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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경일인데 태극기는 어디로 갔는가
[교육연합신문=김광명 기고] 삼일절과 광복절, 개천절과 한글날이 되면 예전에는 골목마다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였다. 집집마다 태극기를 내걸었고,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국경일의 의미와 나라사랑의 정신을 자연스럽게 일깨워 주었다. 태극기 게양은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국민의 일상이었으며, 공동체의 자긍심을 드러내는 소중한 문화였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국경일에도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를 둘러보면 태극기를 게양한 가정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관공서와 주요 도로변을 제외하면 국경일이라는 사실조차 실감하기 어려운 풍경이 낯설지 않다.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루며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여 왔다. 그러나 정작 국가를 상징하는 태극기는 국민의 일상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왜 우리는 태극기를 다는 일에 점점 소홀해지고 있는가. 이러한 현실을 단순히 국민의 애국심 부족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주거환경의 변화와 공동주택 중심의 생활문화, 국경일에 대한 인식 변화, 국가상징 교육의 부족, 생활 속 실천 기회의 감소 등 복합적인 원인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특히, 국경일이 대한민국의 역사와 선열들의 희생을 되새기는 뜻깊은 날이 아니라 단순히 쉬는 날로 인식되고 있다면, 이는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태극기는 단순한 깃발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며 목숨을 걸고 높이 들었던 민족의 상징이자, 대한민국이 걸어온 역사의 현장을 함께해 온 국가의 얼굴이다. 태극기의 흰 바탕에는 밝음과 순수,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의 정신이 담겨 있다. 가운데 태극 문양은 음과 양의 조화와 균형을 상징하며, 네 모서리의 건곤감리(乾坤坎離)는 각각 하늘과 땅, 물과 불을 나타낸다. 이처럼 깊은 역사적 의미와 철학적 가치를 지닌 태극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나 충실하게 가르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태극기 게양 문화의 회복은 단순한 국기 달기 운동을 넘어 역사교육의 가치를 높이고, 공동체 의식과 나라사랑의 정신을 되살리는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부산 남구가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바로 남구 각 동의 주요 관문과 상징성이 높은 장소에 대형 국기게양대를 설치해 태극기를 지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우리 동네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라면 어떻겠는가. 주민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상징물이 되고, 방문객들에게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나아가 미래세대에게는 태극기를 일상에서 마주하며 나라의 역사와 국가상징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물론 대형 국기게양대 설치가 단순히 높은 깃대를 세우는 사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역의 역사성과 주변 도시경관을 충분히 고려해 조화롭게 설계하고, 태극기의 유래와 의미를 설명하는 안내시설을 비롯해 주민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작은 쉼터, 품격 있는 야간 경관조명 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설치 장소의 적정성과 보행환경, 강풍에 따른 시설물 안전, 사업비와 유지관리 비용 등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충분한 공감대와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부산 남구 17개 동 가운데 접근성과 상징성이 높은 장소를 우선 선정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그 성과와 주민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러한 사업은 단순한 도시 미관 개선을 넘어 국가상징을 생활 속에 정착시키고,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교육의 가치를 높이는 미래지향적 공공사업이 될 수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해 학생들이 국기게양대를 직접 방문하고, 태극기의 역사와 독립운동의 의미를 배우는 체험교육을 운영한다면 교육적 효과 또한 더욱 커질 것이다. 아울러 가정에서의 태극기 게양 문화도 함께 회복해야 한다. 국경일을 앞두고 행정복지센터와 학교, 공동주택 관리주체, 주민자치단체 등이 협력해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하고, 국기 구입과 올바른 게양 방법을 쉽게 안내하는 등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태극기를 가까이하는 문화는 일회성 행사나 형식적인 구호가 아니라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지속적인 생활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 태극기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적 진영의 상징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국기이며, 우리 모두가 함께 존중하고 지켜야 할 국가의 상징이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고 살아온 시대와 지역이 다르더라도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태극기가 갈등과 대립의 상징이 아니라 화합과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세계적인 스포츠 무대에서 태극기가 올라갈 때 한마음으로 감동하고 환호한다. 국가적 위기와 어려움 앞에서도 태극기 아래 뜻을 모으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왔다. 그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이제는 우리 동네와 가정, 학교의 일상 속에서 다시 만나야 한다. 국경일마다 태극기 게양을 독려하는 구호를 반복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자연스럽게 태극기를 가까이하고 국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마을 입구에서는 태극기가 주민들을 맞이하고, 아이들은 그 아래에서 대한민국의 역사와 선열들의 희생을 배우며, 국경일이면 집집마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도시를 상상해 보자. 그 의미 있는 변화의 출발점을 부산 남구에서 만들어 보면 어떻겠는가. “마을마다 태극기 하나, 동네마다 대한민국의 자부심 하나.” 대형 국기게양대가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태극기를 중심으로 세대가 소통하며 나라의 소중함을 함께 되새기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태극기는 바람이 불어야 펄럭인다. 그러나 태극기를 다시 국민의 마음속에 높이 세우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우리의 관심과 실천이다.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을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제 태극기를 우리 삶의 가까운 곳으로 다시 불러와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역사와 자유의 가치, 공동체의 자긍심을 다음 세대에 당당하게 물려주어야 한다.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다. 그 얼굴을 빛나게 하는 일은 국가만의 책무가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실천해야 할 소중한 책임이다. 국경일에 태극기가 다시 골목마다 힘차게 펄럭이는 대한민국, 그 뜻깊은 변화가 부산 남구에서부터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 김광명 ◇ 前부산광역시의회 의원(제8·9대) ◇ 前부산광역시 남구의회 의원(제6·7대) ◇ 前(사)부산광역시 남구청년연합회 회장 ◇ 前부산남부교육지원청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 ◇ 前부산남구청소년지도협의회 회장 ◇ 前(사)용호지역발전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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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물은 세워진다, 도시는 기획된다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고]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화려한 야경일까, 유명한 축제일까, 아니면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는 랜드마크일까. 물론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세계적인 도시의 경쟁력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은 건물만 보러 도시를 찾지 않는다. 그 도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계획한다. 그리고 그 경험이 기대 이상일 때, 도시는 관광지를 넘어 목적지가 된다. 부산은 이미 적지 않은 것을 갖추고 있다. 국제적인 축제와 다양한 공연, 해변과 항구가 만들어 내는 독특한 풍경, 역동적인 음식문화가 있다. 부산콘서트홀이 문을 열었고, 2027년에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도 예정돼 있다. 이제 부산 관광의 과제는 무엇을 더 지을 것인가보다, 이미 가진 자산으로 어떤 도시의 미래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있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는 명소의 숫자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도시를 찾아야 할 이유가 얼마나 분명한가에 따라 완성된다. 파리의 문화적 매력은 에펠탑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런던의 관광 경쟁력도 빅벤이나 버킹엄궁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 도시에는 예술과 공연, 전시와 스포츠, 미식과 일상이 끊임없이 새로운 방문 동기를 만들어 내는 구조가 있다. 관광객은 특정 장소를 방문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신이 여행하는 시기에 그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을 경험하기 위해 움직인다. 여기서 부산이 주목해야 할 지점이 있다. 부산에도 축제는 많고 공연도 열린다. 문제는 행사의 유무가 아니라 개별 행사가 도시 전체의 매력으로 얼마나 연결되는가에 있다. 각각의 축제와 공연이 저마다의 성과를 내는 것과, 그 모든 경험이 ‘부산에 가야 하는 이유’로 축적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관광객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부산을 여행하려는 외국인이 특정 공연을 발견하고, 그 일정에 맞춰 항공편과 숙박을 예약하며, 낮에는 도시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공연을 관람한다면 공연은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다. 여행을 결정하게 만든 핵심 동기가 된다. 반대로 공연이 열려도 해외에서 정보를 접하기 어렵고, 예약과 관람이 불편하며, 여행 일정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잠재력은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다. 이 차이가 부산 관광의 다음 단계를 결정할 수 있다. ■ 오페라하우스가 부산의 미래를 대신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2027년 개관을 앞둔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부산의 문화와 관광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을 유치하고, 부산의 예술적 위상을 높이며, 북항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건축물이 완성되는 순간 세계적인 오페라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공연장은 외관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평가받는다. 어떤 작품을 올리는가, 어떤 예술가를 키우는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는가, 시민과 관광객이 얼마나 자주 그곳을 찾는가가 중요하다. 개관 기념 공연이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다음 해, 그다음 시즌에도 사람들이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공연을 기다리게 만드는 일이다. 한 번의 화려한 개관보다 오랜 시간 축적되는 예술적 신뢰가 도시의 브랜드를 만든다. 또한, 오페라하우스가 독립된 섬처럼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부산콘서트홀과 기존 공연장, 영화제와 지역 축제, 전시공간과 관광업계가 서로의 관객을 연결해야 한다. 클래식 공연을 보러 온 사람이 부산의 다른 문화공간을 찾고, 축제를 즐기러 온 관광객이 다음 공연을 예약하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진정한 성공은 그 건물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어오는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그 공간이 부산 전체의 문화적 활력을 얼마나 확장하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 축제의 도시에서 ‘문화적 목적지’로 부산은 축제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하는 도시라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축제와 공연을 새로운 관점에서 연결해야 하는 도시다. 필요한 것은 행사 목록의 확대가 아니라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문화 프로그램처럼 기획하는 발상이다. 봄에는 어떤 예술을 경험할 수 있고, 여름에는 바다와 음악이 어떻게 만나며, 가을에는 영화와 공연이 어떤 분위기를 만들고, 겨울에는 부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문화적 경험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단순히 계절별 축제를 배치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부산을 방문하는 사람이 자신의 관심사와 여행 시기에 따라 도시의 문화를 발견할 수 있도록, 흩어진 프로그램을 하나의 이야기로 편집하자는 것이다. 예컨대 해외 관객이 부산의 오페라 공연을 예약하면 인근 전시와 관광 프로그램을 함께 발견할 수 있고, 영화제를 찾은 방문객이 지역 공연과 미식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넓힐 수 있어야 한다. 서로 다른 행사가 관객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부산 체류를 함께 풍성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러한 연결은 홍보의 문제인 동시에 산업의 문제다. 공연 기획자와 관광업계, 숙박업계, 지역 상권이 일정과 상품을 함께 설계한다면 문화행사의 효과는 공연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문화예술은 관광 소비를 이끌고, 관광은 다시 예술의 관객과 재원을 넓히는 관계가 될 수 있다. ■ 세계인의 시선보다 먼저, 관객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지향할수록 해외 유명 공연과 국제적인 이벤트에 관심이 쏠리기 쉽다. 그러나 외부의 명성을 빌려오는 것만으로는 도시의 문화적 자립성을 확보할 수 없다. 세계적인 예술단체를 초청하는 일과 함께 부산의 예술가들이 성장하고, 지역의 공연단체가 새로운 작품을 만들며, 부산에서 제작한 콘텐츠가 다른 나라의 무대에 오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의 예술이 부산에 도착하는 도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부산의 예술이 세계로 나가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시민의 역할도 중요하다. 시민이 일상적으로 공연장을 찾고 축제를 즐기며 지역 예술을 지지할 때 문화 인프라는 비로소 살아 있는 자산이 된다. 관광객만을 위해 만들어진 문화공간은 특정 시기의 방문객에 의존하기 쉽지만,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은 도시의 문화적 기반을 더 튼튼하게 만든다. 결국 관광객에게 제공하는 경험의 수준은 그 도시가 평소 축적해 온 문화의 수준과 무관하지 않다. 관광객을 위한 특별한 장면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시민이 평소에도 좋은 공연과 예술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 관광객 수를 넘어, 도시의 선택받는 힘으로 관광객 수는 분명 중요한 지표다. 부산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들과 경쟁하려면 방문객 규모를 확대하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 다만 숫자의 성장만으로 도시의 국제적 위상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부산을 방문한 사람이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 여행 중 무엇을 가장 인상 깊게 경험했는지,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특히, 공연과 축제가 실제로 숙박 예약과 지역 소비, 재방문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문화행사의 관객 수와 관광객의 만족도, 지역경제에 미친 효과를 함께 분석해야 다음 기획도 정교해질 수 있다. 이제 부산 관광정책에는 관광과 문화예술을 따로 바라보지 않는 관점이 필요하다. 공연장은 문화시설이면서 관광 동기이고, 축제는 시민의 문화행사이면서 도시의 국제적인 홍보 자산이다. 이 둘을 연결하는 능력이 앞으로 부산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부산은 더 이상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되기 위해 무엇인가를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도시가 아니다. 이미 가진 자산을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도시다. 오페라하우스의 개관은 그 가능성을 시험할 중요한 기회다. 건물의 완공을 도시의 성취로 끝낼 것인지, 새로운 문화관광 시대의 출발점으로 만들 것인지는 앞으로의 운영과 기획에 달려 있다. ■ 도시는 건축으로 모습을 갖추지만, 기획으로 기억된다. 부산이 지향해야 할 세계적인 관광도시는 명소가 많고 축제가 화려한 도시만이 아니다. 세계인이 부산의 공연을 보기 위해 여행을 계획하고, 축제의 일정에 맞춰 방문하며, 그 경험 때문에 다시 돌아오는 도시다. 부산에는 이미 무대가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무대들을 하나의 도시적 경험으로 연결하는 안목과 실행력이다. 오페라하우스의 불이 켜지는 날, 부산의 관광도 함께 새로운 막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때 부산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꿈꾸는 데 머물지 않고, 세계인이 찾아올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도시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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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늘봄학교 전면화의 명암
[교육연합신문=박진우 칼럼] 초등 방과 후와 돌봄을 통합한 '늘봄학교'가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초등 1~2학년까지 정착되며 학부모의 양육 부담 완화와 국가 책임 돌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기존 돌봄교실의 높은 대기 수요를 흡수하고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 아이들에게 안전한 일상을 보장하겠다는 정책적 취지는 교육 가족 모두가 깊이 공감하는 바다. 그러나 제도가 현장에 안착해 가는 과정에서 학교가 겪는 공간의 과밀화와 관리 체계의 과부하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엄중한 과제다. 실제로 교육부가 발표한 「2026년 늘봄학교 추진 현황」에 따르면, 초등 1~2학년으로 대상이 확대된 이후 참여율은 8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기존의 돌봄 대기 수요를 사실상 해소하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양적 성장의 이면에서 나타난 공간 여건의 격차는 여전히 깊은 고민을 안겨준다.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대도시 과밀 지역의 경우 일반 정규 교실을 늘봄과 함께 쓰는 '겸용 교실' 비율이 늘면서 교사의 수업 연구 및 학생 상담 공간이 잠식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반면 농어촌 및 원도심 학교는 전문 강사 수급의 어려움과 방과 후 안전 관리 인력 부족이라는 상반된 난관에 직면해 있다. 학교 담장 안으로 모든 돌봄 수요를 흡수하려는 물리적 집중이 낳은 구조적 한계다. 학교는 통계표 위의 숫자 하나로 환원될 수 없는 배움의 터전이자 아이들의 삶이 자라나는 공간이다. 모든 돌봄과 보육의 책무를 학교라는 단일 기관의 울타리 안에만 가두려 한다면, 교원은 본연의 교수·학습 연구와 학생 지도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고 돌봄 서비스의 질적 도약 또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질 높은 교육'과 '안정적인 공공 돌봄'이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유기적으로 역할을 나누는 패러다임의 확장이 요구된다. 우선, 학교 중심의 돌봄을 넘어선 '지자체 책임형 협력 거버넌스' 확대가 절실하다. 학교 밖 유휴 공공시설, 청소년수련관, 주민자치센터, 도서관 등을 거점형 늘봄센터로 적극 발굴·연계해야 한다. 공간이 부족한 학교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동해 질 높은 예체능 및 놀이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도록 지자체가 통학 및 공간 운영을 전담하는 '온 마을 돌봄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학교 내 '교육'과 '돌봄'의 운영 체계를 행정적·공간적으로 정교하게 분리해야 한다. 정규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교원 조직과 늘봄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늘봄지원실 전담 인력의 업무 경계를 명확히 확립해야 한다. 늘봄전담사 및 관리 인력의 고용 안정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안전 관리와 시설 유지보수, 예산 집행 등의 행정 부담이 일반 교사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을 빈틈없이 갖추어야 한다. 나아가 '양적 수용'을 넘어 아이들의 정서적 쉼을 보장하는 '돌봄 질의 내실화'가 필요하다.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학교에 머무는 아이들에게 단순한 시간 때우기식 프로그램이나 과도한 특별활동을 강요하기보다, 자유 놀이와 쉼, 또래 간의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아동 친화적 쉼터를 조성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종일 이어지는 빽빽한 통제가 아니라 안전 속에서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편안한 품이다. 국가가 책임지는 돌봄의 완성을 위해서는 학교에만 모든 짐을 지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의 성장을 보듬는 성숙한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 박진우 ◇ 교육학 박사 ◇ 부산 칠암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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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의 왕 김광휘] 2027 대입논술 비법 - 고려대학교 논술
