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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아동교육에 안전의식을 다시금 고취(高趣)하자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상큼한 봄날의 햇살이 온 누리를 비추고 날로 푸르러가는 자연은 온갖 아름다운 색상의 꽃들로 만개하여 향기를 내뿜는 계절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자연학습이든 야외수업이든 재잘거리는 아이들과 힘찬 기운을 내뿜는 청소년들이 단체로 자연 속애서 활동하는 광경이 자주 눈에 띤다. 특히 고만고만한 키에 비슷한 복장으로 서로 손을 잡고 같은 모양의 앙증맞은 조합을 이루는 새싹들의 모습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에 가슴을 부풀게 한다. 어느 시인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지만 주변의 실상은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하는 모습이 훈훈한 계절이다. 하지만 노파심에 우려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바로 어린 생명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어른들의 의식의 결여와 순간적인 방심에 따른 무책임이다. 한 무리나 집단의 아동들을 이끄는 야외 활동에는 반드시 책임 있는 어른이나 교사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일상에서 습관화된 행동이나 교육 현장에서 방만한 행동을 보이는 어른들은 이른바 ‘제 버릇 개 못주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아이를 맡긴 학부모나 교육을 하는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와 결례를 범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바로 아이들과 따로따로 행동하는 어른들의 무책임과 무분별함 때문이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인근 공원에 걷기 운동이나 산책에 나선다. 그런데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모습에 주위를 둘러보면 어디선가 한 무리의 아이들이 줄을 지어 이동을 한다. 자연 속에 던져진 아이들의 모습은 의례 들떠 있고 특유의 생동감, 역동성이 넘쳐 난다. 그렇기에 몸동작과 발걸음에 나타나는 행동은 이성(理性)적이라기보다는 감정(憾情)에 따르는 경향이 강하다. 곧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은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아이들의 특성이고 특히 자연과 함께 할 때 천진난만한 영혼들의 야성(野性)의 발현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들 주위에는 반드시 누군가 안전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어른이 존재해야 한다. 그것이 보육 담당자든 교사든 안전에 대한 책임을 누구보다 성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안전제일(safety first)’은 공사장에만 있는 구호가 아니다. 그런데 그들은 인솔하는 아이들 앞에서 책임을 방기하고 사적인 스마트폰 사용에 몰입해 있다. 뒤를 따르거나 일정한 장소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은 연령대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제각각 흥에 겨워 대열에서 이탈하기 쉽다. 그런데도 책임질 교사는 자신들의 오장칠부의 하나가 되어 버린 스마트폰에 얼굴을 묻거나 귀에 댄 채 무엇인가 또는 누군가에게 온 정신이 팔려있다. 결국 몰입의 순간이 지나쳐 책임마저 방기하는 사고가 유발된다. 그런 결과를 이미 우리는 무수히 반성하고 새롭게 결의하곤 했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일찍이 넬슨 만델라가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그 사회의 영혼을 더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고 한 말은 우리를 두고 한 말 같다. 전국의 초중등학교는 일과 시간 중에 얼마간은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규정에 의해 자제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그것이 아이들의 협의에 따른 자체적인 규정이든 아니면 학부모의 동의를 구한 교사나 학교의 규정이든 분명히 교육 목적상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내린 소중한 결단이다. 따라서 아이들과의 수업 중에 교사 역시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지극히 상식이자 아이들과의 수업 예절이다. 하지만 교실을 야외로 옮긴 순간에 이를 망각한 채 자신의 중독성 습관에 따라 자기도 모르게 아이들 앞에서 교사답지 못한 행동을 범하는 것은 강력한 경각심과 규제가 필요하다. 왜냐면 무책임한 교사로 인해 수많은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과 방심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방심하면 큰 코 다친다”는 옛말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 주변에 도사린 안전사고에의 불감증은 이렇게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체험학습이나 야외수업 등으로 교사가 학생들을 인솔 할 시에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의 사용을 법적으로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용의 목적이 불가피한 것이 있을 수 있어 지나치다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예고 없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여기엔 상시 대비하고 준비하는 마음과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자세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투철한 책임과 사명의식이 함께 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오늘도 곳곳에서 우리의 미래인 새싹들에게 닥쳐 올 비극적인 사고로부터 그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어른들의 강력한 성찰과 책임의식, 영혼에서 오는 것임을 잊지 말자.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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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사와 의사의 명예가 빛날 때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음절 하나 차이다. 의사와 교사. ‘님’과 ‘남’도 그야말로 점 하나 차이다. 의사와 교사는 님과 남과의 차이만큼이나 대우가 다르다. 국민과 환자가 우선이라며 2,000명을 고수하던 정부가 의대정원을 50%에서 100%로 대학 자율적으로 하라는 양보안을 냈다. 의사협회는 거부했다. 대형병원 전공의가 병원을 이탈한 지 두 달이 되어 간다. 2020년에도 집단휴업을 했지만 지금처럼 길지는 않았다. 당시와 다르게 서로가 상대의 타협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사태 수습을 위한 대화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상대에게 무릎 꿇고 두 손 들고 항복을 하라는 결연한 대결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작년 7월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들은 토요일마다 폭염에도 검은 정장을 입고 ‘질서정연’한 집회로 항의를 했다. 교사들은 신속한 법률개정을 요구했지만 대답이 없었다. 교사들은 움직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작년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선언했다. 단 하루의 연가였다. 정부는 그날 연가를 내는 교사에게 중징계하겠다는 엄포를 계속 방송에 내보냈다. 당시 거리로 나섰던 교사와 지금 병원을 떠나 있는 전공의는 비슷한 연배다. 젊은 세대로서 국가고시를 통하여 자격을 얻은 전문직종 종사자이다. 전공의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교사정원을 다 채운 학교가 거의 없다. 학교에 기간제 교사와 다양한 공무직이 증가하고 있다. 학교는 수업도 힘들지만 복지, 건강, 급식 등 다양한 요구로 그야말로 점입가경의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 교대와 사범대 학생들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교생실습을 거부하고 휴학을 집단으로 한다면 지금의 교육부는 어떻게 대응을 할까. 교사가 교사 정원이나 교육 정책이 불합리하다고 어린 학생을 두고 무기한으로 교실을 이탈하고 이후 대화를 모두 거부하고 휴직을 한다면 여론과 정부는 어떻게 했을까. 1989년에 교사 1,500명을 해직시키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들이 해임된 이유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 하나였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로 학교의 존재가 얼마나 필요한 것이었는지를 국민이 깨닫게 되었다. 부모들은 학교가 단지 수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의대 정원파동으로 전공의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의료가 국민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가를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하나뿐인 생명을 다루고 있는 의사와 부모에게 소중한 자녀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교사는 국가의 중요한 인적 자산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교육계 출신 12명이 국회에 입성한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때보다 1명 많다. 9명이 대학교수 출신이고, 초등교사 출신 2명과 학교 비정규직 출신이 1명이다. 4명이 지역구 당선자이고 비례대표가 8명이다. 교사가 죽거나 주말마다 집회를 하지 않더라도 백년대계를 위한 교육 입법을 해주기 바란다. 교사와 의사의 명예는 자기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때가 아니라 자신이 아닌 국민에 봉사할 때 더욱 빛난다. ▣ 김홍제 ◇ 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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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풍천소축의 철학–작은 축적의 위대함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우리는 삶에서 어떻게 위대함을 달성할 수 있을까? 그 답은 “바람이 멈추니 작은 쌓임이다”라는 소축괘에 담긴 철학에 있다. 이 철학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작은 노력과 경험의 축적이 어떻게 위대함을 창출하는지 그 핵심을 알려준다. 「대상전」에 소축괘를 보면 ‘바람이 하늘 위를 간다. 그러니 작게 쌓을 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바람이 불어 구석진 곳으로 낙엽이 쌓여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크게 비가 내리거나 해서 민중에게 혜택을 베풀거나 할 수가 없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내면의 덕을 아름답게 축적시켜야 한다. 멈춤은 작게 쌓인다. 그러니 더욱 자신의 덕성을 다듬는데 온 힘을 길러야 한다. 풍천소축괘는 바람이 불어 땅에 떨어진 낙엽들이 모여 한 곳에 쌓이는 모습이다. 종잣돈이 쌓이면 더욱 분발하여 끌고 가야 한다. 중간에 주저앉아버리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탄탄해질 때까지 부지런히 반복해서 일해야 한다.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풀잎」(Leaves of Grass)은 작은 축적의 본질을 반영하는 시다. 그의 시는 일상적인 경험들을 통해 삶의 본질을 탐구하며 작은 순간들이 어떻게 큰 전체를 형성하는지를 보여준다. 한 아이가 두 손에 잔뜩 풀을 들고서 "풀은 무엇인가요?"하고 내게 묻는다. 내 어찌 그 물음에 대답할 수 있겠는가. 나도 그 아이처럼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필연코 희망의 푸른 천으로 짜여진 내 천성의 깃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그것은 주님의 손수건이다. 하느님이 일부러 떨어트린 기념품일 터이고, 소유자의 이름이 어느 구석에 적혀 있어, 우리가 보고 "누구의 것"이라고 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나는 추측하노니- 풀은 그 자체가 어린 아이, 식물에서 나온 어린 아이일지도 모른다. 또한, 그것은 모양이 한결같은 상형문자일테고 그것은 넓은 지역에서나 좁은 지역애서도 싹 트고 흑인과 백인, 캐나다인, 버지니아인, 국회의원, 검둥이, 나는 그들에게 그것을 주고 또한 받는다. 또한, 그것은 무덤에 돋아있는 깎지 않은 아름다운 머리털이라고 생각한다. (생략) 풀잎 하나하나가 삶의 중요한 부분을 상징하며 작은 축적의 과정을 강조한다. 작은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위대한 것으로 만든다는 것을 시로 나타낸 것이다. 그는 위대함을 추구하려면 인내와 끈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은 이익을 축적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작은 축적의 과정을 통해 개인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세상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풀잎’과 ‘작은 축적’의 관계는 위대함이 하나의 거창한 몸짓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인격을 형성하는 소소한 일상적 경험의 축적을 통해 이루어짐을 시사한다. 