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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 칼럼] 삐걱거리는 무릎 관절염, ‘연골 마모’ 가 아닌 ‘전신 대사 질환’ 관점으로 관리하기
[교육연합신문=최윤용 기고] 1. 단순 관절 퇴행이 아닌 전신성 만성 질환으로 인식되는 골관절염의 새로운 이해 - 골관절염(OA)은 전 세계적으로 6억 명 이상이 고통받는 대표적인 퇴행성 관절 질환입니다. 과거에는 골관절염을 단순한 역학적 과부하와 노화에 따른 '관절 연골의 물리적 손상'으로만 이해하였습니다. 그러나 최신 병태생리학 연구들은 골관절염을 연골뿐만 아니라 연골하골(subchondral bone), 활액막(synovium), 인대, 슬개하 지방패드(IPFP) 등 관절 전반의 조직과 전신 대사 환경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적인 '전신 질환'이자 '전체 관절 질환(whole-joint disorder)'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골관절염으로 인하여 일단 관절 손상이 시작되면 손상된 조직에서 분비되는 손상 관련 분자 패턴(DAMPs)이 패턴 인식 수용체(PRRs)를 자극하여 활막염을 유발합니다. 이 과정에서 활성화된 대식세포와 연골세포에서 인터루킨-1베타(IL-1β),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인터루킨-6(IL-6) 등의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대량 방출됩니다. 이 물질들은NF-κB, MAPK, JAK/STAT 신호전달 경로를 자극하여 MMP-13 및 ADAMTS-4/5와 같은 세포외기질(ECM) 분해 효소의 합성을 유도하고 제2형 콜라겐(Col2a1)과 아그레칸(aggrecan)의 파괴를 가속화합니다. 나아가 연골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에 따른 활성산소(ROS) 축적과 소포체 스트레스가 연골세포의 조기 사멸(apoptosis)과 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SASP)의 분비를 유발하며 만성적인 관절 퇴행의 악순환을 형성하게 됩니다. 2. 진통제와 대증 치료만으로 골관절염 관리가 힘든 이유 - 현재 골관절염의 표준 약물 치료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아세트아미노펜, 마약성 진통제(opioids) 경구 투여 및 히알루론산,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관절강 내 주사 등이 주를 이룹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들은 일시적인 통증 경감에 그칠 뿐, 질병의 구조적 진행을 정지시키거나 역전시키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 치료제(DMOAD)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장기복용하게 되면, 소화성 궤양, 위장관 출혈의 발생률이 높아지며, 신혈류 감소로 인한 급성 신장 손상 및 심혈관계 혈전 질환,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하여 고혈압, 당뇨병 등을 동반한 고령 환자에게는 지속적인 처방이 권장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관절강 내 스테로이드 주사 역시 반복 시술 시 오히려 연골 손상을 촉진하고 감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습니다. 아울러 통증 조절에 실패한 환자들이 선택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은 인공 삽입물의 수명이 영구적이지 않다는 근본적인 한계 이외에도, 상황에 따라 재수술을 해야 한다는 부담, 감염의 위험과 함께 수술 후에도 20~30% 환자에서 만성 중추성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3. 관절염과 비만·노화가 얽힌 ‘대사성 표현형’과 ‘SASP(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 - 골관절염 환자의 60~85% 이상은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 근감소증 등 한 가지 이상의 만성 전신 질환을 동반합니다. 특히 비만은 단순한 체중 부하의 증가뿐만 아니라, 백색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렙틴(leptin), 아디포넥틴, 아딥신(adipsin) 등 아디포카인(adipokine)과 보체계 인자의 만성적 분비를 통해 전신 및 손, 무릎 등 다발성 관절의 염증과 통증 감작을 촉진합니다. 세포 수준에서는 스트레스와 노화로 인해 영구적인 세포 주기 정지에 들어간 ‘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 연골세포의 축적이 핵심 병인으로 작용합니다. 세포 분열을 멈춘 노화 연골세포는 사멸하지 않고 대사적으로 활성화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IL-1β, IL-6, TNF-α, MMP-3, MMP-13 등을 지속적으로 분비하여 주변의 건강한 정상 연골세포까지 연쇄적으로 분해합니다. 골관절염은 이처럼 국소 관절의 문제를 넘어, 체내 염증성 대사 이상과 세포 노화가 관절에 투영된 '전신 대사-면역 불균형 질환'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4. 골관절염에 대한 효과적 대안: 한약, 침, 전침 치료의 현대 과학적 근거 -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연골의 구조적 보존 및 전신적 조절을 달성하기 위해 한의학적 복합 중재 치료가 전 세계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첫째, 침 및 침전기자극술(electroacupuncture) 치료의 우수한 진통 및 기능 개선 효과가 대규모 다기관 임상시험과 메타분석을 통해 명확히 규명되었습니다. 2024년 BMJ Evidence-Based Medicine에 발표된 80건의 무작위 대조 시험(RCT, 총 9,933명) 대상 네트워크 메타분석에 따르면, 침 치료는 가짜 침, NSAIDs, 일상 관리 대조군 대비 무릎 통증 강도(VAS)와 WOMAC 신체 기능 장애를 임상적으로 매우 의미 있게 개선하였습니다. 특히 네트워크 메타분석(SUCRA 99.7%) 결과, 전침 치료는 일반 수기 침에 비해 통증 완화 효과가 유의하게 우수함(SMD -0.75, 95% CI -1.34 ~ -0.17)이 확인되었으며, 충분한 치료 자극 용량(주 2~3회 이상, 8주 이상)이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입증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2026년에 저명 의학 학술지인 eClinicalMedicine에 보고된 480명 대상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는 6주간의 전침 치료(주 3회, 혈위: 혈해, 양구, 독비, 내슬안, 족삼리, 양릉천, 삼음교, 현종)가 가짜 침 대비 WOMAC 총점을 현저히 개선하였고, 치료 효과가 30주간 지속됨을 입증하였습니다. 또한 이 연구에서 더욱 주목할 점은 정량적 무릎 MRI 분석을 통해, 전침 치료군가 슬개하 지방패드(IPFP) 신호 강도 및 관절삼출액 깊이를 유의하게 감소시켜 활막염을 억제하고, 대퇴 및 경골 연골 두께와 부피 손실을 지연시키는 초기 구조 보호 효과를 확인했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독활기생탕, 양화탕 등 관절염에 전통적으로 활용되어 온 대표 한약 처방은 다중 경로·다표적 분자 조절 기전을 발휘합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독활기생탕은 TGF-β/Smad2/3 신호전달계를 활성화하여 제2형 콜라겐과 아그레칸의 합성을 촉진하는 동시에 MMP-13 발현을 차단하여 손상된 관절 연골을 회복시킵니다. 양화탕은 AMPK-SIRT3 경로를 매개로 미토파지(mitophagy)를 촉진해 산화 스트레스와 연골세포 조기 사멸을 유의하게 차단합니다. 아울러 관절염 치료에 널리 활용되어온 한약재들의 유효 성분(ASP, APS, Achyranthoside D, Tanshinone IIA 등)은 NF-κB 및 p38 MAPK의 인산화를 억제하고 Nrf2/HO-1 항산화 시스템을 가동하여 관절 내 만성 염증 환경과 SASP 분비를 정상화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5. 관절 건강 수명을 늘리는 일상 속 골관절염 자가 관리법 - 성공적이고 장기적인 관절염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한의학 치료와 더불어 관절에 가해지는 역학적·대사적 부하를 줄이는 생활 교정이 필수적입니다. • 체중 조절 및 전신 대사 관리: 과체중 및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은 무릎에 가해지는 기계적 압력을 줄일 뿐만 아니라 전신 혈액 내 전염증성 아디포카인(leptin) 수치를 신속히 낮춰 통증 감작을 완화합니다. 단순 식사 제한보다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와 결합된 체중 유지가 권장됩니다. • 관절 맞춤형 저부하 운동: 통증이 두려워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액 순환이 이루어지지 잘 이루어지지 않고 허벅지 근육은 위축되기 때문에 도리어 관절 불안정성이 심화됩니다. 