[교육연합신문=김광휘 논술] 고려대학교 논술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시험이 아니다. 주어진 제시문과 자료를 정확히 읽고, 문제의 요구에 맞게 핵심 개념을 뽑아내며, 그것을 논리적인 답안 구조로 연결하는 시험이다. 김광휘 ‘논술의 왕’식으로 정리하면 고려대 논술의 핵심은 다음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문제의 요구를 먼저 파악하고, 제시문을 요약이 아니라 논거로 바꾸어라.” 수험생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고려대 논술 대비 비법은 다음과 같다. ■ 제시문보다 문제를 먼저 읽어라 논술 답안의 방향은 제시문이 아니라 문제의 명령어에서 결정된다. ‘비교하라’, ‘분석하라’, ‘비판하라’, ‘평가하라’, ‘설명하라’, ‘해결방안을 제시하라’는 지시어에 따라 답안의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비교하라’는 문제에서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모두 밝혀야 하고, ‘비판하라’는 문제에서는 대상의 한계나 논리적 약점을 지적해야 한다. ‘해결방안’을 요구하는 문제에서 제시문 요약만 반복하면 좋은 답안이 될 수 없다. ○ 비법 포인트 문제를 읽을 때 명령어에 밑줄을 긋고, 답안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먼저 결정하라. ■ 제시문은 따로 읽지 말고 관계 속에서 읽어라 고려대 논술에서 중요한 것은 제시문 하나하나의 단순 요약이 아니다. 여러 제시문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지 파악해야 한다. 제시문들은 보통 다음과 같은 관계로 연결된다. ▲같은 문제를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설명한다. ▲한 제시문이 다른 제시문의 한계를 보완한다. ▲두 제시문이 서로 대립하는 가치관을 보여준다. ▲하나의 제시문은 원인을, 다른 제시문은 해결 방향을 제시한다. 따라서 제시문을 읽을 때는 “이 글이 무슨 내용인가?”에서 멈추지 말고, “다른 제시문과 어떤 관계인가?”까지 파악해야 한다. ○ 비법 포인트 고려대 논술의 핵심은 제시문 요약이 아니라 제시문 간 상관관계 파악이다. ■ 공통 개념을 뽑아라 여러 제시문과 자료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을 찾아야 답안의 중심이 잡힌다. 예를 들어 자유, 평등, 공정성, 경쟁, 연대, 공동체, 다양성, 책임, 효율성, 인간 존엄, 기술 발전, 사회적 약자, 불평등 같은 개념들이 자주 활용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키워드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 속에서 어떤 가치가 충돌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 예시 ▲자유 vs 평등 ▲경쟁 vs 연대 ▲효율성 vs 공정성 ▲개인의 권리 vs 공동체의 책임 ▲성장 vs 분배 ▲기술 발전 vs 인간성 ▲다양성 vs 사회 통합 ○ 비법 포인트 주제를 외우지 말고, 주제 속에 숨어 있는 가치 대립 구조를 찾아라. ■ 자료는 나열하지 말고 한 문장으로 묶어라 표, 그래프, 통계, 사례 자료가 나올 경우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자료를 하나씩 설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좋은 답안은 자료들을 관통하는 공통 의미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예를 들어 여러 자료가 소득 격차, 교육 기회 차이, 지역 불균형을 보여준다면 다음과 같이 묶을 수 있다. “제시된 자료들은 사회적 불평등과 기회 격차가 여러 영역에서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자료를 종합해 핵심 문제를 규정해야 이후 원인 분석과 해결방안 제시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 비법 포인트 자료를 설명하지 말고, 자료가 함께 가리키는 사회문제를 찾아라. ■ 제시문은 요약하지 말고 논거로 바꿔라 논술 답안에서 제시문은 단순히 정리하는 대상이 아니다. 자신의 주장이나 판단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 ▲나쁜 답안 : 제시문 A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좋은 답안 : 제시문 A가 강조하는 공동체적 연대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문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사회적 협력과 제도적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 이처럼 제시문의 내용을 자신의 논리 안으로 끌어와야 한다. ○ 비법 포인트 “이 제시문은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이 제시문을 내 주장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생각하라. ■ 답안은 결론부터 설계하라 논술 답안을 처음부터 써 내려가면 논지가 흔들리기 쉽다. 먼저 결론을 정하고, 그 결론을 뒷받침할 근거를 배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결론이 다음과 같다고 하자. “사회적 불평등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제도적 개선과 공동체적 연대가 함께 필요하다.” 그러면 본론은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불평등의 원인 분석 ▲개인 책임론의 한계 ▲사회적·제도적 해결방안 제시 ○ 비법 포인트 답안은 쓰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이다. 결론을 먼저 정하고 본론을 배치하라. ■ 해결방안은 개인·사회·제도 차원으로 구체화하라 해결방안 문제에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와 같은 추상적 표현만 쓰면 설득력이 약하다. 해결방안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효과적인 방식은 세 층위로 나누는 것이다. ▢ 개인 차원 개인은 편견과 고정관념을 줄이고, 타인의 권리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 사회 차원 사회는 공감, 연대, 협력의 문화를 확산하고, 차별과 배제를 줄이는 공론장을 마련해야 한다. ▢ 제도 차원 국가와 제도는 교육,복지,노동,지역 정책 등을 통해 구조적 불평등을 완화해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 비법 포인트 해결방안은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드러나야 한다. ■ 옹호·비판형 문제는 입장을 끝까지 유지하라 특정 주장에 대해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문제가 나오면 입장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비판한다고 해놓고 본론에서 옹호 논리를 쓰거나, 결론에서 애매하게 “둘 다중요하다”고 마무리 하면 답안의 힘이 떨어진다. ■ 안정적인 구성은 다음과 같다. ▲ 대상 주장의 핵심 정리 ▲자신의 입장 제시 ▲제시문을 근거로 활용 ▲반대 입장 간단 검토 ▲자신의 결론 재확인 ○ 비법 포인트 어느 입장을 선택했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입장을 끝까지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 반드시 피해야 할 답안 유형 고려대 논술에서 피해야 할 답안은 다음과 같다. ▢ 제시문 요약형 답안 ▲제시문 내용을 반복하지만 자신의 논리로 연결하지 못하는 답안 ▢ 자료 나열형 답안 ▲표와 그래프를 하나씩 설명하지만 공통 의미를 찾지 못하는 답안 ▢ 입장 혼란형 답안 ▲옹호와 비판이 뒤섞여 논지가 흔들리는 답안 ▢ 구호형 답안 ▲ “노력해야 한다”,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만 반복하는 답안 ▢ 배경지식 과시형 답안 ▲ 문제와 직접 관련 없는 이론이나 시사 사례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답안 ○ 비법 포인트 논술은 많이 쓰는 시험이 아니라 정확히 쓰는 시험이다. ■ 실전 답안 기본 공식 고려대 논술 답안은 다음 공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문제 명령어 확인 → 제시문 핵심 파악 → 공통 개념 추출 → 자료 종합 → 입장 결정→ 근거 배치 → 결론 정리 사회문제 해결형 문항이라면 다음 틀을 활용할 수 있다. 제시된 자료들은 ○○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문제의 원인은 ○○에 있으며, 제시문 A는 이를 □□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또한 제시문 B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인식 변화, 사회적 연대, 제도적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옹호·비판형 문항이라면 다음 틀이 안정적이다. 제시된 주장의 핵심은 ○○이다. 나는 이 주장을 옹호한다/비판한다. ▲첫째, 제시문 A는 ○○의 측면에서 이 주장의 타당성/한계를 보여준다. ▲둘째, 제시문 B는 □□의 관점에서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반대 입장에서는 ○○라고 볼 수 있으나, 이는 ○○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따라서 이 주장은 옹호/비판되어야 한다. ■ 최종 정리 김광휘 ‘논술의 왕’식 고려대 논술 비법은 결국 다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정확히 읽고, 관계를 파악하고, 구조적으로 써라.고려대 논술은 예상 주제를 맞히는 시험이 아니다. 낯선 제시문과 자료가 나오더라도 문제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핵심 개념을 뽑아내며, 제시문을 자신의 논거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수험생은 배경지식 암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문제 독해, 제시문 분석, 자료 해석, 논거 구성, 답안 구조화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 한 줄 비법 고려대 논술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주어진 자료를 정확히 읽고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사람이 이긴다. ▣ 김광휘 ◇ 前현광문리학원 원장 ◇ 前부산종로학원 원장 ◇ 前부산학원 부원장 ◇ 언어영역 문학(창과창) ◇ 언어영역 독해(한샘출판사) ◇ 홀로서기 논술(대학진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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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학생 감소 시대, 특수교육의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교육연합신문=신동현 칼럼] 우리나라 학생 수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빈 교실이 생기고 소규모학교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흐름과 반대로 빠르게 늘어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바로 특수교육대상자입니다. 「2026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자는 2022년 10만 3,695명에서 2023년 10만 9,703명, 2024년 11만 5,610명, 2025년 12만 735명, 2026년 12만 4,195명으로 해마다 증가했습니다. 4년 만에 2만 500명, 19.8%가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자폐성장애 학생은 같은 기간 1만 7,024명에서 2만 8,798명으로 69.2% 증가했습니다. 학생들이 배우는 곳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2026년 특수교육대상자 가운데 특수학교에서 배우는 학생은 3만 1,993명인 반면, 일반학교 특수학급 학생은 7만 2,784명, 일반학급에서 통합교육을 받는 학생도 1만 9,202명입니다. 전체의 74%가량이 일반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제 특수교육은 특수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학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특수교육 체계는 이렇게 빠르게 늘고 다양해지는 교육수요를 제대로 감당하고 있을까요? 현행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 제22조는 특수교육 담당 교원을 특수교육대상자 4명마다 1명씩 배치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네 명이라도 필요한 지원은 전혀 다릅니다. 수업지원만 필요한 학생이 있는가 하면 의사소통, 이동, 신변처리, 행동·감각조절 등에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도 있습니다. 교사가 한 학생의 위기상황이나 신변처리를 지원하는 동안 다른 학생의 수업이 멈출 수도 있습니다. 결국 교사와 지원인력의 부족은 학생이 받아야 할 교육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수학교를 계속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2022년 192교였던 특수학교는 2026년 199교로 7교 늘어난 데 그쳤습니다. 반면 일반학교 특수학급은 같은 기간 1만 2,712학급에서 1만 5,426학급으로 2,714학급, 21.3% 증가했습니다. 우리는 2017년 서울 강서구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일부 주민의 반대 과정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학교 설립을 호소했던 일도 경험했습니다. 특수학교가 필요하다고 해서 필요한 지역에 곧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닌 현실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제 특수학교를 더 짓고 특수학급을 하나씩 늘리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변화한 교육환경에 맞는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하나의 대안은 학생 감소로 여유 공간이 생기는 일반학교, 특히 소규모학교를 활용한 ‘거점형 특수학급’입니다. 지역의 특수교육 수요와 접근성을 고려해 몇몇 학교를 거점으로 정하고, 일반 특수학급보다 충분한 특수교사와 지원인력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감각조절실·심리안정공간·신변처리시설을 갖추고 행동·의사소통 지원 등 전문적인 기능도 함께 두는 것입니다. 거점의 전문인력이 인근 학교를 찾아가 학생과 교사를 지원하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을 한 학교에 모으자는 것이 아닙니다. 특수교육의 전문성과 인력을 거점에 모아 여러 학교가 함께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해외에서도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영국은 일반학교 안에 ‘SEN Unit’과 ‘Resourced Provision’을 두어 전문적인 인력과 시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모든 학교가 모든 전문인력과 시설을 각각 갖추기 어렵다면, 일반학교 안에 전문성을 집중하면서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을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도 이제 ‘일반학교냐 특수학교냐’라는 두 가지 선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학급과 순회지원, 일반 특수학급, 거점형 특수학급, 특수학교로 이어지는 촘촘한 지원체계를 만들고 학생 수뿐 아니라 실제 지원요구도에 따라 교사와 지원인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한쪽에서는 학생이 줄어 교실이 비어가고, 다른 한쪽에서는 특수교육을 받을 공간과 교사, 전문인력이 부족합니다. 이 두 문제를 따로 바라볼 이유가 없습니다. 학생이 줄어드는 학교의 공간과 특수교육의 전문성을 연결하는 것. ‘한 명의 특수교사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특수교육’에서 ‘여러 교사와 전문가, 지역의 학교가 한 아이를 함께 지원하는 특수교육’으로 바꾸는 것. 그곳에서 학생 감소 시대, 우리 특수교육의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 신동현 ◇ 부산 강서초등학교 교장 ◇ 前 부산 장서초등학교 교감 ◇ 前 부산광역시교육청 학교정책과 장학관 ◇ 前 부산광역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관 ◇ 前 부산광역시교육청 정책연구소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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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수능 서·논술형 도입, 미래 교육을 위한 필연적 결단이다
[교육연합신문=사설] 국가교육위원회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서·논술형 문항 도입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한국 교육의 고질적인 병폐를 깨기 위한 시의적절한 결단이다. 단순 암기와 주입식 교육의 상징인 현행 오지선다형 수능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미래 인재를 결코 길러낼 수 없다. 서·논술형 도입은 학생들의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유인책이다. 정답 하나만을 고르는 시험에 맞춰진 학교 수업은 학생들을 수동적인 암기 기계로 전락시켰다. 시험이 바뀌어야 수업이 바뀐다. 수능에 단 한 문항이라도 서·논술형이 도입된다면, 공교육 현장은 주입식 강의에서 탈피해 토론과 글쓰기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결정적 계기를 맞이할 것이다. 물론 주관식 평가가 가져올 채점의 공정성과 객관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수천 명의 채점관이 서로 다른 기준으로 평가할 경우 대입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결국 입시 불복과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며 기술과 제도의 발전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최근 급격히 발전한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채점 기술과 정교한 복수 채점 시스템을 결합하면 인간의 주관성을 최소화한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다. 이미 국제 바칼로레아(IB)나 주요 선진국의 대입 시험은 서·논술형 평가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그 공정성을 증명해 내고 있다. 공정성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평생 정답 찾기만 하다 세계 무대에서 낙오할 것이다. 따라서 국교위는 흔들림 없이 수능 서·논술형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 공정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되, 교육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미래 세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평가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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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경일인데 태극기는 어디로 갔는가
- [교육연합신문=김광명 기고] 삼일절과 광복절, 개천절과 한글날이 되면 예전에는 골목마다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였다. 집집마다 태극기를 내걸었고,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국경일의 의미와 나라사랑의 정신을 자연스럽게 일깨워 주었다. 태극기 게양은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국민의 일상이었으며, 공동체의 자긍심을 드러내는 소중한 문화였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국경일에도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를 둘러보면 태극기를 게양한 가정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관공서와 주요 도로변을 제외하면 국경일이라는 사실조차 실감하기 어려운 풍경이 낯설지 않다.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루며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여 왔다. 그러나 정작 국가를 상징하는 태극기는 국민의 일상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왜 우리는 태극기를 다는 일에 점점 소홀해지고 있는가. 이러한 현실을 단순히 국민의 애국심 부족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주거환경의 변화와 공동주택 중심의 생활문화, 국경일에 대한 인식 변화, 국가상징 교육의 부족, 생활 속 실천 기회의 감소 등 복합적인 원인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특히, 국경일이 대한민국의 역사와 선열들의 희생을 되새기는 뜻깊은 날이 아니라 단순히 쉬는 날로 인식되고 있다면, 이는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태극기는 단순한 깃발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며 목숨을 걸고 높이 들었던 민족의 상징이자, 대한민국이 걸어온 역사의 현장을 함께해 온 국가의 얼굴이다. 태극기의 흰 바탕에는 밝음과 순수,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의 정신이 담겨 있다. 가운데 태극 문양은 음과 양의 조화와 균형을 상징하며, 네 모서리의 건곤감리(乾坤坎離)는 각각 하늘과 땅, 물과 불을 나타낸다. 이처럼 깊은 역사적 의미와 철학적 가치를 지닌 태극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나 충실하게 가르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태극기 게양 문화의 회복은 단순한 국기 달기 운동을 넘어 역사교육의 가치를 높이고, 공동체 의식과 나라사랑의 정신을 되살리는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부산 남구가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바로 남구 각 동의 주요 관문과 상징성이 높은 장소에 대형 국기게양대를 설치해 태극기를 지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우리 동네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라면 어떻겠는가. 주민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상징물이 되고, 방문객들에게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나아가 미래세대에게는 태극기를 일상에서 마주하며 나라의 역사와 국가상징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물론 대형 국기게양대 설치가 단순히 높은 깃대를 세우는 사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역의 역사성과 주변 도시경관을 충분히 고려해 조화롭게 설계하고, 태극기의 유래와 의미를 설명하는 안내시설을 비롯해 주민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작은 쉼터, 품격 있는 야간 경관조명 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설치 장소의 적정성과 보행환경, 강풍에 따른 시설물 안전, 사업비와 유지관리 비용 등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충분한 공감대와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부산 남구 17개 동 가운데 접근성과 상징성이 높은 장소를 우선 선정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그 성과와 주민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러한 사업은 단순한 도시 미관 개선을 넘어 국가상징을 생활 속에 정착시키고,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교육의 가치를 높이는 미래지향적 공공사업이 될 수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해 학생들이 국기게양대를 직접 방문하고, 태극기의 역사와 독립운동의 의미를 배우는 체험교육을 운영한다면 교육적 효과 또한 더욱 커질 것이다. 아울러 가정에서의 태극기 게양 문화도 함께 회복해야 한다. 국경일을 앞두고 행정복지센터와 학교, 공동주택 관리주체, 주민자치단체 등이 협력해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하고, 국기 구입과 올바른 게양 방법을 쉽게 안내하는 등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태극기를 가까이하는 문화는 일회성 행사나 형식적인 구호가 아니라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지속적인 생활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 태극기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적 진영의 상징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국기이며, 우리 모두가 함께 존중하고 지켜야 할 국가의 상징이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고 살아온 시대와 지역이 다르더라도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태극기가 갈등과 대립의 상징이 아니라 화합과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세계적인 스포츠 무대에서 태극기가 올라갈 때 한마음으로 감동하고 환호한다. 국가적 위기와 어려움 앞에서도 태극기 아래 뜻을 모으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왔다. 그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이제는 우리 동네와 가정, 학교의 일상 속에서 다시 만나야 한다. 국경일마다 태극기 게양을 독려하는 구호를 반복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자연스럽게 태극기를 가까이하고 국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마을 입구에서는 태극기가 주민들을 맞이하고, 아이들은 그 아래에서 대한민국의 역사와 선열들의 희생을 배우며, 국경일이면 집집마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도시를 상상해 보자. 그 의미 있는 변화의 출발점을 부산 남구에서 만들어 보면 어떻겠는가. “마을마다 태극기 하나, 동네마다 대한민국의 자부심 하나.” 대형 국기게양대가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태극기를 중심으로 세대가 소통하며 나라의 소중함을 함께 되새기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태극기는 바람이 불어야 펄럭인다. 그러나 태극기를 다시 국민의 마음속에 높이 세우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우리의 관심과 실천이다.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을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제 태극기를 우리 삶의 가까운 곳으로 다시 불러와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역사와 자유의 가치, 공동체의 자긍심을 다음 세대에 당당하게 물려주어야 한다.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다. 그 얼굴을 빛나게 하는 일은 국가만의 책무가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실천해야 할 소중한 책임이다. 국경일에 태극기가 다시 골목마다 힘차게 펄럭이는 대한민국, 그 뜻깊은 변화가 부산 남구에서부터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 김광명 ◇ 前부산광역시의회 의원(제8·9대) ◇ 前부산광역시 남구의회 의원(제6·7대) ◇ 前(사)부산광역시 남구청년연합회 회장 ◇ 前부산남부교육지원청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 ◇ 前부산남구청소년지도협의회 회장 ◇ 前(사)용호지역발전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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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경일인데 태극기는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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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물은 세워진다, 도시는 기획된다