삶의 웅장함은 단순한 기쁨, 평범한 경험, 역경을 극복하는 회복력의 융합에서 나타난다. 행복한 존재의 비결은 앞으로 나아가는 모든 발걸음이 아무리 작더라도 인생의 위대한 걸작을 만든다는 깨달음에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유약승강강(柔弱勝剛强)’이란 말이 나온다. 유약한 것,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이다. 노자의 이 말은 자연의 본래적인 모습을 묘사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노자 자신이 기획한, 부드럽고 여성적인 문명이, 공자나 법가식의 남성적인 문명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부드럽고, 약한 것들은, 굳세고 강한 것들의 파괴적인 속성과 맞서 왔고, 문명의 저항에 맞서 자연의 가치들을 옹호해 왔다. 특히 고은의 「열매 몇 개」는 ‘유약승강강’의 진리를 실천하는 시로, 작고 약하지만 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는 것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짧으니 시 전문을 보자. 「지난 여름내 땡볕 불볕 놀아 밤에는 어둠 놀아 여기 새빨간 찔레 열매 몇 개 이룩함이여. 옳거니! 새벽까지 시린 귀뚜라미 울음 소리 들으며 여물었나니」 시인은 가녀리고 약한 것들을 아끼고 중요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여름 한 철 찔레가 겪어야 했을 고통과 시련(땡볕, 불볕, 어둠)을 떠올린다. 고통과 함께 논다는 긍정성을 보여준다. 2연에서 시인은 열매를 맺는데 숨은 공로자를 찾아낸다. 바로 귀뚜라미다. 귀뚜라미가 열심히 울어주어서 자그마한 찔레 열매 몇 개가 맺어질 수 있었다는 유쾌한 상상이다. 이는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도 비슷한 발상을 보여준다.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울었다는 그 싯구. 시인은 ‘찔레 열매 몇 개’라고 하는 이 작고 소박한 생명체의 탄생에서 생명력을 발견하고 놀라워한다. 어떤 것에 감탄할 줄 안다는 것은 그것의 가치를 안다는 것이다. 작고 가녀린 것의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작고 가녀린 것의 생명력 앞에서 감탄할 줄 안다. 감탄할 줄 아는 능력, 그것은 우리가 잃어버린 많은 것들 중 하나다. 작은 축적의 철학을 받아들이자. 그것이 위대함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바람이 집요하게 낙엽을 쌓듯이 경험과 덕과 승리를 모으자. 평범한 것이 비범한 것으로 탈바꿈하면서 꾸준한 발전이 가져오는 변혁의 힘을 목격할 것이다. 위대함은 결국 가능성의 지평을 넘어 꿈을 꾸는 인내와 용기의 실에서 엮이는 것이기 때문에 흔들림 없는 정신으로 도전하며 안락함의 한계를 넘어 나가야 한다. 이처럼 바람이 하늘 위를 가니 작게 쌓일 뿐이다. 이런 때는 내면의 덕을 아름답게 온축시키는 데 전념하는 것이 좋다고 『주역』은 말한다. 인간의 경험과 세계 이해를 형성하는데 있어 작은 순간과 경험의 축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적 축적은 질적 변화를 가져온다. 풍천소축괘의 효사를 보자. 지(地)의 자리다. 바람이 부니 무엇이든 변동이 심하다. 선택할 수 없을 때는 스스로 열리는 마음이 정한 길을 따라가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제자리로 돌아가야 할 운명이다. 인(人)의 자리다. 수레바퀴에서 축이 빠진다. 조금씩 아껴가면서 모은 종잣돈을 굴리려고 살피고 있는데 돈 쓸 일이 많아지고, 여기저기서 뜻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하여 종잣돈을 쓰게 된다.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이럴 때는 자기 내면의 성실함을 믿고 열심히 자기 일에 매진해야 한다. 인의 자리이기 때문에 도전하는 용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면 수레바퀴의 축이 빠졌어도 수레를 끌 수 있다. 작게 쌓였으나 크게 된다. ‘네 시작은 미미했으나, 너의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말씀처럼. 천(天)의 자리다. 달이 초승달에서 보름달이 되었다. 인생 말년에 베풀고 봉사하는 삶을 살자. 그리하면 남들에게 존경을 받을 것이다. 인생 말년이 평화롭고 안정된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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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육계의 민심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민심이 대폭발했다고 하고 민심이 매섭다고도 했다. 서로가 민심의 무서움을 보았다고 했다. 치열했던 선거이기에 어느 한 쪽은 선거후유증이 남을 것이다. 선거결과에 따른 후폭풍은 대단했다. 선거를 이끌었던 여당지도부가 사의를 표명했다. 국정 기조에서도 인적쇄신을 한다고 한다. 국정쇄신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선거를 통하여 민심을 확인한 결과이다. 교육에서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민심은 무엇인가. 국가교육위원회는 4월 12일에 ‘대국민 교육현안 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한국 교육이 직면한 문제점으로 ‘과도한 학벌주의’와 ‘대입경쟁 과열로 인한 사교육시장 확대 및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을 꼽았다.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이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과 학벌주의를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았다는 내용이다. 교육 만족도는 5점 만점에 2.82점이었다. 변화가 가장 시급한 교육 분야는 고교교육(46.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교육에 대한 민심에 정부가 얼마나 발 빠르게 변화의 움직임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늘봄학교는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과 함께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책이다. 맞벌이 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아동에게 학교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봄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3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늘봄학교는 학교 현장에 얼마나 자리 잡았을까. 돌봄교실 확충과 늘봄전담사 인력 충원이 문제다. 돌봄교실을 겸용교실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가 수업준비를 할 교실이 없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서술형 문항 폐지 및 교원 인권침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한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어떠한가.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전국 초·중·고, 특수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교원의 능력과 전문성을 신장한다는 취지로 2010년에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교사노조는 교원능력개발평가의 폐지를 교육당국에 촉구하고 있다. 깜깜이 평가, 보복성 평가, 교사 외모 평가를 비롯한 성희롱 등 부작용이 많다고 했다. 교원능력개발평가의 교육적 효율성은 증명되지 않고 있다. 다만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교권침해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분명하다. 교육개혁은 왜 구호에 그치고 있는가. 진정성 있는 교육개혁은 왜 성공이 어려운가. 교육에서 많은 개정과 쇄신을 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교육 현장과 함께 가지 못한 원인이 클 것이다. 교육 현장의 민심에 진정성 있게 다가가지 못한 원인도 있다. 정부가 정책을 수행하면서 현장의 의견수렴을 형식적으로 하면서 밀어붙이거나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한 교육 개혁은 힘들 것이다. 민심은 물과 같고 배는 물이 있어야 항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출에 의한 승진시스템과 보직으로의 전환, 교사 행정 업무를 대신할 충분한 인력 확보, 교사에게 평가의 자유, 교육과정 편성의 책임과 자유, 표현의 자유를 주어야 한다. 학교와 교사를 통제하기보다는 학교와 교원에게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이 가야 한다. 그것이 교육 현장의 민심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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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파괴와 변화-'파리대왕'에 담긴 인간 본성의 철학적 고찰(산풍고괘)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대상전」에 산풍고괘를 보면 ‘바람이 산 밑에서 불다가, 산을 만나면 산을 휘돌아가면서 산의 모든 질서를 깨뜨린다.’고 되어 있다. 즉 바람ㅁ이 산을 휘돌아나가면 초목과 과실이 어지러이 흩어진다. 쇠락의 조짐이다. 이를 인간 세상으로 보면 아랫사람이 굴종하면 윗사람은 정체하니, 부패하는 세상을 말한다. 그러나 부패 자체에는 원시와 형통이 포함되어 있어서 거듭 변화한 다음에 질서로 돌아간다. 그래서 큰 내를 건너면 이롭다(移涉大川). 변화가 일어난다는 의미다. 이러한 변화는 일이라는 것이다. 일은 타락, 무질서, 파괴로부터 일어난다. 즉 썩어 문드러져야 비로소 진정한 일이 생겨난다. 혁명도 그러하다. 변화는 썩음, 파괴를 그 계기로 삼는다. ‘일’은 시(時)와 의(義)에 의해 나타난다. 시(時)는 형이상학적인 것으로 운명적, 종교적이다. 반대로 의(義)는 형이하학적인 것으로 우리 삶의 문제이다. 다시 말해 시는 우연이, 의는 필연이 지배하는 것이다. 우연과 필연의 교착점에서 ‘일’이 만들어진다. 산풍고의 ‘고(蠱)’라는 글자도 그릇(皿) 속에 벌레(虫)가 세 마리(蟲) 들어 있다. 그릇은 생존할 수 있는 도구를 상징한다. 그것에 생존을 위협하는 벌레(독충)가 세 마리나 있다. 갑골문에 이 글자가 ‘저주’를 의미하는 이유다. 고괘는 부패와 파괴의 모습이다. 군자는 대중에게 리더십을 발휘하여 구체적인 사업을 대대적으로 감행하여야 한다. 윌리엄 골딩(William Golding, 1983년 노벨문학상 수상)의 『파리대왕(Lord of the Flies), 1954』에는 산풍고괘가 말한 무질서, 혼란, 파괴, 타락 등의 환경에 놓인 무인도에서 15소년이 겪는 갈등과 해결 방안을 이야기로 풀이한다. 즉 이 소설은 영국 소년들이 핵폭탄이 터져 영국 전역이 초토화 되어버린 상황에서 비행기가 추락하여 15명의 아이들만 무인도에 남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동인물인 랄프와 반동인물인 잭의 갈등이 주요 화소(話素)를 이룬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싱클레어는 존재 양식적 삶을 지향하고 크로머는 소유 양식적 삶을 지향하듯이, 랄프는 존재 양식적 삶을, 잭은 소유 양식적 삶을 지향한다. 무인도의 소년들은 투표를 통해 가장 성숙해 보이고 잘 생긴 랄프를 대장으로 선출하고, 랄프는 성가대원을 이끌던 잭을 이인자로 포섭한다. 랄프는 나름 리더십을 발휘하여 지나가는 배들에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불을 피우자고 제안한다. 소년들은 피기의 안경을 햇빛에 반사해 불을 피운다. 그러나 불은 잘못하여 정글까지 퍼지게 된다. 소년들은 심기일전하여 오두막과 봉화를 짓는다. 잭은 열심히 무인도를 탈출하려 애쓴다. 한편 잭은 돼지 잡는데 온 신경을 쓴다. 하지만 해변에 피운 불을 감독하는 임무를 소홀히 한다. 지나가던 배가 구조 신호를 못보고 지나치게 만든다. 그 일로 랄프와 잭의 사이가 벌어져 갈등이 시작된다. 한편 소년들은 산 위에서 짐승을 보았다는 악몽을 꾼다고 호소했다. 랄프와 잭은 산을 수색한다. 랄프 일행이 짐승의 그림자를 보고 기겁한다. 서둘러 무리에서 돌아온 후 잭이 랄프는 겁쟁이라며 놀린다. 이어 새로운 대장을 뽑자고 제안한다. 이후 무리는 분열한다. 잭은 돼지 사냥을 통해 얻은 고기를 미끼로 랄프 편에 선 소년들을 빼내오기 시작한다. 잭의 무리들은 야만인들처럼 얼굴에 돼지피를 칠하고 창을 들고 불 주변을 도는 광기어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소년들은 이에 동조한다. 한편 사이먼은 무리에서 벗어나 홀로 정글 깊숙이 탐험한다. 그러다가 산언덕에서 조종사의 썩은 시체와 낙하산이 바위에 매달려 있는 기괴한 형상을 목격하게 된다. 공포로 넋이 나간 상태에서 환상을 보게 된 사이먼. 그 앞에 파리대왕이 나타나 인간은 절대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며 비웃는다. 잭은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한다. 랄프 일행을 습격한다. 피기의 안경을 훔친다. 이 일을 계기로 서로 싸우게 된다. 결국 피기가 절벽으로 떨어진다. 홀로 남겨진 랄프는 잭의 일행에게 쫓기게 된다. 잭은 랄프를 잡기 위해 섬 전체에 불을 지른다. 섬을 덮친 대화재를 목격한 해군이 섬에 상륙한다. 무인도의 소년들과 조우하게 된다. 모두가 오열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작가는 제 1, 2차 세계대전에서, 전 인류의 역사를 통해 목격한 인간의 숨겨진 사악한 내면을 소년들이 조금씩 야만인같이 변질되어 가는 과정으로 묘사했다.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파리대왕’은 막연한 공포, 내재된 익명성을 상징한다. 인간의 생존 욕구가 인간을 가장 쉽게 타락시키는 심리적 기제임을 고발하는 것일 수 있다. 실제 역사에서도 전쟁이나 학살을 벌인 지도자들이 가장 강력하게 내세우는 논리도 다름 아닌 생존이다. 생존 본능이 양심을 누르는 순간부터 악은 그 본능을 외부로 표출하기 시작한다. 즉 범죄를 용인하는 사회가 펼쳐진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주역』에서는 ‘진민육덕(振民育德)’이라 했다. 진민(振民)은 사회적 사업, 그러니까 구제사업이다. 육덕(育德)은 개인적 내면의 진실을 쌓는 사업이다. 진민은 외적인 것, 육덕은 내적인 것을 함께 해 나가는 것만이 혁명을 성공시킬 수 있는 것이다. 썩어야 혁명이 일어난다. 일이 생긴다. 