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7(토)
 

[위클리피플=하여라 기자]

 

퍼스널 브랜딩의 시초,

 

국내 스타일리스트계의 본좌

윤혜미 대표를 만나다.

윤혜미  YHMG CEO/ 이미지스타일리스트

 

‘존재감’이 중요한 시대다. 개인마다 자신을 영리하게 표현해 낼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막상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가 주어지면 막막해 진다. 이름을 말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뭘 어떻게 말해야 되는지 말이다. 존재감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미지 스타일리스트계의 ‘본좌’이자, 퍼스널 브랜딩 그룹 YHMG의 윤혜미 대표 이야기에 집중해 보자. 취재_오미경/ 글_하여라

 

당신을 정의하는 퍼스널 브랜딩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퍼스널 브랜딩이 무엇인지 윤혜미 대표에게 직구로 물었다. ‘나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내리는 일’ 이라는 짧고 굵은 대답이 돌아왔다.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곳에 쓸모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요. 나 자신에 대해 확실하게 안다면, 나의 가치에 대해서 누구에게든 쉽게 말 할 수 있어요.”

 

윤 대표는 직접 사온 테이크아웃 커피 잔을 들며 “커피를 좋아해서 마시기도 하지만, 잠을 깨고 싶을 때, 피곤 할 때 주로 마시잖아요. 커피의 활용 방안을 우리는 잘 이해하고 있어요. 퍼스널 브랜딩도 나의 이미지, 장단점, 특성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내가 어떤 가치를 지닌 사람인지 확실하게 이해하자는 거예요.” 윤대표가 직접 비유를 들어 한 번 더 쉽게 설명해 주니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이해가 쉬워졌다

 

퍼스널 브랜딩은 연예인이나 정치인 같은 유명한 사람들에게나 필요하지 않을까. 윤혜미 대표는 이미 잘 알려진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퍼스널 브랜딩이 크게 필요치 않다고 말한다. 윤 대표는 KBS방송국에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였고, 현재는 퍼스널브랜딩 그룹 YHMG를 창업한 19년차 베테랑 이미지스타일리스트다.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그녀는 숱하게 유명인들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정말로 이미지 스타일이 필요한 사람은, 이제 막 시작 선상에 선 초보 정치인이나 취업 준비생, 초기 사업가들이라고 느꼈다. “유명한 사람들은 굳이 나서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만들지 않아도 대중과 매체에 의해 정의가 내려져요. 반면에 일반인들은 본인들이 알아서 정체성이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야 해요.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이력서 하나 쓰는 것도 어려워해요. 이력서 쓰기 전까지는 내 스스로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요. 어린 시절에는 선생님이 생활기록부에 나의 특성, 취미, 태도를 모두 정의해 버리니, 나에 대해 정의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거죠.”

 

나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버려라

 

퍼스널 브랜딩 개념 공부(?)가 끝나자 구체적으로 퍼스널 브랜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했다. 첫 번째 단계는 고객과의 사전 미팅이다. 그러나 윤 대표는 사전 미팅을 가기 전에 고객에 대한 어떤 사전 조사도 하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게 편견을 가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자신이 짜놓은 이미지에 고객을 집어넣기 보다는, 사람 자체에서 나오는 이미지를 토대로 스타일을 잡는 것이 윤 대표만의 철칙이다. 고객과의 미팅을 가진 후에는 분석서 작업에 들어간다. 이 분석서 안에는 고객의 이미지, 직업, 신체비율, 화법, 헤어 등 그 사람의 내면과 외면에 관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 분석서를 토대로 해당 고객을 알맞게 변화시키는 것이 퍼스널 브랜딩의 핵심이다.

 

최근에 백발로 등장해 화제가 된 가수 패티 김의 스타일 역시 그녀의 작품이다. “패티 김 선생님은 팬들에게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프로세요. 그래서 여태껏 눈이 아픈데도 참고 염색을 해 오셨어요. 저는 굳이 고통을 참아가면서 까지 염색할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 했어요. 그래서 선생님에게 백발을 제안했어요. 선생님께서 거의 2년 가까이 고민하시다가 염색을 안 하시게 된 거예요. 이처럼 자신의 틀을 깨도록 설득하는 건 어렵지만, 바뀐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되죠.”

 

윤혜미 대표는 이미지를 바꿀 때 가장 고려해야 할 첫 번째로 “나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고 조언한다. 나를 바꾸기 전에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부터 시작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회사에서 쓰라는 이력서 말고, 그냥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이력서를 써 보세요. 아마 종이 한 장 안에 내 모습이 다 들어갈 거예요. 정리하다보면 내 꿈이 무엇인지, 내가 뭘 잘하는지 눈에 들어와요.”

 

19년 차 베테랑에게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란

 

윤혜미 대표는 “인터넷 검색 창에 몇 글자만 치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이지만, 유명인을 제외하면 개인을 설명해 줄 어떤 정보도 없다”는 점에 착안하여 퍼스널 브랜딩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YHMG를 설립할 때만해도 국내에 퍼스널 브랜딩 회사는 한 곳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두렵지 않았다. 맨땅에 헤딩은 그녀의 전공이다.

