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교육연합신문=상지대 특성화기초학부장 최용석 기고]

상지대학교는 지난 8일과 9일, 대동제를 개최하고 예정된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재학생을 비롯한 상지대 구성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었다. 그간 참아 왔던 환호가 교정에 울려 퍼지고, 형형색색의 축제용 천막에서 서로 간의 우의를 확인하는 왁자지껄한 웃음이 쉼 없이 터져 나올 때, 대학은 청춘의 전당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축제를 마치고 학생들은 강의실로 도서관으로 되돌아갔다. 즐길 때 즐기더라도 공부할 때는 공부할 줄 아는, 대학생으로서의 본분을 지키기 위함이었으리라. 즐기기 위한 공간이었던 축제용 천막들은 말끔히 정리되었고, 들뜬 분위기의 교정은 안정적인 평상시 모습을 되찾았다.

 

상지대학교는 노암 김문기 설립자께서 거액의 사재를 출연해 상지정신을 건학이념으로 삼아 1974년에 설립한 명문 사학이다. 당연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으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있고, 교수-학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직원들도 존재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밝은 미래를 위해 공부에 매진하고, 교수들은 연구와 교육에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직원들 역시 주어진 자리에서 자신과 학교의 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이다. 이렇듯 상지대 구성원들이 묵묵히 각자의 책무를 다하는 것은 과거 부패한 임시 이사 시절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한 뜻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교정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빛바랜 불법 천막은 아직까지도 20여 년간 임시이사 시절의 비리와 부정을 애써 감춘 채 메아리 없는 헛된 구호를 허공에 매달고 있어 구성원들의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교정 한 귀퉁이의 불법 천막에서 간혹 삐져나오는 정상화라는 구호는 대체 무슨 뜻인가. 과연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공부할 학생이 공부를 하고 그들을 도와야 할 교수와 직원이 제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수행하고 있는데 무엇을 더 정상화해야 할까? 혹여 몇몇의 미흡한 점이 있으니 그것을 개선하라는 요구라면 적극 수용하고 더 노력해야겠지만, 우리 모두의 학교를 덮어놓고 비정상이라 규정하는 것은 제 자리를 지키며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대다수 구성원들을 향한 모독임에 틀림이 없다.

 

상지정신의 요람인 상지대학교 교정에 을씨년스럽게 자리 잡은 불법 천막이야말로 부정과 부패와 비정상의 상징물임에 분명하다.

어떠한 조직이나 공동체이더라도 안팎으로 급변하는 정세에 의하여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때로는 존폐의 기로에 설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성의와 노력에 따라 조직과 공동체의 위기가 극복되기도 하며, 나아가 새로운 도약의 전기가 마련되기도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건학이념인 상지정신으로 재무장하여 상지대학의 재도약을 이끄는 일일 것이다.

 

이틀간 교정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축제용 천막들은 사라졌다. 축제 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불법 천막 또한 이제 상지동산에서 철거돼야 한다. 상지대학의 정상화는 이미 실현되었고 이제 상지정신에 힘입어 힘차게 도약할 일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 최용석 상지대 교수

- 상지대학교 특성화기초학부장

-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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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상지대, 지금 필요한 건 상지정신으로 도약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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