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교육의 요람…학교 숲, 숲 해설가 초청 연중 생태교육 펼쳐
어린이 자치 활동…민주시민 교육의 장, 약속의 소중함 일깨워
친환경 도서관…전 교직원 방학 내내 구슬땀 흘려
'도전 하늘천따지'…공인한자급수 연계한 자체 교재 제작, 4급 합격생도 배출

[교육연합신문=양원석 기자] 학교는 지난 1999년 문을 열었다. 특수학급을 포함해 모두 36개 학급에 1,100여명의 어린이들이 공부하는 이곳은 수원 영통구 아파트단지 사이에 위치한 아담한 학교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학교와 크게 다를바 없는 이 학교가 발길을 잡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학교 정문을 들어서 왼쪽을 발길을 돌리면 작은 소담한 정자가 학교를 처음 찾은 이들을 반긴다. 정자 옆에는 맑은 물이 쉼없이 흘러들어오는 연못이 있다. 연못속 치어를 바라보며 학교 담장을 따라 길게 이어진 학교 숲속으로 들어간다.
학교 담장을 따라 '학교 숲'이 이어진다.
숲 한가운데에는 길게 시내가 흐른다. 맑은 물이 흐르는 시내와 정자, 연못이 어우러진 학교 숲. 원일초의 학교 숲은 도심속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풍경임에 틀림없다.
모두 100여종의 나무와 야생화, 학교 사이 사이에 위치한 사육장에서는 꽃닭과 앵무새가 산다. 연중 숲 해설가가 직접 학교로 와 생태환경 교육을 펼칠 수 있을 만큼 원일초의 학교 숲과 생태환경은 빼어나다.
학교 생태환경 교육의 새로운 본보기를 보여주는 학교, 자연속에서 인성을 기르고 그 위에 한자와 실용 영어 중심의 영어교육 등 실력을 다지는 학교. 경기 수원 원일초등학교를 소개한다.

박하탁 교장
지난해 9월 부임한 박하탁교장은 요즘도 학교 숲을 자기 손으로 가꾸는데 소홀하지 않는다. 학교가 처음 문을 열 때 지금의 학교 숲 주변에는 다양한 수종의 나무와 야생화가 1500주 이상 심어졌다고 한다.
정자와 연못도 그 때 만들어졌다. 그러나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학교 숲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며 방치됐고 숲은 음습하고 후미진 잡풀이 무성한 쓸모없는 땅으로 변해갔다. 학생들의 탈선 장소로 변질될 수도 있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박 교장은 부임 후 가위를 들고 직접 학교 숲을 새롭게 가꾸기 시작했다. 가지치기는 물론이고 잡풀을 뽑아내고 나무를 옮기며 새로 숲길을 만들었다. 햇빛이 들지 않던 숲에는 다시 싱그러운 햇빛이 들기 시작했고 숲이 조금씩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새로 나무와 야생화를 심고 숲 사이에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방치된 연못도 독지가의 도움을 얻어 새롭게 단장했다. 물이 흐르는 연못, 맑은 물이 흐르는 숲을 가꾸기 위해 연못과 연결된 시내를 새로 만들고 맑은 물이 흐르게 했다. 시내와 연못에는 치어를 방류해 어린이들이 학교 안에서 물이 흐르는 숲속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시와 구청의 협조를 얻어 방범등을 새로 설치하고 학교 산책로 사이 사이에는 사육장도 만들었다. 이제 원일초 학교 숲은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산책로가 됐다.
"도시화와 환경파괴로 점점 자연의 가치를 잃어가는 어린이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습니다."
박하탁 교장의 소박한 바람은 어린이들에게 더 없이 소중한 선물이 되고 있다.
몇 일 전 문을 연 학교 도서관도 학교 숲과 함께 학교의 자랑거리가 될 만 하다.
어린이들을 위해 위치를 5층에서 2층으로 옮기고 크기도 두 배 넓혔다. 도서관 창문 유리에 새겨진 장식까지 하나 하나 교사들과 상의해 결정할만큼 박 교장의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다.
여름 내내 땀을 쏟은 교장과 교사들의 정성을 가득 담은 학교 도서관은 이들의 마음을 닮은 듯 소박하면서도 아늑하다.

학교 생태환경 교육의 새로운 본보기…학교 숲
학교는 숲 해설가를 초청해 연중 숲 해설 교육을 펼치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열리는 이 수업은 학급당 2시간씩 일년 내내 열린다. 대부분의 숲 해설 교육이 수목원 등 학교 밖 공간을 방문해 펼쳐지는 것과는 달리 학교의 숲 해설 교육은 숲 해설 전문가가 직접 학교로 찾아와 열린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학교 안에서 숲 해설 교육을 펼칠 수 있을 만큼 학교 숲은 잘 조성돼 있다.
산사나무, 닥나무, 해송, 목화나무까지 쉽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숲을 찾은 사람들을 맞이한다.
숲 해설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좋다. 어렵고 딱딱해 자칫 지루해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나뭇잎 모양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숲 해설가의 수업에 학생들은 진지한 눈빛으로 집중한다.
학교 숲으로 대표되는 뛰어난 생태환경만큼 학생들의 생태환경에 대한 지식도 여느 학교 학생들에 비해 뛰어나다. 고학년이 되면 나무의 껍질 모양만으로도 수종을 알아맞추는 학생들도 있다고 한다.

