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교육연합신문=편집국]

 

교실은 살아 있다

 

시/조 현 동
   
우리들의 교실이 완전히 무너져버렸다고
언론과 뉴스들이 한통속이 되어서
제 아무리 야단법석을 떨고 개탄을 해도

 

교실은 살아 있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말씀을 전혀 듣지 않고
제 마음대로들 떠들고 잠만 잔다고
하나 같이 걱정을 하여도

 

교실은 살아 있다

 

그대들이여 잘 생각해 보라
그 옛날 교실이 똑바로 서 있었다고 착각하던 시절
학생들이 선생님의 말씀을
제대로 잘 듣고 있다고 착각했던 시절

 

학생들이 제 마음대로들 함부로 떠들지도 않고
잠도 잘 자지 않았던 그 시절에는
과연 우리들의 교실이 잘 살아 있었던 걸까

 

그때도 분명
교실이 잘 살아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도 분명
우리들의 교실은 잘 살아있는 거다

 

다만
살아가고 살아있는 방식이
조금은 다를 뿐!

 

그때 그 시절에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방식으로
학교와 교실이 살아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너무나도 자유분방하고
너무나도 자율적이어서
학교나 교실이 완전히 무너져버렸다고
걱정스러워 하고 착각할 정도로

 

완전히 회복 불가능할 것처럼 묘하게
교실은 살아 있다

 

그 속에서 우리의 아이들 우리 학생들의 꿈도
좌충우돌 걱정스럽게 마구마구 흔들리면서
야무지게 잘 익어가고들 있다

 

그대들이여
너무 지나치게 걱정만 하거나
개탄하지는 마라

 

지금도 우리들의 교실은
무너져버린 듯 하게 죽어자빠진 듯 하게
아주 묘하게 잘 살아서 숨을 쉬고 있다

 

교실은 살아 있다.

 

■ 시인 조현동 약력

월간 『시사문단』 시로 등단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회원, 빈여백 동인
"2018년 빈여백 동인지 제 13호 봄의 손짓" 공저
현재 울산 세인고등학교 역사교사로 재직

 

■ 교실은 살아 있다/창작 노트

모든 인권과 인간성 회복을 부르짖으며 요구하고 있는 우리나라 전체가 새로운 민주적 패러다임과 질서를 제대로 만들어서 정착시켜 나가는 일은 너무 힘들고 벅차 보입니다.


우리들 백년지대계의 승패가 걸려있는 가정교육과 학교교육 역시 마찬가지의 어려움과 난항들을 여실히 겪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가정교육이 무너져 있는 딱 그만큼! 학교 교육도 많은 부분에서 같이 무너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그렇지만 여전히 우리들 가정이 살아 있고 유지되고 있듯이, 우리들의 교실 또한 마구마구 흔들리는 가운데 그 정도만큼이라도 살아서 숨 쉬고 있다는 그 사실이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합니다.

 

집집마다 무너진 가정교육을 새롭게 되살리고, 학교교육도 되살려서 우리들의 교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한민국 전체가 새로운 민주적 패러다임과 질서를 제대로 만들고 정착시켜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열망합니다.

 

태그

전체댓글 0

  • 19119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시] < 교실은 살아있다 > - 시인 조현동의 간절한 음율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