혁명이 일어나야 일시에 새롭게 바뀐다. 총이나 칼로 일어난 혁명은 부질없다. 인간의 의식이 변화되는 혁명이라야 한다. 그래야 그 혁명이 오래간다. 그렇기 때문에 ‘진민육덕’이다. 외부적으로 대대적인 구제사업을 추진하고, 내부적으로 개인들의 의식이 변화되도록 힘써야 한다. 산풍고의 ‘고(蠱)’라는 글자는 ‘고혹’이라는 단어와 같이 ‘너무 아름답고 매력적이어서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든다’는 의미다. 마치 요즘의 마약처럼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게 만드는 독충이다. 그릇에 독충이 세 마리나 들어가 있다. 그릇에 밥을 담아 먹는데, 그 독충도 함께 먹는다. 병에 걸리거나 몽환적인 분위기에 빠지게 된다. 마약을 먹었을 때 느껴지는 증상과 유사하다. 이런 유혹에 빠지면 파괴, 저주, 혼란, 무질서가 득세하여 썩어 문드러져야 끝이 난다. 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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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호랑이 꼬리를 밟는 행위–'안나 카레니나'와 안수등정(천택리괘)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우리는 삶에서 종종 작은 노력이 큰 성취로 이어지는 순간이 있다. 천택리괘의 철학은 우리가 열망을 추구할 때 조심스럽게 나아가야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대상전」에 천택리괘를 보면 ‘위에 하늘이 있고 아래에 연못이 있는 모습’이다. 하늘은 건괘라서 호랑이를 뜻하고, 아래에 있는 연못은 기쁨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즉 호랑이를 머리에 이고 기쁘게 따라가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것은 이상을 향한 우리의 열정을 나타낸다. 또한 미지의 신성에 도전하는 모험 같기도 하다. 이상을 향한 꿈의 도전은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서 있으면 그저 땅 위일 뿐이지만 걸으면 길이 된다. 사회원들의 조심스런 실천(밟음)을 통해서만 사회는 안정된다. 그런데 조심스레 밟아 나가도 호랑이 꼬리를 밟을 때가 있다. ‘안수등정(安樹藤井)’이라 했다. 미친 코끼리에게 쫓겨, 우물에 빠지는 순간, 등나무 덩굴을 잡고, 추락을 모면하면서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데, 위에서는 코끼리가 씩씩대고, 밑에서는 뱀들이 우글거리고, 중간에는 쥐들이 나무 덩굴을 갉아 먹고 있다. 그때 어디선가 꿀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꿀맛에 취해서 입을 벌리고 그 꿀을 받아먹는다. 달콤한 꿀에 취해 모든 상황과 고통을 잊어버린다. 이게 인간이다. 이런 ‘안수등정(安樹藤井)’의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는 문학작품을 러시아의 대문호인 톨스토이가 썼다. 바로 『안나 카레니나』 다. 안나의 여정을 따라가 보자. 안나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무미건조한 성격의 카렌닌에게 시집을 가 8살 난 세료자라는 아들을 두고 산다. 그들의 결혼은 사랑보다는 조건을 중시한 결혼이었다. 나이 차이뿐만 아니라 성격 차이도 그들의 결혼 생활을 불행하게 했다. 안나는 매력적이고 저돌적인 귀족 청년 브론스키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유부녀의 사랑은 그 자체로 이미 불길한 전조를 띠고 있었다. 안나는 아들을 포기하는 것으로, 브론스키는 군대를 떠나는 것으로 그들은 불륜의 톡톡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사회는 인습적으로 자유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사회에서 격리된 생활을 했고, 안나 역시 남편이 이혼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지방 귀족으로 사교계의 청년과는 거리가 먼 레빈은 순진하고 때묻지 않은 키티를 사랑한다. 하지만 키티는 브론스키에게 빠져 레빈의 청혼을 거절한다. 이에 실망한 레빈은 시골로 내려가 농민들을 계몽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펼치지만 키티에 대한 사랑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아내의 불륜을 알고도 이혼조차 해주지 않는 남편과 사교계의 배척으로 안나와 브론스키는 괴로움을 겪고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브론스키와 안나에게 상처를 입은 키티는 레빈의 진지한 사랑을 받아들인다. 이탈리아 여행도 지겨워질 무렵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의 정열이 점차 식어간다. 이때 브론스키는 젊고 예쁜 소로키나와의 연애를 하게 된다. 안나는 브론스키의 말과 행동을 의심하며 괴로워하고 점차 우울증에 빠진다. 브론스키와의 첫 만남의 장소였던 기차역으로 가서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진다. 『안나 카레니나』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의 사랑 이야기가 서로 대조되며 전개된다. 하나는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키티와 레빈의 행복한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다. 전자는 에로스에서 타나토스로 이어지는 불행한 로맨스다. 이들에게 사랑은 죽음에 이르는 병인 것처럼 연루된 모든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후자에서의 사랑은 아름다운 한 편의 시이며, 건전한 사랑의 모델이다.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은 정열의 과잉에서 생겨난 이기적이고 수치스런 사랑으로 결국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톨스토이는 그들의 사랑보다는 고통에서 행복으로 이어지는 키티와 레빈의 사랑을 이상적인 사랑으로 제시한다. 사랑은 많은 신비와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들만의 사연과 사랑의 코드를 가지고 있다. 누구의 사랑이 아름답고 누구의 사랑이 추하다고 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나름 고통의 용광로를 거치면서 성숙해지고 사랑의 빛과 그림자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스의 시인인 에우리피데스는 ‘사랑은 가장 달콤하면서도 가장 쓰라린 것’이라 했다. 안나가 처음으로 느낀 사랑은 자기 영혼의 구원자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은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 바뀌었다. 안나는 운명적으로 다가온 사랑에 솔직했으나, 그녀의 사랑은 금지된 사랑이었다. 금지된 사랑은 매혹적이지만 언제나 치명적이다. 금지된 불륜은 파멸과 죽음을 경고하는데, 그럴수록 매혹의 힘은 강해진다. 사랑은 죽음을 불 지피고, 죽음은 사랑을 완성한다. 안나는 자신이 선택한 사랑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극적인 여성이다. 안나의 사랑에서처럼 있을 수 없는 사랑은 없다. 다만 이룰 수 없는 사랑이 있을 뿐이다. 7080시대 양희은의 노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처럼. 주인공 안나의 비극은 애정 없는 결혼 생활에서 비롯된다. 자기보다 20살이나 나이가 많은 남편과 사랑의 감정 없이 결혼했다. 이 과정이 호랑이 꼬리를 밟는 행위인 것이다. 여리박빙(如履薄氷)이라 했다. 이는 『시경』에 있는 말인데, ‘살얼음을 밟듯 언행을 조심하라’는 뜻이다. 우리의 속담에도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했다. 인생길을 별것 아니라고 자만하지 말고 살얼음을 밟듯이 조심스레 밟아나가다 보면 호랑이 꼬리를 밟는 일이 있더라도 호랑이를 머리에 이고 기쁘게 따라가는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 천택리괘는 상천하택의 모습, 즉 위에 하늘이 있고 아래에 연못이 있는 형상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백성들이 모두 자기 위치에서 자기의 뜻하는 바를 올바로 실천해 나가면 사회는 안정된다. 우리는 살면서 마치 호랑이 꼬리를 밟은 듯 자책할 때가 있다. 우리는 중요한 시험을 망치거나 가지 말아야 할 회사에 들어갔거나 잘못 투자해서 큰돈을 잃거나 반드시 잡아야 할 인연을 놓쳐버렸을 때 스스로를 자책한다. 천택리괘가 말하고 있는 것이다. ‘호랑이 꼬리를 밟았어도 호랑이가 물지 않으니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우리가 호랑이 꼬리로 봤던 일이 사실은 호랑이 꼬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이에게도 극적인 희망은 있는 법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속담처럼. 지의 자리와 천의 자리는 무대의 배경이 되므로 여기서는 인의 자리를 보자. 63효사를 보면 설치고 장담하는 사람들은 대개 사기꾼들이다. 사기꾼들에게 호랑이 꼬리를 밟게 된 것이다. 위기다.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날까? 바로 신중함과 발 빠른 행동이다. 자기가 스스로 떠 안고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안 된다. 주위 사람에게 알리고 현명한 대책을 강구해서 즉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착한 삶보다 현명한 삶이 더 좋은 것이다. 대개 착한 사람들이 일종의 가스라이팅의 희생자가 된다. 착한 것이 악한 것보다는 좋을지 몰라도 자신의 착한 성격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망치게 되고 자기로 인해 친구들, 가족, 친척에까지 해를 끼치게 되는 일이 많다. 착해지려 하기보다 현명해지려 노력해야 한다. 사기꾼들은 착한 사람들을 먹이로 생각한다. 필자도 사기당한 적이 있다. 젊은 시절 사기꾼한테 속아 주식투자를 했다. 실패했다. 실패는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그 이후 발생하는 후폭풍을 온몸으로 감내해야 한다. 가족의 분열, 직장의 실패, 나아가 내 자신의 인생까지 그야말로 핵폭발급 해악이 뒤따라 온다. 호랑이 꼬리를 밟은 것이다. 고민하다가 아버님을 찾아가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아버님은 필자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계시다가 산행이나 하자며 필자를 보문산으로 데려갔다. 함께 산행하던 중에 아버님이 “누구나 인생을 살다보면 한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은 돌부리에 걸려 두 번 넘어지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필자는 아버님 뒤를 따라 걷다가 옆에 있는 소나무를 붙들고 한참을 울었다. 그 후 주식투자를 끊었다. 아버님의 말씀이 호랑이 꼬리를 밟은 필자를 빠져나오게 한 것이다. 누구나 삶을 살면서 ‘안수등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천택리괘를 보면서 그런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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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에서 들려오는 사비성의 북소리
- [교육연합신문=문석주 기자]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 '예술의 나라'로 자부심이 대단한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총령을 맞이한 것은 어떤 유물일까. 바로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다. 금동대향로는 불전에 향을 피울 때 쓰던 향로로써 부여 능산리 백제시대 절터에서 출토됐다. 이 향로는 크게 보면 앞발을 치켜든 용 한 마리가 막 피어날 듯한 연꽃 봉오리를 물고 있는 듯한 형상인데 연꽃 봉오리의 중앙이 아래위로 분리되어 향로의 몸체와 뚜껑을 이룬다. 향로의 뚜껑을 살펴보면 중첩된 형태의 산악이 묘사돼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위로 날개를 활짝 편 채 정면을 응시하는 한 마리의 봉황이 보주 위에 서 있고 봉황 바로 아래 5명의 악사가 각각 금, 완함, 동고, 종적, 소 등의 5가지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소발로 깎은 악사들의 머리는 오른쪽으로 묶여져 있으며 통견의 도포자락과 악기마다의 독특한 자세를 취한 채 연주하는 모습이 실감나게 표현됐다. 이 사이에 표현된 다섯 개의 봉우리에는 각 상단마다 한 마리씩 다섯 마리의 새가 얼굴을 들어 정상부에 있는 봉황을 올려 보고 있다. 그 아래 향로의 뚜껑에 장식된 박산은 중국 동쪽바다의 신선들이 살고 있다는 삼신산(봉래 방장 영주산)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써, 여기에는 신선을 상징하는 듯한 각종 인물과 상상의 동물들이 다양하게 묘사됐다. 뚜껑의 문양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전면부에 삼산형의 산봉우리 24개가 배치됐다. 산봉우리 가장자리에는 집선문 문양대를 배치해 산림이 가득한 산을 연출했다. 이 산봉우리와 계곡 사이에는 각종의 진금기수가 드라마틱하게 고부조로 묘사돼있는데, 6군데의 나무와 12군데의 바위, 폭포 그리고 산 사이를 흐르는 잔잔한 시냇물의 풍경도 보인다. 향로의 뚜껑 내면은 외면의 돌출부분에 대응해 돌출됐기 때문에 전체 향로의 두께는 0.5~0.6cm 정도로 균일하다. 하부는 반구형으로 생긴 몸체와 용트림하는 형상의 받침 부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부분의 연결도 관을 매개로 서로 접합했다. 이들 곳곳에는 상상의 동물뿐 아니라 호랑이, 멧돼지, 사슴, 코끼리, 원숭이 등의 실존 동물들과 산중을 거닐거나 나무 밑에서 참선하는 인물, 기마수렵인, 낚시를 하는 인물상 등 도합 16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아래로 내려와 뚜껑의 구연부를 보면 1단의 유려한 당초문 문양대와 몸체의 구연부에 표현된 같은 형태의 당초문 문양대가 뚜껑을 닫았을 때 서로 맞닿도록 배치했다. 반구형의 대접모양을 한 몸체는 3단의 연판을 배치했는데 각 연판은 그 끝이 살짝 반전됐으며 잎의 끝부분에는 밀집선문을 음각했다. 연판은 동체의 굴곡과 비례를 이루도록 윗 단의 폭이 가장 넓고 아래로 갈수록 그 폭이 줄어드는 방식을 취했고 제일 하단의 연판에는 2줄의 음각선으로 복엽을 묘사했다. 각각의 연판 안으로 물고기, 신조(神鳥), 신수(神獸)등을 한 마리씩 도드라지게 부조했으며 제일 상단의 연판과 연판 사이의 몸체 여백에도 연판의 부조보다는 조금 작은 동물상과 함께 요고를 연주하고 있는 모습의 주악상, 동물을 타고 있는 인물상이 각각 장식됐다. 