학교 숲 활용…연중 다채로운 생태환경 교육 펼쳐
학교 숲을 활용한 생태환경교육은 학교만의 특색사업이다.
학교 숲 해설 교육을 비롯해 연중 다양한 생태환경 교육이 펼쳐진다. 나무에게 편지쓰기, 학부모와 함께 하는 나무동요제, 학교 숲 그리기, 학교 숲 탐구대회 등은 학교 숲을 적극 활용한 생태교육 활동들이다.
학생들의 봉사활동도 학교 숲과 연결돼 있다.
5~6학년 약 20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환경푸르미반은 매주 목요일 아침이면 일찍 등교해 학교 숲을 비롯한 학교 곳곳을 청소한다. 이른 아침 숲의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펼치는 이 활동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희망하는 학생들만으로 모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어린이 자치 활동…약속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민주시민 교육의 장
박하탁교장의 부임 후 성과 가운데 학교 숲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것이 어린이 자치활동을 대하는 박 교장의 태도이다. 박 교장은 어린이 회장 선거와 자치활동을 민주시민으로 자라나기 위한 기초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
소견발표도 방송실에서 하는 겻이 아니라 운동장에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이루어진다. 박 교장은 특히 회장 후보자들이 약속의 중요함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약속의 실천, 실천 가능한 공약을 강조한다. 어려서부터 '메니페스토'운동의 정신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얼마 전 당선된 어린이 회장의 공약 가운데 흰우유 이외에 다른 맛이 나는 우유를 급식에 포함시키겠다는 사항이 있었다. 박 교장은 당선된 어린이 회장을 불러 "이 공약은 어린이 회장이 지킬 수 없는 약속이었다. 그러나 한 번 약속했다면 지켜야 한다"고 말하며 박교장이 급식업체와 협의를 해 검은콩 우유를 급식에 포함시켰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약속의 의미를 일깨워준 것이다.

한자교재 자체 제작…공인한자급수와 연동해 3권으로 나눠
'도전 하늘천따지'는 학교가 직접 만든 한자학습교재이다.
일반적인 한자학습교재와 달리 공인한자급수와 연계해 상중하의 3단계로 나눠 제작했다. 학생들은 자기의 수준에 맞는 교재를 선택해 공부할 수 있다.
2학년이라도 한자실력이 우수한 학생은 고급단계의 교재로 공부할 수 있고 6학년이라도 한자실력이 부족하면 낮은 단계의 교재를 선택해 맞추형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각 교재에는 어린이들엑 도움이 되는 '사자소학(효행편)'을 수록해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으며 수록된 모든 한자마다 어원을 친절하게 풀이해 놔 교재 제작에 들인 정성을 엿볼 수 있다.
학교의 한자교육은 재량수업과 자습시간을 활용해 이루어진다. 우리 국어의 70%가 한문이라는 점을 고려 할 때 한자교육은 한자능력 뿐만 아니라 국어의 어휘력을 키우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친환경 도서관 문열어…교장, 교사 방학 내내 구슬 땀
학교는 10월 7일 도서관 개관식을 열었다. 수원시장,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등 지역 기관장과 교육계 주요인사들이 참석해 지역주민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삼나무 원목으로 마감된 도서관은 아늑하고 정겨운 느낌을 준다. 학교의 느낌과 많이 닮아 있다. 지난 여름 박교장과 교사들은 도서관 개관을 위해 구슬 땀을 흘렸다.
원래 도서관은 5층에 위치할 예정이었으나 어린이들의 이용 편의를 고려해 2층으로 옮겼다. 크기도 두배로 늘렸다. 도서관 한 켠에는 도서관 활용교육을 펼칠 수 있는 열람실도 갖췄다.

학교안전지킴이 등 학부모 활동 인상적…매일 학교 안팎 순찰활동 펼쳐
학교의 모습이 변하면서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도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학교에는 이른 아침 유니품을 입은 학부모들이 나와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돕는다. 안전생활지킴이 소속 학부모들이다.
오후 한시가 넘으면 다시 이들이 학교를 찾아 학교 숲을 비롯해 학교 곳곳에 대한 순찰활동을 펼친다.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화장실과 창고, 빈 교실 등 학교 안팎을 철저하게 살피고 학생들의 하교를 돕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