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3(화)
 

진정성 있는 동물愛가 가득한
동물복지사회를 희망한다


윤재영  (사)인천광역시수의사회 회장|동수동물병원 원장


올해 초, EBS에서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고 하는 다소 도발적인 주제의 내용이 방영되는 것을 우연히 본 적이 있다. 주인이 외출하고 집에 홀로 남겨진 개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그들의 심한 분리불안과 스트레스 증세를 보여준 이 방송은, “강아지는 움직이는 봉제인형이 아니에요. 슬픔도 느끼고 두려움도 느끼고 주인과 같이 있고 싶어 하지요. 그럴 여력이 안 되고 그런 여유가 없다면 당신들은 강아지를 키우면 안돼요”라는 전문가의 따끔한 일침까지 더해져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이처럼 동물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주인의 부속물쯤으로 여겨지는 ‘애완’동물이 ‘반려’동물이 되는 길은 아직 멀어 보이는 현 시점에서 주간인물은 진정한 동물복지를 위해 애쓰고 있는 인천시수의사회의 윤재영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_취재 이선진, 이민영 기자 / 글 이민영 기자  

 

우연이 필연이 된 수의사의 길

 

“많은 분들이 저에게 어렸을 적부터 수의사를 꿈꿔왔냐고 물어보시는데, 사실 저는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수의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관심을 가질 기회가 없었어요.”
15년 동안 꾸준히 동물들을 보살피고 현재는 인천시수의사회 회장까지 맡고 있는 윤재영 회장은 자신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흔히 가질 법한 환상에 솔직한 답변을 했다. 당시 그가 태어나고 유년기를 보낸 지역에서는 수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생소하기도 했고, 소나 돼지와 같은 대(大)동물을 다루는 것으로 수의사의 역할이 국한되어 인식되었다고. 그런 이유로 윤 회장 역시 수의사가 되는 것에 뜻을 가질 기회가 없었는데, 고3때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예상치 못하게 수의학과로 진학을 하여 수의사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대학에서 공부하던 90년대 초중반부터 현재처럼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소(小)동물 분야로의 수의학 교육과 수의사의 역할이 증가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수의사의 근무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현실이며 그들의 수의진료권은 온전하게 보장받지 못하는데다가 나날이 증가하는 불법진료행위에 대처해야하고, 병원 운영에 필요한 각종 업무를 처리하면서 병원 진료에만 얽매이는 경우가 많다보니 동물복지와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이에 인천광역시수의사회에서는 유기동물 관련 사회적 문제해결을 포함하여 동물복지를 위한 수의사들의 역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2006년 말에 인천광역시수의사회 야생동물 및 유기동물보호소를 설립하여 운영해 오고 있다. 한편 윤 회장은 2008년에 인천수의사회 상무이사로 위촉되어 수의사의 온전한 진료권 쟁취와 동물보호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는데, 상무이사로서 대내외의 일을 총괄하는 3년 동안 가족들, 특히 자녀들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컸던 그는 다시는 인천시수의사회 일을 하지 않겠다고 내심 다짐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3선을 연임한 허주형 전 회장이 퇴임하고 그 뒤를 이어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자, 이대로 진정한 수의권 확보와 동물복지사회 실현의 맥을 끊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윤 회장은 개인의 편의보다 대의를 택해 회장 후보로 나섰고, 상무이사 활동이 밑거름이 되어 94.7%의 지지율로 올해 회장에 당선되었다.

 

‘반려’ 개념 정립을 위해 민·관이 협력해야

 

인천시수의사회는 안락사를 지양하는 동물보호소를 운영하며 유기동물까지를 포함한 진정한 동물복지를 실현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안락사를 피하다보니 동물들의 관리비용이 크게 드는 것이 사실이고 이로 인해 동물보호소를 운영함에 있어 어려움이 따른다고 한다. 따라서 유기동물 보호를 위해 정부로부터의 예산과 시스템, 예를 들자면 인천시 통합 유기동물보호시설과 같은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말하는 윤 회장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동물등록제를 언급하며 유기동물 양산을 방지하려는 의도는 좋지만 동물등록을 하지 않은 견주에게 적발시 과태료를 물게 하는 식의 처벌 장치만 있고 등록을 협조한 동물보호자에게 사회적 혜택을 제공하는 장치는 마련되어 있지 않은, ‘채찍만 있고 당근은 없는’ 기형적인 제도라며 시스템의 개선과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로도 그는 이러한 국가의 제도적 방안과 더불어 사람들의 의식 개선과 전환이 가장 본질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동물을 ‘판매’한다는 것은 결국 동물을 이용하여 상업적인 이득을 취하는 것이고요. 이처럼 출발점부터 경제적인 논리가 앞서다보니 지난날 사람들의 의식에도 동물은 그냥 ‘돈만 주면 살 수 있는’ 소유물이나 장식품으로 여겨지기 쉬웠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돈을 지불하고 예쁘고 어린 동물들을 사는 것보다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유기동물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진실한 마음으로 입양을 하는 것이 생명존중, 동물사랑과 복지를 실현하려는 사회적인 목적에 더 부합할 것이고 진정한 ‘반려‘동물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에 국가나 지자체에서 의식 개선을 위한 홍보나 캠페인 활동 같은 부분에 도움을 주면 더욱 좋겠지요. 결국은 민·관이 협력해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동물복지사회의 꿈이 실현되는 인천시가 되길

 

유정복 인천시장이 농림부장관으로 있던 2010년에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수의사대회에서 축사를 하며 시작된 수의사회와 유 시장과의 인연은 구제역 방역과 연구에 노력을 아끼지 않은 유 시장이 명예수의사로 추대되며 더욱 깊어졌다. 더불어 인천시수의사회와 ‘유기동물 새 가족 찾기 희망 캠페인’ 이벤트에 뜻을 함께 해주었던 그가 인천시장으로 당선되니 너무나 든든한 지원자가 생긴 기분이라는 윤 회장은 앞으로도 유 시장과의 지속적인 교감을 통해 인천시가 동물복지사회로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시장님이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많으시고 유기동물 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도 추진할 뜻을 가지고 계시니 인천시수의사회 회장으로서는 큰 힘이 됩니다. 시장님과 더불어 동물복지를 위해 힘쓰고 계시는 전 아시아반려동물수의사연합회 회장 강종일 박사님께도 감사를 드리고요. 아무쪼록 인천시수의사회의 회장으로서 인천시에 협조하여 진정한 동물복지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고, 더불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새롭게 도약할 인천시를 응원하겠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15년째 아프거나 버려진 동물들을 돌봐온 자신 역시 과연 동물들을 단순한 직업적 서비스가 아닌 진지하고 진실된 마음가짐으로 대해왔을까 고민해보게 되었다던 윤 회장은, 앞으로는 더욱 ‘보이기 위한’ 모습이 아닌 ‘진정성’을 가지고 동물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며 이야기를 마쳤다. 인천시수의사회 회장으로 당선되었을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건네 오는 축하인사에 “나중에 제가 정말 잘한 일이 생기면 그 때 축하해주세요”라고 답했다는 윤재영 회장. 그의 앞날에 축하 받을 일이 가득하길 바란다.    

 

◈profile

1998  경상대학교 수의학과 졸업
1999  동수동물병원 개원
2007  부평구 수의사회 회장
        부평구 공수의
2008  제10대 인천수의사회 상무이사
2012  제11대 인천수의사회 대외협력이사
2014  제12대 인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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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수의사회 윤재영 회장 특별 인터뷰] 진정성 있는 동물愛가 가득한 동물복지사회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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