따라서 이 몸체에는 두 마리의 새를 중첩 표현한 연판 상단의 여백을 포함해 도합 24마리의 동물과 2구의 인물상이 묘사돼있는 것이다. 제일 아래쪽 받침에 해당하는 용은 승천하는 듯한 격동적인 자세로 굴곡진 몸체의 후미와 그곳에서 뻗어 나온 구름모양의 갈기를 투각 장식하여 받침으로 삼았다. 용의 정수리에서 솟아오른 뿔은 두 갈래로 갈라져 목 뒤까지 길게 뻗었고, 길게 찢어진 입안으로는 날카로운 이빨까지 세밀히 묘사했다. 용의 입안으로 물려진 짧은 간주(竿柱)위로 몸체의 하부받침을 연결시켜 간주는 몸체 안으로 솟아올랐고 그 바깥쪽으로 몸체와 연결되는 관을 끼워 몸체와 받침을 연결했다. 그리고 아래쪽 가장자리에는 휘감은 몸체 사이사이에 물결무늬, 연꽃무늬 등을 배치해 금방이라도 용이 물결을 박차고 승천할 듯하다. 향로는 상부장식과 뚜껑으로 된 상부, 몸통 및 받침이 연결된 하부의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상부장식은 봉황이 보주 위에 선 듯한 형상인데 봉황의 다리 사이에 별도의 원형관이 보주와 봉황을 연결하고 있다. X선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 원형관은 뚜껑의 상부에서 시작돼 보주를 지나 봉황의 몸통까지 연결되며 봉황의 가슴부위에는 작은 배연구 2개가 뚫려있다. 향을 피웠을 때 향연이 봉황의 가슴에서 솟아오르는 효과를 연출하고 뚜껑과 상부장식의 결합도 단단히 하도록 고안된 것이다. 배연구는 모두 12개가 뚫려있다. 봉황의 가슴팍에 있는 2개를 제외한 나머지 10개는 뚜껑의 산악문양 뒤쪽에 배치돼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 배연구는 이중의 정오각형을 이루고 있는데 내외 구멍은 일직선을 이루고 있다. 배연구의 형태는 2가지 종류로 하나는 지름 0.6cm의 작은 원형 배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한 변이 1cm 정도 되는 부정형 배연구다. 후자는 향로를 주조하고 난 뒤 끌을 이용해 추가로 뚫은 것이고, 전자는 주조당시에 제작된 것이다. 추측컨대, 주조당시 이 향로에 뚫려있던 배연구는 모두 원형 배연구였으나 사용해본 결과 향연이 원활하기 나오지 않자 부정형 배연구를 추가로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하부의 관을 매개로 접합한 반구형 몸체와 용트림 형상의 받침 부분을 X선으로 촬영한 결과 몸체와 연결된 간주 관도 몸체와 함께 주조된 것이 아니고 별주되어 접합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즉 중앙에 상하로 된 관이 있고 하부에는 원반으로 연결된 중간 부속품을 사용해 발과 받침의 접합을 강화한 것이다. 받침은 용이 한 다리를 치켜들고 꼬리와 나머지 세 개의 다리를 이용해 용트림하는 자세로 돌려져 있다. 그리고 사이사이에 파도문, 연화문, 소형의 구(球)를 배치해 전체가 하나의 원형굽을 이루는 것과 달리 받침 중 바닥에 닿는 용의 세 개의 다리는 정삼각형을 이룬다. 이것 역시 향로가 치밀한 과학적인 설계에 의해 제작됐음을 보여준다. 이 향로는 중국 한대 이후의 박산향로의 전통과 도상을 계승하면서도 오랜 시차를 두고 백제에서 출현하면서 시대적인 변화와 백제적인 요소가 더욱 가미된 것을 느낄 수 있다. 즉 향로의 크기도 전대에 비해 휠씬 커졌지만 뚜껑에 표현된 신선의 세계는 전대에 비해 훨씬 크고 웅장해 각종 동양철학이 복합적으로 가미되었고, 선인의 형상도 휠씬 인격화된 존재로 표현됐다.전면에 묘사된 세부 도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지만 천상계인 정상에는 양을 대표하는 봉황을 두고, 그 아래 뚜껑에는 지상의 동물 및 인물상(신선), 그 밑인 몸체에는 연꽃을 중심으로 수중생물이나 물과 관련된 동물, 그리고 제일 아래쪽에는 음을 대표하는 수중동물인 용을 배치한 것으로 음양사상에 기본을 두고 배치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향로의 전체형상이 용의 입에서 나온 기운으로 연꽃봉오리가 만들어지는 형국임을 볼 때, 이 연꽃봉오리 속에서 모든 도상이 형성되는 것을 불교의 연화화생이나 연화장 세계 또는 수미산으로 보는 견해들이 있다. 이와 같이 불교와 도교의 복합적인 요소로 꾸며진 문양이 시문된 것은 무령왕릉 은제 탁잔을 비롯해 백제적 문양표현의 중요한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아울러 이 향로가 출토된 절터가 불교의 일반적인 수행사찰이 아니고, 백제 왕릉인 능산리고분군의 원찰인 만큼 이 향로의 용도도 전형적인 불교의식 법구가 아니고, 백제왕실에서 선왕을 제사 지낼 때 사용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 향로에는 당시 백제왕실의 사상관을 압축하고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자료제공-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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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에서 들려오는 사비성의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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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 국립중앙박물관 명품 유물 20선
- [교육연합신문=문석주 기자] ▲국보 83호 반가사유상 1972년 미국 닉슨 前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환영만찬장에 진열된 명청시대 500년이 넘은 도자기들을 보며 주눅이 들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한 나라의 문화는 곧 '국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G20 당시 만찬회가 열렸던 국립중앙박물관은 20개 회원국을 상징하는 명품 유물 20점을 1만 2500대 1의 경쟁을 뚫고 엄선했다. 반만년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든 명품 유물을 통해 전 세계에 우리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 것이다. 이에 본지는 그동안 무심코 지나쳐왔던 우리문화의 깊은 맛을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이번호부터 '명품 유물 20선(Masterpiece 20:M20)'을 기획 연재한다. 기획 연재의 첫 순서는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에게 소개했던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이다. 반가사유상은 우리나라 고대 불교조각사 연구의 출발점이자 6, 7세기 동아시아의 가장 대표적인 불교조각품 가운데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이 상은 일본의 국보1호로 잘 알려진 교토의 고류지(廣隆寺) 목조반가사유상과 형상이 매우 흡사해 한국과 일본의 고대 불교조각 교류 연구에 있어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반가사유상은 중국에서는 대개 어떤 주된 불상에 종속된 부분적인 존재에 불과했기 때문에 단독으로 독립되어 예배 대상으로 조성된 예가 드물다. 이러한 반가사유상이 백제에 와서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조형성을 획득하게 되는데, 반가좌 특유의 복잡한 신체 구조를 무리 없이 소화해 중국의 반가사유상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자세의 과장과 단순화, 동일한 단위의 옷 주름이 반복되는 도식성을 극복하며 우리나라의 삼국시대에 크게 유행했다. 반가사유상은 왼쪽 다리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올린(반가·半跏) 자세에서 오른 뺨에 오른쪽 손가락을 살짝 대어 마치 생각(사유·思惟)에 잠긴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형식의 불상은 인간의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도의 간다라나 중국 남북조 시대의 불전(佛傳) 부조 중에서 종종 등장한다. 중국에서 반가사유상은 5~6세기에 주로 만들어졌으며, '태자상(太子像)', '사유상(思惟像)', '용수상(龍樹像)' 등의 명칭으로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6~7세기에 크게 유행하며 일반적으로 미륵(미래의 부처)으로 불렸다.우리나라에서 반가사유상을 미륵보살로 보는 인식은 신라에서 특히 성행했는데 신라에서는 전륜성왕 사상의 유행과 더불어 화랑을 미래의 구세주인 미륵의 화신으로 여기게 됐다. 당시 신라에 미륵신앙이 유행하면서 반가사유상이 미륵보살로 만들어졌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이와 같이 불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반가사유상을 미륵보살로 단정 지어 부르는 것은 문헌적 근거가 부족해 '반가사유상'으로 칭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이후 우리나라의 반가사유상은 일본의 아스카, 하쿠호 시대 반가사유상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은 크기가 93.5cm로 금동으로 만든 반가사유상 중에서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최상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단순하지만 균형 잡힌 신체, 자연스러우면서도 입체적으로 처리된 옷 주름, 분명하게 표현된 이목구비, 정교하고 완벽한 주조기술, 여기에 얼굴의 잔잔한 미소는 종교적인 숭고미를 더해준다.머리에는 세 개의 반원이 이어진 삼산관(三山冠) 또는 연화관(蓮花冠)을 쓰고 있다. 관의 표면에 아무런 장식도 표현되지 않아 매우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데, 이러한 형식의 보관은 인도나 중국의 보살상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풍만한 얼굴에 눈썹 선은 길게 호를 지으며 콧 선으로 이어진다. 작지만 길게 묘사된 눈은 끝이 살짝 올라가 다소 날카로운 인상을 풍긴다. 그러나 이를 무마하듯 단정하게 다문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가 미소를 짓는 모습은 신비감마저 준다. 나형(裸形)의 상체는 가슴근육이 살짝 도드라지고 허리는 잘록하다. 오른쪽 얼굴에 대고 있는 손가락은 움직임을 표현해 율동감이 있으며, 이와 대칭하듯 위로 올린 오른발의 발가락은 잔뜩 힘을 주어 구부린 모습이 생동감을 더한다. 반가사유상의 제작에 있어 특히 어려운 점은 오른팔의 처리이다. 오른 팔은 무릎에서 꺾여서 뺨에 다시 닿아야 하므로 길게 표현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국보 83호 상은 오른쪽 무릎을 위로 살짝 들어 팔꿈치를 받쳐주고 그 팔 또한 비스듬히 꺾어 살짝 구부린 손가락을 통해 뺨에 대고 있어 매우 치밀한 역학적 구성을 보이며 이러한 유기적인 관계는 살짝 숙인 얼굴과 상체로 이어진다. 일제강점기에 발견된 이 상은 출토지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신라작과 백제작으로 보는 견해가 분분한 가운데, 지금까지는 일본 교토 고류지 목조반가사유상의 제작지를 근거로 신라작이라는 주장이 많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들 두 상은 삼면관의 보관 형태, 가슴과 허리의 처리, 무릎 밑의 옷자락과 의자 양 옆으로 드리운 허리띠 장신구 등이 매우 흡사하다. 당시 일본 목조불상 대부분이 녹나무나 비자나무로 제작된 것에 반해, 고류지의 목조반가사유상은 한국의 경상도 일대에서 많이 자생하고 있는 적송(赤松)으로 만들어졌다는 점과 제작방법에 있어서도 신체의 각 부분을 여러 조각으로 나눈 다음 짜 맞추는 일반적인 방법과 달리 통나무 하나에 상을 그대로 깎아서 조각됐다. 또한, [일본서기](日本書紀) 623년조에 신라에서 가져온 불상을 고류지에 모셨다는 기록이 있어 이 불상을 목조반가사유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고류지 상이 국보 83호 상에 비해 정적인 느낌이 강해 서로 다른 조형감각을 풍긴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으며 미술사적으로 조화롭고 균형 잡힌 형태와 우아하고 세련된 조각 기술로 미루어 백제작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도 함께 제시됐다. 이러한 제작지에 대한 문제는 앞으로 새로운 자료의 발굴과 함께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자료제공-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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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 국립중앙박물관 명품 유물 2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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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괭이에서 왜괭이까지
