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위클리피플=이준영, 김형섭 기자]

 

마인드스포츠 성지 꿈꾸는 현인숙 회장 

지혜의 공유, 그 매력적인 이야기

 

현인숙 <대한체스연맹> 회장 / <학교법인 정수학원> 이사장

 


 서늘한 눈발이 내리는 겨울, 극장가에서 ‘겨울왕국’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흥행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테지만 퍽 낮아진 기온에 스포츠경기를 즐기는 대신 영화 예매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한 몫 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겨울이면 추위로 인해 사람들에게 외면 받는 스포츠. 그러나 최근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실내 스포츠가 있으니, 두뇌스포츠라고도 불리는 마인드스포츠다.
 흔히 알고 있는 바둑과 체스, 브릿지는 물론 E-sports에 이르기까지 마인드스포츠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즐기는 인구가 많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그 저변확대에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주간인물>은 다방면의 활동을 통해 국내 마인드스포츠계의 발전에 힘쓰는 인물을 만나봤다. 작년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를 성공적으로 그려낸 장본인이자, 여러 마인드스포츠 대회에 오랜 기간 후원을 이어온 대한체스연맹의 현인숙 회장이 바로 주인공이다. 지금부터 그녀가 전하는 지혜의 공유라는 마인드스포츠의 비전과 빛과 그림자까지, 그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취재_김형섭,이준영 기자/ 글_김형섭 기자
 

 

그녀가 가진 이름의 공통분모, 마인드스포츠


 기업의 대표에서 대한체스연맹의 회장, 정수학원의 이사장에 이르기까지 현인숙 회장의 이름 앞에는 여러 직함이 붙는다. 언뜻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 직함들을 언급한 이유가 있다. 현 회장이 국내 마인드 스포츠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그간 현 회장은 다문화 청소년과 장애인을 위한 마인드 스포츠 행사 등을 후원해왔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 마인드스포츠의 저변을 넓히고 모두가 제약 없이 마인드스포츠를 즐길 수 있길 바라는 그녀의 마음이기도 하다.
 사실 현 회장은 체스연맹의 회장을 맡기 전부터 바둑계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였다. 남편인 서능욱 9단 때문이 아니다. 대한바둑협회의 창립이사로 활동하며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세계청소년바둑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그녀가 바둑계 발전에 공헌한 바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현인숙 회장은 당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보이던 한국 바둑이 종주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 이른바 바둑종주국화 사업으로 한국 바둑의 위상이 가장 높을 때, 급증과 단증의 표준화를 통해 세계에 바둑종주국으로서의 한국 바둑의 자리를 공고히 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세계에 바둑을 알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바둑이 아니라 축구 다음으로 많은 국가에서 즐기는 스포츠인 체스로 시선을 돌렸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바둑을 알리는 건 어려웠어요. 반면에 체스는 180여 개국이 즐기는 만큼 도처에 체스클럽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국내에서도 체스를 키워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바둑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기반이 많은 체스와 융합해 나아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생각들이 이어져 그녀는 대한체스연맹을 만들어 한국의 체스단체를 통합하기에 이르렀다. “이전에는 몇 개의 체스 단체들이 서로 대표성을 주장하며 대립과 반목이 이어졌습니다. 당연히 세계체스연맹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었죠.” 당시 현 회장은 체스 변방에서 벗어나 더 큰 꿈을 갖자고 각 단체들을 설득하여 현재 100만의 체스인구를 대표하는 대한체스연맹을 이끌게 되었다.
 한편, 현 회장에게는 체스연맹 활동 외에도 그녀의 인생을 건 사업이 있다. 육영사업이 그것이다. 강릉영동대학교를 설치 운영하는 학교법인 정수학원의 이사장으로서, 마인드스포츠의 발전과 함께 지역사회발전의 중심대학으로 키워가고자 하는 그녀의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렇기에 현 회장이 가진 이름들은 마인드스포츠라는 명제 하에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 마인드스포츠의 성지를 꿈꾸다


 국내 체스는 물론, 마인드스포츠의 성장을 위해 동분서주하게 뛰어다닌 현 회장. 작년에는 그런 그녀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그녀가 이사장으로 있는 강릉영동대학교와 함께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하며, 한국 체스와 마인드스포츠의 위상을 한층 높인 것이다. 이처럼 바둑판과 체스판 위에서 활동하던 그녀가 갑자기 마인드스포츠라는 큰 판을 새로이 그리게 된 계기는 우연히 중국에서 시작됐다. “2008년 중국이 베이징올림픽을 마치자마자 연이어 마인드스포츠올림픽을 엄청난 규모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느낀 것이 많았습니다. 해외에 사는 동포들이 국내로 돌아올 기회를 주는 것이고, 하나의 축제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도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마인드스포츠가 강합니다.” 현인숙 회장의 자신감 넘치는 말이 이어졌다. 국내 마인드스포츠산업이 직면한 상황을 생각하면 고개를 갸웃 거릴 법 하지만, 바둑과 E-sports에서 세계적으로 활약했던 우리 선수들을 떠올리면 현 회장의 말에 금세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지난 12월에 열린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에서 체스, 바둑과 더불어 E-sports를 초청해 끌어안았다. “우리가 가진 경쟁력을 계속해 키워야합니다. 한국바둑이 그랬던 것처럼 E-sports 역시 한국을 마인드스포츠 강국으로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더불어 현인숙 회장은 이렇듯 마인드스포츠에 강한 나라이기에, 아직 갈 길이 먼 국내 체스계이지만, 그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말한다.  “체스를 비롯한 국내 마인드스포츠는 지적게임으로 두뇌활동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니즈도 많아 성장속도가 빠릅니다.”

