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갈산중학교 장갑수 교장 >

[교육연합신문=양원석 기자] 장갑수 교장은 처음 조심스럽게 취재를 사양했다. 특별히 보여줄 만한 것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합니다. 학생들을 위해 선생님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모두 Yes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알찬 내실이 중요합니다." 어렵사리 취재를 승낙 받고 학교를 찾아간 기자에게 장 교장이 처음 건넨 말이었다.
갈산중학교는 학생들에게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학교운영의 기준으로 삼는다. 교사들도 형식에 얽매이거나 보여주는 것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덕분에 학교에는 작지만 속이 꽉 찬 알찬 사업들이 어느 학교 보다 많다.
눈에 보이는 성과와 실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교사들도 자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실용적이고 즉시 실천 가능한 아이디어들이 나오면서 성과와 실적은 자연스럽게 선물로 돌아왔다.
"권한은 부장선생님들에게, 일의 책임은 교장인 제가 집니다. 학생들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할 수 있는 것은 다해 보라고 말합니다."
장 교장은 교사들의 의견은 대부분 수용한다. 업무회의의 모습도 사뭇 다르다. 학교의 업무회의에서 지시와 보고 위주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이다. 학교의 업무회의는 부서별 안건을 함께 고민하고 토의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을 도출해내는 시간일 뿐 지시 및 하달의 자리가 아니다.
교직 생활의 절반을 고3 담임으로 보낸 장 교장은 대학입시를 비롯한 진학정보에 있어서도 누구보다 풍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장 교장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정보를 교사들에게 알려주는 데에도 소홀하지 않다.
학교는 올해 초 '학력향상지원부'를 만들었다.
담당교사들은 학부모대상 진학지도 연수, 입학사정관제 특강, 입학사정관제와 수시전형을 위한 학생들의 이력관리 등 진학과 관련된 실무를 전담 처리한다.
알찬 교육과정…학력향상우수학교, 비즈쿨 연구시범학교 등 성과로 이어져

가치논술노트, 독서이력관리와 인성교육을 한번에…내년엔 진로탐색 기능 확대
가치논술노트 사업은 입확사정관제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대입 전형의 흐름에 맞춰 '독서'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갈산중의 특색사업이다. 독서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독서이력을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치논술노트는 독서이력을 관리하는 데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학교는 매일 아침 20분씩 '아침마당'이란 특별한 시간을 갖는다. 이 시간은 학생들이 잠시나마 입시부담을 떠나 내안의 나를 되돌아보며 자기를 성찰하는 시간이다.
월요일에는 'TV동화 행복한 세상'을 시청하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윤독제'로 책을 읽는다. 시청과 독서 후에는 가치논술노트에 감상문을 쓴다. 학교의 가치논술노트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노트를 교과시간(도덕, 창의 재량)에도 학습교재로 활용한다는 데에 있다.
학교는 내년에는 진로탐색 기능을 추가 확대해 가치논술노트를 독서+인성+진로탐색을 아우르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생활백서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학력향상을 위한 특별한 노력…교사들 아침 교육방송, 학력향상우수학교 선정
학교는 기초 및 교과학습 부진학생들을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는 교사-학생 멘토, 학생-학생 멘토, 교사들의 아침 교육 방송 운영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 1학기에는 학력향상우수학교로 선정됐다.
특히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아침마다 교내 교육방송을 운영하면서 방법론적 측면에서도 학력향상을 위한 새로운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복습노트'도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리는데 적지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복습노트'는 부장교사 회의에서 논의 끝에 개발한 것이다. 사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그 날 배운 주요 교육내용을 제대로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복습노트는 맞벌이, 조손가정 등 가정에서의 돌봄기능이 취약한 학생들의 학력이 처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학생들은 매일 정규 수업이 끝난 후 20분씩 담임교사의 지도 아래 국영수 등 주요 교과목의 핵심내용을 복습한다.
학교에서 열리는 '1박 2일'…교사, 학생 함께 학교에서 숙박
학교에서는 지난 7월 초 1학년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1박 2일'이 열렸다. 1학년 5개 학급 170여명이 한데 모여 공동학급 행사로 열린 '1박 2일'은 이 학교 1학년 담임교사들이 모여 만든 이색적인 행사였다.
반별로 이루어지는 행사와는 달리 학급이 모여 교사와 학생 모두가 학교 안에서 숙식을 함께 하며 학급마다 준비해 온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펼친 이 행사는 체험활동과 진로탐색, 인성교육 등이 한데 어우러져 창의적 재량활동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창의적 재량활동은 반별, 학년별, 학교 전체 등으로 구분돼 이루어진다. 규모가 획일적으로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번 행사는 몇 개 반이 함께 공동학급 형태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반별 행사와 학년 전체 행사가 지닌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행사의 제안, 준비, 기획 등 전 과정이 1학년 담임교사들의 자발적인 모임에서 이루어졌다는 데에 특징이 있다.
1학년 교사들은 이 날 갈고 닦은 솜씨로 일품요리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대접'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학교는 행사가 진로 및 직업교육, 인성교육 등에 있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자 2, 3학년으로 확대해 행사를 열었다.
2학년 대상 로봇수업…교육용 로봇 40대 마련, 교사들 방학 중 연수 땀 흘려
학교는 2학기부터 2학년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로봇수업을 한다. 방과후수업이 아닌 정규교과(창의재량) 시간을 이용해 펼쳐지는 로봇수업을 위해 과학 담당 교사들은 방학 내내 땀을 흘렸다.
학교는 지역 기업의 도움을 받아 교육용 로봇 40대를 마련해 2학년 학급을 돌며 학급 당 3~4시간씩 로봇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갈산음악회…음악을 좋아하는 학생은 누가나 참가, 지역주민과 축제 즐겨
갈산음악회는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비전공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며 익힌 음악 실력을 지역민 앞에서 펼치는 음악축제이다.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학교 안팎의 각종 행사에서 실력을 보이는 예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비전공 학생들이 취미와 소질에 따라 스스로 익힌 실력을 지역민들 앞에서 선보이는 예는 흔하지 않다.
매년 여성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는 학부모는 물론이고 지역주민들이 참석해 객석을 가득히 메운다. 특히 학교 학생이라면 원하는 학생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비즈쿨(BizCool) 연구시범학교 인천지역 중학교 첫 지정
지난해 갈산중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전국 10곳의 '비즈쿨' 중학교 가운데 한 곳으로 지정됐다. 인천지역에서는 첫 지정이었다.
올해는 지난해의 운영성과를 바탕으로 연구시범학교로 선정됐다.
창업동아리 운영을 핵심으로 조기에 자기의 소질과 특성,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비즈쿨 사업은 서울여상 등 전국의 명문 전문계고를 중심으로 운영돼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고등학교 단계에서의 비즈쿨 사업이 진로탐색과 직업교육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으며 중소기업청은 지난해부터 전국의 중학교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학교는 모두 9개의 비즈쿨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테디베어, 토피어리(꽃을 이용한 조경/원예작품), 한지공예, 예쁜손글씨 등의 창업 동아리는 학생들에게 자기의 소질과 적성을 찾고 그에 맞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학교 축제때에는 동아리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학생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체험을 하기도 한다.
학교는 동아리 운영 이외에도 비즈쿨 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업체 방문, 외부 전문가 특강 등의 행사를 수시로 열어 사업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지난 2월에서 경기 광명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공장을 방문했으며, 2학기에는 이 달 8~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펼쳐지는 전국 비즈쿨 페스티벌에도 참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