- [한도훈 편집국장] 나무뿌리를 캘 때나 거친 땅을 파헤칠 때는 괭이가 그만이다. 폭이 넓은 가래나 삽으로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일의 능률에 있어서 괭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괭이는 거친 땅을 갈아엎고 그 땅을 비옥한 옥토로 만들기에 적합한 혁명적인 도구였다. 구석기 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연장은 돌을 깨서 사용하는 주먹도끼, 찍개, 글개 같은 것 외에는 새롭게 창조된 것이 그리 많지 않았다. 짐승이나 잡아먹을 줄 알았지 들판의 곡식을 길러 안정적인 먹을거리를 생산해 내는 농사를 지을 줄 몰랐으니 괭이라는 존재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땅을 파거나 흙을 잘게 부수고 고를 때 쓰는 돌괭이 괭이는 약 1만 년 전인 신석기 시대부터 등장한다. 신석기인들이 온 산야(山野)에 지천으로 널려 있던 돌들을 가지고 돌칼도 만들고, 돌낫도 만들던 시대였다. 그 당시 나무쟁기도 만들었는데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돌괭이, 곰배괭이도 만들었다. 신석기인의 엄청난 창조정신이 스며있고, 땀과 눈물이 배어 있었다. 돌칼이나 돌낫은 그저 자연의 풀과 똑같이 아무렇게나 자라난 농작물을 베는 데 썼다. 하지만 돌괭이, 뿔괭이는 달랐다. 천지사방에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을 베어내고 그 자리를 밭으로 평평하게 만들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더러 빽빽하게 우거진 나무들이 서로 부딪치는 사이에서 산불이 나 드넓은 평지를 드러내면 더욱 그 진가를 발휘했다. 땅속 깊숙이 박힌 돌멩이를 치워내고 우람한 나무등걸의 뿌리를 파내는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것이 화전민들의 농사법이었다. 최초의 농사법도 화전(火田)이었다. 화전을 일구는 과정은 어쩌면 한 뼘 정도밖에 되지 않는 밭뙈기나 논을 만드는 지난한 과정이기도 했다. 척박한 땅을 한 뼘씩 늘려가 피와 조와 수수를 심어 양식을 장만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석기인들은 돌괭이에 나무를 묶어 힘차게 휘둘러 나무뿌리를 캐내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거칠고 험한 노동을 해봐야 나무 한 뿌리 정도나 겨우 캐낼 뿐이었지만 농토는 점차 넓어졌다. 집안 식구들 모두 달려들어 일궈낸 생명의 밭뙈기였던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넓어진 밭에다 곡식의 씨를 뿌리고 가을이 되면 수확의 기쁨을 나눠 가졌다. 노동으로 얻어진 생활의 기쁨이었다. 그래서 더 멀리, 더 깊은 산중으로 짐승을 잡으러 다니는 수고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 수고를 덜어내는 첫머리에 돌괭이가 자리 잡고 있었다. 돌괭이는 단단한 땅을 파는데 제격이었고, 뿔괭이나 곰배괭이는 무른 땅을 파내는데 안성맞춤이었다. 평안남도 온천군의 궁산(弓山) 유적에서는 돌괭이와 뿔괭이가 함께 발견됐다. 이로써 신석기시대 전기부터 괭이의 쓰임새가 다양하고 다채로웠다는 것을 알수 있다. 이밖에 함경북도 선봉군 서포항 유적, 함경북도 무산군 범의구석 유적, 경상남도 통영시 상노대도 유적 등에서도 신석기 시대 곰배괭이 형태의 돌괭이가 출토됐다. 청동기 시대에도 여전히 신석기인들이 발명한 돌괭이, 뿔괭이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했다. 청동은 너무도 귀해서 비파형동검이나 세형동검을 만들어내기에도 벅찼다. 그러기에 괭이를 만드는 데 청동이 쓰이지 못했다. 청동기인들은 너나할 것 없이 돌괭이를 손에 들었다. 밤새워 뭉툭한 돌덩이를 갈고 닦아 단단한 돌괭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움집을 짓기 위한 터파기에서도 돌괭이는 위력을 발휘했다. 이후 본격적인 청동기문화는 시베리아·화북(華北)·만주(滿洲)를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BC 200년경에는 화북의 주민들이 요동(遼東)을 거쳐 한반도로 들어오면서 청동제(靑銅製)의 괭이나 낫, 따비 등을 만드는 철기문화(鐵器文化)도 전래됐다. 1927년 발견된 평북 위원군 용연면(龍淵面)의 적석총(積石塚)에서는 그러한 농기구들이 명도전(明刀錢), 철제무기와 함께 출토됐다. 청동기 시대 돌괭이가 출토된 대표적인 유적으로 함경북도 회령시 오동유적, 경상남도 진주시 어은유적·옥방유적 등이 있다. 대전에서 출토된 농경문청동기(農耕文靑銅器)에는 따비와 괭이로 밭고랑을 일구는 모습이 새겨져 있는데, 괭이의 재질이 나무인지 돌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돌괭이일 가능성이 크다. 청동의 보급이 보편화되면서 돌괭이는 점차 모습을 감췄다. 청동 제작이 지배층에서 서민층에 이르기까지 일반화된 것이다. 이것은 농사법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돌이나 나무로 만든 괭잇날은 몇 번 땅을 파내면 무뎌지거나 부러지기 일쑤였는데, 청동이나 철로 만든 괭이는 오래도록 쓸 수 있고 몇 배의 능률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청동기 시대가 막을 내리고 삼국시대를 거치면서 괭이는 본격적인 철기와 만나게 되어 비로소 단단한 땅을 거침없이 파헤칠 수 있게 되었다.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에선 괭이의 쓰임이 가장 활발했다. 더 넓은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무기도 중요했지만 농기구로써 괭이는 더욱 소중해졌기 때문이다. 단지 밭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괭이를 쓴 것이 아니라 성곽을 쌓고 도시를 건설할 때도 괭이는 가장 중요했다. 고구려의 아차산성 같은 그 많은 산성들을 쌓으려면 수없이 나무들을 베어내고 수많은 돌을 들어내야 하는데 이때 괭이의 쓰임새가 가장 탁월했다. 고려,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인구 수도 늘어난 만큼 농토도 늘어나 서민들은 괭이질에 온 힘을 다 쏟아야 했다. 이때도 괭이가 단지 농기구로만 쓰인 것은 아니다. 성을 쌓을 때나 참호를 팔 때 요긴하게 쓰였다. ◇ 괭이의 어원풀이 괭이는 조선 후기의 문신·학자인 서명응(徐命膺)이 어숙권(魚叔權)의 '고사촬요(攷事撮要)'를 개정하고 증보한 책인 '고사신서(攷事新書)'의 '농포문(農圃門)'에서 '노작(魯斫)'이라고 표현했다. 정병하(鄭秉夏)가 지은 조선 후기 농서(農書)인 '농정촬요(農政撮要)'에는 '송곳광이', '곳광이', '장도리갓튼광이'라고 적혀 있다. 괭이를 광이로 표현한 것이다. 한자인 넓을 광(廣)을 써서 넓은 땅을 파내는 데 요긴한 물건이라는 뜻이다. 이를 해석해보면 송곳처럼 생긴 괭이, 곡괭이, 가래 같은 괭이, 장도리 같은 괭이다. 지금도 경기도 안산이나 강원도 도계에선 괭이를 '광이'라고 한다. 경상남도 영산에선 '깽이'라고 하는데 이는 부지깽이, 나무깽이와 같이 나무의 끝머리에 쇠붙이가 달려 있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전라남도 구례나 강진, 거문도에선 '꽹이'라고 한다. 곡괭이를 충청도에선 '꼭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경상남도에서는 '꽹이'가 고양이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인천 덕적도에선 '쾡이'라고 한다. 고양이를 닮은 살쾡이가 있는데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밖에도 함경도에선 '곽지'라고 하는데, 이 곽지는 가랑잎이나 검불 같은 것을 긁어모으는 데 쓰는 갈퀴를 가리킨다. 함경남도에선 '괘기', 전라도에선 '고기'라고 불리운다. ◇ 괭이의 종류 수수잎괭이는 괭이의 볼이 엷고 넓적하며 자루를 끼는 부분이 수숫잎의 밑동처럼 생겼고, 자루와 날 사이의 각도가 좁다. 가짓잎괭이는 괭잇날의 위쪽은 둥그렇게 모양을 냈지만 끝은 뾰족하게 좁아진 것이 가지의 잎을 닮아서 붙여진 것이다. 토란잎괭이는 위쪽은 넓으나 날 끝으로 가면서 차차 좁아지는 토란잎을 닮았다. 삽괭이는 삽을 닮아 흙을 떠넘기기 쉽게 만들어진 괭이이다. 곡괭이는 황새의 주둥이처럼 가늘고 뾰족한 것으로 날이 양쪽에 달린 것은 가운데 괴통에 자루를 박은 것이다. 양쪽이 아니라 한쪽만 있는 외날뿐인 것이 있는데 이를 '뿔괭이'라고 한다. 곡괭이, 뿔괭이는 집을 지을 때나 무덤을 조성하는 데 꼭 필요한 단단한 구덩이를 깊게 팔 때 요긴하게 쓰인다. 삼괭이는 괭잇날이 따비처럼 두개로 되어 있다. 이 삼괭이는 갯벌에서 조개를 캘 때 쓰였다. 밭이나 논을 평평하게 긁어내는 데 쓰였던 긁괭이, 농사지을 때 논에 물을 대기 위한 물고랑을 파는 데 썼던 물고괭이, 비가 오거나 눈이 녹아 땅이 움푹 패어 우묵하게 된 곳에 흙을 채워 메우는 데 쓰이는 보토괭이도 있다. 화가래도 괭이의 일종인데 나무를 자루에 직각으로 박은 가랫바닥 끝에 쇠로 된 날을 붙였다. 괭이의 아주 오래된 원시형이다. 보통 나무괭이라고 부른다. 벽채는 광산에서 광석을 긁어모으거나 파내는 데 쓰는 괭이이다. 그런데 일반 괭이보다는 작고 호미와 비슷하나 훨씬 크다. 일제시대 이후에는 일본에서 건너온 왜괭이가 있다. 괭이는 예전에는 날 끝에 강철을 입혔으나, 현재는 전부 강철로 만들어서 흙이 날에 들러붙는 일이 드물다. 자루는 대개 참나무·느티나무와 같이 단단하고 재질이 치밀한 목재로 만든다. 길이는 날의 형태, 토질, 사용자의 키, 목재의 종류에 따라 다르나 대체로 150㎝ 내외이며, 지름은 3∼4㎝이다. 괭이는 모양은 단순하지만 구성 부분마다 명칭이 있다. 괴통은 나무 자루를 박기 위해 날의 다른 끝이 둥글게 목을 이룬 부분을 가리킨다. 괴구멍은 말 그대로 개구멍을 닮았는데 괴통의 구멍으로 여기에 자루를 박는다. 등씸은 괭이 바닥 복판에 우뚝 선 날을 가리킨다. ◇ 괭이에 대한 다산 정약용의 시(詩) 다산 정약용 선생은 조선시대 민중들의 삶을 진솔하게 여러 시로 표현하고 있는데, 화가래를 사용하는 모습을 닮은 기행시 절구가 있다. 다산시문선에 실려 있다. 서쪽 해협 바라보니 구름 노을 쌓였고 海門西望積雲霞 쓸쓸한 마을에는 두어 집이 드문드문 蕭瑟村墟或數家 지난달 넘친 물에 제방이 무너져서 前月潮多堤水破 화가래 가지고 들사람들 고생하네 野人辛苦集 - 안산 (安山)의 섬촌(剡村)에 당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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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괭이에서 왜괭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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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교육법률산책]12 사립학교 교원의 파산은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할까?
- 본 기고문 또는 교육 관련 각종 법률문제에 관하여 궁금한 점이 있는 분은 본지 담당 기자(양원석 기자 yws@eduyonhap.com)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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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교육법률산책]12 사립학교 교원의 파산은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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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⑫
- ▷ '이렇게 바꿨어요!(다듬은 우리말)' '워킹맘(working mom)'→'직장인엄마' 국립국어원은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일을 하는 여성'을 통틀어 이르는 '워킹맘(working mom)'의 다듬은 말로 '직장인엄마'를 선정해 발표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이 주일 동안 '워킹맘(working mom)'을 대신할 우리말을 확정하고자 누리꾼이 제안한 530건 가운데, 원래 의미를 잘 살리면서 우리말의 단어 구성에 맞는 듯한 '두루엄마', '벌이엄마', '일터엄마', '직장인엄마', '취업주부'등 다섯을 후보어로 해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모두 2,098명이 투표에 참여해 '두루엄마'는 435명(20%), '벌이엄마'는 165명(7%), '일터엄마'는 248명(11%), '직장인엄마'는 1,041명(49%), '취업주부'는 209명(9%)이 지지했다. 따라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직장인엄마'가 '워킹맘(working mom)'의 다듬은 말로 결정됐다. ▷ 어떻게 바꿀까요?('다듬을 말 투표') '하이파이브(high five)' 투표기간 : 2월 16일 ∼ 3월 1일 보기 : 한 선수가 농구 경기에서 3점 슛을 성공 시킨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의미 : '각각 한 손을 높게 들고 상대방과 손을 마주치는 행동'을 일컫는 말이다. 제안결과 : 지난 2주 동안 '각각 한 손을 높게 들고 상대방과 손을 마주치는 행동'을 가리켜 이르는 '하이파이브(high five)'를 대신해 쓸 우리말을 공모한 결과 '720'건의 제안이 들어왔다. 국립국어원은 이 가운데 다음 다섯을 투표 후보로 선정했다. 한 선수가 경기에서 3점 슛을 성공 시킨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투표중인 후보어 : ① 공감손맞춤(상대방의 마음을 느끼며 손을 마주치는 행동) ② 손맞춤(상대방과 내가 손을 마주치는 행동) ③ 손뼉나누기(상대방과 내가 손뼉을 마주쳐 마음을 나누는 행동) ④ 손뼉맞장구(상대방과 내가 손뼉을 마주쳐 호응하는 행동) ⑤ 하늘손치기(상대방과 내가 높이 손을 올려 손뼉을 치는 행동) 투표는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net)과'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에서 진행 중이다. ▷ 후보어를 제안해 주세요! '발레파킹(valet parking)' 제안기간 : 2월 16일 ∼ 3월 1일 보기 : 발레파킹이라 불리는 서비스는 주차 도우미가 주차와 출차를 대신해 주는 것으로 주차공간이 부족할 때 이용하면 편리하다. 의미/용례 : '발레파킹(valet parking)'이란 백화점, 음식점, 호텔 등에서 주차 도우미가 손님의 차를 대신 주차하고 볼일이 끝나면 가져다주는 일을 뜻하는 말이다. 국립국어원은 '발레파킹(valet parking)'을 대신할 우리말 제안을 받고 있다. 제안은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net)과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에서 진행 중이다. ◆참좋은 우리말 ▷ 자주 틀리는 표준어 '개발새발'(X)→'괴발개발'(O) - 올바른 예 : 담벼락에는 '괴발개발' 아무렇게나 낙서가 되어 있었다. - 잘 못쓴 예 : 마지막으로 "작가들은 우선 좋은 작품을 쓰겠다는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권고한 한 씨는 "당장 돈 몇 푼이 필요해 '개발새발' 쓴 글은 종이책이든 e북이든 세상에 뿌리내릴 수 없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일보] '구설수에 오르다'(X)→'구설에 오르다'(O) - 올바른 예 : 윤 장관은 특히 "공직자의 언행과 품위유지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며 "불필요한 '구설'에 휘말리지 말고, 또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디지털타임즈 03.10.14.] - 잘 못쓴 예 : 카메라맨 등 기자와의 충돌에 팀 동료를 폭행해 여러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일보] 자료제공 국립국어원, 정리 양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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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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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⑪
