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29(금)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우리 삶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어떤 일이 우리에게 다가올지, 미래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예측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예비’라는 개념에 있다. 

 

「대상전」에 뢰지예괘를 보면 ‘우레가 땅속에 갇혀 있다가 지축을 박차고 뛰어나와 호령하는 모습’이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레의 기운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이미지다. 예술이란 이렇게 뭉쳐있던 감동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이다. 음악이 없으면 예가 성립하지 않는다. ‘예(豫)’는 북을 본뜬 ‘予(북여, 줄여, 미리예)’와 ‘象(코끼리 상)’으로 이루어졌다. 북(予)을 왔다갔다 하며 옷감을 짤 때는 미리 무늬를 예상해야 하고, 코끼리도 죽을 때를 예감해 미리 자기들의 공동 무덤으로 찾아가기 때문에 ‘미리’라는 뜻이 되었다. 예괘의 ‘예’는 예비하다, 준비하다는 의미와, 기쁨을 나타내는 열락의 의미가 있다. 

 

예비란 간단하게 말하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삶에서 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가 그렇다. 홍수가 올 것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한 노아의 행동이 그 이야기의 핵심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노아는 배를 만들고, 동물을 태워 자신과 동물들의 생존을 확보한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대재앙이 다가올 때 예비와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 준다. 

 

예비를 통해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험을 보기 전에 준비를 하면 좋은 성적을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금융 상황에서도 재정 계획과 투자를 예비하는 것은 안정적인 재정 상태를 만들어 준다. 또한, 재난 상황에서 음식과 물을 미리 준비하고, 비상 연락 수단과 의약품을 준비하는 것은 생명을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예비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노력이다. 하지만 예비는 더 나아가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키우는 데도 기여한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 대비하고, 미래를 예상하며 계획을 세워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강해지고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필자의 청춘시대. 국어교사 시절. 교재 연구를 철저히 하여 다음 수업에 대비가 되었을 때는 수업 시작종이 왜 그렇게 늦게 치는지, 빨리 교실로 들어가 수업을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마치 경주마가 트랙으로 들어서서 앞발을 들어 올려 막 질주하려는 바로 그 순간처럼 수업이 기다려졌다. 예비를 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또한 걱정이 줄어든다. 자신감이 생긴다. 예비를 반복하게 되면 습관이 된다. 결국 인생이 자신감으로 가득차게 된다. 자신감은 도전정신을 가져오고, 도전정신은 긍정적 성과를 가져다준다. 그러면 인생이 바뀐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면 행동으로 옮길 때 조심해야 한다. 인간은 멀리 볼 수 없다. 기껏해야 2.0의 시력의 거리만큼만 볼 수 있다. 그래도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는 인간의 손엔 각자의 등불이 들려 있어 그 등불의 밝기만큼 앞을 비춰주고, 그 비춰주는 범위 안에서 안개와도 같은 앞길을 조심조심 걸어가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한다.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사라지게 할 치트키는 바로 예비다. 유비무환이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미래를 대비하는 데 방해 요소가 아니다. 예비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안정성을 제공하며, 미래의 불안감을 줄여 준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에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더 나은 결과를 얻게 된다. 우리 삶의 여러 측면에서 예비는 미래를 밝게 비추는 등불이 되고, 그 결과로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따라서 예비는 우리 삶에서 꼭 갖추어야 할 중요한 도구 중 하나다. 

 

뢰지예괘는 예(기쁨)의 종류를 5가지로 말하고 있다. 먼저 명예(鳴豫)다. 술에 취해 고성방가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혼자만의 기쁨이 아니라, 만인의 기쁨이어야 한다. 소인과 군자의 차이다. 다음은 62의 개우석(介于石)이다. 지조와 정절을 지키는 고고한 삶의 태도다. 중국의 장개석 총통의 이름이 여기서 나왔다. 

 

다음으로 우예(盱豫)다. 눈알을 굴리면서 아첨하는 모습이다. “딸랑딸랑 나는 당신의 종입니다.” 이렇게 남에게 아첨하는 행동으로 기쁨을 누리는 자는 지배계급이 될 수 없다. 지배계급이 되더라도 피지배계급으로 언제든지 강등될 것이다. 

 

유예(由豫)는 정당한 사유로 말미암아 즐거운 기쁨이다. 크게 얻음이 있고 성의를 다하여 자기의 소임을 밀고 나가라. 그러면 지배계급으로 승격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6(上6)의 효사는 명예(冥豫)다. 지배계급이 되어 오래도록 자리를 보존하면 안일의 열락에 빠지기 쉽다. 마치 아편쟁이들처럼 모여서 아편을 태우며 혼미스런 기쁨에 빠져든다. 여기서 『주역』에서는 ‘이런 때는 우레처럼, 죽비처럼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어 박차고 일어나야 한다’고 지혜를 말하고 있다. 그렇지 못하면 저 밑바닥으로 떨어진다. 날개로 하늘 높이 날다가 날개가 부러져 추락하는 모습과 같다. 상급의 지배계급자들이 늘 경계해야 할 기쁨이 바로 명예(冥豫)다.

 

육우균.jpg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BEST 뉴스

전체댓글 0

  • 83595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육우균의 周易산책] 예비는 미래를 밝게 비추는 등불(뢰지예)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