-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고]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화려한 야경일까, 유명한 축제일까, 아니면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는 랜드마크일까. 물론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세계적인 도시의 경쟁력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은 건물만 보러 도시를 찾지 않는다. 그 도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계획한다. 그리고 그 경험이 기대 이상일 때, 도시는 관광지를 넘어 목적지가 된다. 부산은 이미 적지 않은 것을 갖추고 있다. 국제적인 축제와 다양한 공연, 해변과 항구가 만들어 내는 독특한 풍경, 역동적인 음식문화가 있다. 부산콘서트홀이 문을 열었고, 2027년에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도 예정돼 있다. 이제 부산 관광의 과제는 무엇을 더 지을 것인가보다, 이미 가진 자산으로 어떤 도시의 미래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있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는 명소의 숫자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도시를 찾아야 할 이유가 얼마나 분명한가에 따라 완성된다. 파리의 문화적 매력은 에펠탑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런던의 관광 경쟁력도 빅벤이나 버킹엄궁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 도시에는 예술과 공연, 전시와 스포츠, 미식과 일상이 끊임없이 새로운 방문 동기를 만들어 내는 구조가 있다. 관광객은 특정 장소를 방문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신이 여행하는 시기에 그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을 경험하기 위해 움직인다. 여기서 부산이 주목해야 할 지점이 있다. 부산에도 축제는 많고 공연도 열린다. 문제는 행사의 유무가 아니라 개별 행사가 도시 전체의 매력으로 얼마나 연결되는가에 있다. 각각의 축제와 공연이 저마다의 성과를 내는 것과, 그 모든 경험이 ‘부산에 가야 하는 이유’로 축적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관광객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부산을 여행하려는 외국인이 특정 공연을 발견하고, 그 일정에 맞춰 항공편과 숙박을 예약하며, 낮에는 도시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공연을 관람한다면 공연은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다. 여행을 결정하게 만든 핵심 동기가 된다. 반대로 공연이 열려도 해외에서 정보를 접하기 어렵고, 예약과 관람이 불편하며, 여행 일정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잠재력은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다. 이 차이가 부산 관광의 다음 단계를 결정할 수 있다. ■ 오페라하우스가 부산의 미래를 대신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2027년 개관을 앞둔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부산의 문화와 관광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을 유치하고, 부산의 예술적 위상을 높이며, 북항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건축물이 완성되는 순간 세계적인 오페라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공연장은 외관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평가받는다. 어떤 작품을 올리는가, 어떤 예술가를 키우는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는가, 시민과 관광객이 얼마나 자주 그곳을 찾는가가 중요하다. 개관 기념 공연이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다음 해, 그다음 시즌에도 사람들이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공연을 기다리게 만드는 일이다. 한 번의 화려한 개관보다 오랜 시간 축적되는 예술적 신뢰가 도시의 브랜드를 만든다. 또한, 오페라하우스가 독립된 섬처럼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부산콘서트홀과 기존 공연장, 영화제와 지역 축제, 전시공간과 관광업계가 서로의 관객을 연결해야 한다. 클래식 공연을 보러 온 사람이 부산의 다른 문화공간을 찾고, 축제를 즐기러 온 관광객이 다음 공연을 예약하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진정한 성공은 그 건물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어오는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그 공간이 부산 전체의 문화적 활력을 얼마나 확장하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 축제의 도시에서 ‘문화적 목적지’로 부산은 축제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하는 도시라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축제와 공연을 새로운 관점에서 연결해야 하는 도시다. 필요한 것은 행사 목록의 확대가 아니라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문화 프로그램처럼 기획하는 발상이다. 봄에는 어떤 예술을 경험할 수 있고, 여름에는 바다와 음악이 어떻게 만나며, 가을에는 영화와 공연이 어떤 분위기를 만들고, 겨울에는 부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문화적 경험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단순히 계절별 축제를 배치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부산을 방문하는 사람이 자신의 관심사와 여행 시기에 따라 도시의 문화를 발견할 수 있도록, 흩어진 프로그램을 하나의 이야기로 편집하자는 것이다. 예컨대 해외 관객이 부산의 오페라 공연을 예약하면 인근 전시와 관광 프로그램을 함께 발견할 수 있고, 영화제를 찾은 방문객이 지역 공연과 미식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넓힐 수 있어야 한다. 서로 다른 행사가 관객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부산 체류를 함께 풍성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러한 연결은 홍보의 문제인 동시에 산업의 문제다. 공연 기획자와 관광업계, 숙박업계, 지역 상권이 일정과 상품을 함께 설계한다면 문화행사의 효과는 공연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문화예술은 관광 소비를 이끌고, 관광은 다시 예술의 관객과 재원을 넓히는 관계가 될 수 있다. ■ 세계인의 시선보다 먼저, 관객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지향할수록 해외 유명 공연과 국제적인 이벤트에 관심이 쏠리기 쉽다. 그러나 외부의 명성을 빌려오는 것만으로는 도시의 문화적 자립성을 확보할 수 없다. 세계적인 예술단체를 초청하는 일과 함께 부산의 예술가들이 성장하고, 지역의 공연단체가 새로운 작품을 만들며, 부산에서 제작한 콘텐츠가 다른 나라의 무대에 오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의 예술이 부산에 도착하는 도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부산의 예술이 세계로 나가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시민의 역할도 중요하다. 시민이 일상적으로 공연장을 찾고 축제를 즐기며 지역 예술을 지지할 때 문화 인프라는 비로소 살아 있는 자산이 된다. 관광객만을 위해 만들어진 문화공간은 특정 시기의 방문객에 의존하기 쉽지만,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은 도시의 문화적 기반을 더 튼튼하게 만든다. 결국 관광객에게 제공하는 경험의 수준은 그 도시가 평소 축적해 온 문화의 수준과 무관하지 않다. 관광객을 위한 특별한 장면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시민이 평소에도 좋은 공연과 예술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 관광객 수를 넘어, 도시의 선택받는 힘으로 관광객 수는 분명 중요한 지표다. 부산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들과 경쟁하려면 방문객 규모를 확대하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 다만 숫자의 성장만으로 도시의 국제적 위상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부산을 방문한 사람이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 여행 중 무엇을 가장 인상 깊게 경험했는지,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특히, 공연과 축제가 실제로 숙박 예약과 지역 소비, 재방문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문화행사의 관객 수와 관광객의 만족도, 지역경제에 미친 효과를 함께 분석해야 다음 기획도 정교해질 수 있다. 이제 부산 관광정책에는 관광과 문화예술을 따로 바라보지 않는 관점이 필요하다. 공연장은 문화시설이면서 관광 동기이고, 축제는 시민의 문화행사이면서 도시의 국제적인 홍보 자산이다. 이 둘을 연결하는 능력이 앞으로 부산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부산은 더 이상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되기 위해 무엇인가를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도시가 아니다. 이미 가진 자산을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도시다. 오페라하우스의 개관은 그 가능성을 시험할 중요한 기회다. 건물의 완공을 도시의 성취로 끝낼 것인지, 새로운 문화관광 시대의 출발점으로 만들 것인지는 앞으로의 운영과 기획에 달려 있다. ■ 도시는 건축으로 모습을 갖추지만, 기획으로 기억된다. 부산이 지향해야 할 세계적인 관광도시는 명소가 많고 축제가 화려한 도시만이 아니다. 세계인이 부산의 공연을 보기 위해 여행을 계획하고, 축제의 일정에 맞춰 방문하며, 그 경험 때문에 다시 돌아오는 도시다. 부산에는 이미 무대가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무대들을 하나의 도시적 경험으로 연결하는 안목과 실행력이다. 오페라하우스의 불이 켜지는 날, 부산의 관광도 함께 새로운 막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때 부산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꿈꾸는 데 머물지 않고, 세계인이 찾아올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도시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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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물은 세워진다, 도시는 기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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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종철 부산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다
- [교육연합신문=이정현 기자]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10월, 교육연합신문은 치열했던 6·3 지방선거에서 부산 기장군 선거구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 당당히 재선에 성공한 박종철 부산시의원을 만났다. 교육 현장에 몸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평소 교육정책과 지역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박 의원은 현재 부산시의회 교섭단체인 국민의힘 원내대표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다. 여야를 아우르는 소통과 협치를 통해 원활한 의정활동을 이끌어야 하는 자리인 만큼, 그의 역할에 거는 기대도 크다. 가을 남자 특유의 소탈한 미소와 편안한 말투가 인상적인 박종철 의원.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정치인으로서의 진지함 속에서도 인간적인 여유와 유쾌함이 묻어났고, 인터뷰 내내 웃음꽃이 피어났다. 재선 시의원으로서 바라보는 부산의 미래와 기장군의 변화, 교육 현장에 대한 생각, 그리고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그려가는 부산시의회의 협치와 소통에 대해 박종철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기장군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기장의 최우선 과제는 빠른 성장에 맞춰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주여건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다. 기장은 일광신도시를 비롯해 생활권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교통·교육·생활 인프라가 지역의 성장 속도에 뒤처지지 않도록 적기에 확충해야 한다. 동시에 오랫동안 주민들의 생활과 재산권을 제약해 온 불합리한 규제도 현실에 맞게 개선해 나가야 한다. 기장의 미래도 함께 준비해야 하고, SMR을 비롯한 미래 에너지산업을 연구개발과 지역기업 참여, 전문인력 양성, 양질의 일자리로 연결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한다. 결국 지금 주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은 하나씩 해결하고, 기장의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산업은 한발 앞서 준비해야 한다. 현재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미래의 성장 기반까지 함께 만드는 것, 그것이 기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인 것이다. ■ 북극항로 거점도시 조성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보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조례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북극항로라는 새로운 기회를 부산의 산업과 일자리로 연결하는 것이다. 북극항로는 단순히 새로운 바닷길 하나가 열리는 문제가 아니다. 부산이 이미 갖추고 있는 세계적인 항만과 해운·물류, 조선·기자재 산업의 경쟁력을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다. 그래서 이번 조례에도 기업 지원과 연관산업 육성,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 산·학·연 협력 등 부산이 북극항로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담았다. 이제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부산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참여하고 관련 산업이 성장해, 그 성과가 청년들의 좋은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돼야 한다. 부산이 북극항로 시대를 뒤따라가는 도시가 아니라 먼저 준비하고 기회를 선점하는 도시가 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이 조례를 대표 발의한 가장 큰 이유이다. ■ 부산시장, 기장군수가 더불어민주당이다. 협치는 잘하고 있는가? 부산시장과 기장군수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저희는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지역 발전과 시민의 삶을 위해서는 당을 떠나 함께해야 한다. 부산시와도 시민에게 필요한 정책에는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다만 정책의 타당성이 부족하거나 시민의 세금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부분은 의회가 책임 있게 따지고 견제해야 한다. 기장군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현안을 두고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때로는 부딪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 정치적 대립에 머물지 않고 결국 군민에게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저는 협치가 무조건 찬성하거나 양보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잘못된 부분은 분명하게 지적하며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협치라고 본다. 기준은 분명하다. 부산과 기장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에는 든든한 협력자가 되고, 잘못된 부분에는 책임 있는 감시자가 되겠다. ■ 우성빈 기장군수에게 160억 스마트도시사업 때문에 날선 공방이 있었는데 여기에 대한 생각은? 제가 문제를 제기했던 핵심은 일부 계획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160억 원 규모의 스마트도시사업 전체를 중단하는 것이 과연 최선이었느냐는 것이다. 이 사업에는 아이들의 통학로 안전, 재난 대응, 산불 조기감지, 스마트 교통체계 등 군민의 생활과 안전에 직접 연결된 여러 사업이 포함돼 있었다. 물론 국비와 군비가 함께 투입되는 만큼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꼼꼼히 따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당시 제가 확인한 바로는 해당 사업비는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시·도 자율계정으로, 일부 세부사업에 문제가 있더라도 사업을 조정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그렇다면 160억 원 규모의 사업 전체를 포기하기에 앞서 관계기관과 충분히 협의해 사업계획을 조정할 수 있는지, 군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은 살려서 추진할 수 없는지부터 면밀하게 검토했어야 했다. 제가 지적했던 핵심도 바로 이 부분이다. 결국 이 문제는 전임 군수의 사업이냐, 현 군수의 사업이냐는 정치적 시각으로 볼 일이 아니다. 누가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군민에게 필요한 사업인가, 군민의 안전과 삶에 도움이 되는가가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한다. ■ 해양도시안전위원회 소속으로 느낀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해양도시안전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느낀 것은 안전은 사후 대응보다 예방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이다. 부산의 반복되는 지반침하 문제를 시정질문으로 다룬 것도 같은 이유다. 도시가 오래되고 지하시설물이 복잡해질수록 작은 위험 신호를 미리 발견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폭우와 태풍, 폭염 같은 기후재난도 일상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문제가 됐다. 데이터와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위험요인을 미리 찾아내는 예방 중심의 안전행정이 필요하다. 저는 늘 현장과 안전을 의정활동의 중요한 원칙으로 삼아왔다. 사고가 발생한 뒤 대책을 마련하는 도시가 아니라 위험을 먼저 찾아내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부산, 그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안전한 도시의 모습이라고 본다. ■ 평소 교육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구인 기장에 교육 문제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가? 기장은 인구와 생활권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교육 인프라도 지역의 성장 속도에 맞춰 함께 확충돼야 한다. 제가 계속 챙기고 있는 대표적인 현안이 장안고의 일광신도시 확대 이전과 기숙사 설치 문제다. 5분 자유발언에 이어 올해 3월에는 시정질문을 통해 이전 추진 상황과 행정절차 전반을 다시 점검했다. 학교 문제는 단순히 학교 건물 하나를 어디에 세우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의 통학 여건과 교육환경은 물론 학부모들의 생활과 지역의 정주여건까지 연결돼 있다. 특히, 젊은 세대가 많이 유입되는 지역이라면 도시가 커진 뒤 학교와 돌봄, 교통시설을 뒤늦게 확충해서는 안 된다. 지역의 성장과 인구 변화를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도시개발의 속도와 교육환경의 속도가 함께 가야 한다. 기장의 아이들이 사는 곳 때문에 교육에서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필요한 교육 인프라를 계속 챙기겠다. ■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도시 기장’의 구상은 무엇인가? 저는 교육도시가 단순히 좋은 학교 몇 개가 있는 도시라고 보지 않는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가고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방과 후에도 부모가 안심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 안에서 다양한 문화·체육 활동을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까지 갖춰져야 진정한 교육도시라고 본다. 그래서 학교 확충뿐만 아니라 안전한 통학로와 대중교통, 돌봄, 도서관과 문화·체육시설까지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환경을 종합적으로 갖춰야 한다 . 제가 손자녀 돌봄수당의 조속한 시행을 계속 요구해 온 것도 같은 이유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담을 한 가정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행정이 함께 나눠야 한다. 결국 목표는 젊은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기 위해 기장을 떠나야겠다’가 아니라 ‘기장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교육과 돌봄, 문화와 생활환경이 함께 갖춰진 기장, 그것이 제가 그리고 있는 ‘교육도시 기장’이다. ■ 앞으로 4년, 기장군을 어떤 도시로 만들고 싶은가? 저는 기장을 주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이면서 부산의 새로운 성장을 이끄는 지역으로 만들어가고 싶다. 먼저 교통·교육·생활 인프라를 제대로 갖춰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오랫동안 지역 발전을 가로막아 온 불합리한 규제는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동시에 기장이 가진 원전과 에너지산업의 기반,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문화, 농업과 관광의 가능성도 기장만의 경쟁력으로 키워야 한다. 특히, SMR을 비롯한 미래 에너지산업이 연구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기업의 성장과 청년들의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져야 한다. 앞으로의 기장은 단순히 인구와 도시 규모만 커지는 곳이 아니라 살기 좋아서 사람이 머물고, 좋은 일자리가 있어 청년이 찾아오고,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찾는 도시가 돼야 한다. 주민의 삶은 더 편안하게, 청년과 기업에는 더 많은 기회를, 부산에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기장. 그것이 제가 그리고 있는 기장의 미래이다. ■ 폭염과 기후재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기후재난 역시 사후복구보다 예방과 선제 대응에 중심을 둬야 한다. 특히, 폭염은 어르신과 어린이, 야외근로자 등 취약계층에게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무더위쉼터와 그늘시설 같은 기본적인 대책은 물론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사전에 파악하고, 폭염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집중호우와 태풍, 산불, 지반침하도 마찬가지이다. 재난이 발생한 뒤 대응하기보다 지역별 위험요인을 미리 파악하고 상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기장은 해안과 산지, 농촌과 신도시가 함께 있어 지역에 따라 재난의 유형과 위험요인이 다르다. 획일적인 대책보다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촘촘한 재난안전망이 필요하다. 해양도시안전위원회에서도 현장을 직접 살피고 위험요인을 미리 찾아내는 예방 중심의 안전대책이 실제 예산과 정책으로 이어져 시민이 체감하는 안전으로 연결되도록 끝까지 챙기겠다. ■ 끝으로 교육연합신문 독자들과 기장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육연합신문 독자 여러분과 기장군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시는 관심과 성원에 늘 감사드린다. 제가 정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온 것은 현장에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목소리를 정책에 담아 결과로 보여드리는 것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 돌봄의 기반을 꼼꼼히 챙기겠다. 청년들이 일자리와 기회를 찾아 기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기장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도 힘쓰겠다. 재선 시의원이자 부산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삶을 더욱 세심하게 살피고, 의회에서는 기장과 부산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한발 앞서 준비하겠다.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시민을 향한 ‘변함없는 진심’을 지키면서 말보다 결과로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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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종철 부산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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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늘봄학교 전면화의 명암
- [교육연합신문=박진우 칼럼] 초등 방과 후와 돌봄을 통합한 '늘봄학교'가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초등 1~2학년까지 정착되며 학부모의 양육 부담 완화와 국가 책임 돌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기존 돌봄교실의 높은 대기 수요를 흡수하고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 아이들에게 안전한 일상을 보장하겠다는 정책적 취지는 교육 가족 모두가 깊이 공감하는 바다. 그러나 제도가 현장에 안착해 가는 과정에서 학교가 겪는 공간의 과밀화와 관리 체계의 과부하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엄중한 과제다. 실제로 교육부가 발표한 「2026년 늘봄학교 추진 현황」에 따르면, 초등 1~2학년으로 대상이 확대된 이후 참여율은 8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기존의 돌봄 대기 수요를 사실상 해소하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양적 성장의 이면에서 나타난 공간 여건의 격차는 여전히 깊은 고민을 안겨준다.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대도시 과밀 지역의 경우 일반 정규 교실을 늘봄과 함께 쓰는 '겸용 교실' 비율이 늘면서 교사의 수업 연구 및 학생 상담 공간이 잠식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반면 농어촌 및 원도심 학교는 전문 강사 수급의 어려움과 방과 후 안전 관리 인력 부족이라는 상반된 난관에 직면해 있다. 학교 담장 안으로 모든 돌봄 수요를 흡수하려는 물리적 집중이 낳은 구조적 한계다. 학교는 통계표 위의 숫자 하나로 환원될 수 없는 배움의 터전이자 아이들의 삶이 자라나는 공간이다. 모든 돌봄과 보육의 책무를 학교라는 단일 기관의 울타리 안에만 가두려 한다면, 교원은 본연의 교수·학습 연구와 학생 지도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고 돌봄 서비스의 질적 도약 또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질 높은 교육'과 '안정적인 공공 돌봄'이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유기적으로 역할을 나누는 패러다임의 확장이 요구된다. 우선, 학교 중심의 돌봄을 넘어선 '지자체 책임형 협력 거버넌스' 확대가 절실하다. 학교 밖 유휴 공공시설, 청소년수련관, 주민자치센터, 도서관 등을 거점형 늘봄센터로 적극 발굴·연계해야 한다. 공간이 부족한 학교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동해 질 높은 예체능 및 놀이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도록 지자체가 통학 및 공간 운영을 전담하는 '온 마을 돌봄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학교 내 '교육'과 '돌봄'의 운영 체계를 행정적·공간적으로 정교하게 분리해야 한다. 정규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교원 조직과 늘봄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늘봄지원실 전담 인력의 업무 경계를 명확히 확립해야 한다. 늘봄전담사 및 관리 인력의 고용 안정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안전 관리와 시설 유지보수, 예산 집행 등의 행정 부담이 일반 교사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을 빈틈없이 갖추어야 한다. 나아가 '양적 수용'을 넘어 아이들의 정서적 쉼을 보장하는 '돌봄 질의 내실화'가 필요하다.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학교에 머무는 아이들에게 단순한 시간 때우기식 프로그램이나 과도한 특별활동을 강요하기보다, 자유 놀이와 쉼, 또래 간의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아동 친화적 쉼터를 조성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종일 이어지는 빽빽한 통제가 아니라 안전 속에서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편안한 품이다. 국가가 책임지는 돌봄의 완성을 위해서는 학교에만 모든 짐을 지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의 성장을 보듬는 성숙한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 박진우 ◇ 교육학 박사 ◇ 부산 칠암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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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늘봄학교 전면화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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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병역특례, 이제는 ‘혜택’보다 ‘책임’을 생각할 때