평지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체중 부하가 적은 유산소 운동과 함께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등척성 근력 강화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 관절 손상 및 미세손상 예방: 바닥에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 무거운 짐을 드는 동작은 무릎 관절 내 압력을 정상의 수 배로 치솟게 만들어 관절 파괴와 연골세포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킵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는 좌식 대신 입식 의자 생활이 권장됩니다. 만성 골관절염은 단순한 세월의 흔적이 아닌 관절 조직과 전신 대사 면역계가 얽힌 복합 질환입니다. 관절의 비정상적인 미세 염증을 가라앉히고 조직 손상을 완화하는 과학적 한의 치료와 올바른 대사·운동 관리를 병행하여, 관절 통증의 굴레를 끊고 건강한 100세 관절을 지켜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 Liu CY, Duan YS, Zhou H, Wang Y, Tu JF, Bao XY, Yang JW, Lee MS, Wang LQ. Clinical effect and contributing factors of acupuncture for knee osteoarthritis: a systematic review and pairwise and exploratory network meta-analysis. BMJ Evid Based Med. 2024;29(6):374-384. 2. Saxer F, Jansen G, Bierma-Zeinstra SMA, Holzhauer B, Demanse D, Melnick J, Vukadinovic Greetham D, Rall T, Mesenbrink P, Schieker M. Why is there no treatment for osteoarthritis - Opportunity for AI based big data analytics to advance the field. Osteoarthritis Cartilage. 2026;34(5):657-666. 3. King LK, Abhishek A. OA fundamentals series: Diagnosis and clinical assessment of osteoarthritis. Osteoarthritis Cartilage. 2026;34(10):1293-1300. 4. Umar M, Wang Z, Li J, Li Z, Li G, Tong L, Chen D. Novel therapeutic strategies for osteoarthritis: from mechanistic insights to precision medicine. Bone Res. 2026;14(1):64. 5. Hang M, Shao Y, Lu W, Wang X, Xu H, Chen S, Yu X, Zhu J, Luo X, Yi H, Zhang J, Wang Y, Xue S, Liu S, Gong Z, Song Z, Xiao L, Xiang Z, Yan S, Zhang T, Yao R, Wang T, Tang Z, Cong L, Li Q, Zhao H, Meng W, Fan Y, Ao R, Liu B, Tao L, Gu X, Ding L, Wu T, Xu Y, Wang Y, Liang Q. Electroacupuncture for knee osteoarthritis: a multicentre randomised controlled trial assessing symptomatic and structural efficacy. eClinicalMedicine. 2026;96:103982. 6. Lu Y, Zhou H, Luo H, Hu W, Hu L, Xie J, Wu X, Li B, Zhou J, Fan S, Shan J, Chen Y, Zhang F. Molecular Mechanisms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in Treating Osteoarthritis. Am J Chin Med. 2026;54(3):763-793. 7. Zhang Y, Han Y, Sun Y, Hao L, Gao Y, Ye J, Wang H, Zhang T, Liu Y, Yang Y. Osteoarthritis: molecular pathogenesis and potential therapeutic options. Signal Transduct Target Ther. 2026;11(1):81. 8. Afzal M, Rekha MM, Sahoo S, Pandey SN, Maji C, Goyal K, Ali H, Singh SK, Gupta G, Hussain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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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만남이 기회가 될 때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취업은 결국 사람과 기업이 만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가 있어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만나지 못하면 기회를 얻기 어렵고, 기업 역시 좋은 인재를 찾지 못하면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일자리는 연결에서 시작된다. 과거의 채용은 구인공고를 올리고 지원자를 기다리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채용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고, 구직자 역시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직접 경험하며 선택하는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제 채용은 단순한 모집이 아니라 사람과 기업이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으로 변화하고 있다. 채용박람회는 이러한 연결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일자리 플랫폼이다.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직접 만나 기업문화와 직무를 소개할 수 있고, 구직자는 다양한 기업을 비교하며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짧은 만남이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가 만들어진다. 우리는 다양한 분야의 채용박람회를 운영하며 단순한 행사 진행을 넘어 사람과 기업을 연결하는 현장을 만들어 왔다. 인천 상설 채용박람회와 뿌리기업 채용박람회, 직업계고 취업박람회, 기업 매칭데이 등 대상과 산업 특성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 행사를 기획·운영하며 구직자와 기업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만남의 장을 마련해 왔다. 이러한 경험은 채용박람회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일자리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플랫폼임을 보여주고 있다. 변화하는 채용환경에 맞춰 운영 방식도 끊임없이 고민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병무청 온라인 보충역 채용박람회이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인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하여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고, 온라인 상담과 채용정보 제공을 통해 기업과 구직자가 보다 편리하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는 단순히 행사를 온라인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채용 서비스를 제시한 사례였다. 반대로 오프라인 박람회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기업의 분위기를 직접 경험하고 채용담당자와 상담하며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 있고, 구직자는 자신의 강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의 현장성을 적절히 결합할 때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양한 운영 경험을 통해 확인해 왔다. 채용박람회의 성과는 행사 당일의 참여 인원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기업에는 필요한 인재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구직자에게는 새로운 진로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지역의 산업 특성과 기업의 수요를 이해하고,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채용박람회는 비로소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낸다. 