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27(수)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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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진보교육학자인 중앙대 김누리 교수는 일찍이 독일 유학의 경험과 수 차례의 일시적 체류를 통해 독일 교육에 대한 연구와 실태를 목격하고 이를 몇 권의 책을 출간했다. 또한 수많은 강연을 통해 우리 교육개혁에 던지는 줄기찬 함의는 어느 진보학자를 능가하고 있다. 한때는 전임 촛불정부에서 국무위원과 정부 각료를 대상으로 우리 교육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땅에 진보학자들이 많지만 그처럼 집요하게 선진 독일 교육의 실태를 공개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교육이 살 길을 제시하는 실천적인 지식인은 그리 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에 유럽의 68혁명과 그 일환으로 1970년 독일의 교육개혁에 의거하여 ‘신독일인’의 양성과 그로 인해 놀라운 교육 선진국으로 변모한 독일의 교육에 대한 진단과 처방인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해냄출판사, 2024)를 출간하였다. 이는 이전의 저서를 기반으로 더욱 구체적이자 상세한 설명을 곁들인 독일과 대한민국의 교육 비교 저서로 이 땅의 교육자들과 교육계의 관료들이 읽고 정책 개발 및 새로운 교육의 구현에 참고할 매우 유용한 자료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전환할지를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제안하고 있다. 첫째, 교육의 원리 측면이다. 능력주의(Meritocracy)가 만능이 된 우리 교육이 이제는 인간에 대한 존엄주의(Dignocracy)로 탈바꿈해야 함을 강조한다. 능력주의가 낳은 부작용은 오늘날 우리 교육이 ‘반인권적’이고 ‘반교육적’인 모습으로 정착된 근본 이유라 할 수 있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한국인’이라는 진단은 어느 한 사람만의 의견이 아니다. 이제 우리 교육은 존엄한 인간이 유능한 인간보다 앞선 가치가 되어야 한다. 왜냐면 존엄성은 본질적 원리이고, 유능성은 기능적 원리이기 때문이다. 
 
둘째, 교육의 목표이다. 한때 우리는 교육부를 인적자원부로 개칭한 적이 있다. 이는 경제 분야의 신자유주의를 교육에 접목하여 인간을 하나의 자원으로 판단하고 이를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키워야 한다는 정부의 철학이었다. 이제 우리 교육은 학생을 경제 사상의 연장선에서 바라보는 인적 자원이 아니라 민주시민을 기르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더 이상 자유시장의 요구가 아니라 민주사회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해야 성숙한 사회와 인간으로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교육의 방식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시(國是)가 되어 버린 경쟁은 연대와 협력으로 전환해야 한다. 즉, 경쟁교육의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디지털 대문명을 낳은 4차 산업혁명의 요구 또한 ‘경쟁형 인간’이 아니라 ‘융합형 인재’를 필요로 한다. 왜냐면 타인과 소통하고 협력하고 연대하는 능력을 가진 인간이 융합이라는 현대적 창조를 잘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열등감이나 우월감에 젖은 불행한 ‘수직형 인간’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행복한 ‘수평형 인간’을 길러내야 한다. 
 
이상의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은 이제 우리에게 더 이상의 꿈과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우리는 빈곤의 상징국가이자 식민지를 경험한 개발도상국에서 꿈에 그리던 선진국으로 진입하였다. 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195개 회원국은 만장일치로 한국을 선진국으로 승인하였다. 하지만 성공의 덫에 걸린 대한민국은 주입식 경쟁 교육과 시험능력주의에 발목이 잡혀 낡은 교육제도를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 미래학자나 세계 석학들의 중론이다. 
 
그 방법은 바로 김누리 교수가 진단하고 처방한 방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경쟁에 의한 한국식 대학입학시험과 계급의 세습을 부추기는 SKY 중심 대학서열을 폐지하여 13퍼센트를 차지하는 국립대의 네트워크화 및 87퍼센트를 차지하는 사립대의 공영화를 주장하고 있으며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교육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기로 악명 높은 대학등록금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는 결코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 환경에서 이상주의적 허무맹랑한 백일몽이 아니며 국민과 국가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것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일부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극복하고 대다수 국민의 공감을 전제로 한 강력한 개혁을 통해 교육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이루어 21세기에 적합한 새로운 교육을 시작해야 할 때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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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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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우리 교육에 대한 진단과 처방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가 시사하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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