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유기성 기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청주 지역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이를 지원하겠다며 청주시가 내놓은 '저신용·저소득 소상공인 대출 이자 지원 사업'이 정작 가장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신청 자격 요건이다. 이자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국세 체납, 지방세 체납, 건강보험료 및 4대 보험료 미납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장사가 안 되는데, 뭘 먼저 내야 합니까"
청주시 상당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모 씨(55)는 올해 초 은행 대출로 월세와 인건비를 겨우 맞췄다. 하지만 3개월 전부터 건강보험료가 밀리기 시작했다.
"2년째 매출은 줄어드는데 월세는 그대로예요. 알바도 못 쓰고, 새벽부터 밤까지 부부가 나와 일하는데도 매달 적자입니다. 카드 돌려막기 하다가 4대 보험료, 세금까지 손댈 수 없었어요. 대출 이자도 감당이 안 돼서 청주시 지원을 신청하려 했더니 건강보험료 체납으로 자격이 안 된다고 하더군요. 너무 허탈했어요."
"이자 감면만 돼도 숨통이 트일 텐데"
청원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이모 씨(39)도 비슷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버티다 시설을 리모델링하며 대출을 받았고, 신용등급이 6등급까지 떨어졌다.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까 싶어 시청의 이자 지원 정책을 찾아봤지만, 지방세 체납 1건이 발목을 잡았다.
“아파트 관리비도 밀리고 있는데 세금이 우선일 수가 없죠. 이런 상황에서 자격 요건이 너무 까다로우면 정책 의미가 없지 않나요? 정작 필요한 사람은 아예 문턱에도 못 가는 구조예요.”
"진짜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자격이 없다"
“현장에선 지원 조건이 오히려 '낙인효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체납이 있는 사람은 무책임한 사람이 아니라, 살기 위해 순서를 정한 사람입니다. 행정기관이 실질적 상황을 반영한 융통성을 가져야 진짜 도움이 됩니다.”
실제 경기 불황으로 인해 자영업자의 70% 이상이 건강보험료나 4대 보험료 납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체납으로 인해 각종 금융지원에서 배제되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거나 소득이 불안정한 계층일수록 체납 가능성이 높아, '저신용·저소득'을 위한 제도가 오히려 그들을 소외시키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청주시 관계자는 "성실 납세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기준"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정책의 실효성을 따져볼 때 자격 조건을 완화하거나, 체납자에 대해서도 일시적 사유가 입증되면 예외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청주시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유사 정책들도 대부분 동일한 한계를 보이고 있어, 전국 단위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원이 절실한 이들을 제도 밖으로 밀어내는 현실. '저신용·저소득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이름 아래,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다시 한번 되돌아볼 때다.
전국 자영업자 절반 이상이 체납 위험으로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자영업자의 약 52.3%가 최근 1년 내 건강보험료 납부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소상공인 금융접근성 실태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8.6%가 "대출은 필요하지만 체납 등으로 지원받기 어렵다"고 했고, 이 중 40% 이상이 “정책금융의 자격 요건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답했다.
청주시 소상공인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청주시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청주시 내 사업자등록 소상공인 약 6만여 명 중 1만 3천여 명(약 21.7%)이 국세·지방세 체납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건강보험료나 4대 보험료까지 포함하면 전체 소상공인의 30~35% 이상이 지원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현재 경기침체로 하루 매출이 100만원 하던 매출이 10~20만원으로 줄어 투잡, 쓰리잡을 해야 되는 현실이 안타깝고 그렇다고 직원 인건비를 줄일 수도 없고, 매달 생활비도 되지 않는 현실에 점포 폐업을 고민하는 최모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뇌리에 맴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