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27(수)
 

[교육연합신문=정광우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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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 전 세계는 디지털 기술의 등장으로 급격한 변화와 혁신을 경험했다. 이 시기 각국 중앙은행은 자원 절약, 탄소중립 실현, 위조·변조 방지를 목적으로 지폐 및 주화를 CBDC로 전환할 장기 계획을 수립하게 됐다. 

 

그러나 디지털 세계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중앙은행이 아니라 비트코인이었다. 일부 중남미 국가들은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지폐 발행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CBDC처럼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ECB(유럽중앙은행)는 비트코인은 거래의 대상일 뿐 화폐가 될 수 없다고 단호히 선언했고, 중국 역시 코인 전반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가했다. 반면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긴급명령에 따라 CBDC 개발에 속도를 내며, 디지털 달러 형태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 그렇다면 한국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나라는 ‘가상화폐’, ‘암호화폐’, ‘탈중앙화’라는 표현이 번역 과정에서 혼재되며, 코인이 마치 화폐처럼 인식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사이, 국부 유출은 꾸준히 심화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CBDC 시범사업 ‘한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과 시중은행을 동원해 예금 기반 토큰 발행, 디지털 지갑 제공, QR 결제 실험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는 시범사업이라기보다는 랩 수준의 시뮬레이션에 가까웠고, 특히 실패한 제로페이 정책의 QR 방식을 다시 채택한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한강 프로젝트는 매끄럽지 않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 더 큰 문제, 스테이블코인 정책의 혼선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정부·정책 당국의 메시지도 일관되지 않았다. 한국은행 총재는 ECB 초청 자리에서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했고, 반면 김용범 정책실장은 민간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민병덕 의원은 민간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 법안까지 발의했다.절충적으로,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한정하자는 논의도 존재한다. 전 세계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든 지 30년이 넘었고, 디지털은 산업과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디지털 금융 분야는 아직 글로벌 스탠더드가 정립되지 못했다.

 

■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제언 1. 블록체인 코인과 법정화폐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코인은 미래 가치 보장이 없는 블록체인 기반 자산이다. 특히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USDT, USDC 등)은 외환관리법 영역에서 다뤄져야 한다. 또한 국민이 보유하는 코인에 대해서는 “정부는 가치 변동에 대해 책임질 수 없다”는 경고 문구를 담배 경고문처럼 명확히 고지해 국민의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CBDC와 화폐가 될 수 없는 코인(암호화폐·가상화폐) 개념을 명확히 구분해 국민이 오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제언 2. CBDC·디지털화폐·디지털원화·스테이블코인은 모두 법정화폐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개념이며, 중앙은행의 발권 영역이다. 따라서 위임 발권 역시 한국은행의 고유 권한임을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한강 프로젝트에서 발행한 예금 토큰은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해당한다는 점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제언 3. 결제 방식은 크게 카드 기반, QR 기반으로 구분된다. 정책적으로 특정 방식을 밀어붙이기보다, 가맹점을 지정선택하는 것 보다 시장에 맡겨야 한다. 

 

제언 4. CBDC 시범사업은 디지털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도시를 선정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언 5. 디지털 금융의 안착을 위해 전자금융거래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국내에는 실제 의미의 ‘지역화폐’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가 흔히 부르는 지역화폐는 지역사랑상품권을 편의상 부르기도 하는데 이 상품권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해 CBDC와 결합하자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상품권이나 교통카드 자체가 이미 블록체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 구조이며,기술적으로는 블록체인 없는 스테이블코인의 형태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끝으로, 디지털화폐에 관한 사항은 한국은행의 의무이며, 미래 가치가 보장되지 않은 블록체인 코인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가 국민 재산 보호 차원에서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반면, 미래 가치가 보장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블록체인 코인은 적극적으로 발굴·육성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달러든 블록체인 코인이든 외화 유출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외환관리법을 적용해야 하며,

디지털 원화를 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지갑과 디지털 금융결제 플랫폼의 표준 역시 조속히 정립되어야 한다.


아울러 우리의 디지털 원화가 역외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디지털 원화의 영토를 확장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선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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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광우

◇ 이호기술단(주) 회장 

◇ 한국핀테크 블록체인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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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테이블코인 혼선, 이제는 국가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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