앞으로 일자리 환경은 더욱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채용 방식을 계속 바꾸겠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신뢰를 쌓고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채용박람회 역시 단순한 채용행사를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과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과 기업을 이어주는 만남이 있어야 하고, 그 만남이 새로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채용박람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더 큰 기회를 연결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현장에서 계속 만들어 가고 있는 일자리 플랫폼의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청년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탐방형 일경험 프로그램과 현장 중심 진로지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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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식 칼럼] 신분증 한 장의 힘-워싱턴 홀로코스트기념관은 어떻게 우리를 설득하는가
본지는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 기념관에서 알고리즘까지, 역사를 둘러싼 네 가지 질문’을 주제로 김춘식 논설위원의 기획 칼럼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가 포스텍(POSTECH) 재직 당시 공동 저자로 참여한 기획 도서 《기억하는 인간, 호모 메모리스: 기억과 망각에 관한 17가지 해석》(책세상, 2014) 제3장 수록작 〈기억과 망각의 역사: 역사 소환과 기억 정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작의 학술적 통찰을 토대로, 오늘날 급변하는 사회적·기술적 맥락과 현안에 맞게 한층 깊이 있게 재구성된 이번 연재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미국 워싱턴 D.C.의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입구에서 한 장의 신분증을 손에 쥐게 된다. 그 카드 안에는 나치 치하에서 실제 삶을 영위했던 어느 희생자의 신원과 얼굴, 나이, 직업이 아로새겨져 있다. 그 순간, 관람객의 관념 속에 거칠게 맴돌던 '600만 명'이라는 막연한 통계 수치는 눈앞의 '구체적인 한 사람'의 생애로 체화된다. 이 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열거하고 설명하는 고전적 공간이 아니다. 관람객을 참상의 서사 속으로 깊이 침전시키는 고도의 감정 이입 장치다.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 건물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설계되었다. 미국 워싱턴 D.C.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 외관 또는 중앙홀(Hall of Witness) 전시 동선은 정교하고도 치밀하다. 엘리베이터가 상승하면 수용소를 처음 목격했던 미군 병사들의 충격 어린 시선이 먼저 전시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실물 크기로 확대된 희생자들의 아득한 시선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유대인들을 실어 나르던 가혹한 화물열차가 놓여 있고, 폴란드 마이다네크(Majdanek) 수용소에서 옮겨온 약 4,000켤레의 신발 더미가 유리벽 너머 산처럼 쌓여 있다. 빛 바랜 어른의 구두와 때 묻은 아기의 신발이 뒤엉킨 그 참혹함 앞에서 관람객들은 비통함에 말을 잃는다. 오랫동안 폴란드 박물관의 대여품이었던 이 신발들은 최근 영구 기증 절차를 마감하며 박물관의 영구 소장품으로 안착했다. 유물의 소유권조차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과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음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이어지는 '얼굴들의 탑'은 또 다른 정서적 파경을 선사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전, 리투아니아의 작은 마을 에이시슈케스(Eišiškės) 주민들이 들녘과 카메라 앞에서 밝게 웃음 짓던 일상의 사진들이다. 참혹한 시신 사진보다 온기가 남아있는 일상의 웃음이 상실의 깊이를 더욱 아프게 파헤친다. 그러나 전시의 종장(終章)에 다다르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난민 입국 완화 조치와 유대인들의 미국 이주 역사, 그리고 이스라엘 독립선언서가 차례로 배치된다. 여기서 서사의 주어가 조용히 바뀐다는 점을 눈치챌 수 있는가? 유럽 땅에서 자행된 학살의 비극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절망에 빠진 이들을 포용하고 구원한 '관용의 제국 미국'의 서사로 마침표를 찍는다. 이것이 기념관이 수행하는 정교한 재구성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지만, 결국 그 사실들을 어떤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 속에 안착시킬 것인가를 공간이 결정하는 것이다. ▲약 4,000켤레의 신발. 숫자를 사람으로 바꾸는 장치이자, 누군가 배치를 결정한 장면이다. 전시실 내부 사진은 신발 더미 전시실과 '얼굴들의 탑'. 그렇다면 이 기념관은 역사적 진실을 부당하게 왜곡하고 있는가? 단정하기는 어렵다. 역사학의 엄정한 비평 기준-사료의 진위성, 증거의 대표성, 해석의 자율성 보장, 감정과 맥락적 원인 설명의 균형-을 대입해 볼 때, 워싱턴 박물관은 합격점을 받는다. 나치의 학살은 객관적 문서와 입증된 증언으로 증명된 사실이며, 유물은 진품이고, 학살의 구조적 원인도 충실히 제시된다. 무엇보다 관람객의 해석을 물리적으로 강제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기억이 도덕적 성찰을 넘어 하나의 '산업'이자 정치적 자본으로 전환될 때 발생한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부모를 둔 학자 핑켈슈타인(Norman G. Finkelstein)은 저서 『홀로코스트 산업』(The Holocaust Industry)을 통해 이 지점을 매섭게 고발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미국 내에서 홀로코스트는 오랫동안 전면에 떠오르지 않았다. 유대계 미국인 주류 사회가 주류사회에의 융합과 정치적 영향력 확보를 최우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 분쟁을 거치며 이스라엘의 안보 위기가 고조되자, 홀로코스트의 비극은 미국 외교 정책과 유대계 공동체 결속을 위한 핵심적 도덕적 방패로 전면에 소환되었다. 배상금을 둘러싼 비판은 한층 더 신랄하다. 피해 생존자의 범위를 기형적으로 확장하여 거액의 배상금을 수령했음에도, 그 자금이 정작 고통받은 개인에게 전달되기보다 유대계 정치 단체의 기금과 사업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지적이다. 단적인 예로 언급되는 스위스 은행 집단소송을 보자. 당시 스위스 정부가 난민 송환에 대해 공식 사과했으나, 항간에 알려진 12억 5,000만 달러는 초기 청구액이 아니다. 법원에 제기된 집단소송이 스위스 유수의 은행들과의 합의를 통해 확정된 최종 타결금이었으며, 이 자금은 이후 전 세계 수십만 명의 피해자들에게 분배되었다. 핑켈슈타인의 파격적 주장은 여전히 치열한 논쟁 한가운데 있다. 역사적 비극이 권력과 금전의 지렛대로 오용되는 현상을 겨냥한 정당한 비판이라는 평가와, 역사 부정론자들에게 악의적인 빌미를 제공한다는 반론이 매섭게 맞선다. 우리가 유념해야 할 핵심은 특정 입장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명백한 역사적 사실일지라도, 그것이 소환되는 시점과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정치적 역학을 발휘한다는 무서운 진실이다. 이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중동의 충돌 상황을 두고 독일 지성계는 "독일이 지켜온 기억문화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두고 격렬하게 분열하고 있다. 홀로코스트의 절대적 독자성을 강조하는 주장에서부터, 로트베르크(Michael Rothberg)처럼 서구 식민주의 폭력의 역사와 홀로코스트를 연대적으로 함께 성찰해야 한다는 다원적 기억론이 거세게 충돌한다. 불붙은 쟁점은 '과거에 일어난 팩트'가 아니라, '그 팩트를 오늘날 어떤 언어로 소환할 것인가'이다. 