- ▷ '이렇게 바꿨어요!(다듬은 우리말)' '아이젠(eisen)'→'눈길덧신' 국립국어원은 '등산화 바닥에 부착해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등산 용구'를 통틀어 이르는 '아이젠(eisen)'의 다듬은 말로 '눈길덧신'을 선정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이 주일 동안 '아이젠(eisen)'을 대신할 우리말을 확정하고자 누리꾼이 제안한 639건 가운데, 원래 의미를 잘 살리면서 우리말의 단어 구성에 맞는 듯한 '눈길덧신', '등산설피', '쇠설피', '톱니덧신' 등 넷을 후보로 해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모두 2,147명이 투표에 참여해 '눈길덧신'은 1,273명(59%), '등산설피'는 376명(17%), '쇠설피'는 250명(11%), '톱니덧신'은 248명(11%)이 지지했다. 따라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눈길덧신'이 '아이젠(eisen)'의 다듬은 말로 결정됐다. ▷ 어떻게 바꿀까요?('다듬을 말 투표') '워킹맘(working mom)' 투표기간 : 2월 2일 ∼ 2월 15일 보기 : 30대 '워킹맘' 김모 씨는 주로 퇴근 후 늦은 밤에 장을 보기 때문에 재래시장보다 영업시간이 긴 대형 마트를 자주 이용한다. 의미 : '결혼 후,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일을 하는 여성'를 일컫는 말이다. 제안결과 : 지난 2주 동안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일을 하는 여성'을 가리켜 이르는 '워킹맘(working mom)'을 대신해 쓸 우리말을 공모한 결과 '519'건의 제안이 들어왔다. 국립국어원은 이 가운데 다음 다섯을 투표 후보로 선정했다. 투표중인 후보어 : ① 두루엄마(육아와 사회 활동을 두루 잘 해내는 여성) ② 벌이엄마(육아를 하면서 벌이를 하러 직장에 다니는 여성) ③ 일터엄마(육아를 하면서 일터에 나가 일을 하는 여성) ④ 직장인엄마(육아를 하면서 직장에 다니는 여성) ⑤ 취업주부(육아를 하면서 취업하여 사회 활동을 하는 여성) 투표는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net)과'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에서 진행 중이다. ◆ 알쏭달쏭 우리말 ▷ '애꿎다' 「형」① 아무런 잘못 없이 억울하다. ¶그 소리가 때로는 온밤 내내 계속되기도 했기 때문에 그런 날이면 애꿎은 이웃들은 별도리 없이 잠을 설치고 마는 것이었다.〈이동하, 장난감 도시〉② (주로 '애꿎은' 꼴로 쓰여) 그 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농민군들은 몰려다니며 실없이 동헌 문짝을 있는 대로 열어젖히며 애꿎은 문짝만 걷어찼다.〈송기숙, 녹두 장군〉 ▷ '바람꽃' 「 명」큰 바람이 일어나려고 할 때 먼 산에 구름같이 끼는 뽀얀 기운. ¶멀리 둘러선 높직한 산들이 바람꽃에 뿌옇게 싸여 있는 게 마치 하암리 김가네 기와집 안방에 둘러친 병풍 속의 그림 같아 보였다.〈전상국, 하늘 아래 그 자리〉 ▷ '미욱스럽다' 「형」매우 어리석고 미련한 데가 있다. ¶나는 그 이상한 행복감에서 갑자기 깨어난 것도 아까웠지만 신생아실에 전혀 매혹당하지 않는 친구의 미욱스러움이 혐오스러워 거기까지 따라온 것을 후회했다.〈박완서, 해산 바가지〉[참] 매욱스럽다. 자료제공 국립국어원, 정리 양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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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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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⑩
- ▷ 어떻게 바꿀까요? ('다듬을 말 투표') 아이젠(eisen) 투표기간 : 1월 19일 ∼ 2월 1일 투표 중인 후보어 ① 눈길덧신(눈길 미끄럼 방지를 위해 신발에 덧끼우는 용구) ② 등산설피(등산 시 미끄럼 방지를 위해 신발에 덧끼우는 용구) ③ 쇠설피(미끄럼 방지를 위해 신발에 덧끼우는 쇠로 만든 용구) ④ 톱니덧신(미끄럼 방지를 위해 신발에 덧끼우는 톱니 모양의 용구) 투표는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net)과'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에서 진행 중이다. ▷ 후보어를 제안해 주세요!(다듬을 말) '워킹맘(working mom)' 제안기간 : 1월 19일 ∼ 2월 1일 보기 : 30대 '워킹맘' 김모 씨는 주로 퇴근 후 늦은 밤에 장을 보기 때문에 재래시장보다 영업시간이 긴 대형 마트를 자주 이용한다. 의미/용례 : '워킹맘(working mom)'은 '결혼 후,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일을 하는 여성'를 일컫는 말이다. 국립국어원은 '워킹맘(working mom)'을 대신할 우리말 제안을 받고 있다. 제안은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net)과'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에서 진행 중이다. 알쏭달쏭 우리말 ▷ '주접스럽다' 「형」① 음식 따위에 대하여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태도가 있다. ¶그 아주머니는 주접스럽게 잔칫집만 가면 무얼 싸 가지고 와야 직성이 풀린다. ② 모습이 몹시 볼품이 없거나 어수선한 데가 있다. ¶평산은 손짓 몸짓 해 가면서 지껄이기를 멈추지 않았다. 본시 주접스러워 그렇기도 했으나 또 마음을 놓아 그렇기도 했으나 차츰 그는 그대로 울분이 치솟았던 것이다. 〈박경리,토지〉 ▷ '홀앗이' 「명」살림살이를 혼자서 맡아 꾸려 나가는 처지. 또는 그런 처지에 있는 사람. ¶홀앗이가 앓아 누웠으니 미음이라도 끓여 주고 약이라도 달여 줄 사람이 있어야지.〈현진건, 무영탑〉 ▷ '청처짐하다' 「형」① 아래쪽으로 좀 처진 듯하다. ¶여삼이 기둥을 부둥켜안고 힘을 쓰자 과연 기둥은 못대가리가 빠지면서 청처짐하게 기울어지다가 빠져나갔다.〈유현종, 들불〉 ② 동작이나 상태가 바싹 조이는 맛이 없이 조금 느슨하다. ¶그 눈치 빠른 사람들이 그런 청처짐한 수작에 넘어갈 것 같으냐. 자료제공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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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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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➄
- ▷ 이번 회 다듬을 말 투표 '캠프파이어(campfire)' 투표기간 : 12월 08일 ∼ 12월 21일 국립국어원은 지난 2주일 동안 '야영지에서 피우는 모닥불, 또는 그것을 둘러싸고 갖는 간담회나 놀이'를 가리켜 이르는 '캠프파이어(campfire)'를 대신해 쓸 우리말을 공모한 결과 '434'건의 제안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국어원은 이 가운데 다음 다섯을 투표 후보로 선정했다. 투표는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net)과'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에서 진행 중이다. <보기> 산성 야영장도 이 기간에 산불 방지 및 야영장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야영장 내 캠프파이어, 모닥불 등 불 피우기와 야간 야영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 투표 중인 후보어 ① 모꼬지불놀이(모꼬지(엠티)에서 한데 어울려 즐기는 불놀이) ② 야영불놀이(야영지에서 한데 어울려 즐기는 불놀이) ③ 화톳불놀이(화톳불(한데 장작을 모아 질러놓은 불)을 둘러싸고 갖는 놀이) ④ 모닥불놀이(모닥불을 둘러싸고 한데 어울려 즐기는 놀이) ⑤ 모닥불한마당(모닥불을 둘러싸고 한데 어울려 즐기는 놀이) ▷ '어떻게 바꿀까요?' '리콜(recall)' 투표기간 : 12월 8일 ∼ 12월 21일 '리콜(recall)'를 대신할 우리말을 찾아 주세요! <보기> 가속 페달 결함으로 미국에서 판매된 400만 대의 자동차를 리콜 조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어원은 이번에 다듬을 말로 회사 측이 제품의 결함을 발견해 보상해 주는 소비자 보호 제도를 뜻하는 '리콜(recall)'을 선정하고 이를 대신할 우리말 제안을 받고 있다. ※ 국어원에서는 '리콜'을 이미 '되돌리기, 소환 수리제'로 다듬은 바 있지만, 널리 쓰이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새로 다듬는다고 밝혔다. 투표기간은 12월 21일까지이며, 투표는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을 통해 진행된다. ▷ '이렇게 바꿨어요!(다듬은 말)' '갈라쇼(gala show)'→'뒤풀이공연' 국립국어원의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에서는 '큰 경기나 공연이 끝나고 나서, 축하하며 벌이는 큰 규모의 오락 행사'를 통틀어 이르는 '갈라쇼(gala show)'의 다듬은 말로 '뒤풀이공연'을 선정했습니다. 국어원은 지난 2주일 동안 '갈라쇼(gala show)'를 대신할 우리말을 확정하고자 누리꾼이 제안한 523건 가운데, '덤공연', '감사공연', '뒤풀이공연', '뒤풀이(한)마당', '갈무리마당', '마무리잔치'등 모두 여섯을 후보로 해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모두 1,686명이 투표에 참여해 '덤공연'은 114명(16%), '감사공연'은 341명(20%), '뒤풀이공연'은 726명(43%), '뒤풀이(한)마당'은 264명(15%), '갈무리마당'은 184명(10%), '마무리잔치'는 57명(3%)이 지지했다. 따라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뒤풀이공연'이 '갈라쇼(gala show)'의 다듬은 말로 선정되었다. ◆알쏭달쏭 우리말 ▷ '행짜' 「명」심술을 부려 남을 해롭게 하는 행위. ¶ 행짜를 거두지 않을 작정인 듯했다. 무슨 수를 써서든 돕지 않으면 아무 죄도 없는 청년 하나만 결딴날 거라 해서….〈윤흥길, 완장〉 ▷ '감때사납다' 「형」① 사람이 억세고 사납다. ¶ 제가 아무리 감때사납기로서니 남의 집으로까지 쳐들어와서 시비를 걸진 못하겠지.〈정연희, 소리가 짓는 둥지〉② 사물이 험하고 거칠다. ¶ 시(市)에서 한 동네가 옮겨 앉을 수 있도록 마련해 준 생활 터전은 사람이 뿌리내리기엔 뭔가 감때사나운 고장이었다.〈박완서, 오만과 몽상〉 ▷ '앙당그리다' 「동」① 춥거나 겁이 나서 몸을 옴츠리다. ¶ 아이가 손을 비비며 온몸을 앙당그린다. ② 이를 조금 사납게 드러내다. ¶그녀는 이를 앙당그려 물고 달려들었다. [참]응등그리다. 자료제공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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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바꿨어요!(다듬은 우리말)' '아킬레스건(Achilles腱)'→'치명(적)약점' 국립국어원은 '어떠한 상대의 치명적인 약점 '을 통틀어 이르는 '아킬레별�(Achilles腱)'의 다듬은 말로 '치명(적)약점 '을 선정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이 주일 동안 '아킬레스건(Achilles腱)'을 대신할 우리말을 확정하고자 누리꾼이 제안한 437건 가운데, 원래 의미를 잘 살리면서 우리말의 단어 구성에 맞는 '(절대)급소', '결정적 빈틈', '취약점 ', '최대약점 ', '치명(적)약점' 등 모두 다섯을 후보로 해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모두 2,126명이 투표에 참여해 '(절대)급소'는 435명(20%), '결정적 빈틈'은 233명(10%), '취약점 '은 404명(19%), '최대약점 '은 313명(14%), '치명(적)약점 '은 741명(34%)이 지지했다. 따라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치명(적)약점'이 '아킬레스건(Achilles腱)'의 다듬은 말로 결정됐다. ▷ 어떻게 바꿀까요?('다듬을 말 투표') 아이젠(eisen) 투표기간 : 1월 19일 ∼ 2월 1일 보기 : 눈길에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아이젠 같은 등산 장비도 필수이다.의미 : 아이젠(eisen)은, 등산화 바닥에 부착하여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등산 용구를 말합니다. 겨울 산행 시 빙벽을 오르내리거나 빙판·눈 위를 걸을 때 사용하는데, 독일어로는 슈타이크아이젠(steigeisen), 영어로 크램펀(crampons)이라고도 한다. 제안 결과 : 국립국어원이 지난 이 주일 동안 '아이젠(eisen)'을 대신해 쓸 우리말을 공모한 결과 637건의 제안이 들어왔다. 국립국어원은 이 가운데 다음 넷을 투표 후보로 선정했다. 투표 중인 후보어 ① 눈길덧신(눈길 미끄럼 방지를 위해 신발에 덧끼우는 용구) ② 등산설피(등산 시 미끄럼 방지를 위해 신발에 덧끼우는 용구) ③ 쇠설피(미끄럼 방지를 위해 신발에 덧끼우는 쇠로 만든 용구) ④ 톱니덧신(미끄럼 방지를 위해 신발에 덧끼우는 톱니 모양의 용구) 투표는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net)과'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에서 진행 중이다. 알쏭달쏭 우리말 ▷ '설면하다' 「형」① 자주 만나지 못하여 낯이 좀 설다. ¶석 달 동안 헤어져 있었대서 설면할 것은 없으련마는….〈염상섭, 취우〉 ② 사이가 정답지 아니하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에게 대하여 오늘 아침에 설면하게 하는 것이 분하기도 하고 갑갑하기도 하였으나….〈나도향, 환희〉 ▷ '버르집다' 「동」① 파서 헤치거나 크게 벌려 놓다. ¶아이는 호미로 흙을 버르집어 놓았다. ② 숨겨진 일을 밖으로 들추어내다. ¶쓸데없이 지나간 일을 자꾸 버르집는 것은 켤코 바람직하지 않다. ▷ '몰강스럽다' 「형」인정이 없이 억세며 성질이 악착같고 모질다. ¶그 독살스러운 사람들이 소작료를 그렇게 몰강스럽게 긁어 간단 말이야.〈한승원, 해일〉/우리의 환경이 너무도 몰강스러운 살풍경이어서, 사람의 마음이 바서지도록 메마르지 않을 수 없으니….〈이희승, 먹추의 말참견〉 자료제공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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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바꿨어요! (다듬은 우리말) '마이크로 블로그(트위터)'→'댓글나눔터' 국립국어원은 '단문 메시지를 이용해 거리와 인종, 직업에 상관없이 여러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한 작은 누리사랑방(블로그)'을 가리켜 이르는 '마이크로 블로그(트위터)'의 다듬은 말로 '댓글나눔터'를 최종 선정했다. 국립국어원은 '마이크로 블로그(트위터)'를 대신할 우리말을 확정하고자 누리꾼이 제안한 416건 가운데, '쪽글터', '쪽글누리', '쪽글나눔창', '댓글나눔터', '댓글터' 모두 다섯을 후보로 해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모두 1,558명이 투표에 참여해 '쪽글터'는 321명(20%), '쪽글누리'는 231명(14%), '쪽글나눔창'은 183명(11%), '댓글나눔터'는 647명(41%), '댓글터'는 176명(11%)이 지지했다. 