- [교육연합신문=이정현 기자]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린 뒤 스포츠 선수들의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대한민국 남성에게 병역의무는 오랜 시간 피할 수 없는 사회적 책무이자, 때로는 청춘의 한 시기를 내려놓아야 하는 숙제와도 같았다. 특히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병역의무는 우리 사회가 함께 감당해 온 가장 무거운 의무 가운데 하나다. 현행 병역특례 제도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국위를 선양한 경우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병역의무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운동선수에게 있어 전성기에 해당하는 시기에 군 복무로 인해 선수 생활이 중단되는 것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제도의 배경에 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과연 현재의 제도가 시대와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지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축구 대표팀의 금메달로 다수의 선수들이 병역혜택을 받게 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선수 개인에게는 매우 큰 혜택이지만,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또래 청년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형평성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일부 선수들의 부적절한 언행과 행동이 국민적 공분을 샀다는 점이다. 국가대표 선수는 단순히 운동을 잘하는 사람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실력만큼이나 경기장 밖에서 보여주는 언행과 인격도 중요하다. 특히, 전쟁이나 사고로 신체적 피해를 입은 장병을 연상시키는 행동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결코 가볍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다. 병역의무를 수행하다 부상을 입은 장병들과 지금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역특례를 받은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특권의식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책임감과 겸손함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병역특례 제도 자체에 대해서도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아시안게임 종목별 경쟁 수준과 참가 선수 구성, 국제대회로서의 권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메달 획득만을 기준으로 병역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야구의 경우 프로 선수 중심으로 구성된 우리 대표팀과 사회인 야구 선수 중심의 일본 대표팀이 맞붙는 등 종목별로 참가 선수의 구성과 경쟁 조건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축구 역시 연령 제한이 있는 아시안게임 특성상 국가별 선수 구성에 차이가 있고, 우리나라는 와일드카드 선수를 활용해 대표팀 전력을 보강할 수 있었다. 물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장에 나선 선수들의 노력과 땀은 존중받아야 한다. 다만 메달 하나만으로 병역이라는 국가적 의무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연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오늘날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방법은 스포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BTS(방탄소년단) 역시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외교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막대한 경제적 효과와 함께 대한민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병역의무를 이행했다. 전성기의 시간을 국가의 부름에 따라 잠시 내려놓은 이들의 선택은 병역의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스포츠 선수들의 국제대회 성과가 국가 이미지와 국위 선양에 기여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국가대표라는 이유로 누리는 명예가 클수록 그에 따르는 책임 역시 커져야 한다. 병역특례가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주장만을 앞세우기보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국제대회의 수준과 권위, 참가국의 선수 구성, 경기의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병역특례 대상과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병역특례를 받은 선수들도 자신들이 특별한 혜택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또래 청년들은 지금도 군부대에서 가족과 친구들의 곁을 떠나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누군가는 추운 겨울밤 경계근무를 서고, 누군가는 훈련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그들의 청춘 역시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민의 박수와 환호를 받는 만큼, 병역의무를 다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도 감사와 존중을 보내야 한다. 병역특례는 권리가 아니라 국가가 특별히 부여한 예외적인 혜택이다. 그렇다면 혜택을 받은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책임과 겸손이 따라야 한다. 이번 논란이 특정 선수에 대한 비난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가 병역특례 제도의 취지와 형평성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스포츠의 성취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국위를 선양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또 다른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으로 돌아간다면, 그 제도는 언젠가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제는 메달의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메달 뒤에 있는 공정성과 책임의 가치를 함께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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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병역특례, 이제는 ‘혜택’보다 ‘책임’을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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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더 인간적으로 살아가기
- [교육연합신문=김성희 기고] 어릴 때부터 알았던 사자성어, 언행일치, 그 때는 그 뜻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청출어람, 입신양명 등 사자성어의 뜻이 다 좋은 뜻인 건 알겠는데 언행일치는 왜 좋은 뜻이지? 언행일치, 말과 그 행동이 같아야 한다는 그런 당연한 말에 사람들은 줄줄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어린 나의 시선으로는 언행일치는 쉬운 일이었습니다. “그냥 말한 대로 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학원 간다고 엄마한테 말하고 학원 가고, 논다고 말하고 놀면 되는 거지, 아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뜻인가?” 정도의 뜻으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말과 행동이 같은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압니다. 그리고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 높이 있을수록 그 정도는 더욱 커집니다. 내가 존경하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되게 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흔히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는 일반적인 잣대로 약자를 대하는 태도, 이익과 손해 앞에서의 모습, 예기치 못한 분노의 상황에서의 언행, 남이 없는 곳에서의 정직함, 잘못을 인정하는 자세 등을 나열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의 근본을 드러내는 가장 직관적인 잣대는 크고 작은 약속을 대하는 태도와 타인의 시간을 존중하는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옛 성인들도 신뢰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공자는《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서 “人而無信 未知其可也(인이무신 미지기가야)”, 즉 “사람으로서 신의가 없다면 그가 어디에 쓰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또한 자하(子夏)는 “大德不踰閒 小德出入可也(대덕불유한 소덕출입가야)”, 즉 “큰 덕의 테두리를 넘지 않는다면 작은 행동에는 약간의 오차가 있어도 괜찮다.”고 말하며 인성의 큰 테두리가 바로 신의(信義)에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고전이 말하는 신의의 시작점은 타인과의 관계 이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향합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는 것입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성실함은 타고난 의지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매 순간의 절제와 작은 실천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삶의 모습입니다. 《중용(中庸)》에 등장하는 “愼其獨也(신기독야)”는 남이 보지 않고 홀로 있는 곳에서도 스스로 삼가고 경계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홀로 있는 시간은 하늘과 소통하는 더욱 두려운 시간임을 고백하는 옛 성현의 깊은 성찰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우리말로 배우는 한자에서 본 約束이라는 글자의 의미를 살펴보면, 約의 모습과 소리에서 하늘이 사람에게 내려오고 또 내려와 하늘을 안고 있음으로 하늘의 뜻과 같아지기 위해 마음을 맺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束의 모습과 소리에서도 묶여진 동이 안에 새로운 미래를 품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約束은 하늘과 같은 사람들의 더 큰 생각과 결실을 위한 언행인 것입니다. 지켜도 되고 경우에 따라 쉽게 어겨도 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는 내면의 단단함은 자기 자신을 다루는 아주 사소한 생각과 태도의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Yuval Noah Harari)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는 가장 큰 이유는 순간의 편안함에 속기 때문이다. 편안함을 포기할 때 비로소 인격의 단단함이 시작된다.” 모든 것은 자기에게서 먼저 시작하는 것입니다. 《대학(大學)》에서는 내면의 정성스러움이 외면으로 드러나는 이치를 “誠於中 形於外(성어중 형어외)”, 즉 “안에 진실함이 있으면 반드시 밖으로 나타난다.”는 말로 표현합니다. 자신에게 정성을 다하는 사람은 타인과의 약속 앞에서도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남과 약속할 때 쉽게 승낙하지 않으며, 한 번 입 밖으로 낸 말은 어떠한 손해나 번거로움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지켜냅니다. 축구선수 손흥민과 그의 스승이자 부친인 손웅정 감독의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스스로와 맺은 약속’을 증명하는 삶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손웅정 감독은 손흥민 선수가 만 16세에 도달할 때까지 약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당장의 경기 출전이나 화려한 기술 습득을 경계하고, 오직 기본기 단련이라는 둘만의 약속을 묵묵히 이행했습니다. 손 선수의 인터뷰에 따르면 어린 시절, 운동장 세 바퀴를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리프팅하면서 도는 훈련과 공이 단 한 번이라도 바닥에 떨어지면 다시 숫자를 1부터 세어야 하는 가혹한 자기 규율을 지키며 매일 정해진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성장기 이후에도 매일 양발 슈팅 500개씩, 하루 1,000개의 슛을 연습하며 양발의 감각을 익히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손웅정 감독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흘린 땀방울이 한 사람의 진짜 본질을 만든다"고 단언합니다. 매일의 루틴을 정직하게 지켜낸 위대한 성실함과 엄격한 정성이 있었기에, 훗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페널티킥 없이 양발만으로 23골’을 터뜨리며 아시아인 최초 득점왕에 오르는 역사적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중용》은 “至誠無息(지성무식)”, 즉 “지극한 정성은 쉬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誠則形 形則著 著則明 明則動 動則變 變則化(성즉형 형즉저 저즉명 명즉동 동즉변 변즉화)”, 즉 “정성스러우면 나타나고, 나타나면 더욱 밝아지며, 밝아지면 감동을 주고, 감동을 주면 변화한다.”고 설명합니다. 참된 정성, 즉 지성(至誠)은 자신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오는 “言而有信 行必有果(언이유신 행필유과)”, 즉 “말에는 반드시 신의가 있어야 하고, 행동은 반드시 결실이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처럼, 자신을 속이지 않는 성실함이 있는 사람만이 타인에게도 변함없는 책임감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참된 됨됨이와 인성의 기본은 언행이 일치하는 일상의 모습에 있습니다.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말의 무게를 알기에 지키지 못할 약속으로 타인을 현혹하지 않는 사람, 스스로에게는 신독으로 엄격하되 타인의 허물에는 배려와 이해를 더 하는 사람, 이익과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지 않고 자신의 신용을 증명해 나가는 사람이 바로 좋은 사람입니다. “우리가 반복해서 하는 행동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그렇다면 탁월함은 하나의 행동이 아니라 하나의 ‘습관’이다.”라고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le)는 말합니다. 루틴이 있는 사람은 못 이긴다고 합니다. 프로 야구 선수들의 모든 자세가 다릅니다. 그들은 남의 루틴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루틴을 위해 실험과 기록을 반복해서 만든다고 합니다. 내 말과 내 생각이 내 몸이 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자신을 자신이게 만드는 德이 아닐까요?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은 『논어』 「이인편(里仁篇)」에 나오는 말입니다. 덕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게 마련이라는 뜻입니다. 철환천하(轍環天下)하며 도덕 정치를 주창한 공자께서 덕과 고독의 관계를 명쾌하게 표현하여, 혼탁한 세상에서 도덕을 실천하는 자, 옳은 길을 가는 자는 외롭고 고립되어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으며 반드시 친한 친구가 생기고, 좋은 이해자, 정다운 동반자와 협력자가 생기는 법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신뢰를 지키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강제력은 제도도, 규정도, 이익도아닙니다. 내 안의 생각하는 능력, 바로 스스로 반성하는 힘입니다. 무엇이 부끄러운 일이고, 무엇이 명예로운 일인지 알 길이 없으니, 세상은 조타수 없는 배와 다를 바 없게 됩니다. 지금이라도 ‘양심, 염치, 수치심’ 등과 같은 ‘인간적인 것’들을 배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이런 보물들이 담긴 상자가 바로 생각하는 능력입니다. 잠시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인간적으로 살다 가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요? ▣ 김성희 ◇ SLA 어학원 원장 ◇ 무등 환경단체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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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의 왕 김광휘] 2027 대입논술 비법 - 고려대학교 논술
- [교육연합신문=김광휘 논술] 고려대학교 논술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시험이 아니다. 주어진 제시문과 자료를 정확히 읽고, 문제의 요구에 맞게 핵심 개념을 뽑아내며, 그것을 논리적인 답안 구조로 연결하는 시험이다. 김광휘 ‘논술의 왕’식으로 정리하면 고려대 논술의 핵심은 다음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문제의 요구를 먼저 파악하고, 제시문을 요약이 아니라 논거로 바꾸어라.” 수험생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고려대 논술 대비 비법은 다음과 같다. ■ 제시문보다 문제를 먼저 읽어라 논술 답안의 방향은 제시문이 아니라 문제의 명령어에서 결정된다. ‘비교하라’, ‘분석하라’, ‘비판하라’, ‘평가하라’, ‘설명하라’, ‘해결방안을 제시하라’는 지시어에 따라 답안의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비교하라’는 문제에서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모두 밝혀야 하고, ‘비판하라’는 문제에서는 대상의 한계나 논리적 약점을 지적해야 한다. ‘해결방안’을 요구하는 문제에서 제시문 요약만 반복하면 좋은 답안이 될 수 없다. ○ 비법 포인트 문제를 읽을 때 명령어에 밑줄을 긋고, 답안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먼저 결정하라. ■ 제시문은 따로 읽지 말고 관계 속에서 읽어라 고려대 논술에서 중요한 것은 제시문 하나하나의 단순 요약이 아니다. 여러 제시문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지 파악해야 한다. 제시문들은 보통 다음과 같은 관계로 연결된다. ▲같은 문제를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설명한다. ▲한 제시문이 다른 제시문의 한계를 보완한다. ▲두 제시문이 서로 대립하는 가치관을 보여준다. ▲하나의 제시문은 원인을, 다른 제시문은 해결 방향을 제시한다. 따라서 제시문을 읽을 때는 “이 글이 무슨 내용인가?”에서 멈추지 말고, “다른 제시문과 어떤 관계인가?”까지 파악해야 한다. ○ 비법 포인트 고려대 논술의 핵심은 제시문 요약이 아니라 제시문 간 상관관계 파악이다. ■ 공통 개념을 뽑아라 여러 제시문과 자료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을 찾아야 답안의 중심이 잡힌다. 예를 들어 자유, 평등, 공정성, 경쟁, 연대, 공동체, 다양성, 책임, 효율성, 인간 존엄, 기술 발전, 사회적 약자, 불평등 같은 개념들이 자주 활용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키워드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 속에서 어떤 가치가 충돌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 예시 ▲자유 vs 평등 ▲경쟁 vs 연대 ▲효율성 vs 공정성 ▲개인의 권리 vs 공동체의 책임 ▲성장 vs 분배 ▲기술 발전 vs 인간성 ▲다양성 vs 사회 통합 ○ 비법 포인트 주제를 외우지 말고, 주제 속에 숨어 있는 가치 대립 구조를 찾아라. ■ 자료는 나열하지 말고 한 문장으로 묶어라 표, 그래프, 통계, 사례 자료가 나올 경우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자료를 하나씩 설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좋은 답안은 자료들을 관통하는 공통 의미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예를 들어 여러 자료가 소득 격차, 교육 기회 차이, 지역 불균형을 보여준다면 다음과 같이 묶을 수 있다. “제시된 자료들은 사회적 불평등과 기회 격차가 여러 영역에서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자료를 종합해 핵심 문제를 규정해야 이후 원인 분석과 해결방안 제시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 비법 포인트 자료를 설명하지 말고, 자료가 함께 가리키는 사회문제를 찾아라. ■ 제시문은 요약하지 말고 논거로 바꿔라 논술 답안에서 제시문은 단순히 정리하는 대상이 아니다. 자신의 주장이나 판단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 ▲나쁜 답안 : 제시문 A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좋은 답안 : 제시문 A가 강조하는 공동체적 연대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문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사회적 협력과 제도적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 이처럼 제시문의 내용을 자신의 논리 안으로 끌어와야 한다. ○ 비법 포인트 “이 제시문은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이 제시문을 내 주장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생각하라. ■ 답안은 결론부터 설계하라 논술 답안을 처음부터 써 내려가면 논지가 흔들리기 쉽다. 먼저 결론을 정하고, 그 결론을 뒷받침할 근거를 배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결론이 다음과 같다고 하자. “사회적 불평등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제도적 개선과 공동체적 연대가 함께 필요하다.” 그러면 본론은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불평등의 원인 분석 ▲개인 책임론의 한계 ▲사회적·제도적 해결방안 제시 ○ 비법 포인트 답안은 쓰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이다. 결론을 먼저 정하고 본론을 배치하라. ■ 해결방안은 개인·사회·제도 차원으로 구체화하라 해결방안 문제에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와 같은 추상적 표현만 쓰면 설득력이 약하다. 해결방안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효과적인 방식은 세 층위로 나누는 것이다. ▢ 개인 차원 개인은 편견과 고정관념을 줄이고, 타인의 권리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 사회 차원 사회는 공감, 연대, 협력의 문화를 확산하고, 차별과 배제를 줄이는 공론장을 마련해야 한다. ▢ 제도 차원 국가와 제도는 교육,복지,노동,지역 정책 등을 통해 구조적 불평등을 완화해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 비법 포인트 해결방안은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드러나야 한다. ■ 옹호·비판형 문제는 입장을 끝까지 유지하라 특정 주장에 대해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문제가 나오면 입장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비판한다고 해놓고 본론에서 옹호 논리를 쓰거나, 결론에서 애매하게 “둘 다중요하다”고 마무리 하면 답안의 힘이 떨어진다. ■ 안정적인 구성은 다음과 같다. ▲ 대상 주장의 핵심 정리 ▲자신의 입장 제시 ▲제시문을 근거로 활용 ▲반대 입장 간단 검토 ▲자신의 결론 재확인 ○ 비법 포인트 어느 입장을 선택했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입장을 끝까지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 반드시 피해야 할 답안 유형 고려대 논술에서 피해야 할 답안은 다음과 같다. ▢ 제시문 요약형 답안 ▲제시문 내용을 반복하지만 자신의 논리로 연결하지 못하는 답안 ▢ 자료 나열형 답안 ▲표와 그래프를 하나씩 설명하지만 공통 의미를 찾지 못하는 답안 ▢ 입장 혼란형 답안 ▲옹호와 비판이 뒤섞여 논지가 흔들리는 답안 ▢ 구호형 답안 ▲ “노력해야 한다”,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만 반복하는 답안 ▢ 배경지식 과시형 답안 ▲ 문제와 직접 관련 없는 이론이나 시사 사례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답안 ○ 비법 포인트 논술은 많이 쓰는 시험이 아니라 정확히 쓰는 시험이다. ■ 실전 답안 기본 공식 고려대 논술 답안은 다음 공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문제 명령어 확인 → 제시문 핵심 파악 → 공통 개념 추출 → 자료 종합 → 입장 결정→ 근거 배치 → 결론 정리 사회문제 해결형 문항이라면 다음 틀을 활용할 수 있다. 제시된 자료들은 ○○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문제의 원인은 ○○에 있으며, 제시문 A는 이를 □□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또한 제시문 B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인식 변화, 사회적 연대, 제도적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옹호·비판형 문항이라면 다음 틀이 안정적이다. 제시된 주장의 핵심은 ○○이다. 나는 이 주장을 옹호한다/비판한다. ▲첫째, 제시문 A는 ○○의 측면에서 이 주장의 타당성/한계를 보여준다. ▲둘째, 제시문 B는 □□의 관점에서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반대 입장에서는 ○○라고 볼 수 있으나, 이는 ○○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따라서 이 주장은 옹호/비판되어야 한다. ■ 최종 정리 김광휘 ‘논술의 왕’식 고려대 논술 비법은 결국 다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정확히 읽고, 관계를 파악하고, 구조적으로 써라.고려대 논술은 예상 주제를 맞히는 시험이 아니다. 낯선 제시문과 자료가 나오더라도 문제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핵심 개념을 뽑아내며, 제시문을 자신의 논거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수험생은 배경지식 암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문제 독해, 제시문 분석, 자료 해석, 논거 구성, 답안 구조화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 한 줄 비법 고려대 논술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주어진 자료를 정확히 읽고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사람이 이긴다. ▣ 김광휘 ◇ 前현광문리학원 원장 ◇ 前부산종로학원 원장 ◇ 前부산학원 부원장 ◇ 언어영역 문학(창과창) ◇ 언어영역 독해(한샘출판사) ◇ 홀로서기 논술(대학진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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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의 왕 김광휘] 2027 대입논술 비법 - 고려대학교 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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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학생 감소 시대, 특수교육의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 [교육연합신문=신동현 칼럼] 우리나라 학생 수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빈 교실이 생기고 소규모학교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흐름과 반대로 빠르게 늘어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바로 특수교육대상자입니다. 「2026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자는 2022년 10만 3,695명에서 2023년 10만 9,703명, 2024년 11만 5,610명, 2025년 12만 735명, 2026년 12만 4,195명으로 해마다 증가했습니다. 