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교육연합신문=박경희 기고]

'동행 (同行)'이란 영어로 'going together', 함께 간다는 아주 쉬운 뜻이다.
이렇게 뜻은 쉬운데 실제로 그것을 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은 아닌 것 깉다.
이번 '아름다운 동행'은 7번째 생일이었는데 해마다 봉사자들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이 그것을 말해주듯이 말이다.

 

동행은 함께하는 것이기에 둘 중 혹은 여럿 중에서 누군가는 먼저 관심을 가져야하고 좀 더 희생해야 하며 또 그것을 즐기고 기쁨을 누릴줄 알아야 한다.
단지 남에게 보여지기 위한, 의무감에 의한 것은 동행이 아닌 고행이기 때문이다.

 

이미 초여름으로 빠져든 5월의 끝자락에 만난 산정호수는 정말 아름다웠다.
여전히 호수는 깊고 고요하였고 축축 늘어진 버들나무와 성숙한 초록의 무성함을 보면서, 과연 이곳에도 해마다 냉랭한 겨울 손님이 찾아올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땀구슬을 흘리며 휠체어를 운전하면서도 웃음을 지우지않고, 손과 손을 꼭잡고 의지하며 쉴 새 없이 얘기꽃을 피우면서, 타인의 눈이 되어 세상의 풍경을 읽어주는 자상한 친구가 되어주면서, 우리 모두는 호수 둘레를 느리게, 아주 여유롭게 함께 걸으며 작은 미션도 수행하며 깔깔!!

그리고 우리의 입과 눈에 휴식을 베푼 '허브까페'에서의 시원한 팥빙수타임!

 

따스한 햇살과 향긋한 바람, 그늘막 신록, 잔잔한 물결...

 

이 모든 자연의 축복을 받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동행하는 중에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아~ 내 발이 즐겁고 내 눈이 즐겁고 내 코가 즐겁다. 그리고 내 마음이 가장 행복하다."

 

누군가를 위해 오늘 하루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이 동행이 결국 상대방 만이 아닌 자신 스스로에게 더 큰 기쁨을 선물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그래서 이런 공식이 성립되나 보다. '1+1=3'
수학이 아닌 인생공식,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증명할 수 없는.

 

집행부에서 성심껏 준비한 맛난 백숙을 먹으며 도란도란 끝이 없는 작은 수다끝에, 복지관 '사나래 합창단'의 노래를 들으며 자꾸만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우리들 앞에서 노래 부를 때 그들이 뿜어내는 뿌듯함과 자존감이 나의 심장에 전달되었고, 작년에 뇌성마비로 하늘나라로 간 나의 이쁜 두 조카가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합창단의 실력이 일년사이 이렇게 향상 되었다니? "뭔 일이 있었나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미션 수행에 대한 것을 말하고 싶다.
형식적인 여러가지의 미션보다는 재미와 열정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2가지 정도의 미션을 통해서 엔돌핀을 팍팍! 돌게하면 좋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화살을 통에 담는 미션을 할 때 짝과 함께했다면 협동심과 흥분이 더 배가 되지않았을까?
이심전심의 미션에서는 미리 깃발을 준비했다면 더 유괘한 게임이 되지않았을까?
모두 같은 상을 주기보다 결과에 따른 차등이 있다면 관심과 집중도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

 

으쓱함이 아닌 작은 겸손으로 이 아름다운 동행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내년에는 더 많은 동행자가 늘어나서 알차고 재미있는 미션을 수행하며, 일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너와 내가 함께하는 힐링의 시간을 갖길 희망한다.

 

준비하시고 함께 동행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면서 산우회 회장님의 간결하고 멋진 인사말씀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본다.
"누군가가 버린 휴지를 장애우가 주웠습니다, 누가 장애우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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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중·제고人의 '아름다운 동행'-그 일곱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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