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박근형 기자]
안성기 배우(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부산국제영화제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아름다운 시절, 안성기’로, 위대한 배우 안성기 추모의 피날레를 장식하려 한다. 안성기는 1957년 '황혼열차'에 아역 배우로 데뷔해, 1980년 '바람불어 좋은날'을 기점으로 성인 배우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누구보다 성실하고 치열하게 연기하며 대체 불가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오랫동안 대중과 동료 영화인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왔다.
이번 특별기획 프로그램은 여러모로 뜻깊고 각별하다. 무엇보다 생전에 안성기 배우가 이번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제안받았을 당시 자신이 직접 추천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상영된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배우 안성기가 더없이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의 작품들이기도 하다. 당대 최고의 감독들과 긴밀히 협업한 결과라는 점에서 영화사적 의미 또한 크다. 그야말로 배우 안성기의 아름다운 시절을 담은 영화들이자 배우 안성기를 통해 한국영화가 성취한 아름다운 한 시절의 영화들이다.
상영작은 총 6편이다. 먼저,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날'(1980)이다. 안성기는 중국집 배달부 덕배를 맡아 1980년대 한국 사회의 격변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흔들리고 깨지더라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 청춘의 초상을 우리 앞에 불러냈다.
다음은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1984)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정처 없이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의 민우로 분해 안성기 하면 떠오르는 특유의 웃음기 가득한 표정, 해학이 넘치는 몸짓으로 인간미 있고 분방한 인물을 유감없이 그려냈다.
박광수 감독의 데뷔작 '칠수와 만수'(1988)에서 그는 연좌제로 깊은 상처를 입은 채, 극장 간판 그림을 그리며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소리치고 기꺼이 제 몸을 던지는 만수로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이명세 감독의 데뷔작 '개그맨'(1989)에서는 자신을 천재 영화감독이라고 여기지만, 실상은 삼류 카바레 개그맨인 이종세를 맡았다. 페이소스 짙은 연기로 한국 영화사에서 손꼽는 희비극의 인물을 완벽하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지영 감독의 '하얀전쟁'(1992)에서 그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얻은 소설가 한기주를 연기한다. 시대와 역사의 비극 앞에서 파탄 난 인물의 연약하고 불안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임권택 감독의 '축제'(1996)에서 안성기는 노모의 부고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향하는 작가 이준섭을 맡았다. 그는 죽음 앞에서 생의 아름다움, 삶의 기쁨과 슬픔, 인생을 둘러싼 깊은 회한의 감정을 차분한 어조와 담담한 태도로 전한다. 이번 특별기획 프로그램은 한국영상자료원이 공동주최로 함께한다.
영화 상영과 함께 특별한 관객과의 대화도 열린다. 안성기 배우와 함께 작업했던 이장호, 배창호, 박광수, 이명세, 정지영 감독, 김보연, 김수철, 배종옥 배우가 함께 할 뿐 아니라, 동시대의 유망한 감독들 장건재, 김초희, 박이웅, 윤단비, 오정민, 정성일 영화평론가, 김지윤 정치학 박사 등이 스페셜 모더레이터로 참석하여 안성기를 말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번 특별기획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책자 '모험과 모범 사이, 시대의 배우 안성기' 또한 펴낸다.
정성일 영화평론가의 배우론을 비롯해, 영화평론가와 저널리스트들이 안성기 배우의 대표작과 재발견작에 관한 리뷰를 썼고, 동료 감독들, 배우들이 안성기를 말하는 인터뷰가 실렸다. 배우 안성기의 연기 인생을 살펴보고 연구하는 데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풍성한 축제를 예고하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6일(화)부터 10월 15일(목)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흘간 개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