4년 만에 2만 500명, 19.8%가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자폐성장애 학생은 같은 기간 1만 7,024명에서 2만 8,798명으로 69.2% 증가했습니다. 학생들이 배우는 곳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2026년 특수교육대상자 가운데 특수학교에서 배우는 학생은 3만 1,993명인 반면, 일반학교 특수학급 학생은 7만 2,784명, 일반학급에서 통합교육을 받는 학생도 1만 9,202명입니다. 전체의 74%가량이 일반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제 특수교육은 특수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학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특수교육 체계는 이렇게 빠르게 늘고 다양해지는 교육수요를 제대로 감당하고 있을까요? 현행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 제22조는 특수교육 담당 교원을 특수교육대상자 4명마다 1명씩 배치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네 명이라도 필요한 지원은 전혀 다릅니다. 수업지원만 필요한 학생이 있는가 하면 의사소통, 이동, 신변처리, 행동·감각조절 등에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도 있습니다. 교사가 한 학생의 위기상황이나 신변처리를 지원하는 동안 다른 학생의 수업이 멈출 수도 있습니다. 결국 교사와 지원인력의 부족은 학생이 받아야 할 교육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수학교를 계속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2022년 192교였던 특수학교는 2026년 199교로 7교 늘어난 데 그쳤습니다. 반면 일반학교 특수학급은 같은 기간 1만 2,712학급에서 1만 5,426학급으로 2,714학급, 21.3% 증가했습니다. 우리는 2017년 서울 강서구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일부 주민의 반대 과정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학교 설립을 호소했던 일도 경험했습니다. 특수학교가 필요하다고 해서 필요한 지역에 곧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닌 현실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제 특수학교를 더 짓고 특수학급을 하나씩 늘리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변화한 교육환경에 맞는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하나의 대안은 학생 감소로 여유 공간이 생기는 일반학교, 특히 소규모학교를 활용한 ‘거점형 특수학급’입니다. 지역의 특수교육 수요와 접근성을 고려해 몇몇 학교를 거점으로 정하고, 일반 특수학급보다 충분한 특수교사와 지원인력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감각조절실·심리안정공간·신변처리시설을 갖추고 행동·의사소통 지원 등 전문적인 기능도 함께 두는 것입니다. 거점의 전문인력이 인근 학교를 찾아가 학생과 교사를 지원하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을 한 학교에 모으자는 것이 아닙니다. 특수교육의 전문성과 인력을 거점에 모아 여러 학교가 함께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해외에서도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영국은 일반학교 안에 ‘SEN Unit’과 ‘Resourced Provision’을 두어 전문적인 인력과 시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모든 학교가 모든 전문인력과 시설을 각각 갖추기 어렵다면, 일반학교 안에 전문성을 집중하면서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을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도 이제 ‘일반학교냐 특수학교냐’라는 두 가지 선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학급과 순회지원, 일반 특수학급, 거점형 특수학급, 특수학교로 이어지는 촘촘한 지원체계를 만들고 학생 수뿐 아니라 실제 지원요구도에 따라 교사와 지원인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한쪽에서는 학생이 줄어 교실이 비어가고, 다른 한쪽에서는 특수교육을 받을 공간과 교사, 전문인력이 부족합니다. 이 두 문제를 따로 바라볼 이유가 없습니다. 학생이 줄어드는 학교의 공간과 특수교육의 전문성을 연결하는 것. ‘한 명의 특수교사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특수교육’에서 ‘여러 교사와 전문가, 지역의 학교가 한 아이를 함께 지원하는 특수교육’으로 바꾸는 것. 그곳에서 학생 감소 시대, 우리 특수교육의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 신동현 ◇ 부산 강서초등학교 교장 ◇ 前 부산 장서초등학교 교감 ◇ 前 부산광역시교육청 학교정책과 장학관 ◇ 前 부산광역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관 ◇ 前 부산광역시교육청 정책연구소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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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학생 감소 시대, 특수교육의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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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누가 관광객에게 대한민국을 설명하고 있는가
-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고] 외국인 관광객에게 관광가이드는 단순히 길을 안내하는 사람이 아니다. 관광객이 처음 접하는 도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사회의 인상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가이드의 설명 한마디가 부산에 대한 이미지가 되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이해하는 첫 기준이 될 수 있다.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감천문화마을은 단순히 아름다운 골목과 색채로 기억되는 관광지가 아니다. 그곳에는 한국전쟁과 피란, 정착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자갈치시장 또한 단순한 수산시장을 넘어 부산 사람들의 삶과 애환, 항구도시 부산의 역사와 정체성이 살아 있는 공간이다. 이러한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관광객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일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최근 관광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 ‘무자격 가이드’ 문제 역시 특정 직업군의 이해관계 차원에서만 바라봐서는 곤란하다. 본질은 관광객의 안전과 권익, 정보의 정확성 그리고 관광서비스의 책임성에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관광 현장에서 접하는 설명을 상당 부분 현지 전문가의 설명으로 받아들인다. 그 과정에서 잘못된 역사적 사실이나 왜곡된 문화적 설명이 전달된다면 관광객은 이를 사실로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 한 사람의 부정확한 설명이 한 도시의 역사에 대한 오해로 이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한민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남길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안전과 책임의 문제다. 관광 일정 중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비용·계약·서비스와 관련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다면 그 피해는 결국 관광객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평상시에는 별다른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고나 분쟁이 발생하는 순간 관광서비스 체계의 사각지대는 그대로 드러난다. 관광 현장에 일정 수준의 전문성을 검증하는 제도와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의 주체를 명확히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이와 함께 관광통역안내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관광통역안내사는 단순히 외국어를 전달하는 통역자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생활과 사회적 특성을 외국인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고,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를 줄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관광객이 대한민국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관광통역안내사는 관광 현장의 중요한 민간 외교 역할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식 관광통역안내사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특정 직업군을 보호하는 차원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이는 궁극적으로 관광객을 보호하고 대한민국 관광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부산 관광정책 역시 이제 관광객의 숫자만으로 성과를 평가하는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물론 많은 관광객이 부산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관광객이 부산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고, 어떤 기억을 안고 돌아가는가 하는 점이다.관광객 한 명이 부산에서 경험한 하루는 곧 부산의 이미지가 될 수 있다.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춘 가이드를 만나 정확하고 친절한 설명을 들은 관광객은 부산을 신뢰할 수 있는 도시로 기억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부정확하거나 무책임한 안내를 경험한 관광객은 그 기억을 특정 개인의 문제로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그 경험이 부산 전체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관광 행정과 관광업계가 함께 인식해야 한다. 관광의 경쟁력은 새로운 관광지를 개발하고 대형 시설을 확충한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관광객을 직접 만나는 사람의 전문성, 관광산업 종사자의 책임의식,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과 제도가 함께 갖춰져야 비로소 관광도시의 품격이 만들어진다.무자격 가이드 문제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 목적은 누군가의 생계를 제한하거나 특정 종사자를 배제하는 데 있어서는 안 된다. 단순한 단속과 처벌만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관광객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안전을 확보하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관광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관계 행정기관은 관광 현장의 실태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제도적 사각지대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관광업계 또한 책임 있는 운영과 자율적인 관리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외국인 관광객이 자신이 이용하는 관광서비스의 자격 여부와 운영 주체, 책임 관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광객 한 명에게 부산은 단순한 대한민국의 한 도시가 아닐 수 있다.그 관광객에게 부산은 곧 대한민국이며, 부산에서 만난 사람과 경험한 서비스가 대한민국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이제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누가 관광객에게 대한민국을 설명하고 있는가.” 관광객 수를 늘리는 정책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관광객이 부산을 어떻게 경험하고, 어떻게 기억하며 돌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부산이 진정한 국제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관광지 개발과 관광콘텐츠 확대뿐만 아니라 관광서비스의 기본 질서와 전문성, 그리고 책임 있는 운영체계를 함께 확립해야 한다. 좋은 관광은 매력적인 관광지에서 시작된다.그러나 품격 있는 관광은 전문성을 갖춘 사람과 신뢰할 수 있는 제도를 통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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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누가 관광객에게 대한민국을 설명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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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길’을!
-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우리는 날마다 요동치는 세상사 속에서 불안과 피로를 마주합니다. 수많은 사건과 갈등에 휩쓸려 허우적거리는 이유는 사물의 겉모습만 볼 뿐, 그 이면에서 도도히 흐르는 ‘세상을 움직이는 이치’를 꿰뚫어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무엇을 먼저 하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먼저’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세상에서는 이치(牛자)의 작용(儿)이 언제나 먼저라는 뜻입니다. 자연과 인간 사회의 본질적 법칙을 직시하고, 남의 정답에 기대는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 스스로 삶을 기획하는 주인의 길을 열기 위한 화두를 정리해 봅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이치, ‘연기(緣起)와 조건’이라고 전현수 박사는 말합니다. 즉 세상의 이치는 ‘조건에 따라 생겨나고 조건이 다하면 사라지는 연기(緣起)의 법칙’이라고 말합니다.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으며, 모든 존재는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무상(無常)하게 변화한다고 말합니다. 세상은 내 욕심이나 의지대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원인과 조건’의 인과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직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세상이 움직이는 이치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세상이 움직이는 이치를 모르면 세상이 내 마음대로 되어야 한다는 망상에 빠져 현실과 싸우게 되고, 결국 분노, 불안, 우울이라는 고통을 겪게 됩니다. 이치를 알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지혜’가 생기며, 어떤 결과를 마주하더라도 원인을 분석해 바른 조건을 짓는 능동적이고 평온한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공자가 말하는 인생을 바꾸는 힘을 ‘학(學)과 습(習)’으로, 《논어》의 첫 장에 나오는 ‘학이시습(學而時習)’입니다. ‘학(學)’으로 기존의 낡은 틀을 깨는 새로운 시선과 앎을 받아들이고, ‘습(習)’으로 일상의 현장에서 끊임없이 날갯짓하듯 훈련하여 몸에 체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머릿속 지식에 머물지 않고 배운 바를 삶의 행동으로 익혀내는 것만이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입니다. 최진석 교수는 ‘미래에 올 일을 미리 현실화하는 힘’을 강조합니다. 과거의 원한이나 현실의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가치와 질서를 현재로 끌어당겨 ‘개념(Concept)’으로 설계하고 행동하는 힘입니다. 남이 만들어 놓은 결과를 뒤따라가는 모방자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한발 앞서 읽고 스스로 미래의 아젠다(행해져야 할 일들)를 기획하는 ‘전략적 사유’를 의미합니다. 요즘 전략적 사유로, ‘루틴이 있는 사람은 못 이긴다.’는 말들을 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하지현 교수가 말하는 루틴은 단순한 반복 일과가 아니라 ‘의지력의 소모를 막아주는 심리적 자동 보호 시스템’입니다. 감정의 기복, 슬럼프, 외부 스트레스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읽고 쓰고 행동하는 기본 틀(루틴)을 가진 사람은, 순간의 열정만으로 사는 사람을 장기적 승부에서 반드시 이겨낸다고 말합니다. 현대 사회는 특정 이념, 도덕, 성공 기준이라는 획일화된 ‘유위(有爲)’의 프레임에 갇혀 극단적인 대립과 피로를 겪고 있습니다. 노자의 무위(無爲)는 아무것도 안 하는 방관이 아니라,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편견과 도그마를 걷어내고 대상과 세계의 결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사유입니다. 이 인지적 유연성이야말로 혐오와 분열을 치유하는 시대적 해독제입니다. 그래서 현대에 노자 철학이 현대에 절실한 이유라고 말합니다. 전현수 박사는 세상의 이치로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진정한 비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과응보는 권선징악의 도덕적 설화가 아니라 ‘마음과 행위가 짓는 엄밀한 과학적 법칙’이라고 말합니다. 내가 타인을 향해 혐오와 분노의 마음을 품으면, 그 감정의 파동과 스트레스 호르몬이 가장 먼저 내 몸과 영혼을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선한 생각과 행동을 지으면 그 평온과 신뢰가 고스란히 나의 삶으로 환류됩니다. 뿌린 씨앗대로 거둔다는 우주의 정직한 순환입니다. 어떤 현실이 일어날 때는 반드시 작용하는 근본 이유가 존재합니다.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마십시오. 왜? 불행해졌는지 그 원인을 찾아내어 변화를 주어야만 현실이 바뀝니다. 하버드 다니엘 골먼은 충동을 참고 조절하는 능력과 타인의 마음을 읽고 공존하는 능력을, 불교에서는 해로운 것을 인지하고 멈추는 능력을 강조합니다. 공자가 《논어》에서 경계한 ‘교언영색(巧言令色)’을 가려내는 지혜, 즉 말만 앞서는 사람을 걸러내는 방법이 생각납니다. ‘청기언이관기행(聽其言而觀其行)’, 그의 현란한 말을 듣는 데서 멈추지 말고, 반드시 뒤따르는 행동을 시간 차를 두고 지켜보아야 합니다. 위기 상황이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순간에 책임을 회피하는지, 말과 행동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는지를 냉정히 관찰하는 것이 사람을 거르는 기준입니다. 사람 사이에서 행복을 짓는 구체적 방법으로, 전현수 박사는 인간관계의 지옥에서 벗어나 행복으로 가는 길은 ‘상대를 내 뜻대로 바꾸려 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합니다. 타인은 나의 통제 영역 밖(타인의 몫)에 있음을 인정하고, “상대는 상대의 조건에 따라 저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뿐이다.”라고 객관적으로 수용(이해)하며, 내 쪽에서는 진실한 경청과 자애로운 태도를 잃지 않는 것입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조한 대화의 비결은 상대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 태도, 즉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과연 선생의 말씀이 일리가 있습니다.”와 같은 인지적 겸손과 경청의 언어입니다. 상대의 말을 먼저 인정하고 수긍해 주는 여백을 둘 때 비로소 닫힌 마음의 문이 열립니다. 위로가 필요할 때, ‘많이 힘들었겠다.’ 고민을 토로할 때, ‘어떻게 생각하니?’ 결과가 아쉬울 때, ‘그거 하느라 애썼다.’ 의견이 대립할 때, ‘나도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제 국민에서 시민으로 대전환이 절실한 때입니다. 시민이란 단순히 영토에 거주하는 주민(거민)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공공의 가치를 세우며 책임지는 ‘자율적 주체’입니다. 주입식 교육은 지시를 따르는 백성을 만들 뿐 참된 시민을 길러내지 못합니다. 일상에서 권위나 여론에 맹종하지 않고 “이것이 공익과 미래에 부합하는가?”를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훈련을 가정과 학교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코비 브라이언트, 무라카미 하루키, 워런 버핏에게는 공통의 비밀이 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매일 새벽 4시 훈련을 결코 거르지 않는 압도적인 디테일과 집념의 소유자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새벽 일어나 4시간 동안 원고지 20매를 쓰고, 10km를 달리는 기계적인 자기 규율을 살았습니다. 워런 버핏은 하루의 80%를 오직 책을 읽고 생각하는 데 바치며,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장기적 사유의 소유자였습니다. 위대함의 비밀은 천재적 번뜩임이 아니라, 자신이 정한 원칙을 매일 묵묵히 밀고 나가는 ‘지독한 자기 통제와 일상의 루틴’입니다. 황농문 교수는 생각을 늦출수록 탁월해지는 몰입(Slow Thinking)의 의미에 대해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생각 늦추기’는 조급증을 버리고 뇌를 이완된 상태로 유지하면서, 하나의 문제에 긴 호흡으로 의식을 집중하는 ‘슬로 싱킹(Slow Thinking)’입니다. 쫓기듯 결론을 내리지 않고 편안한 상태에서 몰입할 때, 뇌의 시냅스가 활성화되어 번뜩이는 영감과 차원 높은 창의적 통찰이 발현됩니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으며, 뇌과학적으로 감사는 불안과 결핍을 유발하는 편도체를 안정시키고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지적 명료성을 회복시켜 준다고 합니다. 막연한 감사가 아니라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오늘 마신 따뜻한 차 한 잔”, “아침에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건강” 등 일상의 구체적인 사실 3가지를 매일 밤 기록하며 그 이면의 연결고리를 곱씹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감사함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습관을 안착시켜 보겠습니다. 인간의 진화는 생물학적 육체의 진화에서 멈추지 않고, ‘의식의 진화, 사유의 도약’으로 이어집니다. 집단의 신념이나 도덕률에 맹목적으로 순응하는 단계(노예)에서 벗어나, 고유한 자아를 자각하고 문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주인)로 나아가는 정신적 비약이야말로 인간이 완수해야 할 진정한 진화의 여정입니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가 강조하는 성공의 핵심은 ‘자기 반영적 재미(슈필라움·Spielraum)’입니다. 남에게 인정받기 위한 노동은 소진(번아웃)을 낳지만, 내가 진정으로 몰입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공간과 행위는 최고의 창의성을 분출합니다. 자신의 취향과 감각을 발견하고 일과 놀이의 경계를 허무는 사람만이 고도의 자율성과 성공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습니다. 세상의 이치를 모르면 타인의 생각에 휘둘리는 종속자로 살아가지만, 이치를 꿰뚫어 보는 자는 어떤 비바람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삶의 당당한 주인으로 우뚝 섭니다. 우리를 불행하게도 행복하게도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입니다. 모든 관계는 주고받는(give and take)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길’을 찾는 것이 인생의 성찰 과제입니다. 말과 행동을 하기 전에 스스로를 철저히 성찰하며 행동을 조절해야 합니다. 자기를 다스리는 능력과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지혜로운 나침반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나만 좋거나 남만 좋은 것이 아닌 양쪽 모두에게 유익한 길을 찾는 것이 지혜가 아닐까 합니다. 모두 행복하십시오! ▣ 문덕근 ◇ 한자한글연구원장 ◇ 고전연구가 ◇ 한자실력급수 사범급(공인)·한자한문지도사 특급(공인) ◇ 교육학박사 前전남강진교육지원청 교육장 ◇ 우리말로 배우는 한자 교육 전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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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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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수능 서·논술형 도입, 미래 교육을 위한 필연적 결단이다
- [교육연합신문=사설] 국가교육위원회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서·논술형 문항 도입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한국 교육의 고질적인 병폐를 깨기 위한 시의적절한 결단이다. 단순 암기와 주입식 교육의 상징인 현행 오지선다형 수능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미래 인재를 결코 길러낼 수 없다. 서·논술형 도입은 학생들의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유인책이다. 정답 하나만을 고르는 시험에 맞춰진 학교 수업은 학생들을 수동적인 암기 기계로 전락시켰다. 시험이 바뀌어야 수업이 바뀐다. 수능에 단 한 문항이라도 서·논술형이 도입된다면, 공교육 현장은 주입식 강의에서 탈피해 토론과 글쓰기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결정적 계기를 맞이할 것이다. 물론 주관식 평가가 가져올 채점의 공정성과 객관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수천 명의 채점관이 서로 다른 기준으로 평가할 경우 대입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결국 입시 불복과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며 기술과 제도의 발전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최근 급격히 발전한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채점 기술과 정교한 복수 채점 시스템을 결합하면 인간의 주관성을 최소화한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다. 이미 국제 바칼로레아(IB)나 주요 선진국의 대입 시험은 서·논술형 평가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그 공정성을 증명해 내고 있다. 공정성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평생 정답 찾기만 하다 세계 무대에서 낙오할 것이다. 따라서 국교위는 흔들림 없이 수능 서·논술형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 공정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되, 교육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미래 세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평가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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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수능 서·논술형 도입, 미래 교육을 위한 필연적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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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 사회의 불편함과 문제점의 해결은?
