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붓 끝에서 피어나는 무한 교육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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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기도 광명시 소하초등학교는 '쉽고 재미있게 먹그림 따라잡기'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해 경기도 교육청으로부터 '명품 교육프로그램 평가 우수학교' 인증을 받았다.

 

그에 따른 지원을 바탕으로 지난 2008년과 올해초 소하어린이들 대상의 수묵화 13작품을 첨부해 학사달력을 제작, 무료로 전교생에게 배포했다.

 

2009년 3월부터 2010년 2월까지 날짜가 명기된 이 달력에는 입학식과 졸업식은 물론 성취도평가, 각종 수련활동, 학교 행사에 대한 일정을 자세히 담고 있어 일 년 동안의 학사일정 공개를 통해 학교의 대내외 행사나 교육과정은 물론 학생이나 학부형이 교육과정 전반에 관하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 같은 명품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소하초등학교 '최백란 교장'(59).

 

이른 새벽과 늦은 저녁, 마음에 담아 두었던 풍경들을 끄집어내 화폭에 옮기는 시간을 가진다는 최백란 교장은 눈길을 끄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면 그 자체가 한폭의 그림으로 또렷이 박힌다고 말한다.

 

최교장이 먹그림을 시작한 것은 경일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중이던 지난 1999년이었다. 이후 시흥 매화초등학교(교감, 2003), 정재초등학교(교장, 2005) 등 현재 소하초등학교 교장직까지 역임하면서 업무외 바쁜 시간을 쪼개 학생들에게는 특기적성 교육으로 먹그림지도를 하고 있다.

 

또,학부모에게도 평생교육 어머니 수묵화를 유도하고 있으며, 교사에게는 수묵실기연수 등을 권유하는 등 먹그림 활성화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 교장은 그림을 통해 수풀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진지한 태도를 가지게 됐다는 한 어머니의 경험담과 자신이 화폭에 담았던 야생화를 보듬으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다는 어린 학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 그림에 대한 교육의 힘과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말한다.

 

"사물의 특징을 빠른 시간 안에 집어내는 '관찰력'과 '집중력', 자연이 가진 색을 통해 학생들의 '감성'을 일깨우는 것이 그림의 장점."이라고 말하면서 "수정할 수 없는 먹그림의 특징으로 학생들은 붓을 잡는 그 순간부터 마음가짐이 정갈해진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한켠에선 최교장의 미술교육을 과하다고 평하는 이들도 있다. 학생들의 더 나은 진로를 위해 현실적인 교과과정에 맞는 교육을 펼쳐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었다.

 

이에 대해 최교장은 "먹그림 교육은 어린이들의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무한한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이를 무시하고 교과수업만을 중시하는 것은 지극히 좁은 소견."이라면서 "가정과 학교의 상호 연계를 통한 교육이 가장 큰 효과가 있으며 윗사람의 바른 마음가짐과 자세는 어린 자녀에게도 크게 영향을 준다. 때문에 평생교육 어머니 수묵화 활동이 좀 더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최백란 교장은 어머니 수묵교실 회원들이 내는 석달에 8만원 남짓하는 수강료 전액과 경기도교육청의 지원금을 학교발전기금으로 기탁해 결식아동과 학교시설을 지원하는데 힘쓰고 있어 어린이들뿐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사회로부터도 훌륭한 교육자의 귀감으로 크게 자리하고 있다. 

 

"노력 없이 자신을 의심하지 말아야…"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광명시민회관 전시실에서는 최백란 교장의 세 번째 개인전인 '최백란 먹그림전'이 열렸다.

 

 

숱한 국내 여행지를 다니면서 시선을 잡아끄는 곳이 있을때면 그대로 주저앉아 붓질을 하게 된다는 최백란 교장.

 

10장 중 6장을 버려가면서도 하루 평균 2장의 그림을 매일 완성한다는 부지런함은 전시실 벽에 걸린 30여편의 작품들이 엄격한 자체 심사아래 탄생한 수작의 향연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듯 했다.

 

울릉도를 밟지 못하고 돌아온 아쉬움을 가득 담아 완성했다는 작품 '울산바위', 간암말기의 아버지를 모시고 오동도로 향했던 동료 교사의 추억을 고스란히 되살려 주었다는 작품 '오동도', 신명나는 최교장의 붓터치가 한눈에 들어오는 '봄의 기운' 시리즈 등은 보는 이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최교장의 실력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먹그림에 한해서만이 아니고…"로 운을뗀 최교장은 그와같은 공감대형성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쌓여진 연륜에서 비롯 됐다고 말한다.

 

평교사와의 원만한 대화를 위해 워드프로세서 1급 자격증을 일곱 차례의 도전 끝에 따게 된 이야기를 시작으로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상 경력, 매년 다양한 공모전에서 특상과 입상 등을 거치며 교직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었던 지난 시간들, 원어민 교사와의 대화를 위해 업무 외 틈틈이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현재의 일과 등을 유쾌하게 털어 놓으며 모든 것을 혼자의 힘으로 해낸 자신의 '도전정신'과 '의지'가 자타 모두에게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최백란 교장.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의심하지 말라!"는 소하초 최백란 교장의 마지막 당부가 교내에는 물론, 많은 이들의 가슴에도 두루 교훈으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

 

 

◆ 최백란 교장

 

최백란 교장은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에서 초등미술교육을 전공했고, 광명미술 대상(2001) 및 광명예술대상(2005)을 수상했다.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광명지부장(2002-2006)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기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다. 1989년부터 수묵화를 시작으로 개인전 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외 전국규모 공모전 입상 28회, 초대전 6회, 부스전 4회, 그룹 및 단체전 전시 101회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1999년부터 초등 1급 정교사 자격연수 강사, 특기보유 연수 강사, 제 7차 교육과정 미술과 강사, 초등교원 교실수업개선 직무연수 강사로 활동 하였으며, 경기도 초등미술교과교육연구회 부회장 및 회장을 역임(2001-2002)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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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선지에 먹물 번지듯 사랑이 번지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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