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 공립고, 교육과정 혁신학교 '2관왕'…교직원 땀과 열정, 결실맺어
학교 현실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 준비…모든 교사에 연구주제 부여
지역 토론대회 2연패…학교대표 학생 스스로 선발
특색있는 학교만들기 선도학교…집단상담, 기대 이상 효과 거둬

박형재 교장
[교육연합신문=양원석 기자] 학교는 몇일전 자율형 공립고 신입생 모집공고를 냈다. 모두 10학급 정원 320명이었다. 학교가 위치한 경기 시흥지역의 지역적 여건에 따라 학교는 몇 년째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학생과 학급수가 줄어들면서 학교도 생기를 잃어갔다.
지난해 9월 부임한 박형재 교장은 부임과 동시에 학교의 경쟁력을 살리는 데에 팔을 걷어부쳤다.
학생수 감소와 학교가 처한 어려움의 원인을 지역적 여건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떠 넘기지 않고 학교의 내부 경쟁력을 끌어올려 학교를 살리는데에 눈길을 돌렸다.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약 1년간 전 교직원의 일치된 노력은 자율형 공립고 지정, 교육과정 혁신학교(A형교과교실제) 선정이라는 값진 열매를 맺었다.
"학생들을 위한 마음이외에 다른 것은 없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좋은 여건속에서 공부하고 웃으며 졸업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며 지역교육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함현고등학교가 경쟁력을 되살린 과정을 살펴보며 학교가 보여 줄 미래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특색있는 학교만들기, '삼품제'…인성의 바탕 '전통예절 실습'

함현고는 교과부가 지정한 특색있는 학교 만들기 선도학교 가운데 한 곳으로 삼품제(독서품, 인성품, 국제품)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성품 운영에 있어서 다른 학교와 남다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학교는 인성품 운영에 있어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전통예절 실습교육과 학생 상담 활동을 특화하고 있다.
예절관이 별도로 없는 상황에서도 학교의 전통예절 교육은 외부강사를 초청해 학급당 2시간씩 열리고 있다.
사실 고등학교에서의 예절교육은 조금은 형식적, 의례적으로 운영되는 면이 없지 않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속에서 전통과 예절이란 말은 어느덧 '지루하고', '재미없는' 존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오히려 젊은 교사들이 전통예절 교육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한복입는 법, 고름메는 법, 절하기 등 기본적인 우리 예절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전통예절교육은 교육을 마친 학생들의 생활태도와 자세가 달라지는 등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집단상담…학생 반응 기대 이상, 성과 커
전통예절교육에 이어 학교가 추진하는 특화된 인성교육활동이 바로 집단상담이다.
4년전부터 시작한 집단상담은 1, 2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학년 별로 15명의 희망학생을 모아 열리는 집단상담은 학기당 여섯 번씩 열린다. 시흥청소년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이 사업은 학년 별로 주제를 나눠 운영된다.
1학년은 'self leadership'함양을 목적으로 하며, 2학년은 '바람직한 또래관계 형성'을 목적으로 한다. 주 1회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열리는 집단상담은 학교부적응 학생들은 물론이고 입시부담, 이성과 친구 문제, 가정문제 등으로 내적인 교통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자존감을 되찾고 긍정적인 자세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매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활동에 참가한 학생들에게는 상담과정을 이수했다는 수료증이 주어진다. 특히 집단상담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그 동안 익힌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친구들의 고민을 풀어주는 상담활동을 펼치기도 해 눈길을 끈다.
1, 2학년 희망학생을 대상으로 한 집단상담 이외에 학교는 1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상담활동도 펼치고 있다.
학급별로 두 시간씩 진행되는 상담활동에는 4명의 외부 자원봉사자가 강사로 참여한다.
시흥교육청 학생상담 자원봉사 사업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지는 이 활동에는 4명의 자원봉사자가 강사로 참여해 학급 학생을 4개의 소그룹으로 나눠 상담을 진행한다.
거듭나는 자신감…지역 토론대회 2연패