- [교육연합신문=김성희 기자] 얼마 전 초등학교 5, 6학년 대상으로 북두칠성과 관련된 한자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문자를 만든 사람들이 북두칠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라는 주제로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해는 매일 일정한 시간에 동쪽에서 떠오른 다음 천천히 하늘길을 걸어 서산으로 지는데,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는 일정한 주기(週期)를 반복하였으므로 모두가 해를 의지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해가 없는 밤이 되자 추위와 불안과 공포,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방향도 모르고 시간도 알 수가 없으니 밝은 밤은 온통 두려움이었습니다. 매일 밤 불안한 마음으로 어둠 속 하늘을 응시하던 고대인들에게 언뜻 커다란 국자 모양의 별 무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밤이면 북쪽 하늘에 위용을 자랑하며 등장하는 일곱 개의 별 무리를 이들은 ‘북두칠성(北斗七星)’이라 불렀습니다. 북쪽 하늘에 보이는 일곱 개의 별 무리로 이루어진 두(斗)성이란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낮엔 해, 밤엔 북두칠성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할머니들이 장독대에서 정한수(井華水의 비표준어) 떠 놓고 비는 모습 등 우리 한겨레의 관습과 가치관이 변화되는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시작으로 고대인들의 사물을 보는 관점을 유추하게 하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한자를 알아가는 수업이었는데, 해가 지고 난 후 온통 세상을 덮는 칠흑 같은 어둠에 대한 감각을 아이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원초적인 어둠을 경험하지 못한 것입니다. 어둠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수업이었습니다. 저도 밝음과 어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었으며, 우리 조상들의 상대적인 것에 대한 의미는 결국 하나가 되기 위한 것이라는 중요한 가치관을 알아가는 수업이었습니다. 저의 경우 ‘우리말로 배우는 한자’ 공부를 시작하면서 이제야 철이 들고 세상을 이치의 관점에서 보게 되었는데 좋은 배움은 세계관, 인생관, 가치관을 바꾸어줍니다. 아이들에게도 지식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를 스스로 세워가고 발전시키는 귀한 배움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삶을 생각하지 않는 삶에서 생각하는 삶으로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아이들과 우리말을 풀어가는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오직 ‘생각하는 힘’과 ‘설명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유치원 수업부터 교사의 일방적인 지시와 내용을 그대로 암기하는 수업에서 이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수업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지도 교사의 자세와 태도의 변화가 시급합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알기 전의 상태는 오롯이 원초적인 어둠 곧 ‘암전(暗電)’의 상태여야 합니다. 대상에 대한 감각도, 문제의식조차 아직 싹트지 않은 순수한 시간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이 무지의 상태는 역설적으로 새로운 의식이 눈을 뜨기 직전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득 자신의 비어 있음을 직면하는 순간이 찾아오는데 그것이 바로 ‘무지(無知)’의 발견입니다. 이 순간 이미 암전 상태는 끝난 것입니다. 나아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순수한 상태에 도달할 때, 마음은 비로소 한없이 맑은 백지가 됩니다. 노자(老子)는 『도덕경』 71장에서 이를 두고 “알지 못함을 아는 것이 으뜸이요,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병이다(知不知上 不知知病).”라고 말합니다. 나의 한계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솔직한 인정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진정한 배움의 출발선입니다. 배움의 과정에서 가장 위태로운 지점은 완전한 어둠 속이 아닌, ‘어슴푸레한 빛’ 속에 머물 때 찾아옵니다. 윤곽만 겨우 보이는 모호한 빛 아래서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 믿는 상태, 즉 자신이 아는 것의 한계를 깨닫지 못한 채 ‘이미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단계입니다. 이 경계에 선 사람들의 발걸음은 결국 두 갈래로 갈라집니다. 자신의 부족한 지식을 살피고 인정하고 거듭 노력해서 모르는 영역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어설픈 확신에 기대어 스스로 만든 우물이나 동굴 속에 갇힐 것인가? 우리 사회의 선동, 혐오, 시기는 거의 모두가 기준이 없는, 혹은 기준을 제대로 가르치는 않는, 더 나아가 기준을 생각하지 않는 우리의 무지와 행태에서 비롯된다고 믿습니다. 조선 중기의 대학자 퇴계(退溪) 이황과 그보다 26세나 어렸던 고봉(高峰) 기대승이 나누었던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에서 지적 겸손이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을 생각해 봅니다. 당대 최고 학자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고 있던 대 유학자 퇴계는, 이제 막 과거에 합격한 젊은 신진 학자 기대승이 자신의 학설에 이의를 제기하는 편지를 보냈을 때 그것을 어설픈 오만으로 치부하지 않았습니다. 퇴계는 기대승에게 보낸 답신에서 오히려 “그대의 지적을 듣고 보니 나의 생각이 닿지 못한 곳이 많았다.”며 기꺼이 자신의 글을 수정하고 다듬었습니다. 편지는 수년간 이어졌고, 퇴계는 20대 후반의 젊은 학자를 ‘주자학의 정수를 함께 논하는 동반자’로 대하며 평생 배움의 자세를 놓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자세로 배움을 대하고 있을까요? 미디어가 쏟아내는 수많은 요약 정보와 단편적인 지식 속에서, 현대인은 자신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환경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내가 손에 쥔 몇 줄의 지식이 세상의 전부인 양 착각할 때 배움의 문은 닫히고 맙니다. 동양의 오랜 고사 중 ‘위편삼절(韋編三絶)’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배움이 왜 한순간의 완성이나 단편적 지식의 습득이 아닌 ‘평생의 습관’이어야 하는지를 일깨워줍니다. 공자는 인생의 후반기에도 죽간(竹簡)를 엮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책을 읽었습니다. 공자(孔子)는 『논어』「술이편」에서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이 아니라, 옛것을 좋아하여 부지런히 찾아 탐구하는 사람일 뿐이다(吾非生而知之者 好古敏以求之者也).”라며 스스로의 한계를 낮추었습니다. 당대 최고의 스승이라 추앙받으면서도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자’라는 교만을 내던지고, 평생 끊임없이 읽고 익히며 성찰하는 습관을 유지했던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새로 쌓기 위함이 아니라, 앎이 깊어질수록 드러나는 자신의 부족함을 계속해서 채우고 다듬어가는 과정이 바로 배움입니다. 진짜 아는 사람은 자신의 앎을 드러내어 타인을 압도하려 애쓰지 않습니다. 배움의 과정에서 꼭 필요한 습관이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몸에 익히기까지 어려운 습관입니다. “칸트가 나타났다, 지금은 3시 30분이다.” 칸트는 매일 오후 3시 30분만 되면 어김없이 회색 코트를 입고 지팡이를 든 채 산책을 나섰습니다. Königsberg(쾨니히스베르크)의 주민들은 그가 집을 나서는 모습을 보고 “지금이 3시 30분이구나.” 하며 자신들의 시계를 맞추었다고 합니다. 평생 단 한 번의 예외가 있었다고 합니다. 칸트가 이 규칙적인 산책을 딱 한 번 거른 적이 있는데, 장 자크 루소의 소설 《에밀》을 읽다가 책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산책 시간을 놓쳤을 때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칸트는 철학적 사색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상생활까지도 엄격한 규칙과 시간표에 맞춰 통제했던 철저한 인물이었습니다. 프로 야구 선수들도 자기 자세를 갖기 위해 실험과 기록으로 필사적으로 자신의 루틴을 만든다고 하지 않습니까? 마치 계절의 무게와 햇살의 기운을 받아 속을 채운 벼가 가을날의 들판에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듯, 앎이 깊어질수록 성찰의 무게로 스스로를 낮추게 됩니다. 앎의 끝에 도달할수록 세상의 무한함과 자신의 미미함을 비로소 자각하기 때문입니다. 깊이 익은 지혜는 소란스럽지 않으며, 상대를 부드럽게 감싸안는 그윽한 향을 지닙니다. 冊(책 책)은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서 인생을 의미 있고 풍요롭게 살아가라는 의미에서 ‘책’입니다. 즉 부족한 점을 생각하고. 채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채우라.’는 의미입니다. 이제부터 책을 펴면서 ‘무엇을 채울까?’하고 자신에게 묻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요? 함께 해보시지 않겠습니까? ▣ 김성희 ◇ SLA 어학원 원장 ◇ 무등 환경단체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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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 사회의 불편함과 문제점의 해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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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신입생 0명'의 역설, 소규모 작은 학교를 '미래형 혁신 배움터'로
- [교육연합신문=박진우 칼럼] 대도시 부산의 동쪽 끝자락, 푸른 바다를 품은 기장군의 한 초등학교 교정에 서 있노라면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당장 학구내의 내년도 취학 대상 아동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서글픈 현실에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강원도 두메산골이나 낙도의 외딴 섬마을 이야기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 불리는 부산에서도 매년 수십 개의 초등학교 학급이 줄어들며, 도농 복합 지역과 원도심을 중심으로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추계 통계를 살펴보면 인구 절벽의 경사는 아찔할 정도다. 2023년 40만 명 선을 간신히 유지하던 전국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 수는 2024년 35만여 명으로 급감하더니, 급기야 20만 명대 후반까지 내려앉으며 30만 명 선마저 무너졌다. 부산의 사정도 결코 다르지 않다. 부산 시내 전체 300여 개 초등학교 중 신입생이 20명 미만인 학교가 40여 곳을 훌쩍 넘어 전체의 약 14%에 달하며, 이 중 10명도 채 되지 않는 초미니 학교만 20여 곳에 이른다. 기장군과 강서구 같은 도농 복합 지역은 물론, 영도구와 중·서구 등 원도심에 이르기까지 한 학급조차 온전히 채우지 못하는 학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충격파 앞에서 제시되는 대응책은 여전히 학생 수 기준에 얽매인 통폐합과 휴·폐교 등 구조조정 중심의 양적 접근에 머무르고 있어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학교는 통계표 위의 숫자 하나로 환원될 수 없는 지역사회의 구심점이다. 농어촌과 원도심에서 학교가 문을 닫는 순간 젊은 층의 유입은 원천 차단되고 마을 공동체는 급속히 붕괴한다. 재정 효율성만을 앞세워 교문을 걸어 잠그는 조치는 결국 지역 소멸을 재촉하는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 될 수 있다. 위기의 작은 학교를 살리고 지역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서는 관성적인 통폐합 유도가 아닌 발상 전환적인 정책적 결단이 요구된다. 우선, 주소 이전 없이도 도심에서 전·입학할 수 있는 '광역 자유통학구역'과 '도시형 교육유학제'의 전면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도심 과밀학급의 갑갑한 교실에서 벗어나길 갈망하는 학부모와 아이들이 적지 않다. 주소지 제한의 빗장을 과감히 풀고 교육청 차원의 거점 통학버스를 적극 지원한다면, 천혜의 자연환경과 쾌적한 공간을 갖춘 소규모 학교는 도심 학생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대안 배움터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국제공인 교육과정인 'IB(국제 바칼로레아) PYP'나 '해양·생태 몰입형 특색 프로그램'의 선제적 유치가 필요하다. 획일적인 교육과정 대신 질문과 탐구, 생태 체험 중심의 차별화된 브랜드를 입혀야 한다. 실제로 특색 있는 교육 모델을 도입한 소규모 학교에 도심 학부모들이 아이를 보내기 위해 찾아오는 '역유입 현상'은 이미 여러 지역에서 증명된 바 있다. 나아가 인근 소규모 학교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캠퍼스형 공유 학교(Co-learning Campus)'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일상적인 교과 학습은 소인수 학급의 장점을 살려 1:1 맞춤형으로 진행하되, 체육대회나 음악 합주, 체험학습 등 또래 관계 형성이 필요한 영역은 인근 학교들이 연대하여 공동 교육과정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부모들이 가장 염려하는 사회성 결핍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작은 학교의 고유한 생명력을 지켜낼 수 있다. 흔히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역으로 그 마을의 숨결을 이어가는 마지막 심장은 바로 학교다. 학교가 사라진 자리에 공동체가 존속할 수는 없으며, 획일적인 효율성의 잣대로 작은 학교들을 지워버린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 또한 메말라갈 수밖에 없다. 신입생 0명이라는 엄중한 경고음 앞에서, 교육당국과 지자체가 '작은 학교의 미래학교 전환'이라는 담대한 상생의 정책 결단에 적극 나서길 기대한다. ▣ 박진우 ◇ 교육학 박사 ◇ 부산 칠암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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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신입생 0명'의 역설, 소규모 작은 학교를 '미래형 혁신 배움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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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100% 내 능력이라는 오만과 착각을 넘어야 합니다
-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현대 사회는 성공을 오롯이 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결과물로 환원하는 능력주의의 맹신에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내 지적 성취와 사회적 지위가 100% 나의 힘으로만 이루어졌다는 생각은 오만이자 착각입니다. 내가 딛고 선 문명의 터전, 수많은 타인의 보이지 않는 조력, 우주 자연의 은혜가 결합하지 않고서는 단 하루의 삶도 온전히 유지될 수 없습니다. 삶의 겸손을 회복하고, 주체적 사유로 문명을 이끌어가기 위한 성찰의 문을 열고자 합니다. 고미숙 고전평론가에게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타자 및 세계와 관계를 맺으며 몸과 마음의 흐름을 순환시키는 동적인 생명 활동입니다. 안다는 것(지식)은 머릿속에 정보와 활자를 쌓아두는 관념적 박제가 아니라, 앎이 곧 나의 신체적 습속과 삶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행(行)과의 일치’를 뜻합니다. 진정한 앎은 삶의 번뇌를 털어내고 매일 자기를 갱신하는 실천입니다. 결국 ‘산다는 것’과 ‘안다는 것’의 일치입니다. AI가 답을 쏟아내는 시대에 지식의 양은 경쟁력이 되지 못합니다. 김월회 교수가 강조하는 ‘묻는 힘’은 이미 주어진 전제와 통념에 “과연 그러한가?”라고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소크라테스적 문제 제기 능력입니다. 고전은 정답을 암기하는 책이 아니라,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시대를 향해 던졌던 치열한 물음의 궤적이기에 고전을 통해 우리는 질문을 설계하는 힘을 배워야 합니다. AI 시대에서 실력은 고전에서 길어 올리는 ‘묻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남이 만들어 놓은 이론, 도덕, 이념을 맹목적으로 받들어 수행하는 사람은 아무리 똑똑해도 ‘생각의 노예’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생각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기성의 정답을 버리고,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현실의 구체적 문제를 내 눈으로 직시하며 스스로 질문하고 가치를 창조하는 주체적 결단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최진석 교수는 말합니다. ‘생각의 노예에서 생각의 주인으로’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입니다. 역사 속 인물들이 남긴 궁극의 삶의 기술은 ‘자신의 시대적 결핍과 한계를 역이용하는 유연성’입니다. 상황을 탓하지 않고 자신이 처한 역경 속에서 고유한 사유를 구축한 인물들의 태도, 즉 도그마에 얽매이지 않고 시대의 맥락에 맞게 원칙과 타협을 조화시켰던 실천적 지혜(시중·時中)를 익히는 것이라고 김월회 교수는 역설합니다. 또한 고미숙 평론가는 인간이 태어난 목적을 외부의 거창한 성공이나 명예에서 찾지 않습니다. 인간이 살아야 하는 이유는 ‘배움과 수양을 통해 무지(無明)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이 되는 기쁨을 누리기 위함’이라고 말합니다. 우주 만물과의 깊은 연대 속에서 삶의 주인이 되어 자기 구원을 이루는 것 자체가 삶의 궁극적 목적이고 인간이 살아야 하는 이유라고요. 워런 버핏의 평생 동반자인 찰리 멍거는 무작정 바쁘게 일하는 근면성을 경계했습니다. 그가 매일 긴 시간 독서와 사유를 우선순위에 둔 핵심은 ‘다학제적 격자틀 정신 모델(Mental Models)’을 세우기 위함이었습니다. 행동하기 전에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지적 여백을 가져야만 어리석은 결정을 피하고 구조적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찰리 멍거는 부자가 먼저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핵심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로마의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 첫 장 전체를 부모, 스승, 조상들에게 배운 덕목과 감사를 나열하는 데 바쳤습니다. 황제의 지위와 지혜조차 우주의 섭리와 수많은 인연의 합작품임을 자각했기 때문입니다. 내 능력이라고 믿는 지능과 환경조차 거저 주어진 것임을 인정할 때, 타인에 대한 오만을 버리고 겸허한 의무를 다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100% 내 능력이 아니다.”라는 통찰이 절대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합니다. 칸트 윤리학의 핵심은 조건이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정언명령(Categorical Imperative)입니다.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되도록 행동하라.” “너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을 결코 단순한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언제나 목적으로 대우하라.” 외부의 보상이나 처벌이 아닌, 내면의 도덕 법칙에 따르는 자율성이 흔들리지 않는 삶의 뼈대입니다. 칸트의 흔들리지 않는 삶의 원칙, ‘정언명령’을 자신의 ‘고삐’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래서 김월회 교수는 “사기열전은 최초이자 최고이다.”라고 한 의미를 음미해 봅니다. 사마천의 《사기열전》이 위대한 이유는 제왕과 승자 중심의 역사를 뒤엎고, ‘신념을 지키며 치열하게 고뇌했던 패자와 다양한 인간 군상의 실존’을 역사의 중심에 세웠기 때문입니다. 박제된 윤리가 아니라 살아서 꿈틀거리는 인간의 본성과 모순을 가장 입체적으로 포착한 인간학의 절정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김월회 교수가 말한 2,200년간 겉과 속이 달랐던 중국의 ‘외유내법(外儒內法)’을 간파해야 합니다. 중국 역대 왕조의 통치 본질은 겉으로는 인의와 도덕을 내세우는 유가(儒家)의 가면을 썼지만, 실제 권력 운용에서는 가혹한 상벌과 군주 독재를 추구하는 법가(法家)의 통제술을 구사했다는 점입니다. 이 이중적 구조(외유내법)를 꿰뚫어 보아야만 동양 정치사의 권력 메커니즘과 그 한계를 냉정하게 읽어낼 수 있습니다. 역사는 읽고 이해하고 비판하는 자세가 아니라 자신이 역사가 되는 것입니다. 공부는 입신양명이나 스펙을 쌓기 위한 위인지학(爲人之學)이 아닙니다. 내가 갇혀 있는 좁은 에고(자아), 화폐와 소비 중심의 현대적 집착에서 벗어나 ‘자기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고 타인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자유로운 주체로 거듭나는 것’이 공부의 궁극적 목적입니다. 그래서 고미숙 평론가는 공부의 목적을 ‘탈주(脫走)와 순환’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자신의 패를 성급하게 다 보여주는 사람은 타인의 쉬운 먹잇감이 되거나 통제당하기 쉽다고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말합니다. 속마음을 감추라는 것은 비열한 기만이 아니라, ‘상대의 예측 가능성에서 벗어나 주도권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적을 만들지 않는 자기 보호와 절제의 처세술’이라고 말입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마라.’의 지혜를 실천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줄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고미숙 평론가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참뜻은 무엇일까를 생각합니다. 이 구절은 독선적인 고립이나 은둔을 뜻하지 않습니다. 대중의 헛된 유행, 집단의 광기, 타인의 인정 욕구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내면적 도덕성과 진리의 길을 확신하며 묵묵히 걸어가는 단단한 내적 독립성’을 의미합니다. 강인함과 단단함이 지혜입니다. 최진석 교수의 리더의 자질과 선택 기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어떤 리더인가? 과거를 파헤치는 리더가 아니라 ‘미래의 어젠다를 제시하는 리더’, 편을 갈라 선동하는 자가 아니라 ‘전체 공동체의 높은 도덕적 덕(德)을 구현하는 리더’를 뽑을 수 있는 실력 있는 시민이 절대 필요합니다. 자신의 이념에 취한 자가 아니라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국가의 생존 전략을 설계할 줄 아는 통찰력을 지닌 자가 참된 리더입니다. 인생을 가르는 ‘단 하나의 태도’에 대해서 구범준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질문을 던지고 연결하는 실행력’을 말합니다. 주어진 현실에 불평만 하며 머무는 사람과, “왜 그럴까?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를 스스로 묻고 사람과 지식을 연결해 현장에서 작은 실험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의 차이가 인생의 격차를 만든다고 말합니다. 전 로이터 통신 임원이자 전략가인 투리 문테(Turi Munthe)는 정보의 진위보다 ‘사유의 정당화 과정’을 묻습니다. “네 생각의 전제는 무엇인가? 어떤 근거로 그 결론에 도달했는가?”를 집요하게 되묻는 질문을 통해, 감정적 확증편향과 가짜 뉴스의 늪을 걷어내고 논리적 정합성과 사유의 품격을 회복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사고의 품격은’,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라고 묻고 회의하고 의심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최진석 교수는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시대적 경고를 날립니다. 대한민국은 중진국 추격자의 끝에 서서, ‘생각을 수입하는 나라에서 생각을 생산하는 선진 전략 국가로 넘어가느냐, 아니면 모방의 한계에 부딪혀 과거로 추락하느냐’의 거대한 문명사적 분기점에 서 있다는 경고입니다. 스스로 철학하지 않는 민족에게 다음 단계의 번영은 결코 주어지지 않는다는 절박한 외침입니다. 공자는 당당하게 사는 3가지 지혜를 말합니다. 군자불기(君子不器)입니다. 특정 용도로 굳어진 그릇처럼 남이 규정한 틀에 갇히지 말고 유연성을 유지하라. 둘째 화이부동(和而不同), 남과 조화를 이루되 맹목적으로 부화뇌동하지 않고 자기 주체성을 지켜라. 마지막으로 내성불구(內省不疚), 안으로 스스로를 돌아보아 양심에 거리낌이 없다면 세상의 어떤 비난과 궁핍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마라. 우리의 염원을 최진석 교수가 대신 말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원한과 낡은 역사적 프레임에 갇혀 내부 총질을 일삼는 사회는 미래가 없습니다. 우리는 남이 만든 정답을 모방하던 ‘전술 국가’를 넘어, 인류가 가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에 스스로 개념을 던지고 판을 짜는 ‘전략국가의 아키텍트(설계자)’가 되어야 한다는 호소입니다. 내가 이룬 것은 세상의 은혜와 연결되어 있다는 자각이야말로 오만을 걷어내는 출발점입니다. 당연함이라는 안이함을 버리고 매 순간 겸손함으로 세상을 응시할 때, 타인의 생각에 기생하는 노예의 삶을 끝내고 문명의 주인, 미래 설계자로 당당히 일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 문덕근 ◇ 한자한글연구원장 ◇ 고전연구가 ◇ 한자실력급수 사범급(공인)·한자한문지도사 특급(공인) ◇ 교육학박사 前전남강진교육지원청 교육장 ◇ 우리말로 배우는 한자 교육 전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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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100% 내 능력이라는 오만과 착각을 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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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반복되는 대입 먹통 사태, 땜질식 처방 아닌 근본적 대수술이 필요하다
