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교육연합신문=안용섭 기자]

 

■ 주민직선 제2기 인천광역시교육감 당선을 축하합니다. 당선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행복한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천 시민의 교육혁신 열망을 실질적인 행정의 힘으로 모아냈다는 것에 대해 행복을 느낍니다. 그 열망을 실천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큽니다.

 

■ 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3,000여 표 차로 석패하셨는데 이번에 당선이 되기까지 지난 4년의 소회와 활동내용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동안 교육선진국을 탐방하고 공부하면서 한편으론 인천자원봉사센터에서 활동했습니다.

북유럽(스웨덴, 핀란드) 교육탐방단에 함께한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보험까지 헐고 갔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핀란드는 한국과 함께 학업성취도(PISA) 1위를 다투는 나라인데 우리와 방향이 완전히 다릅니다. 수월과 경쟁이 아니라 평등과 협동의 원칙이 일관되게 이어져 오고 있었습니다.

16세까지는 석차가 나오는 성적표도 없습니다. 수준별 반편성도 안 합니다. 3시면 모든 일과가 끝나고 하루 평균 학습은 4시간 22분입니다. 대신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학교가 책임지고 가르칩니다.
또 청소년들의 자치활동과 민주시민교육이 살아있었습니다. 이미 청소년이 시민으로 대접받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핀란드 아이들의 행복지수는 높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시간 공부하면서 학업흥미도는 최저수준인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바꾸어야겠다는 마음속 깊은 곳의 의지를 다시 불러일으킨 계기였습니다.
두 번째는 인천시자원봉사센터 활동의 경험입니다. 나를 내려놓고 낮은 자세로 섬기는 마음이 무엇인지 몸으로 배우고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중 대부분의 시도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됐는데 이번 전국 교육감 선거에 대한 당선인의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진보교육감의 상징은 교육복지, 혁신학교, 학생과 교사의 권리와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시민들께서 이런 방향에 공감해주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하나의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 당선인께서는 진보와 보수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교육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교육감을 ‘진보’와 ‘보수’로 분류하는 세간의 기준에 대한 당선인의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저를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통합과 균형의 교육감으로 인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교육에 있어 진보와 보수는 정치적인 의미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에 있어 진보와 보수의 차이는 북유럽 국가들 오늘날 시대에 부합하는 선진국형의 창의적이고 새로운 교육으로 가느냐, 아니면 학교에 오래 잡아두고 정답 골라내기 훈련만 시키느냐 하는 것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자율형 사립고 특목고 중심으로 소수의 엘리트 교육에 투자할 것인가, 적어도 학창시절만은 다수의 학생이 다양한 특성과 재능을 가지고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보편적인 공교육에 투자할 것인가의 차이입니다.

 

■ 공약사항 중 ‘고등학교 수업료 면제’와 ‘중학교 친환경 무상급식’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당선인의 구상을 말씀해 주십시오.

 

인천교육재정 상황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열악합니다. 인수위에서 교육청으로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올해 추경예산 편성도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올해 필수경비 소요 추경예산으로 700~1000억 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많이 어렵습니다. 재원마련 방법을 여러모로 모색할 생각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재정이 아니라 재정을 마련하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시기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시행될 수 있습니다. 지자체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새로 당선되신 유정복 시장을 비롯해 구청장님들과 직접 만나겠습니다. 시의원님들도 만나겠습니다. 다른 시도는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하는데 인천만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 당선인의 교육정책 중 학교급별 단기 정책과 중장기 정책을 말씀해 주십시오.

 

임기 중에 일관되게 추진될 것은 혁신학교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입니다. 40개가 목표입니다. 혁신학교는 관료적 통제는 풀어주는 대신 재정을 지원하고 교사들의 열정을 묶어주면서 교실을 살리고 교육을 살리고 아이들을 살리는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다.
당장은 교원업무를 경감해서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할 것입니다. 이것도 쉽진 않을 것입니다. 행정지원인력 확보를 위한 예산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없어지는 것 없이 쌓이기만 하는 각종 교육부 정책 사업들을 어떻게 조정해갈지 인수위에서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 지난 16일부터 교육감직 인수위원회 격인 '행복교육 준비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12명의 인수위원 선정 기준과 향후 활동내용을 밝혀주십시오.

 

인수위원 구성의 기준은 통합과 소통, 현장성과 전문성입니다. 통합과 소통을 위해  위해 인천 교육계 원로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현장성과 전문성을 위해 재정. 행정체계. 학교운영에 밝은 학교장 출신과 현장교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행복교육비위원회’는 6월 20일 현재 시교육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평가와 분석 단계에 있습니다. 6월 23일부터는 각 정책 분야별로 구체적인 계획을 잡아 나갈 계획입니다.     
지금 저는 매일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경청투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과 부모님, 다양한 학교구성원의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듣겠다는 약속을 지키려고 합니다.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7월 1일 취임식은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행사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민주진보 후보가 교육감에 당선돼 보수성향의 교육감 체제에 익숙해 있는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급격한 변화에 대한 긴장과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당선인의 입장을 밝혀 주십시오.

 

긴장과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기대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시민들을 만나면서 자주 듣는 이야기는 인천 교육은 오랫동안 정체된 느낌이라는 평가입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내리먹임하는 교육 행정에 익숙하기 때문에 위만 바라보는 교육, 하라는 대로 하고 가만히 있으라는 행정에 인천은 익숙한 것입니다.

저는 급격한 변화를 주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아래서로부터의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입장이고 싶습니다. “이렇게 변하면 안되겠지? 관두자.” 하던 것이 “ 이렇게 변할 수도 있어!” 하는 의지를 불러일으키고 싶습니다. 이것은 긴장과 우려의 목소리가 생동하는 목소리가 될 것입니다. 학교현장의 다양한 변화의 움직임을 어떻게 하면 잘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것이 저의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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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육감 당선인] 교육 한 길만을 걸어온 사람, 이청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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