우리는 기억이 실시간으로 정치의 언어로 번역되는 고통스러운 현장을 목도하고 있다. 이러한 시사점은 한국의 수많은 역사 및 평화 기념관을 학생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식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한국의 기념관 역시 일방적인 추모나 순종적 감탄에 머무르는 성지가 아니라, 공간의 구조와 연출된 의도를 해부하는 비판적 학습의 장으로 거듭나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장 답사 수업에서 학생들이 전시 공간이 유도하는 정서, 이를 구현한 물질적 장치, 그리고 전시가 침묵한 어둠을 스스로 탐색하게 한 뒤, 상호 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지는 다원적 수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처럼 공간의 서사를 능동적으로 읽어내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칠 때, 기념관은 비로소 성찰하는 배움터로 전환된다. 더 나아가 중등 및 고등교육 현장에서는 정서적 감흥과 맥락적 원인 규명을 엄격히 구분하는 ‘논리적 글쓰기와 반론 토론’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 자체가 오류는 아니다. 그러나 정서적 몰입이 인과관계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압도할 때 교육은 선동의 위험에 노출된다. 그 경계를 감지하고 객관적으로 논증해 내는 비판적 사고야말로 성숙한 시민 의식의 출발점이다. 신분증 한 장은 관람객의 마음을 흔드는 경이로운 교육적 장치다. 그러나 그 신분증을 인쇄하고 동선을 설계한 주체가 누구인지 묻지 않는다면, 우리는 감동이라는 달콤한 환각 속에서 판단의 주체성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 김춘식 동신대학교 교수이자 한국독일사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역사철학부 석사학위(역사학, 교육학, 정치학), 동 대학 철학박사학위(서양근현대사)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교육, 독일의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만나다』(포스텍융합문명연구원; 소명, 2025) 등이 있다. ◇ 교육연합신문 논설위원 ◇ 2024 칼만 펠로우(독일연방교육연구부, 아헨공과대학교) ◇ 한국독일네트워크(ADeKo) 이사 겸 인문교육위원장 ◇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과학인재양성특별위원회 전문위원 ◇ 前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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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 남길 비극적 유산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교육은 한 국가가 미래 세대와 체결하는 가장 엄숙하고도 신성한 사회적 계약이며, 재정은 그 계약의 이행을 보장하는 최후의 물질적 담보라 할 것이다. 최근 재정 당국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의 산정 방식 개편 및 삭감 시도는 단지 예산 항목의 숫자를 조정하는 기술적·행정적 편의에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한 사회가 지켜온 가치관의 후퇴이자, 국가의 미래를 ‘비용’의 틀에 좁혀 넣으려는 신자유주의적 패러다임의 치명적 귀결이다. 교육재정을 한 해의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단기적 지출 항목이나 시혜적 예산으로 치부하는 경제 논리가 마침내 국가백년지대계의 근간을 침식하는 것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삭감론자들이 내세우는 핵심 논리는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육 예산도 기계적으로 감소해야 한다는 주장은 언뜻 들으면 합리적인 것처럼 착시를 일으킨다. 그러나 이는 교육이라는 일종의 복잡계(Complex System)를 단지 ‘학생 1인당 투입 비용’이라는 조잡한 단순 산술로 환원하는 단견에 불과할 뿐이다. 교육 현장의 재정 구조는 단순 소비재 공급 체계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학교 재정의 60% 이상은 교원 인건비, 학교 건물 및 시설 유지비, 기초 운영비 등 학생 수의 증감과 무관하게 지출되는 ‘고정성·경직성 경비’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 수가 30명에서 15명으로 반토막 난다 해도 교실의 전등을 절반만 켜거나, 교사의 임금을 반으로 줄이거나, 학교 건물의 난방 면적을 반으로 축소할 수는 없지 않은가? 오히려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될수록 소규모 학교의 비율은 높아지며, 이는 오히려 학생 1인당 행정·시설 운영의 단가를 상승시키는 재정적 구조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인구절벽이라는 시대적 위기 속에서 한 사람이 지니는 사회적·경제적 가치는 과거와 비할 수 없이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한다. 산업화 시대의 다품종 대량생산 시대의 집단적·공장형 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최첨단 디지털과 AI 시대에 개별 학생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개별화 교육’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미래 생존의 문제라 할 수 있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기초학력 보장, AI 기반 디지털 학습 인프라 구축, 기초과학 및 미래 기술 기반 습득, 특수교육과 다문화 교육, 고교학점제, 유보통합 등 고도화된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은 모두 집약적인 재정적 투입을 필수 전제로 요구한다. 이는 인구가 감소하는 시기야말로 오히려 교육에 대한 단위당 투입을 비약적으로 늘려야 하는 결정적인 골든타임이라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국가의 흥망은 지식 자본과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 의지와 정확히 궤를 같이했다. 변변한 자원 하나 없는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도약하게 된 유일한 동력은 사람에 대한 투자, 즉 교육이었다. 1972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이후 지속되어 온 내국세 연동 구조는 정치적·경기적 외풍으로부터 공교육의 보루를 지켜낸 핵심 재정 기틀이었다. 해외 주요국의 사례 역시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뒷받침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은 학령인구 변화와 무관하게 교육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정부 지출 대비 교육 재정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강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예컨대 핀란드와 싱가포르 등 교육 선진국들은 저출생 위기 속에서 교부금을 줄이기는커녕 교사 1인당 학생 비율을 극단적으로 낮추고, 멘탈 헬스 및 사회·정서적 돌봄 프로그램을 학교 재정으로 흡수하여 공교육의 질적 도약을 이루어냈다. 이제 교육교부금의 삭감을 결정하거나 이를 정책적으로 주도·방조한 행정가와 정치인들은 단지 한 해의 예산안을 조율한 관료로 평가받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미래 교육을 거부하고 이 나라의 교육 시계를 정체, 나아가 후퇴시킨 주역으로 역사의 법정에 기록될 것이다. 역사는 단기적인 재정 효율성이라는 명목 뒤에 숨은 정책적 통찰의 부재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스스로 교육의 사다리를 부수는 결정이 초래할 피해는 온전히 힘없는 미래 세대와 국가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귀결됨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는 이를 반드시 기억하고 냉엄한 평가를 남겨 잘못된 정책을 복원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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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이타카로 가는 길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아내와 영화를 보았다. 예매율 1위를 달리는 ‘오디세이’였다. 172분의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돌아가려 했던 곳은 이타카였다. 