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사설]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내년 예산은 10조원을 넘는다. GPU 26만 대를 들여오고,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따로 있다. 정작 그 장비를 다룰 사람이 없다. OECD 38개국 중 AI 인재 순유입은 35위다. 돈은 있지만 사람이 없다. 기술 경쟁은 이미 인프라의 싸움이 아니다. 이제는 사람의 전쟁이다.
대만의 사례는 이 점을 잘 보여준다. 불과 몇 년 전, 대만도 인재 유출에 시달렸다. 유능한 연구자들이 미국으로 떠났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양밍자오퉁대(國立陽明交通大學)를 중심으로 반전이 일어났다. 정부, 대학, 산업계가 함께 움직였다. AI 고성능 컴퓨팅(HPC) 플랫폼을 구축했다. 연구 인프라와 산학 협력, 인재 육성의 3중 방어막을 세웠다. 그 결과, 떠났던 과학자들이 돌아왔다.
첫째, 연구자가 마음껏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양밍자오퉁대는 교수의 행정 업무를 줄였다. 강의 부담도 덜어줬다. 초기 연구비를 별도로 지원했다. 연구자는 서류 대신 실험에 집중한다. 행정보다 창의가 우선이다. 한국의 현실은 다르다. 연구자들은 각종 평가와 보고서에 묶여 있다. 창의는 자율에서 자란다. 자유로운 탐구 환경이 혁신의 토양이다.
둘째, 산업계와의 실질적 협력 생태계가 중요하다. 대만의 기업은 대학 안으로 들어왔다. 엔비디아, TSMC, 미디어텍이 그 중심에 있다. 대학 안에 연구센터를 세우고 함께 일한다. 학생과 교수가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연구와 산업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실무형 인재가 자란다. 한국은 아직 다르다. 학교와 기업의 협력은 취업 연계 수준에 머문다. 협력은 형식이 아니라 지식 생산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셋째, 지속 가능한 인재 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대만의 동문 기업인들은 모교에 거액을 기부한다. AI 연구 빌딩을 세우고, 후배들을 돕는다. 대학, 기업, 정부가 함께 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인재가 떠나지 않는 구조다. 한국은 다르다. 인재가 나가면 돌아올 이유가 없다. 애국심만으로는 부족하다. 연구 조건과 협업 기회, 도전의 무대가 있어야 한다.
AI 인재 양성은 단순한 교육정책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미래 전략이다. GPU 몇 대보다 한 명의 연구자가 더 중요하다. 한 명의 창의적 연구자가 세상을 바꾼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예산이 아니다. 생태계다. 인재가 자랄 흙을 갈아엎어야 한다. 그들이 떠나지 않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대만은 이미 길을 보여줬다. 인프라, 협력, 자율. 세 축이 맞물릴 때 인재는 남는다. 그리고 세계는 찾아온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다. 사람이다. AI를 키운다는 것은 결국 인간을 키운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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