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의 교육칼럼] 애국과 인간 존엄 교육
"가면의 탈을 쓰고 애국을 강요하는 나라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넘치는 나라를 우리 모두가 만들어야 한다."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일반적으로 위정자들이나 정치인들이 애국을 거론할 때는 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삶을 증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이른바 가면을 쓰고 둔갑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실제로는 국가를 해치는 매국의 속성이 배어 있다. 왜냐면 뒤에서는 자신과 집단의 이익과 권력을 철저히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국민 전체를 폄훼하고 상황을 스스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는 위정자들이 국민을 그저 ‘혜택 받는 대상’으로 전락시키기 위해 오랫동안 구가한 수법이다. 따라서 개개인의 고통과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분투는 은폐되고 개인은 말없이 희생되기 마련이다. 이런 애국은 충성과 당위만을 강요하고 국민 개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위정자들이 망치는 나라를 국민이 되찾고자 하는 것은 언제나 그 이면에 자기 삶의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열망이 굳게 내재한다. 개인의 존엄은 누구도 뺏을 수 없고 함부로 폄훼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의 제 1조 1항이다. 여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는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제10조에 대해 의무를 진다. 결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존중은 바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주춧돌인 것이다.
우리의 뿌리는 이 땅에서 일군 고단한 국민으로서의 삶에 있다. 따라서 우리의 가치는 위정자가 규정할 수 없다. 우리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매우 당연한 일이지만 누구도 우리 전체를 결코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국민 개개인의 삶을, 서로를, 지극히 존중해야 한다. 일찍이 시인 김수영은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다/역사는 아무리 더러운 역사라도 좋다”고 일갈했다. 누구에게는 더러웠는지 모르지만 고단했던 우리에게는 지금 이 시대가 그 자체만으로도 존중받을 전통과 역사라 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우리 삶 자체는 한없이 가치 있고 소중하다.
우리는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지만 더 이상 누군가에게 고개 숙이거나 지배당할 수는 없다. 이 땅에서 우리 개개인이 살아 온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존중받고 사랑을 받아야 한다. 왜 위정자와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진흙탕에 빠져 험난한 탈출을 구가하고, 가슴앓이하며 절망 속에서 한숨을 쉬어야 하는가? 우리는 이제 그만 여기서 멈추어 저 멀리 남미와 아프리카 국민들처럼 퇴락한 국가에서 살아야 하는가? 그것도 부족해 서로를 증오하고 혐오하며 살아야 하나? 인간 개개인의 존엄을 어디서 다시 찾아야 하는가?
지금 우리는 이 땅에서 하루하루 평온하고 안정된 호흡을 하며 살 수가 없다. 대통령부터 자국민에 대한 증오와 혐오가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싹 다 정리하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기 전에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 국민과 더불어 평화스럽게, 상호 존중을 하면서 존엄한 인간답게 살 수는 없는가? 왜 이렇게 국가를 위한다고 하면서, 애국을 주장하면서, 나라를 매국으로 몰고 가는가? 인간에 대한 존엄 의식이 없고, 인간을 최고의 목적으로 대우하지 않고, 출세와 성공, 권력 지향의 수단으로만 삼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 교육이 배출한 최고의 엘리트가 아닌가? 그런데 어찌 사람이 그 모양인가? 일치와 사랑을 말하는 많은 종교인들조차 등을 돌리는 현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우리의 헌법에서 인간의 존엄을 찾자.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1조의 핵심이다. 세상이 불만족스러울 때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어느 개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언제나 국민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개인은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에 살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인간으로서 최고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도록 인간 존엄 교육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삶이 추구하는 행복이고 인간의 권리다. 가면의 탈을 쓰고 애국을 강요하는 나라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넘치는 나라를 우리 모두가 만들어야 한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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