트로이 전쟁이 끝났지만 귀향은 또 하나의 지난한 투쟁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내가 가야 할 귀향은 어디인가’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젊은 날 우리는 멀리 가는 법부터 배웠다. 더 높은 곳에 오르고, 더 많이 갖고, 더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쉼 없이 노를 움직였다. 어느 순간 무심한 일상에서 삶은 뜻밖의 질문을 툭 던진다. 나는 지금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 인생의 길에서 우리는 이타카를 찾는다. 젊을 때는 부모가 정한 길, 학교가 정한 기준,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의 기준을 따라간다. 그런데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얻고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할 때가 있다. 그때 비로소 묻게 된다. 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인가.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것은 ‘남의 기준으로 살던 삶을 멈추고 자신의 기준을 회복하는 일’이다. 내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다시 묻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긴다면 실제로 가족을 위한 시간을 내야 한다. 말로는 가족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하루 대부분을 돈과 경쟁에 바친다면 그것은 가치관이 아닌 희망 사항에 가까운 것이다. 결국 시간을 어디에 쓰는지가 그 사람의 진짜 가치관을 말해준다. 시간은 삶에서 가장 정직한 화폐다.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의 노래를 듣기 위해 자신을 돛대에 묶었던 장면도 의미 깊다. 그는 자신의 의지를 과신하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경계를 만들었다. 정말 지키고 싶은 것을 위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절제하는 힘. 그것이 성숙한 자유다. 남의 시계에서 내려와 자신의 시간으로 돌아오는 것. 세상의 박수보다 자신의 양심에 귀 기울이는 것. 그리고 사랑해야 할 것을 다시 선택하는 것. 그것이 자기에게 돌아오는 길이다. 돌아가는 길이 길어도 괜찮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남들이 정해놓은 목적지에 먼저 도착하는 것이 아니다. 긴 항해 끝에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의 주인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남의 기대가 아니라 내 가치로 선택하는 것은 삶의 선택에서 중요한 갈림길이다. 사람은 평생 어딘가를 향해 부지런히 가지만 정작 자신에게 돌아가는 길은 너무 늦게 발견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의 주인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무엇을 소중히 여기며 살 것인지 결정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며, 마침내 내 삶의 중요한 시간을 내가 믿는 가치에 바치는 것이다.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갔다는 것은 단순히 집으로 돌아갔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를 다시 확인한다는 뜻에 가깝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싶은가? 영화 ‘오디세이’가 오래된 신화의 옷을 입고 우리에게 건네는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이 내가 살고 싶었던 삶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곳에 닿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평생 찾아 헤매는 이타카일 것이다. 그 길은 지금 이 순간 우리 앞에서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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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취업이 끝이 아니라 성장의 시작이다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취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한 번 취업했다고 평생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변화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역량을 키우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게 되고, 기업 역시 인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최근 산업현장은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기술 확산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직무의 형태는 세분화되고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도 끊임없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 직업훈련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교육이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과정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들은 채용보다 더 큰 고민을 이야기한다. 어렵게 채용한 인재가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빠르게 이탈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을 채용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일이다. 개인의 성장은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기업의 성장은 다시 지역경제의 성장으로 연결된다. 기업과 구직자를 만나며 느끼는 것은 교육은 취업 전보다 취업 후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업무를 배우고, 조직문화를 이해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질 때 개인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기업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는 다양한 공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과 역량강화교육을 운영하며 조직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교육을 획일적으로 제공하기보다 기관과 기업의 특성, 직무, 조직문화, 교육 목적을 분석하여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 교육을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조직활성화와 리더십 교육, 팀워크 향상을 위한 참여형 워크숍, 특별민원 응대교육, 공공재정환수법 교육, 장애인 고용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 취업지원 슈퍼바이저 교육, ESG 및 컨설팅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조직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함께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AI 활용 교육과 디지털 업무혁신 교육을 확대하여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성과는 교육장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육을 받은 사람이 자신의 업무를 더 잘 수행하고, 동료와 협력하며,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갈 때 비로소 교육은 가치를 갖는다. 사람의 성장은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기업의 경쟁력은 다시 지역사회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앞으로의 HRD는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산업현장의 변화에 귀 기울이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함께 고민하며, 사람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사람에 대한 투자는 가장 확실한 미래 투자로 이어질 것이다. 취업은 목표가 아니라 성장의 출발점이다. 사람의 가능성을 키우는 교육은 기업의 경쟁력을 만들고, 기업의 성장은 지역사회의 미래를 만든다. 사람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의 변화에 귀 기울이며 지속 가능한 HRD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직업훈련을 통해 실천하고자 하는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사람과 기업이 직접 만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는 온·오프라인 채용박람회와 일자리 연계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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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함께한 시간 즐겁습니다