국어원은 이 결과에 따라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댓글나눔터'를 '마이크로 블로그(트위터)'의 다듬은 말로 결정했다. ▷ 다듬고 있는 말 '아킬레스건(Achilles腱)' 투표기간 : 1월 5일 ∼ 1월 18일 - 투표 중인 후보어 ① (절대)급소(어떠한 상대의 절대적으로 취약한 부분) ② 결정적 빈틈(어떠한 상대의 결정적으로 약한 부분) ③ 취약점(어떠한 상대의 가장 취약한 부분) ④ 최대약점(어떠한 상대의 가장 큰 약점) ⑤ 치명(적)약점)(어떠한 상대의 치명적인 약점) 투표는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net)과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에서 진행 중이다. ▷ 후보어를 제안해 주세요 다듬을 말 : '아이젠(eisen)' 제안기간 : 1월 5일 ∼ 1월 18일 제안 : 후보어 제안은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net)과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에서 진행 중이며 기간은 1월 18일까지 이다. 알쏭달쏭 우리말 ▷ '시르죽다' 「동」① 기운을 차리지 못하다. ¶네 살쯤 된 어린 거지는 시르죽은 고양이처럼, 큰 놈의 무릎 위로 기어오르며….〈김유정, 심청〉 ② 기를 펴지 못하다. ¶그녀는 가냘픈 한 가닥의 기대를 마지막으로 던져 보며 한참 후에야 시르죽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문구, 장한몽〉 ▷ '솟고라지다' 「동」① 용솟음치며 끓어오르다. ¶용광로 속에서는 뻘건 쇳물이 솟고라지고 있었다. ② 솟구쳐 오르다. ¶퐁퐁 솟고라지고 있는 샘물. ▷ '간잔지런하다' 「형」① 매우 가지런하다. ¶하관이 빠른 갸름한 얼굴에 콧날이 준수한 그는 간잔지런하게 기른 코밑수염이 이미 반백이었다.〈김원일, 불의 제전〉② 졸리거나 술에 취하여 위아래 두 눈시울이 서로 맞닿을 듯하다. ¶졸음이 밀려오는지 그는 눈이 점점 간잔지런해지기 시작했다. 자료제공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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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바꿨어요!(다듬은 우리말)' '리콜(recall)''→'결함보상(제)' 국립국어원의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에서는 '회사 측이 제품의 결함을 발견해 보상해 주는 소비자 보호 행위나 제도'를 통틀어 이르는 '리콜(recall)'의 다듬은 말로 '결함보상(제)'를 선정했다. 국립국어원은 '리콜(recall)'을 대신할 우리말을 확정하기 위한 누리꾼의 제안 모두 538건 가운데, 원래 의미를 잘 살리면서 우리말의 단어 구성에 맞는 듯한 '흠보상(제)', '결함보상(제)', '책임보상(제)', '보상회수(제)', '불량거둠(제)' 등 모두 다섯을 후보로 해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모두 1,849명이 투표에 참여해 '흠보상(제)'는 150명(8%), '결함보상(제)'는 878명(47%), '책임보상(제)'는 456명(24%), '보상회수(제)'는 246명(13%), '불량거둠(제)'는 119명(6%)이 지지했다. 따라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결함보상(제)'가 '리콜(recall)'의 다듬은 말로 결정됐다. ▷ 어떻게 바꿀까요?('다듬을 말 투표') '아킬레스건(Achilles腱)' 투표기간 : 1월 5일 ∼ 1월 18일 보기 : 최근 '루저' 발언 때문에 큰 소동이 있었다. 이 또한 키 작은 남성들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것이 불씨가 된 것이다. 의미 : 아킬레스건(Achilles腱)은 고대 그리스의 전설적인 영웅 아킬레우스가 발뒤꿈치를 빼고는 불사신이었으나 적장이 쏜 화살을 발뒤꿈치에 맞고 죽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발뒤꿈치의 뼈 위에 붙어 있는 힘줄이라는 뜻의 의학용어를 말하기도 하지만, 앞서 말한 이유 때문에, 현재에는 '어떠한 상대의 치명적인 약점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로 '아킬레스건'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제안 결과 : 지난 2주일 동안 '어떠한 상대의 치명적인 약점'을 가리켜 이르는 '아킬레스건(Achilles腱)'을 대신해 쓸 우리말을 공모한 결과 '437'건의 제안이 들어왔다. 국립국어원은 이 가운데 다음 다섯을 투표 후보로 선정했다. ◆ 투표 중인 후보어 ① (절대)급소(어떠한 상대의 절대적으로 취약한 부분) ② 결정적 빈틈(어떠한 상대의 결정적으로 약한 부분) ③ 취약점(어떠한 상대의 가장 취약한 부분) ④ 최대약점(어떠한 상대의 가장 큰 약점) ⑤ 치명(적)약점)(어떠한 상대의 치명적인 약점) 투표는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net)과'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에서 진행 중이다. ▷ 후보어를 제안해 주세요!(다듬을 말) '아이젠(eisen)' 제안기간 : 1월 5일 ∼ 1월 18일 보기 : 눈길에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아이젠 같은 등산 장비도 필수이다. 의미 : 아이젠(eisen)은, 등산화 바닥에 부착하여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등산 용구를 말한다. 겨울 산행 시 빙벽을 오르내리거나 빙판·눈 위를 걸을 때 사용하는데, 독일어로는 슈타이크아이젠(steigeisen), 영어로 크램펀(crampons)이라고도 한다. 예전엔 큰 산을 오르거나, 빙벽을 오를 경우에만 사용했지만, 지금은 보편화되고 가벼워져 간단한 산행 시에도 많은 사람이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등산화 바닥에 부착하여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등산 용구'를 말하는 '아이젠(eisen)'을 대신할 우리말은 무엇이 좋을까? 더 예쁘고 알기 쉬운 우리말을 제안해 보자. 제안 : 후보어 제안은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net)과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에서 진행 중이며 기간은 1월 18일까지 이다. ◆알쏭달쏭 우리말 ▷ '맨드리' 「명」① 옷을 입고 매만진 맵시. ¶그는 인물보다 맨드리가 쓰레기꾼 축에 섞이기는 아까웠다.〈현덕, 남생이〉② 물건이 만들어진 모양새. ¶이 물건은 맨드리를 보니 공이 많이 들었구나. ③ 이미 만들어 놓은 물건. ¶요즈음은 맨드리가 잘 팔린대요. ▷ '에다' 「동」① 칼 따위로 도려내듯 베다. ¶계곡의 밤바람이 코끝을 에어 낼 것처럼 휘몰아치고 있었다.〈김용성, 리빠똥 장군〉 ② 마음을 몹시 아프게 하다. ¶현모에게 있어서 돌아간 남편에게 내리는 고 노인의 가혹한 평가는 가슴을 에는 아픔을 주었다.〈선우휘, 불꽃〉 자료제공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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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➅
- ▷ 다듬고 있는 말 '캠프파이어(campfire)' 투표기간 : 12월 08일 ∼ 12월 21일 투표 중인 후보어 ① 모꼬지불놀이(모꼬지(엠티)에서 한데 어울려 즐기는 불놀이) ② 야영불놀이(야영지에서 한데 어울려 즐기는 불놀이) ③ 화톳불놀이(화톳불(한데 장작을 모아 질러놓은 불)을 둘러싸고 갖는 놀이) ④ 모닥불놀이(모닥불을 둘러싸고 한데 어울려 즐기는 놀이) ⑤ 모닥불한마당(모닥불을 둘러싸고 한데 어울려 즐기는 놀이) ▷ '어떻게 바꿀까요?' '리콜(recall)' 투표기간 : 12월 8일 ∼ 12월 21일 '리콜(recall)'를 대신할 우리말을 찾아 주세요! <보기> 가속 페달 결함으로 미국에서 판매된 400만 대의 자동차를 리콜 조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어원은 이번에 다듬을 말로 회사 측이 제품의 결함을 발견해 보상해 주는 소비자 보호 제도를 뜻하는 '리콜(recall)'을 선정하고 이를 대신할 우리말 제안을 받고 있다. ※ 국어원에서는 '리콜'을 이미 '되돌리기, 소환 수리제'로 다듬은 바 있지만, 널리 쓰이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새로 다듬는다고 밝혔다. 투표기간은 12월 21일까지이며, 투표는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 (http://www.malteo.net)을 통해 진행된다. → 후보어를 제안해 주세요. ▷ '이렇게 바꿨어요!(다듬은 말)' '팝업창'→'알림창' 국립국어원은 '특정 웹사이트에서 어떠한 내용을 표시하기 위해 갑자기 생성되는 새 창'을 가리켜 이르는 '팝업창'의 다듬은 말로 '알림창'을 최종 선정했다. 국립국어원은 '팝업창'을 대신할 우리말을 확정하고자 누리꾼이 제안한 432건 가운데 '알림창', '불쑥창', '띄움창', '반짝창' 등 모두 넷을 후보로 해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모두 1579명이 투표에 참여해 '알림창'은 1009명(63%), '불쑥창'은 164명(10%), '띄움창'은 313명(19%), '반짝창'은 93명(5%)이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결과에 따라 국어원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알림창'을 '팝업창'의 다듬은 말로 결정했다. '멘토(멘터)'→'인생길잡이' '새로운 인생 설계를 위해 도움을 주는 조언자, 또는 후견인'을 가리켜 이르는 '멘토(또는 멘터)'의 다듬은 말로 '인생길잡이'를 최종 선정했다. 국립국어원은 '멘토(또는 멘터)'를 대신할 우리말을 확정하기 위한 누리꾼의 제안 362건 가운데 '조언자', '앞길조언자', '인생길잡이', '인생도우미', '삶도우미' 모두 다섯을 후보로 해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모두 1,488명이 투표에 참여해 '조언자'는 395명(26%), '앞길조언자'는 126명(8%), '인생길잡이'는 745명(50%), '인생도우미'는 164명(11%), '삶도우미'는 58명(3%)이 지지했다. 국어원은 이에 따라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인생길잡이'를 '멘토(또는 멘터)'의 다듬은 말로 결정했다. ◆ 알쏭달쏭 우리말 ▷ '주니' 「명」(주로 '나다', '내다'와 함께 쓰여) ① 몹시 지루함을 느끼는 싫증. ¶ 이제 이 일은 주니가 나서 못하겠다. ② 두렵거나 확고한 자신이 없어서 내키지 아니하는 마음. ¶ 이 사람이 고속도로에 차들이 달리는 것을 보고 주니가 나는 모양이군. ▷ '숙다' 「동」① 앞으로나 한쪽으로 기울어지다. ¶ 좁다란 두 바위 틈으로 올라가서 커단 바위가 앞으로 숙고 아래가 움쑥하게 패어 들어가….〈최남선, 심춘순례〉 ② 기운 따위가 줄어지다. ¶ 가을바람에 무더위가 한풀 숙었다. ▷ '오목조목' 「부」① 고르지 아니하게 군데군데 동그스름하게 패거나 들어간 모양. ¶ 비가 와서 오목조목 땅이 패었다. ② 자그마한 것이 모여서 야무진 느낌을 주는 모양. ¶ 큰 반닫이 위에 개어 얹은 이불을 덮은 이불보가 드물게 고왔다. 예쁘게 오목조목 맞춰 이은 조각보였던 것이다.〈한무숙, 만남〉 자료제공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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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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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④
- ▷ '이렇게 바꿨어요!(다듬은 말)' '노이즈마케팅(noise marketing)'→'구설(수)홍보' 의미 : 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에 휘말리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 보기 : 오히려 표절 시비를 노이즈 마케팅으로 역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순화정도 : 순화한 용어만 쓸 것 투표결과 : 국립국어원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에서는 '노이즈 마케팅'을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해 누리꾼이 제안한 말 가운데, 원래 의미를 잘 살리면서 우리말의 단어 구성에 맞는 단어를 대상으로 공모와 추천을 받았다. 그 중에서 '구설(수)홍보', '구설(수)전략', '말내기홍보', '잡음상술' 모두 네 개의 단어를 후보로 투표를 벌였다. 이 투표에는 모두 1,696명이 참여했다. 투표 결과 '구설(수)홍보'가 47%의 지지를 얻어 '노이즈 마케팅'을 대신할 다듬은 우리말로 결정되었다. '아이콘(icon)'→'상징(물)' 의미 : '우상'이라는 말을 전문적으로 일컫기도 하며, 어떠한 분야의 최고 또는 그 분야를 대표하는 것(사람) 보기 : 드레스 분야에서도 귀엽고 발랄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짧은 길이의 미니드레스가 새로운 유행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순화정도 : 될 수 있으면 순화한 용어를 쓸 것 투표결과 : 국립국어원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에서는 '아이콘'을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했다. 누리꾼이 제안한 말 가운데, 원래 의미를 잘 살리면서 우리말의 단어 구성에 맞는 단어를 대상으로 공모와 추천을 받았다. 이들 제안 360건 가운데 '표상', '상징(물)', '대표상', '으뜸본', '참얼굴' 등 모두 다섯을 후보로 해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모두 1,943명이 투표에 참여해 '표상'은 216명(11%), '상징(물)'은 776명(39%), '대표상'은 271명(13%), '으뜸본'은 534명(27%), '참얼굴'은 146명(7%)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상징(물)'을 '아이콘'의 다듬은 말로 결정했다. 참고로 '아이콘'이 사람을 표현할 때는 '상징'이 되지만, '사물'일 때는 '상징물'이 된다. ◆ 알쏭달쏭 우리말 ▷ '의초' (誼-)「명」① 동기간의 우애. ¶ 형제자매 사이에 의초가 두터운 집안 ② 부부 사이의 정의(情誼). ¶ 그 동안에 귀련이와 내외간은 의초 좋게 지내었으나 장모와는 서로 뜻이 맞지 아니하여 말다툼이 여러 번 났었다.〈홍명희, 임꺽정〉 ▷ '째다' 「동」① 일손이나 물건이 모자라서 일에 쫓기다. ¶ 할 일은 많은데 일손이 째니 쉴 틈이 없구나.② 시달리거나 부대끼어 괴로움을 겪다. ¶ 아들이 대학에 다닌 후로 살림이 짼다. ▷ '찹찹하다' 「형」① 포개어 쌓은 물건이 엉성하지 아니하고 차곡차곡 가지런하게 가라앉아 있다. ¶ 김을 찹찹하게 재어 놓은 것만 봐도 주부가 살림에 얼마나 규모가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② 마음이 들뜨지 아니하고 차분하다. ¶ 독한 술로 입술을 축일 때에는 피로한 신경이나 휘청거렸던 피가 맑게 개고 찹찹하던 기분이 백지로 돌아가는 듯도 싶었지마는….〈염상섭, 유서〉 자료제공 국립국어원, 정리 양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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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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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③
