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9(화)
 

 

교사로서의 꿈 이루어지는 순간 어린이들의 꿈도 자라나…

자율성 속 창의적 능력 발휘

 

"우리 학교에 오는 순간부터, 우리 아이들을 만나는 순간부터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최고입니다. 아니 최고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교사로서 자기의 꿈을 교실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율권을 부여합니다."

 

안태홍 교장이 기자에게 건넨 첫 마디였다.

 

정열적이고 힘이 넘쳤다.

 

이순(耳順)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안 교장의 얼굴에는 신념과 역동적인 힘이 가득했다.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신송초등학교(교장 안태홍)는 개교한지 이제 갓 5년이 채 되지 않은 신설학교이다.

 

그러나 이 학교는 요즘들어 전국 각지에서 밀려드는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다.

 

기자가 찾아간 지난 22일에도 지방의 한 지역교육청과 학교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 신설학교에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몰려드는 이유는 이 학교의 독서교육 운영방식과 도서관 운영현황을 살펴보고 이를 배우기 위함이다.

 

그 만큼 이 학교의 독서교육과 도서관 운영은 전국 모든 초등학교의 모범이 되고 있다.

 

독서를 통한 창의력 계발, 독서를 통한 전인교육, 독서를 통한 잠재된 소질과 적성의 계발, 독서를 통한 학습능력 향상…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책가방을 학원 가방으로 바꿔 메고 수학학원으로, 영어학원으로 또 논술학원으로 마치 봇짐든 행상처럼 학원을 전전하는 서글픈 현실속에서 이 같은 말은 꿈같은 소리고 설득력 없는 메아리처럼 들릴 법도 하다.

 

그러나 이 학교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 꿈을 현실로 만든 과정을 전국의 모든 학교에 전파하고 있다.

 

더구나 독서 중간 중간 눈길이 머무는 학교 곳곳에는 밀과 보리가 자란다!

 

대한민국 초등 독서교육과 생태환경 교육의 중심, 이번호에서는 안태홍교장과 그 선생님들이 꿈을 현실로 바꾸고 있는 현장, 인천 신송초등학교를 찾았다.

 

안태홍 교장>

 

학교는 지난 2006년 3월 2일 개교했다.

 

개교가 몇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학교는 아직도 정리가 끝나지 않아 어수선했다.

 

내 자식을 이 학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나 3월 2일 학생들을 맞은 학교는 불과 몇일 사이에 놀라보게 정리되어 있었다.

 

학교는 말끔하게 단장된 모습으로 학생들을 맞이했다.

 

이미 반 편성까지 끝낸 학교는 조금의 어수선함도 없이 학생들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초대교장인 안태홍교장과 교사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교사들은 개교식 준비를 위해 연일 야근을 했다.

 

강제에 의한 야근이 아니라 자발적인 야근이었고 교장과 교사들은 개교식 새벽까지 밤을 새우며 모든 준비를 마쳤다.

 

안 교장은 당시를 기억하며 "개교 전부터 모든 교사들이 매일 야근을 했다. 아이들을 위해 시설과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신념이 만들어낸 멋진 합작품이었던 것이다.

 

이런 학교의 모습은 개교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지역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특히 개교식에서 학교는 전교생에게 책을 나누어줬다.

 

이제는 이 학교의 상징처럼 된 독서교육의 첫 시작이었다.

 

책은 다양한 간접체험 기회

 

안 교장이 이처럼 독서교육과 도서관 운영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안 교장은 "책이 귀했던 어린 시절, 다니던 학교에 어렵게 구한 몇 권 되지 않는 책이 들어왔었다.

 

이때 국어선생님께서 '말없는 선생님이 오셨다'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라고 학창시절의 추억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교단에서 어린이들을 대하면서 정규 교육과정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체험학습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교육 여건상 직접적인 체험교육의 기회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다양한 간접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독서교육의 중요성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안 교장은 독서교육에 대해 "직접적인 체험학습의 기회를 늘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현실적인 여건 상 다양한 간접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독서교육이야말로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말하며 그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매일 이루어지는 아침 독서는 학습분위기를 잡아줘 어린이들이 수업에 임하는 태도가 좋아지고 학습능력이 올라가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고'의 비결, 신념과 애정, 실천적 리더십

 

안태홍 교장이 교사들에게 당부하는 것은 간단하고 명쾌했다.

 

학교에 부임하는 순간부터 인천을 넘어 전국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학교가 어린이들의 꿈만 키워주는 곳이 아니라 교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한 순간부터 가졌던 '교사로서의 꿈'을 실현하는 기회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당부한다.

 

교실에서 '교사로서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어린이들의 꿈도 자라기 때문이다.

 

학교의 젊은 교사들은 이런 교장의 '신념'에 동의했다.

 

그러나 신념을 무기로 교사들을 다그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율권을 부여하고 교장과 교감이 먼저 '아이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말없이 보여준다.

 

기자에게 학교를 안내하는 동안에도 '교장선생님'의 주변에서는 '안녕하세요'라는 아이들의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그저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무서워하거나 멈칫하는 모습이 없다.

 

꾸밈없는 밝은 모습으로 반갑게 달려와 인사를 한다.

 

적어도 이 학교에 윗사람에게 인사도 할 줄 모르는 '버릇없는' 학생은 없어보였다.

 

'교장선생님'이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인사를 주고받는 동안 그 옆에서는 '교감선생님(교감 조성택)'이 아이들과 제기를 차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정겨운 풍경이다.

 

때마침 주변에는 누군가 버린 종이 휴지가 흩어져 있었다.

 

"누가 여기 이렇게 휴지를 버렸을까? 얘들아. 우리 같이 휴지 줍지 않을래?