- 인하부고 방송반을 근 10년 넘게 지도해오고 있는 정현식(49.기술과목) 선생님. 그는 학생들과 같이 해온 시간을 즐거움으로 느끼고 있는 듯 했다. 특히 학생들이 갖고 있는 추억들을 공유하고 있을 정도로 방송부원들과의 친화력도 강했다. - 방송반에 가입함에 있어 득과 실이 된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 실이 되었다는 것보다 득이 되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생활에 관리만 잘한다면 경험이 많이 되는 편이고 무엇보다 선후배 관계에 굉장한 돈독함이 생깁니다. - 방송반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점과 선생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셨을 때의 느낌이 어떠신지? > 방송이라는 것이 바로바로 노출이 되어 실수를 하면 여실히 드러납니다. 아이들도 무척이나 신경 쓰지만 지도자의 입장에서는 매번 걱정이 되지요. 큰 행사가 있을 때면 항상 우려와 긴장감이 감돕니다. 그런 면에서 방송은 잘하면 당연한 것이지만 실수하면 욕먹기 십상이기에 미안하고 매주 장비를 짊어지고 나가는 것을 볼 때마다 안쓰러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1년 정도 힘든 고비를 지나면 그때는 자신들이 이룬 성과와 방송반에 든 정이 있어서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 고비만 잘 넘기면 성취감이 대단하거든요. - 기억에 남는 방송 사고가 있다면? > 방송제 때 시네마 키드라는 영화를 보는 중간에 교감선생님께서 들어오셨는데 청소년이 보기에는 민망한 장면을 보시고는 겸연쩍어 하시며 나가신 적이 있었어요. 그때 얼마나 난감하던지··· 지금은 비디오테잎이 구시대적 유물이 되었지만 옛날에는 방송실에서 19금 비디오 테잎을 보다가 걸려서 혼나던 일들도 흔하다면흔했고요. 크고 작은 에피소드가 많지요. 아! 그런 기억도 있네요. 수학여행 때 엠프를 가져갔다가 1차 숙소에 놓고와서 다시 그것을 가지러 간일도 있습니다. - 현재의 학생들과 과거의 학생들을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다른가요? > 옛날 학생들은 박력과 결속력이 있었죠. 근성이라는 표현이 좀 더 맞을까요?그런 면에서 요즘 친구들은 요령 부리는 면이 좀 있고요, 도전 정신이 부족한 면도 가끔 느낄 수가 있습니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 > 졸업생 중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앞을 못 보게 된 친구가 있어요.중환자실까지 들어 갔었는데 후배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며 찾더라구요. 해서 방송반 아이들과 함께 그 친구 병실로 찾아 갔었어요. 그 이후 아이들이 느낀바가 많았지요. 선후배의 결속력이 더욱 돈독해진 것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선후배가 만나는 카페까지 개설하면서 대단한 활성화를 불러 일으켰어요. 지금도 신입생들이 들어 오거나 방송제같은 행사가 매년 있을 때마다 직접 찾아와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 학생들과 사적으로 편안한 자리를 가지시는 경우가 있는지요? > 특별히 따로 불러내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방송제나 큰 행사가 있을 때는 방과 후에 함께 밥을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 학생들이 제일 좋아하는 메뉴가 무엇이던 가요? > 학생들이 뭐라든 저는 언제나 자장면 곱빼기를 사줍니다.(웃음) 졸업생들과는 술을 함께 할 경우도 있습니다. - 선생님께서는 10여년 가까운 시간동안 방송반을 해오셨는데요, 방송반 일이 힘드시진 않으신지요? 언제까지 하겠다라는 생각을 해 보셨는지요? > 어린 학생들에게 활기와 열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젊은 선생님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소위말해 3D 업종이다 그래가지고(웃음) 선생님들께서도 방송진행이나 장비에 관련해 숙지하시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시니까 선뜻 나서시지도 못하시고 제가 쭈욱하고 있죠. 사실 중간에 2~3년 떠난적이 있지만, 다시금 돌아왔구요. 저는 현재 만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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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함께한 시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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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반 나 그 매력에 푹 빠졌어요
- 방음시설이 된 스튜디오로 들어가자 기자의 목소리가 입 안에서 맴도는 듯 했다. 인천에서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는 인하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인하부고) 방송실.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자 스튜디오에는 방송부원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총 23명으로 구성된 인하부고 방송반(지도교사 정현식. 49)은 벌써 38기를 맞았을 정도로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인하부고 방송반이 특히 자랑으로 여기는 점은 타학교와 비교되는 장비. 송출기만 설치하면 일반 케이블 방송 정도의 방송이 가능할 정도라는 그들의 장비는 타 학교의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3학년 국장을 맡고 있는 송성민 학생(18)은 중학교 때부터 목소리가 좋다는 소리를 들어 방송부를 택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방송부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은 학교 내외에서 느끼는 것이 크다죹며 죸마치 학교의 대표 동아리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한다. 특히 방송부원들은 좌담회나 방송제 같은 행사를 선생님의 도움없이 해냈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이들의 끼는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인천시 영상제에 동영상을 출품해 수상을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당시 출품했던 작품은 '방송국장'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에피소드를 담은 것인데 청소년들의 기발함에 심사위원들이 관심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하는 자평(?)을 하기도 했다. 방송반에 있어 좋은 점에 대해 박태규 학생(17)은 "1 2 3학년이 함께 얼굴을 보고 만날 수 있다는 일이 흔하지 않은 데 이 곳에서는 가능하다죹며 죸친한 선후배가 생기는 것이 이 동아리의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홍석호 학생(18)은 "국장과 같은 직책을 맡게 되면 리더십 같은 것이 생기게 돼 나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석호 학생은 기억에 남을만한 큰 사건(?)을 만들기도 했다. 학교 축제 당시 축하공연을 온 유명 B-boy 댄스팀 공연 중 음악을 끊어버리는 만행(?)을 벌이기도 했다. 지금이야 추억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앞이 안보일 정도로 막막했었다고... 이 곳 방송부는 신입부원을 3월 한달동안 선발한다. 평균 2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다른 동아리보다는 인기가 높다. 