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교육연합신문=김현구 기자]
지난 11월 30일 경기도 수원 망포역 1번 출구, 엔틱한 커피솝에서 밤 6시 30분 추운 초겨울 저녁, 아메리칸 스타일의 커피와 너무나도 친구 같은 인간적인 모습의 배진욱 시인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는 시(詩)를 쓰는 것은 우리와 나의 삶에 이야기들을 쓰기 위한 것이라고 말을 꺼냈다.
 
■ 배진욱 시인의 제13회 시사문단 대상 수상에 대한 느낌과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기쁨과 함께 무거운 중압감이 밀려옵니다. 늘 창작활동을 하며 부족함과 모자람이 많은 것을 느껴온 터라 먼저, 나에게 문학의 길을 열어주시고 언제나 살펴주신 박효석 시인님께 감사드리고, 시사문단 발행인 손근호 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고마운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나의 시(詩)가 상처받고 아픈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위안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시와 문학이 점점 사람들에게서 멀어져 가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사람이 살아가는데 시와 문학은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실과 바늘’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했다.
 
금번 ‘제13회 시사문단 대상 수상’을 계기로 더욱더 좋은 시를 쓰고 사람들에게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거슬러 가면 ‘문예사조’에서 12회 때 문학상을 수상한 기억도 있기도 합니다.
 
■ 시인으로 등단해서 걸어온 길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시인이 되고자 그 길을 가고자 결심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1986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는 요즘 한창 문제가 되는 현장실습생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근무 환경이 참으로 열악하였다고 생각됩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밤을 새우는 날도 숱하게 많았었습니다. 지금은 주 5일 근무이지만 그때만 해도 고작 한 달에 한번 쉬는 날이 태반이었지요.
 
우연한 기회에 회사 선배를 따라 ‘문학동호회’ 야외 창작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본격적으로 ‘삼성전자 문학동호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사회적으로도 노사문제가 한참 심하게 대두되던 시기라서 특히, 문학을 한다고 하면 회사에서 좋은 시선으로 생각하지 않을 때였는데 회원 중 한 명의 글이 문제가 되었고 ‘위장취업’ 활동 등으로 잠정적으로나마 ‘삼성전자 문학동호회’ 활동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회고한다.
 
그렇게 된 후, 나는 군대에 갔고 제대 후 다시 복직을 하게 되었는데 그 옛날 활동하던 선배들이 ‘문학동호회’를 새롭게 결성을 하게 되어 다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멤버들은 거의 떠나고 없었던 터라, 처음부터 새롭게 다시 회원들을 모집하고 ‘문학동호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일주일에 한 번씩 모임이 있곤 했는데, 그날이 유독 기다려지기도 했던 기억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틀에 박힌 회사생활과 그 막막함과 답답함의 탈출이라고 해야 하나. 회사에서 회사일과 관계되지 않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고, 문학적인 교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로 좋았습니다.
 
문학 관련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던 그 순간 순간의 일들이 참 많이 좋았습니다. 또한 회지를 발간하고 ‘시화전’도 열고, ‘시낭송회’도 열기도 했다고 한다.
 
문학 관련 행사를 진행하면서, 행사가 중단되기 전에 문학동호회를 지도하시던 박효석 시인과 선생님으로 연락이 되고, 강사로 모시고 지도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어렵게 어렵게 문학활동을 하는 것을 보신 ‘박효석 선생님’께서는 우리를 격려하기 위해 회원들에게 문인의 길을 열어주셨던 것입니다. 나도 그렇게 선생님의 큰 은혜를 받아 ‘시인의 길’로 등단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문학활동을 한 ‘삼성전자 문학동호회’는 20~30여 명이 밤 8시까지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활동에는 구내식당에서 학예회, 전시회 등을 개최할 정도로 열성적인 부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순수문학지’에 등단하게 된 계기가 이때 이기도 하지요, 그 후 ‘근로자 백일장’ ‘경기도 예술제’ 등에 참가하여 여러 부문의 수상을 했다고 말했다.
 
■ 2002년 첫 시집 ‘아버지의 눈물’에는 70여 편의 시(詩)를 수록하고 있는데
 
가족 중에 장남이었던 나에게 여동생 두 명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시절부터 가정 형편의 문제로 진학보다는 공업계열 고교졸업를 통해 곧바로 삼성전자로 취업하게 됩니다.
 
그 후 여동생 두 명은 대학까지 진학하게 되었고, 시간이 지난 지금 시인이 되었을 때, 아버지께서 그때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나를 공업계열고교에 진학 후 직장생활을 시킨 것에 대한 미안함을 말씀하시면서 눈물을 보이신 때의 이야기가 첫 시집에 제목과 시(詩)로 설정하게 된 사연이 되었다고 했다.
 
