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교육연합신문=손경희 기고] 
이네만에서 제시간에 도착한 버스를 타고, 아마노하시다테로 향했다. 30분 후 도착한 곳은 가사마쓰 공원 정류장. 맞은편 모토이세코노 신사를 휘리릭 둘러보았다. 둥근 원기둥을 머리에 얹은 신사 지붕의 이끼들은 긴 시간을 축적하고 있었다. 거북이 석상 위를 실제 거북이들이 기어 오르던 장면 때문인지 절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규모도 있고, 세련된 분위기를 풍겼다. 
 
아마노하시다테 뷰는 맞은편에서 보기로 하고, 이치노미야 부두로 가서 유람선을 탔다. 갈매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10분 후 건너편에 도착했다. 붉은색으로 칠해진 카이센 다리는 배가 지날 때 90도 회전하여 뱃길을 만들어 주는데 다리 아래 원형 모양의 기계 장치가 달려있다. 뜬 다리는 보았지만, 회전하는 다리는 새로운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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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도 회전하는 카이센교

배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가니 일본 3경비라는 석조물이 세워져 있다. 히로시마현의 미야지마, 미야기현의 마츠시마와 더불어 일본 3경으로 꼽히는 아마노하시다테. 이곳은 미야즈만과 아소해 사이에 위치한 길이 3.6km, 폭은 약 20~170m의 사주이다. 조류와 바람, 바닷물의 흐름이 바다 사이 길게 이어진 사주를 만들고, 사주 위에 7천 주의 소나무가 숲을 이루었다. 자연발생적 소나무는 평균 나이200~300년이며,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팻말이 서 있다. 곳곳에 신사와 비석, 기념물이 있는 이곳은 1952년 국가지정특별명승, 2007년 국정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가 들려준 이야기가 겹겹이 쌓인 모래사장, 오래된 솔 숲의 향기는 평화와 고요를 선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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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경 비석

모래밭 산책 중 808년에 창건된 치온지라는 절에 들렀다. 지혜를 내려주는 문수보살을 모시는 절로 규모는 크지 않다. 학업 성취의 뜻을 내리는 절이라  학부모와 수험생이 많이 찾는다. 본당 안에는 가마쿠라 막부 시대의 중요 문화재가 소장되어 있고, 경내 다보탑은 1500년 무렵 무로마치 시대 지어졌다. 나뭇가지에 작은 부채모양의 오미쿠지가 잔뜩 걸려있다. 소나무에 걸면 좋은 일이 일어나고 나쁜 일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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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온지(智恩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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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모양의 오미쿠지

카페와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게 늘어선 거리를 지나, 건널목 너머 뷰랜드로 향했다. 바삐 걸음을 옮겨 몬주산 쪽 경사진 길을 오르니 리프트 타는 곳이다. 1day 티켓과 별도로 비용을 지불했다. 그냥 의자만 달랑 놓여있는 리프트는 살짝 무섭고, 심장이 쫄깃해졌다. 남쪽 몬주산 뷰랜드는 케이블카와 관람차, 놀이기구 등 유원지로 꾸며져 있다. 아마노하시다테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이곳에서 바다를 등지고 상체를 숙여 다리 사이로 머리를 넣고 보면, 마치 구름을 뚫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엉덩이를 들고 그렇게 보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냥 보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다. 

 

양심적으로 200엔을 넣고 3개의 도자기 둥근 조각을 집어 들어 동그라미 속 아마노하시다테로 던져 넣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따라 해보니 쉽지 않았다. 재미난 스토리보드 하나 추가해 놓은 셈이다. 올라갈 때는 제대로 보지 못한 아마노하시다테 풍경을 내려올 때 바라보니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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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비는 원 속의 아마노하시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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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노하시다테 온천

아마노하시다테 역 부근에 지혜의 온천이 있어서 이용했다. 목조로 지어진 건물은 크지 않지만, 레트로한 느낌을 전해준다. 소금기가 있는 해수온천으로 냄새도 없고, 적당히 뜨거워 기분 좋게 목욕할 수 있었다. 탕의 규모와 탈의장 크기도 작았지만, 얼른 씻고 나오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흐린 날씨, 간간이 내리던 빗 속에서 많이 걸었던 나를 위로해 준 700엔짜리 온천이었다. 어느덧 사방이 어둑어둑해졌고, 시간에 맞춰 도착한 버스도 좋았다. 이제 교토로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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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경희

◇ 인천 아라고등학교 교장

◇ 前인천 작전여고, 인천 청라고 교감

◇ 前인천광역시교육청 정책기획조정관

◇ 前인천서부교육지원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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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일본소도시 기행 -교토 북부 아마노하시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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