부원이 선발되면 약 3개월 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후 본격적인 방송에 참여하게 된다. 현재 방송부원들은 미래에도 방송부와 연관된 동아리를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고, 나아가 방송직종에도 종사해보고 싶다는 이들도 많았다. "고등학교에는 오로지 공부로만 사람을 판단하려고 해요. 하지만 어떠한 특수한 분야에서 능력을 보인다면 그 것을 장려하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의젓한 말로 바라는 점을 이야기하는 이경준 학생(17)은 개개인의 능력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들의 도전은 아직 진행형이다. 언제 어디서든지 서로간의 끈끈한 정을 통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인하부고 방송반의 도전정신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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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반 나 그 매력에 푹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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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좀 더 학생들을 위해야
- 심원중학교 김제홍 교장(56)은 자신을 소개하면서 ‘선생들이 좋아하지 않는 교장’이라고 먼저 말을 꺼냈다. 학교를 운영함에 있어 교장이 모든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선생이 직접 계획을 세우고 그것에 맞게 학교를 운영하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하는 그는 선생들에게 늘 창의적인 연구를 주문한다고 말한다. 그런 부분이 선생들에게는 힘든 부분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난해 이 학교에 처음 부임하고 학교의 다양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에 대해 이 학교의 선생들은 ‘의지가 강하고 추진력이 높은 분’이라고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다. - 이 학교에 부임하신 지 1년 정도 됐는데 어떤 느낌이신지? > 아마도 선생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꾸는 것도 많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노력이 많았으니까요. 대도시 중학교의 상황이 비슷하겠지만 아이들 지도하는 것이 제일 어렵습니다. 과거에 비해 아이들의 표현이 너무 자연스러워진 것이죠. 물론 시대마다 아이들의 표현이 조금씩 자유스러워졌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자기가 잘못한 것을 잘 모르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제가 고등학교 위주로 발령을 받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중학교 학생들을 대할 때는 그런 부분이 처음에는 낯설었죠. 그런 이유로 전 학생들과 상담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고민을 적극적으로 듣고 그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사회가 집에서 학생을 적극적으로 돌봐주는 부모가 드물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역할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또, 가정에서 학생들이 방치되어 있는 경우 대부분의 학생이 공부를 등안시하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학교가 그들을 공부시키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 선생님들이 교장선생님이 부임해서 힘들다고 하셨는 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알고 싶습니다. > 아이디어가 관리자의 머리에서 나오면 학교가 힘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생님들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들을 고민하라고 지시했죠.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학생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자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이 과정 중에서 학교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부모들과의 설득작업도 필요했지만 지금은 그래도 충분히 이해해주시는 편입니다. 또, 현재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연령대별 구성이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 많으신 선생님부터 젊은 선생님까지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어 그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좋은 학교를 만드는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선생님분들께는 미안한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학생들의 지도를 위해 야간에도 학교에 있어야 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방과후 활동 프로그램을 위해 주말을 반납하는 선생님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활동을 볼 때는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 학부모들과의 만남에 대해 적극적이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 좋은 학교를 만드는 데 부모님들의 역할을 실로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믿어주어야 학교에서도 사업을 추진하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들의 관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학부모들이 선생님을 위해 뭔가를 준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합니다. 이런 이유로 학부모 모임이 있을 때도 학교 측에서 제반 비용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관심은 언제든지 환영하지만 그 이상을 원치 않는 것이 저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또, 작은 바람이 있다면 보통 학부모들 하면 ‘어머니’들이라고 생각하는 데 ‘아버지’들이 관심을 갖는 것도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아버지들이 학교의 발전을 위해 모인다면 저는 적극 지원할 생각입니다. 특히, 문제 학생들에 대한 저의 생각은 ‘어른들의 잘못인 데 아이들에게만 나무라고 해선 안된다.’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아이들이 특별한 문제없이 문제 학생이 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눈높이를 맞추지 않았다던가 가정 내에 어떤 문제가 있었기에 그런 상황이 연출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학생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입하기에는 어려운 시기인 것은 사실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가정에서 좀 더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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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좀 더 학생들을 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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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심원중학교] 학생들의 동반자가 되는 학교