 

 그렇다면 현 회장이 생각한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는 어떤 그림일까.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그림은 정신과 육체의 조화, 동서양의 융합, 가족과 함께하는 이벤트입니다. 작년 대회를 전문가는 물론 초보자까지 참가해 즐기는 방향으로 진행한 것이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이처럼 현 회장은 문화가 퍼져야 산업의 전파속도가 빠르다는 생각으로 마인드스포츠 축제의 장을 열어가고 있었다.

 한편, 현인숙 회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 7월 25일부터 나흘간 열릴 2014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대회를 계획 중이다. 작년보다 규모가 커진 올해 대회는 최소 30여 개국의 선수들을 참가시키고 네트워크를 조직화할 생각이다. 그리고 그녀는 올해도 의욕에 넘친다. “우선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8년까지 마인드스포츠전용체육관을 강릉영동대학교에 건립하고 싶습니다. 전용체육관을 갖고 지속적인 대회 개최가 이루어진다면, 한국이 마인드스포츠의 성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지혜의 공유, 그 빛과 그림자


 이토록 마인드스포츠의 인식제고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현인숙 회장이지만, 사회적으로 말이 많은 마인드스포츠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인정했다. “선진 스포츠라는 점에서는 빛이라고 할 수 있지만, 중독성이 가져오는 사회문제들은 그림자입니다.”
 그녀는 이런 문제들이 비단 어린 세대와 E-sports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말을 이었다. “제 남편도 중독이다 싶을 정도로 온라인 바둑을 두고 있어요.(웃음) 단순히 특정 세대와 종목의 문제로 치부할게 아닙니다. 문제는 덮어둘게 아니라 꺼내서 담론화해야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 회장은 이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 학교에서 마인드 스포츠를 다루는 과정을 만들고자 한다.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마인드스포츠 교육도 그녀가 생각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부모가 E-sports를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나요? 아마도 어린 자녀에게 하는 말이 달라질 겁니다.”
 이와 함께 현 회장은 마인드스포츠에 대한 국가차원의 지원과 관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미 마인드스포츠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합니다. 국가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지원되고 관리되지 않는다면 많은 피해와 부작용도 예상됩니다.”
 
 이 외에도 현 회장은 ‘체육’이라는 교과과정을 실내체육과 실외체육으로 나누어 바둑과 체스가 정식 교과과정으로 채택되었으면 하는 소망도 갖고 있다. 그녀는 신체의 건강 만큼이나 정신의 건강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이 시기에, 마인드스포츠와의 조화를 통해 정신적인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인드스포츠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소통의 매개가 되고, 학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현인숙 회장은 마인드스포츠계에서 상대적으로 음지에 있는 콘텐츠들이 양지로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 그리고 그 기회를 통해 스스로가 경쟁력을 입증해 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제 마인드스포츠는 하나의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건전한 대중문화로서의 역할을 위해서는 가족과 사회의 이해와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 회장은 마지막으로 마인드스포츠계의 발전에 대한 조언과 소망의 메시지를 건넸다.  “마인드스포츠계가 함께 모여 미래를 열어나갈 전략을 모색한다면 세계가 부러워하는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 겁니다. 더불어 마인드스포츠를 정부와 국민이 국격을 높이는 콘텐츠로 이해하도록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많은 문제들이 동시에 풀리지 않을까요.”

 마인드스포츠의 비전과 가치가 사람간의 지혜의 공유라고 생각하는 만큼, 대한민국이 마인드스포츠 강국이 되어 세계 어디를 가나 한국 사람은 똑똑하다고 생각하게끔 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라는 현인숙 회장. 주간인물은 마인드스포츠의 빛을 밝히고, 그림자를 벗겨내기 위해 숨 가쁘게 옮기는 그녀의 발걸음을 기대해 본다.

 

 

Profile
사단법인 대한체스연맹 회장
학교법인 정수학원(산하 강릉영동대학교) 이사장
(주)에이치앤피 아이앤씨 대표이사
세계체스연맹 여성분과위원회 위원
아시아체스연맹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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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숙 대한체스연맹 현인숙 회장 특별 인터뷰] 지혜의 공유, 그 매력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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