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산곡여중] 따뜻하고 맑은 '참 교육'의 현장
인성에 실력까지...외부 평판, 선호도 높아

개교 20년 만에 '인천 대표 명문'
인천 산곡여자중학교(교장 안창섭)은 1990년 개교해 올해로 개교 20년을 맞았다.
그리 길지 않은 역사속에서도 학생들의 인성과 학습능력에 있어서 지역을 뛰어넘어 인천의 대표적인 '명문' 중학교로 발돋움 하고 있다.
많은 학교가 '명문'과 '일류'를 말하지만 그 성과에 있어 이같은 수식어를 자신있게 붙일수 있는 학교는 많지 않다.
실력뿐만이 아니라 인성에 있어서도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학교는 더욱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인천 산곡여중의 모습은 특별한 그 무엇이 있다.
특히 이 학교의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이 보여주고 있는 때묻지 않은 순수한 열정은 한 겨울 눈 덮은 대지의 모습처럼 눈부시다.
말로만 하는 '참교육'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를 실천하고 있는 이 학교의 모습은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가 무엇인지를 말없이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교장과 교감, 교사는 모두 자기 아이들(?)이 얼마나 성품이 맑고 착한지를 무척 자랑스러워 했다.
그리고 한결같이 조금이라도 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보듬는 모습이 부모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또, 그 모습이 이들이 말하는 아이들의 맑은 성품과 닮았다.
교사들의 맑은 심성을 닮은 학생들과 그 학생들의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참 교사'들이 모인 곳이다.

자체예산으로 1년 무상지원 "학습부진아 없어요"
학교는 자체 예산을 마련해 학습부진아에 대한 무상지도를 펼치고 있다.
거의 매일 방과후 형태로 이루어지는 공부시간은 공부 이외에 학생들의 마음의 상처까지 어루만지는 치유의 과정이다.
학교는 학습부진아의 한 발 빠른 구제를 위해 학교안에서 이루어지는 확습지도 이외에 방학 중 특별캠프를 열고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하는 시제동행문화체험도 실시한다.
비전스쿨도 열어 외부강사를 초빙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닫고 자기의 소질과 적성에 맞춘 진로를 미리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같은 입체적 과정을 통한 이 학교의 학습부진아 구제비율은 매우 높다.
최현주 교사는 "학습부진 학생 중에는 결손가정의 학생이 많다."라고 하며 학습부진아 지도의 본래 목표는 "공부보다 학생이 가진 마음의 아픔을 감싸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직 학생을 위해...목련봉사회, 모든 교사 자발적 참여
지난 2006년 이 학교 교사들은 ‘목련봉사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날이 갈수록 어려워만 가는 경제상황, 넉넉치 못한 가정형편, 제때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교사들은 마음이 저렸다.
한 사람 두 사람 모여 자식같고 동생같은 학생들이 겪는 말 못할 아픔을 함께 나누던 교사들은 매달 받는 월급에서 일부를 떼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주자고 결의(?)를 했다.
날이 갈수록 이 결의에 참여하는 교사들은 늘어갔다.
그렇게 모은 '비자금'은 조용히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올해 3월 이 학교에 부임한 안창섭 교장은 교사들에게 한 가지를 약속했다.
목련봉사회를 모임 본래의 취지대로 충실히 운영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신임 교장의 약속은 교사들에게 믿음으로 다가갔고 교사들의 참여율은 어느덧 100%가 됐다.
어느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고 참여한다고 해서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교사들은 스스로 이 모임에 참여했다.

* 연구부장 최현주 교사(좌)와 양동현 교감(우)
교사들이 내는 금액은 정해진 것이 없다.
1구좌 당 1천원으로 교사 스스로 매달 낼 금액을 결정한다.
거의 대부분의 교사가 매달 10구좌(1만원)의 성금을 낸다. 이렇게 모인 금액은 연간 5백여만 원에 이른다.
이 성금은 학생들을 위한 급식비와 장학금 등으로 쓰인다.
또 일부는 고등학교 입학금으로도 쓰인다.
한 학생에게 지원되는 금액은 최소 10만원에서 많게는 30만 원에 이른다.
철저한 비공개 지원···학생 상처 받지 않도록 배려
봉사회의 운영에 대해 이 학교 양동현 교감과 최현주 교사(연구부장)는 "각 학급 담임 선생님들이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 대해 추천서를 제출한다.
그리고 선생님들로 구성된 소위원회에서 추천서를 토대로 지원 학생과 지원금액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혹시라도 도움을 받는 학생들이 또 다른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염려해 도움이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을 비밀리에 진행한다.
양 교감은 "모든 것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지원과 관련해 어떤 공식행사도 없다.
해당 학생을 제외하고 어느 누구도 누가 받는지 알지 못하도록 한다."라고 설명했다.
학교 봉사단체 활성화, 250여 명 이상 학생이 봉사동아리 참여해

