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10-06(화)
 

[교육연합신문=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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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린 뒤 스포츠 선수들의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대한민국 남성에게 병역의무는 오랜 시간 피할 수 없는 사회적 책무이자, 때로는 청춘의 한 시기를 내려놓아야 하는 숙제와도 같았다. 특히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병역의무는 우리 사회가 함께 감당해 온 가장 무거운 의무 가운데 하나다.


현행 병역특례 제도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국위를 선양한 경우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병역의무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운동선수에게 있어 전성기에 해당하는 시기에 군 복무로 인해 선수 생활이 중단되는 것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제도의 배경에 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과연 현재의 제도가 시대와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지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축구 대표팀의 금메달로 다수의 선수들이 병역혜택을 받게 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선수 개인에게는 매우 큰 혜택이지만,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또래 청년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형평성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일부 선수들의 부적절한 언행과 행동이 국민적 공분을 샀다는 점이다.


국가대표 선수는 단순히 운동을 잘하는 사람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실력만큼이나 경기장 밖에서 보여주는 언행과 인격도 중요하다.


특히, 전쟁이나 사고로 신체적 피해를 입은 장병을 연상시키는 행동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결코 가볍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다. 병역의무를 수행하다 부상을 입은 장병들과 지금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역특례를 받은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특권의식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책임감과 겸손함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병역특례 제도 자체에 대해서도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아시안게임 종목별 경쟁 수준과 참가 선수 구성, 국제대회로서의 권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메달 획득만을 기준으로 병역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야구의 경우 프로 선수 중심으로 구성된 우리 대표팀과 사회인 야구 선수 중심의 일본 대표팀이 맞붙는 등 종목별로 참가 선수의 구성과 경쟁 조건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축구 역시 연령 제한이 있는 아시안게임 특성상 국가별 선수 구성에 차이가 있고, 우리나라는 와일드카드 선수를 활용해 대표팀 전력을 보강할 수 있었다.


물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장에 나선 선수들의 노력과 땀은 존중받아야 한다. 다만 메달 하나만으로 병역이라는 국가적 의무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연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오늘날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방법은 스포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BTS(방탄소년단) 역시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외교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막대한 경제적 효과와 함께 대한민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병역의무를 이행했다. 전성기의 시간을 국가의 부름에 따라 잠시 내려놓은 이들의 선택은 병역의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스포츠 선수들의 국제대회 성과가 국가 이미지와 국위 선양에 기여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국가대표라는 이유로 누리는 명예가 클수록 그에 따르는 책임 역시 커져야 한다.


병역특례가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주장만을 앞세우기보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국제대회의 수준과 권위, 참가국의 선수 구성, 경기의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병역특례 대상과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병역특례를 받은 선수들도 자신들이 특별한 혜택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또래 청년들은 지금도 군부대에서 가족과 친구들의 곁을 떠나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누군가는 추운 겨울밤 경계근무를 서고, 누군가는 훈련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그들의 청춘 역시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민의 박수와 환호를 받는 만큼, 병역의무를 다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도 감사와 존중을 보내야 한다. 병역특례는 권리가 아니라 국가가 특별히 부여한 예외적인 혜택이다. 그렇다면 혜택을 받은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책임과 겸손이 따라야 한다.


이번 논란이 특정 선수에 대한 비난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가 병역특례 제도의 취지와 형평성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스포츠의 성취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국위를 선양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또 다른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으로 돌아간다면, 그 제도는 언젠가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제는 메달의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메달 뒤에 있는 공정성과 책임의 가치를 함께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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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병역특례, 이제는 ‘혜택’보다 ‘책임’을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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