- [교육연합신문=사설] 매년 입시 시즌마다 반복되는 수시모집 원서 접수 시스템의 마비는 이제 예견된 인재(人災)에 가깝다. 지난 9월 11일,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마감을 앞두고 주요 원서 접수 대행사인 유웨이어플라이의 서버가 트래픽 과부하로 또다시 멈춰 섰다.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 선 수험생들이 접속 폭주와 결제 오류 앞에 발을 동동 구르는 동안, 공정해야 할 입시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명백하다. 마감 직전까지 접수를 미루는 수험생들의 경향과, 동시에 몰리는 트래픽을 감당하기에는 대행사의 서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매년 지원 마감 시각마다 접속자가 집중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고용량 서버 분산 시스템이나 비상 대응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기술적 무관심이 부른 참사다. 교육당국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오류가 발생하자 마감 시한을 오후 7시까지 1시간 연장하는 급한 불끄기식 처방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공정성 논란을 낳았다. 오후 6시 직전 실시간 경쟁률이 공개된 상태에서 마감이 연장되다 보니, 소신껏 원서를 접수한 수험생들은 “눈치작전으로 유리한 학과를 골라잡은 이들이 득을 봤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피해를 구제한다는 명목이 오히려 또 다른 불공정을 낳은 꼴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교육부 차원에서 대행사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민간 위탁 중심의 대입 원서 접수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여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고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은 타당하나, 자칫 또다시 보여주기식 조사나 흐지부지된 가이드라인 정비에 그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첫째, 이원화된 민간 대행사 체계를 전면 개편하거나 공공 주도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여 대규모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서버 분산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둘째, 마감 직전 접속 폭주를 분산시키기 위해 사전 입력 기간과 최종 결제 기간을 이원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이번 사태와 같은 비상 상황 발생 시 적용할 수 있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마감 연장 및 정보 공개 가이드라인을 미리 확립해 입시의 신뢰성과 형평성을 완벽히 담보해야 할 것이다. 대입은 공정성이 생명이다. 기술적 허술함으로 수험생들의 땀방울이 헛되이 흩어지지 않도록, 교육 당국의 뼈를 깎는 혁신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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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반복되는 대입 먹통 사태, 땜질식 처방 아닌 근본적 대수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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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교육청, 첫 기획조정실장 최보영 부임
- [교육연합신문=장삼석 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첫 기획조정실장에 최보영(52) 고위공무원이 9월 18일 교육부 인사에 의해 임명됐다. 최보영 신임 실장은 1974년 전남광주 나주 출신으로, 1999년 행정고시(42회) 합격 후 교육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중앙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했으며,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교육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교육부 재직 기간 동안 교육통계담당관, 중등직업교육정책과장, 재외동포교육담당관, 교원정책과장, 고등직업교육정책과장, 교육콘텐츠정책과장 등을 역임하며 교육정책 전반에 걸쳐 폭넓은 실무 경험을 쌓았다. 또한, 코로나19 대응 학교상황총괄과장으로 재직하며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전국 학교 현장 대응을 총괄한 경험이 있으며, 경상국립대학교 행정본부장을 지내며 대학 행정 운영에도 참여한 바 있다. 특히, 교육정책 기획과 부서 간 조정, 교육 현안 대응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7월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의 조직 안정과 정책 조정, 부서 간 협업을 이끌어 갈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 실장은 부임 인사를 통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의 첫 기획조정실장이라는 뜻깊고 막중한 소임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소통과 협력, 현장을 중심에 두고 조직의 방향을 세우며 사람과 부서를 연결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겠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은 조직을 하나로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강점을 모아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며, “구성원들과 함께 우리 교육청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남광주특별시교육감은 “전남과 광주의 교육이 새로운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중요한 시기에 최보영 실장님을 첫 기획조정실장으로 모시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다양한 교육정책 분야에서 쌓아 온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부서 간 소통과 협력을 이끌고,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 신임 실장은 오는 21일(월) 오전 광주청사 상황실에서 부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한편, 지난 7월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은 '우리가 만드는 대한민국 교육: K-교육특별시'를 비전으로 내걸고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와 미래교육 선도를 목표로 순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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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교육청, 첫 기획조정실장 최보영 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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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을 세계에 알리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민간외교관’이라 부른다
-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고] 광안대교의 야경, 해운대의 푸른 바다, 감천문화마을의 알록달록한 풍경, 자갈치시장의 활기, 국제시장의 정겨운 골목, 돼지국밥 한 그릇의 따뜻한 맛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부산을 떠난 뒤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어쩌면 풍경이나 음식이 아니라 ‘부산에서 만난 사람’일지 모른다. 그중에서도 부산 곳곳을 함께 걸으며 역사와 문화, 음식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관광통역사는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관광통역사는 단순히 외국어를 우리말로, 우리말을 외국어로 옮기는 사람이 아니다. 부산을 설명하고 해석하며, 때로는 문화적 오해를 풀어주고 부산 사람들의 마음까지 외국인 관광객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관광통역사를 부산 관광의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민간외교관’이라고 부르고 싶다. 관광통역사들은 외국인 관광객을 만날 때 영어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Hi, I’m Jason. Welcome to Busan.”이 짧은 인사가 관광객에게는 부산과의 첫 만남이 된다. 그 순간부터 관광통역사는 단순한 안내자가 아니라 부산이라는 도시를 대표하는 사람이 된다. 관광객이 질문하면 부산을 설명하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궁금해하면 이해하기 쉽게 풀어줘야 한다. 낯선 음식과 예절, 문화적 차이까지 자연스럽게 설명해야 한다. 관광통역사의 말 한마디와 표정, 태도가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곧 ‘부산의 이미지’가 될 수 있는 이유다. 관광통역사는 ‘번역기’가 아니다 오늘날 인공지능과 번역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어도 세계 여러 나라의 언어를 상당 부분 번역할 수 있다. 그렇다면 관광통역사의 역할은 줄어드는 것일까. 나는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한다. 기계는 문장을 번역할 수 있지만 도시가 지닌 역사와 문화, 정서와 맥락까지 온전히 번역하기는 어렵다. 외국인에게 돼지국밥을 “Pork soup with rice”라고 설명할 수는 있다. 그러나 왜 부산 사람들에게 친숙한 음식인지, 부산의 근현대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까지 이야기한다면 관광객이 받아들이는 깊이는 달라진다. 관광통역사는 단어를 번역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화와 맥락을 번역하는 사람이다. 광안대교 역시 마찬가지다. “It is a beautiful bridge.” 이 한 문장으로 끝낼 수도 있지만, 좋은 관광통역사는 부산의 바다와 도시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왜 광안리의 밤이 부산을 대표하는 풍경이 되었는지까지 이야기한다. 그 순간 관광은 단순한 ‘구경’에서 ‘이해’로 바뀐다. 관광객에게 부산은 ‘도시’가 아니라 ‘경험’이다 관광객은 부산을 평가하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부산을 경험하기 위해 온다. 그리고 그 경험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관광통역사가 웃으며 “Let me show you the real Busan”이라고 말하는 순간, 부산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누군가가 들려주는 하나의 살아 있는 이야기가 된다. 해운대에서는 바다를 이야기하고, 광안리에서는 부산의 밤을 이야기한다. 감천문화마을에서는 부산의 역사와 도시재생을, 자갈치시장에서는 부산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설명한다. 관광객이 낯선 음식을 바라보며 “What is this?”라고 묻는다면 관광통역사는 음식 이름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로 이런 순간에 관광통역사의 가치가 생긴다. 한 명의 관광객이 부산 여행을 마치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부산 이야기를 한다. 사진과 영상을 SNS에 올리고 “Busan was amazing!”이라고 말한다. 그 기억 속에는 부산의 풍경뿐 아니라 자신을 안내했던 사람의 친절과 설명, 도움도 함께 남아 있다.결국 한 관광객의 부산 경험은 또 다른 수십 명, 수백 명에게 전해질 수 있다. 이것이 관광통역사가 가진 민간외교의 힘이다. 외교관이 국가와 국가를 연결한다면 관광통역사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적이고 직접적이다. 부산 관광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다 좋은 관광도시에는 호텔과 교통, 매력적인 관광콘텐츠와 맛있는 음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설만으로 좋은 관광도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한 사람의 친절이 도시 전체를 따뜻하게 기억하게 만들고, 작은 불친절 하나가 도시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도 있다. 그래서 관광통역사는 부산 관같은 장소라도 어떻게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관광객의 경험은 달라진다. “이곳은 ○○입니다”라고 설명하는 것과 “Imagine you are standing here 70 years ago…”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관광통역사는 이제 정보 전달자를 넘어 이야기 전달자로 진화해야 한다. 부산을 세계에 알리는 방법은 많다. 국제행사와 광고, SNS, 유튜브, K-콘텐츠도 중요하다. 그러나 결국 관광객이 부산에 도착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과의 만남이 부산에 대한 기억을 만든다. 이름은 서로 달라도 그들이 관광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하나일 것이다. “Welcome to Busan.” 그리고 이어지는 한마디. “Let me show you why Busan is special.” 광안대교가 부산의 밤을 세계에 보여준다면, 관광통역사는 부산의 마음을 세계에 보여준다. 부산 관광의 가장 중요한 자산 가운데 하나는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이다. 오늘도 부산 어느 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향해 웃으며 인사하는 관광통역사가 있다. 그들이 바로 부산과 세계를 연결하는 ‘사람의 다리’, 부산의 민간외교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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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을 세계에 알리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민간외교관’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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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재정 지원'에 눈먼 졸속 통합, 공주대의 미래와 정체성 버릴 수 없다
- [교육연합신문=사설]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 논의는 거대 국립대라는 외형적 성과와 글로컬 대학 30 재정 지원에만 눈이 먼 전형적인 졸속·일방통행식 행정이다. 구성원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민주적 합의가 결여된 채, 돈과 생존이라는 압박을 무기로 밀어붙이는 이번 통합안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양 대학 구성원, 특히 역사적 정체성과 지역 경제의 명운을 위협받는 공주대 구성원들은 이번 찬반투표에서 단호한 반대로 교육의 가치와 지역의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 이번 통합안은 7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공주대학교의 정체성을 완전히 말살하고 대전 중심의 충남대에 종속시키는 사실상의 흡수 통합이다. 통합 교명이 충남대학교로 단일화되고 법적 대표 주소지마저 대전으로 지정된 순간, 공주대는 충남대의 일개 분교 캠퍼스로 전락하는 길을 택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학 본부를 분산 배치한다는 감언이설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장기적으로 모든 행정과 예산 권한이 대전 본부로 집중되면서 공주 캠퍼스의 공동화는 불을 보듯 뻔하며, 이는 대학 하나에 의지해 온 공주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청년 유출로 인한 지역 상권의 도미노 붕괴를 초래할 심각한 재앙이다. 물론 찬성 측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1,500억 원 규모의 글로컬 대학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대학 규모를 키우는 통합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각자도생하기보다 대승적 결단으로 뭉쳐야 지역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대학의 미래와 지역사회의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결정을 단지 지원금이라는 눈앞의 떡고물 때문에 쫓기듯 처리해서는 안 된다. 공주시 일각과 학내 구성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듯, 본부는 가장 중요한 학생·주민들과의 소통과 설명회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밀실에서 합의를 끝내고 투표를 강제했다. 정작 중요한 학사 구조 개편이나 유사·중복 학과 조정의 구체적 청사진도 없이 원하지 않으면 현행 유지라는 식의 무책임한 합의서로 구성원을 기만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상실감과 갈등을 봉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미봉책일 뿐이다. 결국 민주적 절차를 상실하고 정체성과 지역 경제마저 내팽개친 통합은 시너지 효과는커녕 학내 갈등과 지역 소멸 가속화라는 대재앙으로 이어질 뿐이다. 대학의 생존은 외형적 규모 확장이 아니라 내실 있는 교육 경쟁력 강화와 지역사회와의 진정한 상생에서 찾아야 한다. 공주대 구성원들은 이번 찬반투표에서 부결이라는 준엄한 심판을 통해 졸속 통합에 제동을 걸고, 공주의 자존심과 지역 상권을 지키는 주체적이고 건강한 자립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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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재정 지원'에 눈먼 졸속 통합, 공주대의 미래와 정체성 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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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답을 베껴 적는 손으로는 결코 새로운 문명의 지도를 그릴 수 없습니다