교장과 교직원들이 시작한 변화는 자율형 공립고와 교육과정 혁신학교 선정이라는 눈에 보이는 성과말고도 학생들의 내면에도 자신감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안겨주고 있는 것 같다.
학교는 올해 시흥지역 고등학교 토론대회 최우수상을 손에 거머쥐었다. '흉악범의 초상권, 보호되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한 이번 토론대회에서 학교는 참가한 10개팀 가운데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연패이다.
지난해 학교가 지역 고등학교 토론대회에 참가할 때만해도 주위 누구도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눈길조차 받지 못햇던 학교 토론반 학생들은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주변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고 올해 다시 2연패를 이루며 지난해의 성과가 운이 아닌 실력임을 확실히 보여줬다.
토론반 학생들은 스스로 3명의 대회출전 학생을 선발했다. 학교는 간섭하지 않았다.
학교와 교사들의 믿음에 학생들은 실력을 보답했다.
학교는 가시적 성과에만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회에 꼭 필요한 구성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재학급…매주 화~토 4시간 연강, 실험·발표 위주 수업 펼쳐

학교는 지난해 지역 수학, 과학 최상위 실력을 갖춘 학생들을 위한 영재학급을 새로 설치했다.
운영 2년째인 올해에는 본교생 13명을 비롯해 모두 20명의 학생이 영재학급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재량 휴업일 제외)까지 진행되는 4시간 연강으로 진행되는 수업은 실험과 발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여름방학 기간에는 1주일에 3일씩 오후 집중이수 수업이 열렸다. 실험과 주제발표 중심으로 수업이 이루어지다보니 4시간이란 적지않은 수업시간이 끝난 후에도 수업이 계속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영재학급 운영에 있어 학교가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학생들이 얼마나 빨리 정답을 찾아내는가 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학생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자기주도적으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목표인 것이다.
학교는 이같은 영재학급 운영 목표에 한 가지를 더했다. 대학입시에서 점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영재 전형(수학, 과학 우수자 전형 포함)'을 사교육에 대한 의존없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율형 공립고, 교육과정 혁신학교 2관왕 비결…'의지'와 '철저한 준비'

자율형 공립고 운영에 따른 기숙사 건축…교육청, 지자체 관심 필요해 경기 시흥은 비평준화 지역이다. 학교가 가진 경쟁력에 따라 학생들의 선택은 냉정하게 엇갈린다.
학교는 갈수록 줄어가는 학생수와 더불어 경졍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학교에게 있어 자율형 공립고와 교육과정 혁신학교(A형 교과교실제) 사업은 학교의 경쟁력을 되살릴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회였다.
뛰어난 지역환경, 우수한 학교 시설 등 학교가 딱히 내세울만한 강점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학교는 교육과정 혁신학교와 자율형 공립고에 연이어 선정됐다. 비결이 궁금했다.
교사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답은 흔들리지 않는 굳은 '의지'와 '철저한 준비'였다. 교사들이 들려준 답은 사실 지극히 평범했다. 그러나 교사들이 전한 과정은 평범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현 박형재 교장이 부임한 후 학교는 먼저 자율형 공립고 신청을 결정했다고 한다.
교장과 교직원들의 오랜 고심끝에 내린 자율형 공립고 추진 결정과 함께 학교는 자율형 공립고 지정을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았다.
박 교장은 지자체장(김윤식 시흥시장)을 만나 지원을 요청하는 자리에서 "학교발전을 위해서라면 혈서라도 쓰겠다"며 진심어린 의지를 나타냈고 결국 시흥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냈다.
도교육청을 상대로 자율형 공립고 운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전달하고 실천계획을 설명하는데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교사들은 시간을 쪼개 서울 구현고, 경기 와부고, 인천 신현고 등 전국의 개방형 자율학교를 돌아다니며 우수사례와 정보를 모았다.
학교는 수집한 우수사례를 바탕으로 학교만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안)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학교는 교과부 컨설팅단으로부터 운영계획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자율형 공립고 추진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자신감은 교육과정 혁신학교 신청으로 이어졌다.
학교 경쟁력 회복의 머릿돌을 놓은 현재에도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여름방학 전 학교의 모든 교사들에게는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연구주제가 하나씩 주어졌다. 자율형 공립고와 교육과정 혁신학교로서 학교의 여건과 현실에 가장 적합한 특화된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기대되는 학교. 학교가 보여주는 앞으로의 미래에 기대를 걸어본다. 비평준화 지역에서 안팎의 어려움으로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있는 다른 학교들에게 있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