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교육연합신문=김현홍 학생기자]
2016년을 앞둔 소록도는 기쁨을 넘어 사뭇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길고 긴 고난과 인내의 시간은 마침내 끝이 났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얼굴에는 차차 미소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록도의 역사를 담은 한센병 박물관이 개관했다. 한센병 박물관은 그야말로 소록도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한센병에 대해 아직도 오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한센병이 무슨 병인지에 대해 알려주고, 오랜 시간 오해와 편견 속에서 차별과 단절을 겪어야 했던 한센병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인터뷰 내용이 담겨있는 곳, 다양한 유물 속 한이 담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 국립소록도병원의 역사 등 소록도의 주요 요소들을 자세히 소개해주고 있다.
 
소록도에 사는 한센인들은 한센병은 치료됐어도 치료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한센인들에게 차별과 오해로 얼룩진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센인들에게 지난 100년 중 약 40년은 지옥이었다. 지난 7월 30일 방영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잘 나왔던 내용으로 1916년 2월 소록도 자혜의원이 개원함과 동시에 한센인들은 수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 한센병은 유전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기 위해서는 단종수술을 받아야 했고, 아무 이유도 없이 감금, 폭행을 당했으며 죽은 후에는 시체가 해부되어 연구용으로 쓰였다. 심지어 뱃속에 있는 태아를 강제로 꺼내서 연구용으로 쓰는 등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될 잔혹한 짓을 한센인들에게 스스럼없이 행했다.
 
그리고 1945년 8월 15일 한반도 전체가 광복에 기쁨에 휩싸였으나 소록도만은 예외였다. 소록도의 한센인들은 자신들에게 자치권을 줄 것을 요구했으나 자신들의 안전을 걱정한 병원 관계자들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학살을 당했으며, 1991년 벌어진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어 언론사의 추측성 기사에 의해 고통받았다. 광복과 동시에 찾아온 희망은 소록도에는 전달되지 못했고, 한센인들의 상처는 점점 깊어졌다.
 
한센병 박물관이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자원봉사자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기나긴 세월의 상처는 곪아서 썩어 들어갔다. 그런 그들을 위해 상처를 째고, 붕대를 감고, 오랜 시간 묵묵히 곁을 지켜 준 자원봉사자들.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한센인들은 자신의 상처를 마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상처로 얼룩진 한센인들의 가슴속에 행복과 희망이라는 감정을 불어넣어 주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더 이상 봉사만 끝내고 가버리는 남이 아닌 한센인들과 마음으로 교감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들이 있기에 소록도는 더 이상 상처로 얼룩진 편견의 섬이 아닌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살아가는 희망의 섬이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학생기자마당] 소록도 100주년, 희망의 꽃봉오리 피어오르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