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서울 지하철 신당역은 2호선과 6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이다. 이곳은 과거 서울의 4대 시장 가운데 하나였던 서울 중앙시장으로 유명했고 황학동 풍물시장으로도 이름이 났다. 이제는 길거리음식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먹거리가 된 떡볶이가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곳으로도 널리 이름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시장은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에 그 명성을 내어 주었고 풍물시장은 근처 신설동으로 옮겨갔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신당역을 '떡볶이 타운'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곳에 있는 것이 '떡볶이'만은 아니다. 거친 생명이 펄떡대며 살아 숨쉬는 삶의 공간인 시장과 그 안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 문화예술 공간인 '신당창작아케이드(창작공예촌)'가 멋진 화음을 내며 새롭고 신선한 문화지대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거칠고 투박한 생명이 넘실거리는 시장이 젊은 문화예술인들을 보듬고 있는 곳.

서울 신당역 주변을 소개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옛 서울의 4대 시장, 서울 중앙시장 (지하철 2번 출구)

 

 

시장이 위치한 곳의 행정지역 상 명칭은 '황학동'이다.

누런(黃) 학(鶴)이 살던 곳이라 해서 황학동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중앙시장 운영회 박정원 회장은 동 전체의 85% 이상이 상가와 점포로 이루어진 곳은 전국에서 이곳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시장은 넓고 없는 것이 없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 정이 넘치는 보리밥과 칼국수, 찌그러진 양은냄비와 양푼, 고가구와 골동품, 수산물과 축산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옷가지들까지 도매와 소매 없는 것이 없다.

 

서민들의 요긴한 간식거리인 순대와 닭발, 족발 등의 식재료를 서울 전역으로 공급하는 것도 이 곳이다. 중앙시장 내 점포수만 600여 개가 넘는다. 아직도 그 규모면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전통 재래시장이다.

 

박정원 회장은 "'의·식·주'에서 '주'를 빼곤 없는 것이 없다."라고 시장을 소개했다. 1970년부터 지금까지 40년간 이 곳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박 회장은 시장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세련됨이야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에 비할 수 없지만 시장만이 가진 인정 넘치는 '어우러짐'의 문화를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시장은 입구 정면 길게 뻗어 있는 중아통로 이외에도 주변에 가구와 재활용품 등을 취급하는 상가가 길게 늘어서 있다.

 

 

보리밥, 해물칼국수…가격·양·맛 모두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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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곳곳을 둘러보며 발품을 팔다 보면 어느새 배가 출출해진다. 특히 주말 지하철 1번 출구 근처부터 시장 뒤편까지 벌어지는 풍물장터를 돌며 온갖 진기한 물건들을 기웃거린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시장구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거리이다. 시장은 보리밥과 칼국수가 유명하다.

시장 중앙통로에 들어서면 양 옆에 큼지막한 번호가 붙어 있다.  번호에 따라 의류, 축산물, 수산물, 식재료 등 취급하는 품목이 다르다. 보리밥집 골목은 1번 통로에 위치해 있다. 시장입구에서 약 삼십여미터를 들어와 오른편에 있다. 통로를 들어서면 군데군데 보리밥집 간판이 눈에 뛴다. 어느 집을 들어서건 가격은 비슷하다. 보리밥과 칼국수 모두 4천원이다.

그 밖에 쌈밥과 각종 찌개류도 있다.

 

보리밥을 시키면 청국장과 쌈채소가 함께 나온다. 보리밥에 들어가는 나물류가 여느 비빔밥집 못지않게 풍성하다. 청국장이 달려 나온다고 해서 맛이 그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맛이 기막히다. 삶은 양배추며 미역, 상추 등이 함께 나오는 쌈채소도 넉넉하다.

삶은 양배추로 쌈을 싸 먹고 나서 청국장 한 술 떠먹으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미역에 멸치젓으로 쌈을 싸 먹어도 싱싱한 바다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홍합, 쭈꾸미, 바지락, 미더덕, 민물새우가 들어간 해물칼국수도 맛이 예사롭지 않다. 국물은 깊고 진한 맛을 내면서도 무겁지 않고 시원하다. 직접 반죽해 칼로 썬 면발도 쫄깃하다. 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권할만한 맛이다.

 

보리밥집 근처에 있는 전집도 권할만하다. 파전과 녹두전 모두 한 장에 2천원이다. 한 장이면 남자 어른이 든든히 배를 채울 수 있을 만큼 크고 두툼하다.

