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교육연합신문=강내영 기자]  지난 1월 10일 영하의 추위가 유난히 기승을 부리던 한파속에서 인천 부평구 십정동에 위치한 작은 학교에서는 동네 곳곳을 따뜻하게 덥혀주는 바이올린 음율이 가득 퍼져 나갔다.

 

교실 곳곳에서 들리는 각종 현악과 관악의 아름다운 화음은 겨울동화의 세계로 초대하는 듯한 느낌을 불러 일으켰다.

 

경인지역 유일의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혜광학교(교장 명선목)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음악향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이번 캠프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전교생이 참여해 마지막날인 1월 21일에는 아름다운 관현악 하모니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른손을 이렇게 하고 왼손은 이렇게 내리는 거야", 친절하게 학생들을 지도하는 강사들의 목소리가 학교 곳곳에서 들리고 아직은 서투르지만 언젠가 멋진 음악으로 완성될 악기들의 소리가 조심조심 뒤따른다.

 

학기 중 방과 후에 이루어지는 관현악 수업에 이어 방학 때마다 이루어지는 음악향상캠프는 학생들의 실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인천문화재단과 인천공항공사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캠프에는 이경구 인천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를 비롯해 인천시향 단원 다수와 연세대 음대생 등 전문강사들의 지도로 오후 시간을 활용하여 이루어진다.

 

강사 섭외와 악기 구입 문제로 현악 위주의 강의를 진행했던 초기와 달리 각계 각층의 후원과 관심으로 이번 겨울방학 캠프에서는 오케스트라 악기 대부분의 강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1월 10일 저녁 강사들 모두가 시각장애학생들을 위한 보다 효율적인 레슨을 위해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마지막 날 21일 전체 발표회를 목표로 함께 뛰고 있다.

 

앞을 보지 못하는 학생들이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를 다룰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크고 작은 공연에 참여하고 있는 '혜광심포니오케스트라'는 지난해 부평아트홀에서 시민음악회에 그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다.

 

혜광학교 명선목 교장은 음악 지도가 이루어지는 교실을 매일 둘러보며 "학생들이 음악을 통해 정서함양은 물론 함께 연주하는 음악의 특성처럼 세상 속에서 조화롭게 살기를 바란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비록 부족한 예산이지만 학생들 모두가 연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악기를 구입하고 후원자를 직접 찾아 나서는 일들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확신을 혜광학교의 가족 모두가 갖고 있다.

 

1인 1악기 운동을 통해 학생은 물론 교직원 모두가 동참하고 있는 음악활동은 조화와 행복을 이 학교에 선물했다.

 

"팔이 아프고 실력도 잘 늘지 않아 힘들 때도 있었지만 함께 하는 친구와 선후배들이 있어 잘 견뎠다"며 하루하루 늘어가는 실력에 기분이 좋다는 최은영(고2)학생은 장래 음악교사를 꿈꾸고 있다.

 

 

오는 1월 21일(금) 오후 3시 30분 음악향상발표회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오펜바하의 <천국과 지옥 서곡>(캉캉)' 등 다양한 곡을 선보이며 그동안 연습한 실력들을 모두 뽐내는 자리도 준비되어 있다.

 

교직원과 학생 100여명이 한자리에서 만들어 내는 감동과 결실의 장에 교육감을 비롯하여 정·관계 지역인사들과 인천혜광학교를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 측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음악 교육을 통해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열리는 장애인 아시안게임의 개막식 행사 등에서 연주를 하고, 장기적으로는 외국 순회공연도 하겠다는 포부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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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전하는 음율, '혜광심포니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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