학교현장은 새 학년도 교육과정 수립, 학생들의 학사관리 등 다양한 업무에 수업 준비까지 부담이 많다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이에 2월 초 조기 인사발령으로 교원들이 새 학년 준비기간을 확보해 3월 초에는 학생들과 바로 수업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게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각 시·도교육청이 매년 2월 말경 초·중등 교원인사를 단행함으로써 학사행정에 상당 부분 차질을 빚었고, 이동 교원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준비기간이 부족하다 보니 기존학교에서의 업무 인수인계는 물론, 새 근무지에서의 3월 교육과정 정상 운영에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특히 도 단위 인사인 경우, 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겨야 하며, 자녀의 전학문제도 뒤따르고 새 부임지에서 새롭게 배정된 업무를 인수하려면 어느 정도 기간까지 필요했습니다.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시책이나 제도는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교원 인사 발령시기를 1월 하순이나 2월 초로 한 달 정도 앞당겨 실시한다면 여러 가지로 효율적일 것입니다. 현재 3월 1일자에 시행되고 있는 교원 인사를 교사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새로운 학교에 준비할 수 있도록 2월 1일자 교원 인사로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2월 1일자 인사발령은 신학기 안정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효율적인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정에 막혀 왔습니다. 이와 관련한 T/F팀을 구성해 다양한 의견 수렴 및 졸업식, 종업식 등 전년도 교육과정 행사의 1월 31일까지 마무리하는 시범운영 등을 거쳐 2020년에는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교원 근무성적 평정기간 등에서 나타날 문제점에 대해서는 T/F팀과 도교육청 해당 부서와 협의하여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교육가족 전체가 참여하는 공청회 또는 정책토론회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가겠습니다.교원인사 조기실시와 2월 정상근무는 새 학년 교육과정 정상운영을 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수십 년간 지속돼온 관행을 바꾸는 의미있는 시도가 될 것입니다.

 

질문) 학교장의 무한 책임만을 요구하지 말고 리더십을 지지하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학교장의 리더십을 약화시키는 정책은 전남교육을 침체하게 만든다. 학교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 최 일선에서 수고하는 사람은 교사이지만 방향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행․재정적 지원과 변화를 이끄는 선장은 학교장이다. 학교장의 마인드와 열정에 따라 학교는 크게 달라지고 학부모의 신뢰를 얻는다. 교사는 전보 점수 산정 시 근무성적평정이 반영되지 않지만 학교장은 학교경영실적평가점이 전보에 반영되고 있다(교사들이 점수화되는 사업을 주도적으로 해주지 않으면 학교장 경영실적은 평가 절하되는 현실). 교육감 후보님께서는 학교장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다면 어떤 방법이 있으신지요?

 