- 학생들을 올바르게 이끌기 위한 노력은 모든 학교나 공育岵막� 노력하는 부분이다. 특히 최근 사회적 분위기가 학교의 역할을 더욱 강조하길 원하는 상황이라면 이에 부응하는 학교의 모습도 필요하다. 경기도 부천시 중동에 위치한 심원중학교(교장 김제홍)는 이러한 사회적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 중 하나다. ‘신의(信義) 사은(謝恩) 근면(勤勉)’을 교훈으로 1993년 개교한 이래 현재 35학급 1,400여명의 학생들과 80여명의 교직원이 도덕적인 사람, 실력있는 사람, 창의적인 사람, 심신이 건강한 사람,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을 길러내기 위해 교육활동 전 영역에 정성을 다하고 있는 심원중학교는 신뢰받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학생들이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반면에 자아적 성찰은 미흡한 면이 없지 않은 것을 이 학교는 늘 고민하고 있다. 따라서 선생들은 학생들과 눈높이 같이 하는 노력을 꾸준히 하면서 ‘창조적인 심원인 육성’을 도모하고 있다. 심원중학교에서 가장 눈에 띠는 점은 상담활동의 강화. 매년 학부모 중 자발적 신청자를 대상으로 학부모 상담 자원 봉사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특히 이 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지원 사업에 선정된 학교다. 이 사업은 교육복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지역의 청소년에게 교육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국자차원의 지원사업으로 교육·문화·복지 수준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사업이다. 이 학교의 경우 전문상담교사도 상주해 있어 학생들의 고민과 계발활동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학생들에 대한 복지 문제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은 김제홍 교장의 의지와 맞물려 있다. 김 교장은 이 학교의 지역적 특성상 학생들에 대한 관심을 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심원중학교가 위치한 곳은 아파트 단지와 일반 주택단지 사이에 맞물려 있다. 이러다보니 학생들의 생활적 편차가 조금은 나타나고 있는 것. 김 교장은 이런 학교의 지역적 특성상 보다 많은 관심으로 학생들을 상대하고 있다. 학교장이 학생들을 직접 만나 상담을 하는 것도 다른 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 하지만 심원중학교에서는 학교장이 직접 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교수-학습방법 개선 심원중학교는 상호간의 장학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말사랑(국어, 한문)’, ‘수학사랑(수학)’, ‘천라지망(사회, 도덕)’, ‘LOVE(영어, 일본어)’, ‘스마일(체육, 보건, 미술)’, ‘Plus Family(기술·가정, 컴퓨터, 음악)’, ‘과학사랑(과학)’ 등 7개의 유사교과군으로 팀을 구성해 연중 팀별 계획 하에 상호 수업을 공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사들은 자신들의 수업에 대한 방법과 창의적인 학습에 대해 반성하고 계발하고 있다. 또, 3년 미만의 저경력교사와 10년이상 고경력교사의 멘토링 체계도 조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사들은 교사간의 노하우와 참신한 아이디어 등을 교류해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학교는 교사들의 동호회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등산, 문화체험, 상담, 영어회화, 포켓볼, 제과제빵, 체육심판 동아리 등 상호간의 친목도모를 통해 생산적인 학교 활동이 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 학생의 다양한 창의성 확보 심원중학교는 영어교육 강화를 위해 ‘Hug the world’라는 영어교육 활성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계·동계 방학중 실시하는 영어캠프와 ‘Hello English’, ‘Talk Talk English’, ‘생활영어 방송교육’, ‘팝송으로 배우는 영어 방송교육’ ‘영어노래대회’, ‘교내 영어 말하기 대회’, ‘영어 독후감 대회’, ‘교내 영어백일장’, ‘English Goldenbell’, ‘영어영화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보다 친근하게 영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방과후 학교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타 학교와 비교될 정도로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 무려 51개 부서가 활동하고 있는 방과후 학교는 교과교육 18개반, 어학교육 6개반, 과학교육과 영재교육에 8개반, 예체능교육에 15개반, 기초학습에 4개반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밴드동아리, 만화동아리, 방과후 체육동아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햇살나눔(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 사업) 추진’에 저소득층을 위한 학습지원으로 대학생 멘토링 및 방과후 활동을 시행하고 있으며, 문화체험사업 지원, 미술치료사업 지원, 치과진료 및 비만치료사업 등도 지원하고 있다. - 책은 내 친구 심원중학교는 학년별 단계별 윤독 도서를 추진하고 있다. 주 2회 월요일과 화요일에 20분씩 아침마다 책을 읽게 권장하고 있으며, 3주에 한번씩 학생들이 책을 교환해 적어도 3주에 1권의 도서를 읽도록 돕고 있다. 또, 각 층별 게시로 학생들이 일년간의 프로그램을 알 수 있게 했으며, 사제동행 아침 책읽기로 독서분위기를 정착하고 있다. 아울러, ‘소중한 나 가꾸기’ 속 독서기록장에 자신의 독서이력을 기록하게 했다. 책을 읽은 후 학교에서는 ‘전교생이 듣는 나의 목소리, 나의감상’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내 아침방송을 이용한 독후감상을 발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하고 자유로운 형식의 독후감상 쓰기를 지도하고 발표소감 정리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학교홈페이지에 사이버백일장 코너를 신설해 상시적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독후감상문을 등록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학교에서는 학기당 1회씩 심사해 우수작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 경쟁력 있는 학급만들기 심원중학교는 ‘경쟁력 있는 학급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총 8개 분야로 나뉜 이 프로그램은 각 분야별로 우수한 학급에 1년에 1~2회씩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학습태도 짱’, ‘생활태도 짱’, ‘출석 짱’, ‘학력평가 짱’, ‘학교 성적 짱’, ‘청소 짱’, ‘운동 짱’, ‘우리반 최고’ 등은 이 학교 구성원들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면서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과학선도학교 운영 심원중학교는 과학교육선도학교 답게 특색있는 과학 프로그램은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는 천문관련 교육 자료의 수집 및 장비관리, 천문대 방문 및 천문관련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슈퍼노바’, 부천지역 생태 탐사 및 환경지킴이 활동을 벌이는 ‘에코 시냅스’, 천문학 이론 심화 학습 및 천문관련 대회에 참가하는 ‘블루스카이’, 로봇 키트를 이용한 전자 프로그램 구현 및 로봇의 작동원리를 연구하는 ‘전자로봇반’, 물리·화학·지구과학·생물 등 영역에서 수업시간에 하기 힘든 다양한 실험 체험을 하는 ‘탐구실험반’ 등 학생 과학동아리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교사들 역시 과학교사 대상 직무 연수를 여름방학 중에 실시하고 있다. 심원중학교는 학생들에게 감동을 주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보여지는 것뿐만이 아닌 학생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모습이 되도록 늘 연구하고 고민한다. 도심지역의 학교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습. 하지만 미래 사회를 이끌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면 그 어느 것도 아끼지 않는 것이 심원중학교의 모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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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심원중학교] 학생들의 동반자가 되는 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