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27(수)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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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한 번씩 오는 명예퇴직 공문을 만지작거린다. 해마다 오는 공문인데 정년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관심을 담아서 보게 된다. 이제 한 번만 옮기면 40년 가까운 공직 생활이 끝날 것이다. 친구 말대로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 고생을 한다는 말인가’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명예퇴직을 한 친구들이 여유로운 생활을 자랑하며 단톡방에 올리는 여행 사진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올라온다. 
 
아침 6시 45분에 아파트를 나선다. 동절기에는 사방이 어둡다. 출근을 하면 매일 조용한 날이 드물다. 학교폭력이 언론에 나고 교육 비리, 학생 사고, 학교 시설 민원, 전입학에 대한 민원, 각종 행사와 위원회 참석 요청, 수능시험장 학교 폭발물 신고까지 온갖 민원이 늦가을 낙엽처럼 가득하다. 
 
고대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별과 달을 관찰해 달력을 만들었고 이집트 사람들은 오벨리스크의 그림자를 이용하여 시간을 측정했다고 한다. 증기기관차가 발명되면서 합의된 시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게 되었다. 1884년 국제자오선 회의에서는 전 세계를 24시간대로 나누었다. 시간이 전 세계의 공통어로 자리 잡게 된 중요한 사건이었다. 
 
알람 시계는 누가 만들었을까. 알람 시계가 없던 시대 사람들은 자연의 소리에 의지해 일어났다. 옛사람들은 아침 햇빛, 닭의 울음소리가 아침 신호였다. 기계식 알람 시계는 1787년 미국 뉴햄프셔에 살던 시계공 리바이 허친스(Levi Hutchins)가 발명했다고 한다. 그는 해가 뜨기 전인 새벽 4시에 일어나 일터로 가야 했다. 시계 문자판의 숫자 '4' 위치에 핀을 박고 시침이 핀에 닿는 순간 지렛대 장치가 움직여 종을 울리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제 시간은 아침햇살처럼 모든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직장인의 아침 침대에서 알람이 울리고 있다. 
 
시계와 화폐가 발명되면서 사람은 그것에 노예가 되다시피 살고 있다. 편리함을 위해 만든 대상인데 이제 사람이 그것 없이 살 수 없는 형세가 되었다. 때로 그것에서 벗어나야 자유로운 인간으로 하루를 살 수 있다고 믿는다. 역설적으로 그것을 버림으로 더 크고 진실한 것을 얻는 예를 보았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기존의 틀을 깨는 것에서 커다란 변화와 변혁이 시작되었다. 컴퓨터와 핸드폰으로 살아가는 시대이다. 과거만 가지고 세상에 적응할 수 없다. 학교에서 예술과 인문학, 동아리 활동을 강조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러한 활동은 스스로 추동의 힘을 갖고 기존의 것에서 더 새롭고 자유롭고 의미 있는 것을 발견하는 영역이 될 수 있다. 
 
하루 정도는 공적 시간을 벗어버리고 싶다. 핸드폰과 시계를 멀리하고 오직 ‘존재’와 ‘마음’과 ‘삶의 의미’를 사색하며 하루를 보내고 싶다. 타인과 사회에 맞추는 시간은 잠시 멈추고 나만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이번 휴일에 가져보려 한다.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에서 말한 ‘현존재’로서의 인간 존재를 생각하며 내 안의 여행을 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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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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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시간을 잊고 사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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