 

“제가 처음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한 것도 거의 맨땅에 헤딩 격이었어요. 사실, 어릴 때는 막연히 연극 쪽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서울에 왔는데 막상 연극무대에 서는 건 어려울 것 같아서 무대 분장을 배웠어요. 가르쳐 주신 선생님께서 KBS를 추천해 주셔서 KBS에서 일을 시작했고, 그렇게 일하던 중 어떤 분이 ‘너 옷 좀 만질 줄 알아?’ 라고 던진 한마디에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우연찮게 스타일리스트 일을 시작 했어요.(웃음) 당시에는 스타일리스트라는 개념조차도 없었죠.”

 

스포츠방송 남자 아나운서 스타일리스트가 갑작스럽게 필요해 하루아침에 분장사에서 스타일리스트로 변신하였다.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수 십 벌의 옷을 구하러 다녔다. 뉴스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보도국 한쪽에 수 십 벌의 옷을 펼쳐놓고 종이인형 놀이 하듯 옷들을 조합해 보았다. 채 15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주목 받을 의상을 위해서 하루 종일 서울에 있는 옷가게들을 쓸고 다녔다. 이것이 19년차 베테랑 이미지스타일리스트의 시작이었다.

 

스타일리스트 일도 하나하나 부딪쳐서 배웠기에 YHMG 문을 열 때도 두렵지 않았다. “회사 문을 연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퍼스널 브랜딩 분야가 신기하다며 CNN에서 취재를 나왔어요. 그 때서야 내가 하는 일이 ‘특이 하구나...’ 라고 느꼈어요. 회사를 문 열 때도 퍼스널 브랜딩을 사람들이 얼마 만큼인지 아는지는 별로 중요치 않았어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고, 제가 했던 일을 묵묵히 해나가면 되는 거였기에 인지도는 신경 쓸 필요가 없었죠.” 

 

 

YHMG 이후로 퍼스널 브랜딩 회사들이 하나 둘씩 생기고 있는 요즘, 윤혜미 대표는 신경 쓰이기보다는 더 큰 원동력이 된단다. “후발주자들이 생기는 건 원조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니까 더 좋죠. 게다가 퍼스널 브랜드가 대중화 되어가는 가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언제부턴가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서 더 많은 사람이 알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최근에 동국대 평생교육원 강의도 시작 하게 된 거구요.”

 

윤혜미 대표는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이미지스타일리스트 전문가 과정 교수직을 맡으면서, 교육이라는 창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미지와 퍼스널 브랜딩의 개념을 알고, 활용할 수 있게 되길 바랐다. 그래서 그것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최대한 적극 임할 생각이었던 그녀는 얼마 전, 이를 실행에 옮기려 처음으로 강원도 인제 만해 마을에 강연을 갔다가 겪은 일을 떠올렸다. 늘 해왔듯 편한 마음으로 강의실에 들어선 윤혜미 대표는 3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수강생들이 앉아 있는 예상치 못한 풍경에 놀랐고, 어떻게 강의를 풀어가야 할지 막막했다고. 그러나 걱정도 잠시. 강의가 끝나자, 한 어르신은 윤 대표의 손을 꼭 잡으며 그녀의 이야기가 정말 좋았다고 말해주었다. 윤 대표는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분야를 소개해 드린 것 같아 뿌듯했다고 한다. 그녀의 목표이자 남은 꿈은 1세부터 100세까지 사람들이 자신을 구체화 시키며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풍토가 정착되는 것이다. 왠지 그녀의 목표가 무척 높아보지는 않는다. 맨 땅에 헤딩을 해도 항상 이겨내 왔던 윤 대표이기에 그녀의 행동력으로 본다면 머지않아 이루어질 수 있으리란 단단한 확신이 든다.

 

profile.
1995년 KBS스포츠뉴스를 시작으로 ‘KBS 9시 뉴스’와 ‘열린 음악회’, 각종 연말 시상식 등 여러 공중파 프로그램의 스타일링과 아리랑국제방송 주요 보도 및 교양·예능 프로그램 스타일링을 해왔으며, 저서로는 ‘남자의 멋·품·격’(2011)이 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 농림수산식품부,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여성가족부, 병무청, 산림청 장차관 및 고위공직자 들의 미디어 트레이닝 강사를 해왔고,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권영길, 문국현, 진대제 등 대선 및 총선 출마 의원의 스타일링과 황현정, 황수경, 김경란, 조수빈 등 여러 아나운서와 건양대 김희수 총장 등 유명인 들의 스타일링 및 컨설팅을 도맡아 왔다. 이 외에 현재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이미지스타일리스트 전문가과정 교수와 퍼스널브랜딩 그룹 YHMG의 대표로도 활발한 활약을 하고 있다. 

 

※ 본 기사는 전문미디어그룹인 위클리피플넷(주안미디어홀딩스)와 교육연합신문이 공동 기획으로 제작된 정보콘텐츠이며 임의의 무단배포 및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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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국내 스타일리스트계의 본좌, 윤혜미 대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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