 

 

시장이 숨겨놓은 비밀의 방, 창작공예촌 '신당창작아케이드'

 

 

시장을 둘러보다 보면 곳곳에 지하로 통하는 출구가 보인다. '신당지하쇼핑센터'라는 글귀와 함께 '신당창작아케이드'라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앞의 글귀야 지하상가가 있다는 말이니 대수로울 것 없지만 두 번째 글귀는 다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귀를 보며 통로를 내려가면 순간 별천지가 눈앞에 나타난다. 타임머신을 타고 순간이동이라도 한 느낌이다.

 

 

서울문화재단이 운영과 지원을 맡고 있는 창작공방촌 '신당창작아케이드'가 바로 이곳에 있다.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이곳은 문을 연 점포보다 문을 닫은 점포가 더 많은 쇠락해 가는 지하상가였다. 전체 99개 점포 중 절반이 넘는 점포가 문을 닫을 만큼 상황은 심각했다.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가 속속 문을 열면서 경쟁력을 잃고 이용객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오가는 사람의 발길도 거의 없이 지상에 있는 시장의 창고 용도로나 사용되던 이곳은 방치되다시피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외면을 받고 있었다.

 

 

'슬럼가'에 핀 문화예술의 꽃, '아트 팩토리(art factory)'

 

 

그런 곳이 불과 반년 사이에 몰라보게 달라진 것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아트 팩토리(art factory)'사업 때문이다.

 

'아트 팩토리'는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 지역 특성 등이 겹쳐 낙후된 도심지역의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동시에 '슬럼화'되고 있는 낙후지역에 새로운 문화공간을 조성함으로써 도시 서민과 저소득층 등 문화소외계층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화와 예술을 즐기고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만든 새로운 개념의 문화예술 사업이다.

 

이 사업은 현재 뉴타운 개발, 지역 상권의 쇠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 도심 지역과 시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신당창작아케이드'는 '남산예술센터', '서교예술실험센터', '금촌예술공장'에 이어 4번째로 문을 열었다.

 

서울문화재단 김진호 매니저(창작공간추진단 신당창작아케이드)는 이 사업에 대해 "(이 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공방촌은 슬럼화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동시에 문화예술인들의 창작공간이자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이라는 복합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신당창작아케이드는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그 지하의 낙후된 상가에 공방촌을 조성한 첫 사례로 의미가 크다.

 

 

옻칠, 자수에서 유리, 북아트까지…다양한 분야 40명 작가 입주

 

이곳은 현재 지난해 8월 서울문화재단의 기획공모를 거쳐 선정된 40명의 작가가 입주해 있다. 공방촌의 운영 및 지원은 서울문화재단(이사장 박범신, 대표이사 안호상)이 맡고 있다. 공방 사용료는 매우 저렴하다. 나머지 부족분은 모두 서울문화재단이 지원한다.

 

이곳에서 공방을 열고 있는 최영은 작가('한지향기' 대표)는 "생활공간(중앙시장)과 문화공간(공방촌)이 섞여 있어 내부에 있는 우리들도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입주한 작가들의 활동영역은 매우 다양하다. 옻칠, 자수, 칠보, 한지, 도자기, 유리, 스톱모션 에니메이션(촬영기법 중 하나. 물체를 1인치씩 옮기고 다시 촬영하는 과정을 반복해 물체가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효과를 낸다), 북아트 등 전통과 현대가 모두 포함돼 있다.

 

 

평일엔 작가의 작업공간, 2월 27일부터 매주 토요일 공방촌 개방…

열린 문화공간, 무료체험도

 

 

이곳은 작가의 창작공간이자 시민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이다. 따라서 운영에 있어서도 이 두 가지 목적을 위해 특별한 모습을 보인다.

 

평일은 작가들의 작업공간(공방)으로서의 기능이 더 크다. 따라서 평일에는 작가들이 창작활동에 전념 할 수 있도록 '반 개방상태'로 운영된다. 물론 평일에도 얼마든지 이곳을 찾아 둘러보고 통로에 전시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작가들의 작업공간인 공방과 공방에 전시된 작품도 둘러볼 수 있다. 그러나 작가들이 창작에 전념 할 수 있도록 공방 내부를 너무 자세히 들여다보거나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작가의 공방을 갑자기 들어가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또 평일에는 작품활동을 방해받지 않으려는 작가들이 주로 야간에 작업을 해 낮에는 문을 닫은 공방들이 많다.

 

그러나 주말은 다르다. 서울문화재단과 창작아케이드는 지역주민들과 이곳을 찾는 시민들을 위해 2월 27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공방촌 전체를 시민들에게 개방한다('체험공방 나도 예술가'). 매주 토요일 부모와 함께 이곳을 찾는 학생들은 재래시장과 문화예술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다.