답변) 학교장이 신나게 일할 수 있으려면 진정한 학교 자율화가 실현돼야 합니다. 학교 자율화는 2008년 ‘학교자율화 추진계획’부터 거론됐으나 장관에서 교육감으로 통제주체만 바뀌었을 뿐, 오히려 권한이 도교육청에 집중되는 병목현상이 발생했었습니다.여기에 2010년 이후 주민직선 교육감들이 교육자치의 이름으로 그들의 정치 이념, 교육철학을 권한 이양에 투영함으로써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교가 떠안았습니다. 교육의 본질은 사라지고, 교육감의 정치 성향에 따른 정책들이 교육 수요자의 요구로 둔갑해 확대 재생산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정부 권한 이양과 규제 철폐를 내걸었던 학교 자율화는 오간 데 없고, 오히려 시도교육청 권한만 비대해지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제는 교원 인사, 예산 편성, 교육과정 편성・운영, 평가권 등 학교 운영의 핵심사항에 관해 학교 구성원들의 자치적인 결정 권한과 책임성을 대폭 강화하고 활성화함으로써 실질적 교육자치를 보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학교장 중심 책임경영의 진정한 풀뿌리 교육자치가 실현돼 학교장이 신나게 일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봅니다.학교 자율화 실현을 위한 권한은 이양된다 하더라도 여건이 구체적으로 조성되지 않으면 신나게 일할 수 없습니다. 첫 번째, 도교육청 공모사업과 목적사업성 학교예산을 축소, 학교기본운영비를 증액하고 교육비 배부방식을 총액 배부해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편성・운영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둘째, 학교 자체평가에 대한 방향정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학교가 스스로 1년의 교육과정을 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차기 교육과정 구성에 반영돼야 합니다. 지금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자체평가가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도교육청에서 추진할 사업 가운데 단위학교가 원하는 사업을 선택할 수 있는 사업선택제를 실시해 단위학교 교원행정업무를 경감하면서, 자체적으로 충실한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넷째, 학교장 성과급 평가지표 중에는 연구학교 운영, 교원 연수 참여횟수, 청렴 연수 등 겉으로 포장되는 이름뿐인 실적들로 학교경영을 평가해 학교장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육에 내실을 기울여서 평가할 수 있는 도교육청 차원의 지표를 개발해 적용하겠습니다. 다섯째, 학교장 전보에 있어서는 연공서열식 인사원칙과 함께 능력중심의 합리적인 인사원칙을 마련・적용해 학교혁신을 위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위와 같이 진정한 학교 자율화를 위한 여건이 조성되고 권한까지 주어진다면 학교장은 민주적 학교 운영과 단위학교의 책임경영 구현을 위해 무한책임을 지면서 리더십을 십분 발휘해 신나게 일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질문)소통이라는 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교장, 교감이라는 관리자와 승진을 위해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일하는 교사가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무사 안일한 삶을 추구하는 교사들에게는 불편한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나는 일하기 싫지만 다른 사람이 일하는 것도 보기 싫어 방해하는 잘못된 학교문화를 아시는지요? 교장, 교감이 학교와 아이들을 위해 제시한 안건은 무조건 관리자의 얼굴을 살리기 위한 잘못된 것으로 매도하고, 교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최종 결정을 하지 않으면 소통이 안 된다고 이야기 한다. 현장에서의 이러한 소통의 문제를 교육감 후보님께서는 좋은 해법이 있으신지요?

 

답변) 요즘 우리 사회 최고의 화두는 '소통'입니다. 소통은 언어 또는 문서, 그리고 비언어적인 수단을 통해 상호 노력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일방적인 소통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분위기로 의사소통을 하게 되면 상대방도 감정적으로 움직이게 돼 두 조직은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모든 인간은 결코 소통을 거부하지 않으며, 오히려 소통하고 싶어 합니다. 한 개인의 미래를 보장하고 인재를 길러내는 성스러운 작업이 바로 교육입니다. 그런 교육의 본질을 감안할 때 교육의 중심에 있는 우리 교원들은 더욱 그러할 겁니다. 노력의 첫 단추는 바로 포용입니다. 우리는 보통 갈등이 발생했을 경우 그것을 무시 또는 회피하거나 일방적인 주장을 내세워 해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대에 대한 이해와 포용을 바탕으로 뒤로 한 걸음 양보해 대화를 시작하면 소통은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서로 사랑해서 죽고 못사는 연인이나 부부 사이도 그렇듯이 하루 종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면 갈등이 없을 수 없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학교생활에서 직위와 업무내용에 따라 갈등은 필연적입니다. 하지만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소통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서로의 의견을 소중히 여기고 포용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귀기울여 들으려 할 때, 비로소 문제는 해결되어진다고 봅니다. 결국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사람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일방적인 소통 방식 때문에 상대방이 마음의 문을 닫고 '침묵'에 빠지도록 이끌지는 않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학교장이 '나만의 최선'이 아닌 '우리의 최선'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면서 교직원 모두를 포용할 때 교직원의 마음은 움직일 겁니다. 교육은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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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남교육감 출마자에게 듣는다⓶ - 고석규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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