누가누가 많이 줍나 같이 주워보자"

 

주변에 있던 아이들 몇몇이 휴지를 줍는다.

 

"그렇지. 잘 줍는다. 거봐 깨끗해지잖아.

휴지 다 주우면 뒤에 오시는 교감선생님께 자랑해. 알았지?"

 

누군가가 그랬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명령'과 '금지'가 아니라 '청유'와 '대화'라고.

 

일반 가정과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고 볼 수 있는 모습은 "안 돼. 하지 마"라는 말과 다그치는 모습이다.

 

아이들은 그것이 왜 해서는 안 되는 것인지도 모른 채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명령과 금지를 먼저 배운다.

 

이런 아이들에게 창의력이란 낱말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기를 바라는 것은 더욱 어렵다.

 

"우리 이거 같이 할까?",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 "네 생각은 어떠니?" 아이들을 고유한 인격체로 대하며 이들과 마음을 나누는 '청유'와 '대화'의 어법은 갈수록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는 교장과 교감이 있는 학교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사람에 대한 예의'를 배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교사들이 수업에 정성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수업의 질은 높아지게 되고 교사들은 자부심을 갖는다.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학교가 곧 생태체험 학습장, 곳곳에 각종 작물 심어

 

학교 앞 뜰에는 넓은 화단이 있다.

 

화단이라기보다는 밭에 가깝다.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농작물들이 학교 곳곳에서 자라나고 있다.

 

밀, 보리, 배추, 땅콩, 생강 등 다양하다.

 

굳이 시간을 들여 생태체험 학습장을 가지 않고도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뛰어 놀며 자연을 배운다.

 

야생화동산에는 7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야생화가 꽃을 피운다.

 

콩도 나무에서 자라는 것으로 아는 어린이들은 흙을 헤치면 나오는 땅콩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학교는 얼마 전 '(조롱)박타기' 놀이와 '옷감 황토 물들이기' 등의 행사를 열었다.

 

체험학습에 놀이를 더한 것이다.

 

독서를 통한 간접체험에 학교 주변 환경을 적극 활용한 직접(생태)체험 학습을 학교 안에서 펼치고 있다. 

 

도서관 운영 전국에서 배워가…

차별화된 독서 프로그램

 

학교는 매일 아침 독서로 일과를 시작한다.

 

아침 8시 30분이면 어김없이 학교 모든 교실에서는 책을 읽는다.

 

학생들만이 아니다. 교사도 함께 책을 읽는다.

 

그리고 안 교장은 매일 아침 학교를 둘러본다.

 

아침 30분간의 독서…

 

무슨 대수로운 일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매일 아침 30분간의 독서는 이 학교 학생들의 학습능력과 학교만족도가 '최고'가 되도록 만든 결정적인 이유이다.

 

학교는 개교할 때부터 지금까지 4년간 아침독서를 계속하고 있다.

 

이제 이 학교의 모든 어린이들과 교사들은 매일 아침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이 됐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어지는 독서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인성과 창의력 그리고 잠재된 소질과 능력을 계발하는데 있어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가정에서 아무리 책을 읽으라고 다그쳐도 안되던 독서습관을 이 학교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고 있다.

 

어린이들은 이 시간 자유롭게 책을 읽는다. 만화도 상관없다.

 

안 교장은 "만화책을 보더라도 독서를 권장한다.

 

독서습관의 시작을 위해서라면 만화를 보는 것도 좋다"라고 말하며 독서습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무엇을 읽느냐보다는 어린이들이 독서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안 교장은 독서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창의력의 기본은 책을 많이 읽고 독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풍부한 상상력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창의력은 엉뚱한 곳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창의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중 신간(새책)이 가장 많은 도서관, 유아실도 갖춰

 

교육과정으로서 독서교육이 이 학교의 가장 큰 자랑이라면 도서관은 시설면에서 이 학교를 대표한다 할 수 있다.

 

이 학교의 도서관은 전국 학교도서관 대회를 통해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도서관의 현재 장서 수는 약 1만1천권이다.

 

2007년 처음 운영에 들어가 이제 약 3년이 되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도서관의 책이 거의 모두 신간(새책)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도서관이 장서 수에 비해 '읽을 만한' 책이 없는 것과는 달리 학교의 도서관에는 신간(새책)이 넘친다.

 

그만큼 학교는 도서관 운영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학교가 도서관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분야의 책을 구비해 이들이 늘 책을가까이 하는 습관을 기르고 책을 통해 창의력과 자기의 숨은 소질을 계발하도록 하는 데에 있다.

 

도서관의 운영에 있어서도 학교가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장서의 수가 아니라 어린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언제나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책을 선별하는데 있어서도 첫 번째 조건은 어린이들이 흥미를 가지는 책,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인성을 키워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어린이들이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전집류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 독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책은 눈에 띈다.

 

책의 선별과정도 체계적이다.

 

학교는 책을 구입할 때 이 학교 모든 어린이들과 교사의 신청을 받고 이를 토대로 구입할 책을 선정한다.

 

학부모 또한 예외일수 없다.

 

학부모들은 매년 2권씩 새로운 책을 신청 할 수 있다.

 

도서관은 방학 중에도 운영된다.

 

학부모들도 자유롭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방학 중에는 어린이들이 도서관을 더 자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영화도 상영한다.

 

온돌이 깔린 유아실도 마련했다.

 

학부모 중 부모의 돌봄이 필요한 유아를 둔 학부모도 도서관을 불편 없이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이다.

 

이 같은 차별화된 도서관 운영은 이 학교를 우리나라 초등 독서교육의 중심지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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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신송초등학교] 책은 말없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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