 

일반적인 미술관이나 박물관과는 달리 단순히 전시된 작품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작업장(공방) 안에서 작가의 작업과정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작가를 직접 만나 작품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또 한두 명의 작가나 한두 가지 분야의 예술만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작가 40명의 작품들을 한 곳에서 감상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어느 곳에서도 경험해 보기 어려운 기회가 될 것이다.

 

 

토요일마다 2개 과정 운영, 재료비도 무료…12주 심화과정도 운영

 

 

'체험공방 나도 예술가'는 시민이 참여하는 열린 문화행사이다. 이 행사는 체험 당일 선착순으로 운영되는 무료체험 프로그램과 12주 과정의 심화교육 프로그램의 두 가지로 나뉜다.

 

무료체험 프로그램은 과정별로 토요일 오후에 문을 열고 교육시간은 1회 50분씩이며 하루에 2번 진행된다. 한 번에 12명까지 참가 할 수 있다. 현장 선착순 마감이다. 단, 인원이 적은 경우 폐강 될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운영되며 재료비도 무료이다.

 

심화교육과정도 운영한다. 심화교육과정은 모두 12주로 구성돼 운영된다. 과정 당 정원은 3명이다. 심화교육과정은 50분의 짧은 시간으로 할 수 없는 나만의 예술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므로 그만큼 시간이 길고 재료비도 적지 않다. 따라서 참가비를 내야 한다.

 

참가비는 과정에 따라 다른데 9만원에서 26만원까지다. 모두 5가지 분야에서 운영된다. 기간과 재료비를 고려한다면 결코 많은 금액은 아니다. 부족한 비용은 무료체험 프로그램과 같이 서울시가 지원한다.

 

<2010년 체험공방 ‘나도 예술가’ 시간표>

 

△ 무료체험 프로그램(당일 선착순) / 2월 27일~3월 13일

 

    장르 유리 / 작가 이윤철 / 2월 27일~3월 13일(매주 토요일) / 공동작업실(13:00~13:50, 14:00~14:50)

    장르 도자기 / 작가 이진희 / 2월 27일~3월 13일(매주 토요일) / 공방 10호 / (15:00~15:50, 16:00~16:50)

 

△ 심화교육 프로그램(12주 과정)

 

   북아트(안경희 작가 외, 3월 3일~5월 22일 매주 수요일, 참가비 260,000원)

   섬유(임혜원 작가, 3월 3일~5월 22일 매주 금요일, 참가비 90,000원)

   칠공예(김수연 작가, 3월 3일~5월 22일 매주 토요일, 참가비 160,000원)

   금속(손다옥 작가, 3월 3일~5월 22일 매주 토요일, 120,000원)

   한지공예(최영은 작가, 3월 3일~5월 22일 매주 토요일, 110,000원)

 

   단, 일정과 교육과정, 참가비 등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 무료체험 및 심화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www.sfac.or.kr),

      신당창작아케이드카페(http://cafe.naver.com/sdarcade)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전화 02-2232-8833

 

 

'신당'역

화장실 개방, 특급호텔 못지 않아…

 

신당역은 조선시대 이곳에 무속인들의 '신당'이 많이 몰려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중앙시장 주변은 물론이고 인근지역이 정비되지 않아 다소 번잡하고 인도가 매우 좁다. 어디로 나오든 골목으로 들어서면 7,80년대 옛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준봉 부역장은 "94년 바로 옆인 상왕십리역에 근무할 당시나 지금이나 주변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하루 평균 4만명이 넘는 시민이 이 역을 이용한다. 환승객은 하루 평균 6만명이 넘는다.

 

이 역은 화장실이 자랑거리다. 지난 해 가을 신당역은 기존의 화장실을 크게 넓히고 시설을 최신식으로 교체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다.

 

또 역 이용자와 시민의 편의를 위해 기존의 개찰구를 옮겨 역주민들이 표를 끊지 않고도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역 화장실은 산뜻한 실내 디자인이 각종 편의시설로 이용자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이용자들로부터 매우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여성 화장실은 12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기다리는 불편을 크게 줄였다. 역은 이를 위해 역무원들의 숙직실까지 옮겼다.

 

중앙시장과 신당창작아케이드, 충무아트홀 등을 이용하는 시민들이라면 꼭 알아둘만한 정보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엘리베이터도 설치된다(2번 출구).

 

 

주변에 이런 곳이…

 

중앙시장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2번 출구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1번 출구를 이용할 수도 있다. 특히 주말 펼쳐지는 풍물시장을 둘러보고자 한다면 1번 출구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신당창작아케이드는 중앙시장의 입구 오른편에 있는 13번 통로가 역과 가장 가깝다.

공연과 전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충무아트홀과 신당동 떡볶이 타운도 걸어서 5분 거리 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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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역은 문화공간역입니다"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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