최현주 교사는 "우리 아이들의 성품이 정말 순수하고 맑고 예쁘다."라고 말하며 "각종 봉사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수가 250여 명에 이를 정도로 봉사활동이 활성화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교사들의 모습을 보며 학생들도 이를 닮아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이 활성화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 학교 1학년 5반(담임교사 최지은)은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에티오피아의 한 어린이를 돕고 있다.
최지은 교사는 이에 대해 "처음에는 아이들이 지각하면 내는 1~2백원을 모아 아이들과 함께 연말에 작은 파티를 열곤 했는데 무언가 의미있는 것에 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아프리카의 어린이를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현재는 그 어린이에게 보낼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 교사의 교실 책상에는 이들이 함께 후원하는 어린이의 사진이 놓여 있다.
영어리더 우수학교 선정···학교, 교사, 학생 수준 모두 뛰어나

학생들의 심성만 고운 것이 아니다. 실력도 갖췄다.
산곡여중은 최근 영어리더학교 우수교에 선정됐다.
그만큼 이 학교 학생들의 영어구사능력은 뛰어나다.
학교는 특색사업으로 영어교육을 활성화 하고 있다.
이 학교의 복도와 계단에는 영어 격언이 빠지지 않고 표시돼 있다.
어디로 고개를 돌리든 영어가 눈에 들어온다. 영어시청각 자료의 활용도 적극적이다.
시각적인 노출뿐만이 아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팝송이 학교를 감싼다.
영어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학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규교과 이외에 심화, 보충과정을 통해 영어수업 시간을 늘렸다.
영어 담담 교사들의 수준도 높다.
최현주 교사는 "영어를 담당하는 선생님들의 수준이 높다.
당연히 수업의 '질'도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교 평가를 담당한 교육청 관계자들이 놀랄 정도로 학교의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매우 다양하다."라고 말했다.
인성과 실력을 갖춘 명문 중학교, 외부 평판 매우 좋아
학교와 교사의 이 같은 열정과 노력은 학생들의 인성과 실력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 성과는 학교가 아닌 지역주민들이 인정하고 있다.
양 교감은 "(인천 북부교육청)관내 21개의 중학교 가운데 이른바 비행학생이 가장 적다고 자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양 교감은 "생활지도의 틀이 잘 잡혀 있다.
우리 학생들에 대해 인근 지역주민을 비롯해 외부의 평가가 대단히 좋다.
교사들의 선호도도 높다."라고 덧붙였다.
< 안창섭 교장 >
지난 3월 안창섭 교장은 부임 후 학교의 인사말을 바꾸었다.
'안녕하세요'에서 '사랑합니다'로 바꾼 것이다.
처음에는 학생도 교사도 모두 어색해 했으나 지금은 자연스러워졌다고 한다.
그리고 이 같은 변화는 학생들의 인성 발달에도 적지않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교장은 산곡여중 학생들에 대해 올해 초 선종(善終)한 김수한 추기경의 어록을 인용하면서 '맑고 깨끗하고 아름답게'라는 말이 우리 학생들을 표현하는데 있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하며 학생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안 교장은 학교와 교육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안 교장은 "묻지마 투자는 하면서 교육에 대해서는 관심과 투자가 너무도 인색하다."라고 아쉬워 했다.
또 안 교장은 교육에 대한 투자는 성과를 중심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하며 더욱 과감한 투자와 관심을 거듭 강조 했다.
실제로 학교의 시설은 자랑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강당도 없고 학급당 인원은 44명에 이른다.
학교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며 이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예산의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