-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인간에게 ‘생각’이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유하지 않는 존재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고, 타인이 만든 시스템과 정답의 부품으로 전락하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의 지식과 기술을 수입해 모방하던 ‘전술 국가’의 성장은 이제 명백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모방의 시대를 끝내고, 스스로 지도를 그리는 ‘전략 국가’이자 사유하는 사회로 대전환하기 위한 본질적 화두를 시작합니다. 생각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교실이 바뀌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창의성, 상상력 등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왜, 방법은 그대로일까요? 교육자들 역시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잘 알고 있으나 현장이 요지부동인 이유는 교육 내부가 아닌 외적 평가 시스템의 거대한 관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즉 평가의 편리성과 줄 세우기 입시 때문도 한몫합니다. 수십만 명의 학생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서열화해야 하는 대입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하나의 정답’을 요구하는 객관식 시험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또한 오답에 대한 사회적 공포도 있습니다. 질문과 사유는 본질적으로 방황과 실패를 동반합니다. 그러나 한 번의 오답이 인생의 낙오로 이어지는 서열 사회의 공포가 교사와 학생 모두를 “안전하게 정답만 외우는 수동성”에 가두어 두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입된 지식을 넘어 ‘생각하는 교실’을 만드는 근본 처방은 없는 것일까요? 남의 전략을 수입해 쓰는 종속적 삶을 독립적 삶으로 바꾸려면, 교실의 문법 자체를 ‘정답 확인’에서 ‘문제 발견’으로 전면 재설계해야 합니다. 교사의 역할 전환이 필요합니다.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자에서 학생의 사유를 자극하는 ‘질문 촉진자(Facilitator)’로 물러서야 합니다. 수업의 평가를 “선생님의 설명을 얼마나 정확히 적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독창적이고 허를 찌르는 질문을 던졌는가?”, “자신의 삶과 연결하여 어떤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는가?”로 바꾸어야 합니다. 공자가 말한 참된 학문은 남의 시선에 맞추는 위인지학(爲人之學)이 아니라, 오롯이 나 자신의 영혼을 채우는 공부입니다. 그렇다면 내면의 소명 확인이 먼저입니다.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생생하게 살아있는가?”, “죽기 전 세상에 남길 나의 과업은 무엇인가?”를 규정하지 못한 채 기술만 익힌 인재는 결코 문명의 개념 설계자가 될 수 없습니다. 문명 건설의 설계도는 타인이 아닌 ‘나’를 깊이 응시할 때 비로소 그려집니다. 미국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의 ‘하크네스 테이블(Harkness Table)’의 사례입니다. 교탁을 없애고 12명의 학생과 교사가 타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교사의 강의 없이 오직 학생들의 질문과 토론으로만 50분 수업을 채웁니다. 교사는 발언권도 통제하지 않으며 오직 학생 간의 사유 연결만을 관찰합니다. 유대인의 ‘하브루타(Chavrusa)’도 참고할 만합니다. 두 사람이 짝을 지어 서로에게 끊임없이 반론을 제기하고 질문을 던지며 진리를 파헤칩니다. “질문하지 않는 것은 배움을 포기한 것”이라는 인식이 교실의 기본 규범으로 작동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경쟁과 불안입니다. 자연과 문명 어디에나 존재하는 경쟁과 불안은 회피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삶의 실존적 조건입니다. 경쟁과 불안은 좋고 나쁨 이전의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이 아닌, 주체적 성장의 동력으로 이를 전환하는 태도입니다. 불안과 경쟁에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할 것인가가 우선돼야 합니다. ‘부쟁(不爭)’과 ‘위기(爲己)’에 대해서 노자는 말합니다. “스스로 다투지 않기에 세상이 그와 더불어 다툴 수 없다(夫唯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고 했습니다. 타인과의 비교 경쟁(외적 투쟁)을 멈추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며 덕(德)을 닦는 내면의 성장에 집중할 때 불안은 사라진다고 말합니다. 스토아학파의 ‘통제의 이분법(Dichotomy of Control)’에서 에픽테토스는 세상사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나의 생각, 판단, 행동)’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타인의 평가, 결과, 사회적 경쟁)’으로 나누었습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외부의 경쟁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나의 내면적 태도에만 집중할 때 절대적인 평정심(아타락시아)에 도달한다고 합니다. 즉 남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경쟁은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Its True. Asians Cannot Think.”, 1999년 미국 타임지의 기사는 서구의 문화적 편견을 담고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답 암기에는 능하나 원천 개념 설계와 비판적 사유에 취약했던 동아시아 주입식 교육의 한계를 정곡으로 찔렀습니다. 외국에서는 생각하는 학생을 기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수업을 실행합니다. 프랑스의 철학 수업(바칼로레아)에서는 “예술 작품은 반드시 아름다워야 하는가?”, “자유는 포기될 수 있는가?”와 같은 열린 질문을 두고 1년간 논리적 에세이 작성과 반박 토론을 훈련합니다.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 기반 정치·사회 수업에서, 교사는 학생에게 특정한 정치적 결론을 주입해서는 안 되며(주입 금지), 실제 사회의 논쟁 상태를 교실에 그대로 재현하여(논쟁성 유지) 학생 스스로 입장을 세우게 합니다. 영국·미국의 P4C(Philosophy for Children, 어린이를 위한 철학)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그림책을 읽고 “공평하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같은 철학적 질문을 아이들이 직접 투표로 선정해 토론 서클을 엽니다. 핀란드의 현상 기반 학습(Phenomenon-Based Learning)에서는 교과서를 덮고 ‘우리 마을의 쓰레기 배출 문제’, ‘인공지능의 윤리’ 등 현실의 복합 현상을 주제로 잡아 학생들이 가설을 세우고 해법을 탐구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미래를 여는 방향보다는 과거 회귀, 즉 우리 사회의 담론이 끊임없이 과거사 논쟁과 원죄 찾기로 회귀하는 이유는, 교실에서 “이미 확정된 과거의 정답을 외우는 훈련”만 반복해 왔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기획하는 사유를 배운 적이 없으니 논쟁조차 과거로 향합니다. ‘과거 몰두’와 복고적 함정을 끊어내는 방법은 있는 것일까요? ‘온고지신(溫故知新)으로 방점 이동입니다. 과거의 사실을 ’정답‘으로 숭배하는 복고주의를 버리고, 과거를 단지 미래의 문제를 풀기 위한 하나의 ‘참조 데이터’로 상대화해야 합니다. 역사 및 사회 수업의 평가를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묻는 단답형에서, “당시의 결정을 오늘날의 조건에 비추어 볼 때 우리는 10년 뒤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라는 미래 기획형 과제로 전면 교체해야 합니다. “세상엔 당연함이 없다.”는 깨달음이 먼저입니다. 세상이 내 뜻대로 굴러가야 한다는 기대가 깨질 때 인간은 분노하고 좌절합니다. 세상이 나의 기대를 들어주어야 할 의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만물정관(萬物靜觀)과 연기(緣起)로 인식의 전환입니다. 내가 숨 쉬는 공기, 매일 먹는 밥 한 그릇도 수많은 자연의 운행과 타인의 보이지 않는 노동이 연결되어 도달한 기적입니다.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들의 연결고리를 역 추적해 보는 격물(格物)의 성찰이 필요합니다. “내가 누리는 이 일상이 타인의 어떤 수고와 자연의 어떤 순환 덕분인가?”를 매일 저녁 자문하는 ‘감사 성찰’이 자리 잡을 때, 분노는 사라지고 깊은 겸손이 싹틉니다. 말은 허공으로 흩어지는 빈말이 아니라, 입 밖으로 나와 다시 내 귀를 거쳐 영혼의 밭에 떨어지는 가장 강력한 씨앗입니다. 아이들의 거친 혐오 언어를 바로잡기 위한 외국의 실천 사례입니다. 미국의 SEL(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사회정서학습)에서는 분노나 혐오 표현을 무조건 처벌하지 않고, 그 언어 이면에 숨은 감정(외로움, 수치심, 불안)을 스스로 관찰하게 합니다. “짜증 나”, “극혐이야” 대신 “지금 내 의견이 존중받지 못해 속상해”처럼 사실과 감정을 정밀하게 분리해 말하는 ‘비폭력 대화(NVC)’를 정규 교과로 훈련합니다. 정답을 베껴 적는 손으로는 결코 새로운 문명의 지도를 그릴 수 없습니다. 대답에 익숙했던 교실의 문을 열고, 아이들의 가슴속에 스스로 질문할 수 있는 자유와 여백을 돌려주어야 합니다. 질문이 살아 숨 쉬고 언어의 품격이 회복되는 교실, 그곳이 바로 닫혀 있던 대한민국이 비로소 참된 생각을 시작하는 진정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한자를 ‘하늘 천’, ‘따 지’식으로 무조건 외우지 말고 ‘하늘을 왜 천이라 할까?’, ‘땅을 왜 지라고 할까?’라는 식으로 물어야 합니다. 한자를 이렇게 보는 순간, 한자는 음을 중심으로 엄정한 체계와 질서를 드러내게 됩니다. 한자 속에 한글이 녹아 있고, 한글을 알아야 한자를 바르게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한자를 쓰지 않으면 우리말인 한글을 제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한자와 한글을 분리해서 봐서는 문자의 무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한자와 한글이 만나야 우리말의 뜻을 다 알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문해력 신장과 기초학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한자 교육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문덕근 ◇ 한자한글연구원장 ◇ 고전연구가 ◇ 한자실력급수 사범급(공인)·한자한문지도사 특급(공인) ◇ 교육학박사 ◇ 前전남강진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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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답을 베껴 적는 손으로는 결코 새로운 문명의 지도를 그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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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신성환 부산 영도구의회 의장
- [교육연합신문=이정현 기자]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보수층이 강한 영도구에서 많은 이변이 생겼다. 영도구청장부터 영도구의회 의장까지 더불어 민주당이 다수의 의석을 차지했다. 해양수산부 이전과 맞물려 해양수도 부산의 비상을 염원하는 영도구민의 마음과 기존의 국민의힘당에 식상한 구민들의 선택이 젊은 영도를 꿈꾸고있다. 본지에서는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제10대 영도구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신성환 의장을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가을의 문턱에서 만나봤다. 해양수도부산의 비상에 중심이 되는 영도에서 국립한국해양대학교 대학원 출신인 신성환 의장의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 ■ 제10대 부산광역시 영도구의회 의장으로 취임하신 소감과 앞으로의 의정 운영 비전을 말씀해 달라. 먼저 제10대 영도구의회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신 구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의장은 의원들을 대표하는 자리를 넘어 영도구민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고 의정에 담아내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영도구의회는 ‘구민에게 신뢰받는 의회, 현장에서 답을 찾는 의회, 미래를 준비하는 의회’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특히 원도심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한편, 교육환경 개선과 청년정책, 어르신 복지, 주민안전 등 구민들의 일상과 직결되는 문제를 꼼꼼하게 챙기겠다. 집행부와는 협력할 부분은 적극 협력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의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 의장께서 생각하는 ‘구민 중심의 의회’는 어떤 모습이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정 철학은 무엇인가? 제가 생각하는 구민 중심의 의회는 의회 안에서만 논의하는 의회가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 현장으로 찾아가는 의회이다다. 주민들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직접 듣고 정책과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 저의 의정 철학은 한마디로 ‘현장에 답이 있다’라고 본다. 지역의 작은 민원 하나라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주민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것이 지방의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정당이나 개인의 이해관계보다 영도구민의 삶과 영도의 미래를 우선하는 의회를 만들겠다. ■ 부산 영도구가 안고 있는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의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영도의 가장 큰 과제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원도심의 활력 저하, 지역경제 침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는 영도가 가진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본다. 바다와 항만, 해양산업, 한국해양대학교를 비롯한 교육·연구 인프라, 관광자원 등 영도만이 가지고 있는 자산이 많다. 따라서 의회는 단기적인 사업에만 머물지 않고 영도의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정책을 발굴하고 집행부와 함께 실행력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청년이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청년이 배우고, 일하고, 창업하고, 정착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의정 역량을 집중하겠다. ■ 원도심 재생과 정주환경 개선, 인구 유입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원도심 재생은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사람이 다시 찾아오고, 사람이 실제로 살아가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도시재생이라고 생각한다. 주거환경 개선과 빈집 문제 해결, 생활 SOC 확충과 함께 일자리와 교육, 문화가 함께 만들어져야 한다.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가 정착할 수 있는 주거정책, 지역 내 일자리 확대,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영도의 골목상권과 전통시장도 살리고, 관광객이 지역에서 소비하고 주민 소득으로 연결되는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교육도시 영도구를 만들기 위해 교육환경 개선과 학교 지원에 대해 어떤 정책적 방향을 갖고 있는가? 교육은 영도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교육 때문에 영도를 떠나는 일이 없도록 지역의 학교와 교육환경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학교 시설 개선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진로·진학 프로그램, 문화·예술·체육 활동, 디지털 교육 등을 강화하고, 지역의 대학과 공공기관, 기업이 학교와 연결되는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영도는 해양도시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해양·항만·조선·물류·관광 등 영도의 산업과 연계한 특화교육도 적극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 AI·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학생들의 미래역량 강화를 위해 지방의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AI와 디지털 기술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환경이 됐다. 지방의회는 학교에 필요한 디지털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 인프라와 예산을 뒷받침하고, 지역의 교육기관과 학교가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단순히 AI 기기를 보급하는 것이 아니다. AI를 활용하면서도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고 판단할 수 있는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 인문학적 소양을 함께 키워야 한다. 결국 미래교육의 핵심은 기술을 잘 사용하는 사람을 넘어 기술을 올바르게 활용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청소년의 진로·진학과 인성교육, 학교 밖 교육활동 지원을 위해 의회 차원에서 추진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아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영도구와 지역 대학, 기업,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청소년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싶다. 특히 영도의 특성을 살려 해양·항만·조선·관광·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현장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면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학교 안의 교육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관점에서 청소년 문화·체육·봉사활동 등 학교 밖 교육활동도 적극 지원하겠다. ■ 평생교육과 주민교육 활성화를 위해 영도구가 집중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평생교육은 특정 연령층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구민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영도구의 특성을 고려해 디지털 교육, 생활문화, 건강·복지교육, 직업·창업교육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주민센터, 복지관, 도서관 등 기존 시설을 잘 활용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한다면 더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배우기 위해 멀리 가지 않아도 되는 영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어르신 평생학습과 디지털 교육 확대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 달라. 고령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어르신들을 단순히 복지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 것이다. 어르신들이 평생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지역사회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스마트폰, 키오스크, 무인민원기, 모바일 금융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디지털 역량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어르신들이 디지털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당당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세대 간 디지털 교육과 주민교육을 확대하겠다. ■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영도구의회가 추진할 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지역경제의 가장 밑바닥을 지키고 있는 분들이 바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이다. 지역경제가 살아나려면 결국 골목상권이 살아나야 한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화폐와 소비촉진 정책, 상권별 특화사업 등을 통해 주민들의 소비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관광객이 영도를 방문하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음식점과 카페, 전통시장, 소상공인 매장을 이용하도록 관광과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저는 ‘관광객은 많이 오는데 주민에게는 남는 것이 없는 관광’이 아니라 ‘관광이 주민 소득으로 이어지는 영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기후위기와 재난에 대비한 학교 안전, 통학환경 개선, 생활안전 정책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주민의 안전보다 우선하는 정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안전을 위해 통학로와 학교 주변 교통환경, 보행환경, 방범시설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영도구의회는 최근 ‘워킹스쿨버스’라는 연구 주제를 가지고 보다 나은 통학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의원연구단체를 만들었다. 영도는 지형적 특성상 급경사지와 해안지역이 많기 때문에 집중호우나 태풍 등 재난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도 중요하다. 의회가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위험요소를 찾아내 집행부와 신속하게 개선해 나가겠다.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안전’에서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안전’으로 전환하겠다. ■ 집행부와의 협력과 견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수행하여 구민이 신뢰하는 의회를 만들 계획인가? 지방의회와 집행부는 서로 다른 역할을 가지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구민의 행복이라는 점에서 같다. 잘하는 정책은 의회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하겠다. 반면 예산이나 정책 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있거나 주민의 이익에 맞지 않는 부분은 의회가 당연히 꼼꼼하게 견제하고 감시해야 한다. 저는 ‘무조건적인 반대도, 무조건적인 찬성도 하지 않는 의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칙을 지키면서도 대화와 협력을 통해 더 나은 대안을 만들어내는 생산적인 의회를 만들겠다. ■ 임기 동안 반드시 이루고 싶은 핵심 정책이나 대표 성과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임기가 시작된 만큼 지금부터 하나씩 만들어가겠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구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첫째, 주민과 소통하는 현장 중심의 의회를 만들겠다. 둘째, 교육환경 개선과 청소년·청년 정책을 강화해 미래세대가 영도에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 셋째, 원도심 재생과 골목경제 활성화를 통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넷째, 해양수산 분야와 연계해 영도가 부산의 해양산업과 해양경제의 중심축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책 기반을 마련하겠다. 임기 마지막 날에 “영도구의회가 주민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했다. 국립해양대학교 경제학 출신으로 해양도시 부산에 맞는 정책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부산의 해양수산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산을 단순한 항만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 해양경제의 중심도시로 발전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영도는 우리나라 해양산업의 역사와 현장이 함께 있는 곳이다. 국립한국해양대학교를 비롯한 교육·연구기관과 항만, 조선·수리조선, 해양관광, 물류산업을 연결해 산학연 협력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해양수산 분야의 좋은 일자리가 지역 청년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교육과 취업을 연계해야 한다. 저는 영도가 부산의 해양특별수도 구상과 북극항로 시대를 연결하는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해수부 부산 이전을 계기로 부산 전체의 해양정책 역량을 높이고, 그 중심에 영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영도구의회에서도 정책적 뒷받침을 해나가겠다. ■ 마지막으로 영도구민과 교육연합신문 독자, 특히 미래세대인 학생들과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부탁드린다. 영도의 미래는 결국 우리 아이들과 청년들의 미래이다. 저는 영도가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는 도시가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 여러분께 꼭 말씀드리고 싶다. “여러분이 영도의 미래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도전하길 바란다. 영도에서 배우고, 꿈꾸고, 일하며 여러분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어른들이 길을 만들겠다.” 그리고 영도구민 여러분께도 약속드리겠다. 영도구의회는 항상 주민 곁에 있겠다. 작은 목소리도 귀담아듣고,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 교육이 살아나고, 청년이 돌아오고, 골목경제가 살아나며, 어르신이 행복한 영도. 그런 영도를 만드는 데 제10대 영도구의회가 앞장서겠다. ▣ 신성환 부산 영도구의회 의장 ◇ 제10대 영도구의회 의장(전반기) ◇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부대변인 ◇ 제8대·10대 영도구의원 ◇ 제8대 영도구의회 행정기획위원장(후반기) ◇ 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산청년위원장 ◇ 국립한국해양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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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신성환 부산 영도구의회 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