- ▷ '이렇게 바꿨어요!(다듬은 말)' '유에스비(USB)메모리'→'정보막대' 국립국어원의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에서는 'USB포트에 꽂아 쓰는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한 이동형 저장 장치'를 통틀어 이르는 '유에스비(USB)메모리'의 다듬은 말로 '정보막대'를 선정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이 주일 동안 '유에스비(USB)메모리'을 대신할 우리말을 확정하고자 누리꾼이 제안한 515건 가운데, '정보막대', '막대저장기', '기억쌈지', '갈무리꽂이', '(휴대)저장틀'등 모두 다섯을 후보로 해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모두 1,681명이 투표에 참여해 '정보막대'는 645명(38%), '막대저장기'는 316명(18%), '기억쌈지'는 319명(18%), '갈무리꽂이'는 163명(9%), '(휴대)저장틀'은 238명(14%)이 지지했으며, 투표결과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정보막대'가 다듬은 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 이번 회 다듬을 말 투표 '갈라쇼(gala show)' 투표기간 : 11월 24일 ∼ 11월 23일 국립국어원은 지난 2주일 동안 '큰 경기나 공연이 끝나고 나서, 축하하며 벌이는 큰 규모의 오락 행사'를 가리켜 이르는 '갈라쇼(gala show)'를 대신해 쓸 우리말을 공모한 결과 '523'건의 제안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국어원은 이 가운데 다음 여섯을 후보어로 선정했다. 투표는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net)과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에서 진행 중이다. <보기> 시상 사이사이 그 해 최고의 화제를 모은 히트작의 명장면이 갈라쇼 형식으로 펼쳐져 잔치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투표 중인 후보어 ① 덤공연(본 경기·공연과는 별도로 관객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자 덤으로 여는 공연) ② 감사공연(경기·공연이 끝나고 나서 관객들에게 감사함을 나타내고자 여는 공연) ③ 뒤풀이공연(경기·공연이 끝나고 나서 축하하여 벌이는 공연) ④ 뒤풀이(한)마당(경기·공연이 끝나고 나서 축하하여 벌이는 오락 행사) ⑤ 갈무리마당(경기·공연을 갈무리 지으며 축하하여 벌이는 오락 행사) ⑥ 마무리잔치(경기·공연을 마무리 지으며 축하하여 벌이는 잔치) ▷ 어떻게 바꿀까요? '캠프파이어(campfire)' 투표기간 : 11월 24일 ∼ 12월 7일 '캠프파이어(campfire)'를 대신할 우리말을 찾아 주세요! <보기> 어린이 회장들은 캠프파이어, 사귐의 시간, 나의 꿈 발표회 등의 활동으로 우정을 키웠다. '캠프파이어(campfire)'는 야영지에서 피우는 모닥불, 또는 그것을 둘러싸고 갖는 간담회나 놀이를 뜻하는 말이다. 국어원은 이번에 바꿀 말로 '캠프파이어(campfire)'를 선정하고 이를 대신할 우리말 제안을 받고 있다. 투표기간은 12월 7일까지이며, 투표는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을 통해 진행된다. ▷ 알쏭달쏭 우리말 ▷ '못내' 「부」① 자꾸 마음에 두거나 잊지 못하는 모양. ¶ 외할머니는 못내 섭섭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윤흥길, 장마〉 ② 이루 다 말할 수 없이. ¶ 우길이는 못내 기분이 좋아졌다.〈한설야, 탑〉 ▷ '무리꾸럭' 「명」남의 빚이나 손해를 대신 물어 주는 일. ¶ 돈이야 결국 영감이 무리꾸럭을 했거나 했겠지만, 선거비에 쩔쩔 맨다니까 듣기에 딱해서….〈염상섭, 대를 물려서〉 ▷ '우락부락' 「부」① 몸집이 크고 얼굴이 험상궂게 생긴 모양. ¶ 다만 우락부락 사나이답게 생긴 얼굴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더러 있었다. 〈윤흥길, 완장〉 ② 성질이나 언행이 거칠고 난폭한 모양. ¶ 그 목소리는 우락부락 그늘지게 신경질적이었고, 그 표정은 어찌 보면 울고 있는 듯이도 보였다.〈이호철, 적막강산〉 자료제공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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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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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①
-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에서는 넘쳐 나는 외래어와 외국어를 우리말로 다듬는 '우리말 다듬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수 없이 많은 외래어와 외국어를 듣고 보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얼마든지 우리의 작은 노력과 관심만으로도 더 아름답고 말하기 좋은 우리말로 바꿀 수 있는 말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외들 외래어와 외국어에 익숙해지고 우리말과 글을 소홀히 다룰수록 우리의 정신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인 우리말과 글은 소리 없이 병들고 죽어갑니다. 말과 문자가 있는 국가와 민족이 그 말과 문자를 잃어버릴 때 그 민족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에서는 국립국어원의 협조를 받아 '우리말 다듬기'를 널리 알리고 우리말과 글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기회를 독자여러분과 함께 하고자 이 기사를 연재합니다. 아울러 국립국어원이 보유하고 있는 순우리말과 우리말 속담 등 우리말 정보를 함께 제공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랍니다. ▷ 이번에 다듬을 말 1. '유에스비(USB)메모리' 기간 : 2009.11.10. ∼ 2009.11.23. USB메모리는, 우리가 흔히 '유에스비(USB)'라고 줄여 부르는 막대 모양의 휴대용 저장 장치 이름이다. 'USB메모리' 또는 'USB디스크'라고 불리는데, 정식 명칭은 'USB 플래시 드라이브(USB flash drive)'이다. 즉 이것은 USB포트에 꽂아 쓰는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한 이동형 저장 장치를 말한다. '유에스비(USB)메모리'를 대신할 우리말은 무엇이 좋을까? 더 예쁘고 알기 쉬운 우리말을 제안해 보자. 국립국어원이 지난 이 주일 동안 'USB포트에 꽂아 쓰는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한 이동형 저장 장치'를 가리켜 이르는 '유에스비(USB)메모리'를 대신해 쓸 우리말을 공모한 결과 모두 '515'건의 제안이 들어왔다. 국립국어원은 이 가운데 다음 다섯을 투표 후보로 선정했다. 다음 후보어 가운데 어느 말이 좋을까? ① 정보막대(정보를 저장하는 막대 모양의 것) ② 막대저장기(막대 모양의 정보 저장 기기) ③ 기억쌈지(정보를 기억하여 보관하는 쌈지(작은 주머니)) ④ 갈무리꽂이(정보를 갈무리(저장)하여 꽂아 쓰는 물건) ⑤ (휴대)저장틀(휴대할 수 있는 저장 기기(틀)) 투표는 국립국어원 누리집(홈페이지)(http://www.korean.net)나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을 통해 이루어진다. ▷ 이번에 다듬을 말 2. '갈라쇼(gala show)' 2009.11.10. ∼ 2009.11.23. 갈라쇼(gala show)의 어원은 이탈리아 전통 축전의 복장 gala에서 나온 단어이다. 미국에서는 말 그대로 축전이라는 뜻으로 쓰여 (주로 오페라 갈라) 콘서트의 형식을 가리키며, 메트로를 비롯한 오페라 극장에서 자주 올라오는 공연의 명칭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오락 행사'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이 말은 피겨스케이팅으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오긴 했지만, 피겨스케이팅에만 국한되어 쓰이는 말을 아니다. 스포츠, 뮤지컬, 발레 심지어 비보이 등 많은 분야에서 큰 경기가 끝나고 나서 선수들이 관객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관객들에게 감사를 전하고자 '갈라쇼'를 열기도 한다. '갈라쇼(gala show)'를 대신할 우리말은 무엇이 좋을까? 우리말 제안은 현재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http://www.malteo.net)을 통해서 받고 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 '이렇게 바꿨어요!' '커플룩(couple look)' → '짝꿍차림' 국립국어원은 11월 10일 '옷이나 장신물, 신발 등 남들이 보기에 짝(커플)으로 비춰질 수 있도록 상대방과 똑같이 맞춰 입거나 갖추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커플룩(couple look)'의 다듬은 말로 '짝꿍차림'을 선정했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확정된 다듬은 말의 최초 제안자에게 3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투표 참여자와 순화대상어 제안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3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주고 있다. ◆ '알쏭달쏭 우리말' ▷ '질깃하다' 「형」①질긴 듯한 느낌이 있다. ¶고기가 질깃하여 맛이 없고 씹기가 힘들다. ②성질이나 행동이 좀 검질기다. 예) 고수머리에 두상이 큰 탓도 있겠지만 질깃하고 무서운 인상과는 달리 임명빈의 얘기는 사뿐사뿐 가볍게 나간다.〈박경리, 토지〉 ▷ '초롱' 「명」①석유나 물 따위의 액체를 담는 데에 쓰는, 양철로 만든 통. 예) 물지게처럼 만든 초롱에 부대에서 먹고 버린 찌꺼기를 담아내다가 을생은 돼지를 길렀다.〈한수산, 유민〉 ②(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석유나 물 따위의 액체를 ① 에 담아 그 분량을 세는 단위. 예) 준비해 둔 석유가 반 초롱쯤 남아 있었다.〈김성동, 만다라〉 자료제공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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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말 여행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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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교육법률산책] 11 '교사의 수업권' 그 보장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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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교육법률산책] 10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 - '촌지'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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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교육법률산책] 10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 - '촌지'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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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교육법률산책] 09 '교사의 수업권' 그 보장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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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교육법률산책] 09 '교사의 수업권' 그 보장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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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교육법률산책] 08 '학파라치'제도를 둘러싼 법적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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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교육법률산책] 08 '학파라치'제도를 둘러싼 법적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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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교육법률산책] 07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직업의 자유를 제한한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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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교육법률산책] 07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직업의 자유를 제한한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