■ 살아온 인생에 대한 시(詩)적 처리방법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쓰는 시(詩)는 대부분 생활 시(詩)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시(詩)적 영감은 주로 생활에서 찾고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침 회사 업무 시작 전 청소를 하기 위해 걸레를 빠는 과정에서도 느낀 것들을 쓰기도 하고, 손톱을 깎으면서 잘려나간 손톱을 보는 그 순간들이 시(詩)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억지로 어떤 시(詩)를 쓰기 위해 대상을 찾으려고는 하지를 않는다. 시(詩)가 내 삶이되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생각하며, 되도록 나의 이야기를 시(詩)로 쓰려고 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순간적 감정 즉, 시(詩)적 영감이 오면 핸드폰의 ‘카톡’에 그 내용들을 옮겨 적어 놓았다가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여 다시 읽고 고치고, 고치는 것을 반복합니다. 결국 최종 정리나 마무리는 휴일 또는 저녁 시간을 이용한다고 한다.
 
■ 직업세계에 대한 생각과 그와 다른 시인의 생활자세에 대한 생각은?
 
시(詩)가 돈이 되고 시(詩)가 밥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전업 작가, 시인으로 살면 제일 좋겠지만 직업생활로 생계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내가 쓰는 시(詩)들이 내 생활 주변의 이야기가 많다고 하지만 항상 시(詩)를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
 
박효석 시인께서는 언제나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시(詩)를 하루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한 달의 시(詩)를 쓸 수 없고, 시(詩)를 한 달을 생각하지 않으면 일 년을 쓸 수 없으며, 일 년을 시(詩)를 생각하지 않으면 십 년을 시(詩)를 못쓰게 된다."
 
나는 박효석 시인의 이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생활합니다. 즉, 시(詩)란 새롭게 깊이 있게 남다르게 감동을 줘야 한다고 깊이 생각하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첫 시집을 내고 결혼을 하게 되었으며, 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로 시(詩)를 쓰지 않을 때가 있었습니다. 정말로 시(詩)를 쓸 수가 없었던 때라고 기억됩니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어떤 때는 몇 달을 고민하다가 한 편의 시(詩)를 완성할 때의 그 기쁨은 시(詩)를 써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시인이란 그런 천형(天刑) 같은 숙명을 가지고 가는 사람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 배진욱 시인의 앞으로의 시(詩) 작업의 방향은 어떤 것입니까?
 
회사 생활 등 모든 직업에는 정년이 있다고 하지만 글을 쓰는 시인에게는 정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시(詩)를 쓰고 싶습니다. 시간 속에 만나는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와 일상에서의 소소함들에 관해 시(詩)를 쓰고 싶습니다. 나는 어렵고 추상적이고 수사적인 시어(詩語) 선택을 잘하지 못합니다.
 
독자들의 가슴에 와 닿아 감동을 전해 줄 수 있는 그런 시(詩)를 쓰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오직 한 사람만이라도 나의 시(詩)를 읽고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사람만이 있다면, 그 한 사람만을 위해서라도 나는 시를 쓰고 싶습니다. 자유로워지기 위해 시(詩)를 쓰는데 너무 일정한 틀 속에 갇혀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아직 생활이 조직사회 회사 등에 많이 매여 있지만 세월이 지나면 많은 곳을 여행하며, 그런 환경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새로움을 소재로 시(詩)를 쓰고 싶습 니다. 또, 그런 환경을 경험하며 그 속에 있는 사람들 의 이야기 또한, 좋은 소재가 될 것 같습니다. 똑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시인은 각기 다른 각도로 시를 쓰지 않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배진욱 시인은 2018년 제2시집 발간 진행 중이며, 시사문단 연재 시(詩) 게재 등의 창작 활동을 통하여 1년에 1권의 시집을 발행할 수 있도록 더욱더 문학활동에 매진할 계획으로 시(詩)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늘 새롭게 볼 수 있는 시를 쓸 수 있는 그런 시인이 되고 싶다고 배진욱 시인은 말하며, 카페의 반짝이는 빛을 발하는 트리 장식 앞에서 초롱초롱 미소를 지었다.
 
"참, 기자님 언제 수원에 꼭 와서 소주 한잔 하실래요? 술 한잔 하면서, 인생의 대화도 나누고 살아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간적이고, 흙냄새 나는 이야기와 흠뻑 취해보는 시간을 만들어봐요"
■ 배진욱 시인 프로필
월간 순수문학등단(1996년11월) 한국문인협회회원/한국현대시인협회회원/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회원/빈여백동인 효석문학상수상(2000년) 제12회문예사조문학상수상(2002년) 시집룏아버지의눈물룑(2001년문예사조) 월간시사문단재등단(2004굨5) 월간시사문단연재시 게제(2017년1월~현재) 현재 (주)루텍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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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욱 시인 2017년 '제13회 시사문단대상' 수상 특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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