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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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자본의 시대다. 돈이 인격과 생활의 질을 결정한다. 직업의 선택도 돈으로 귀결된다. 의대에 가려는 학생이 많은 것도 희생과 봉사와 존경도 있지만 돈에 있다. 정치 뉴스에 부정부패가 많은데 결국은 돈에 관련이 있다. 지금 사회의 능력자는 돈을 많이 버는 것과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돈이 많으면 인정받고 자유를 누리며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도 있다. 돈은 현대시대의 마술램프이다. 한국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자본주의 신념과 경쟁이다. 

 

문제는 돈이 인간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돈은 인간의 편리를 위해서 만들어졌다. 이제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 목적과 수단이 전도된 것이다.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존재가 인간을 규정하고 때로는 인간을 죽이고 있다. 이념, 종교, 국가주의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인간을 인간답게 성장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교육이다. 그런데 교육이 등급을 매겨서 차별을 하고 열등감을 주고 있다. 교육이 인간을 서로 싸우게 하고 미워하게 하고 경쟁하게 하고 있다. 

 

칸트는 인간을 수단화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 어떤 것도 인간을 수단화하면 안 된다. 그것은 반문화적 행위이다. 전쟁과 종교, 이념, 정치, 교육, 화폐가 처음의 목표에서 벗어나서 그 자체가 인간을 조종하고 있다. 종교, 이념, 정치, 교육, 돈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 위력은 인간의 존엄성을 이미 넘어섰다. 극심한 빈부의 격차는 동등한 인간이라는 개념조차 희미하게 만들었다. 

 

여러 의미에서 초중등교육에서는 상대평가제를 폐지하고 절대평가제를 실시해야 한다. 석차를 매겨서 배출만 하는 학교는 진정한 교육을 하는 학교가 아니다. 절대평가제를 실시하여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을 위해 시간과 재화를 지원해야 한다. 인성교육과 협동과 민주주의 시민교육은 절대평가제 환경에서만 가능하다. 

 

혹자는 대입이나 상급학교 진학 문제를 거론할 것이다. 상대평가제가 필요악이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옳지 않은 길은 아예 젖혀 놓고 논의를 해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일을 하는 방법이다. 학생에 대한 폭력을 제외하고 생활지도를 다시 논의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정치인도 자신의 정책 홍보보다 상대방을 비방해서 당선하려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상대를 비방하고 헐뜯어서 당선하는 정치인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교육에서 상대방과의 비교로 나를 내세우는 방식은 개선해야 한다. 교육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고찰하고 주어진 기본적인 미래역량을 키우고 부족한 것은 멘토와 멘티를 통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에게 건강이 중요한 것처럼 사회나 국가에서도 건강이 중요하다. 골고루 건강해야 한다. 소수의 집단만 잘 살고 나머지 국민이 불행하면 그 사회는 온전한 기능을 할 수 없다. 21세기의 사회에서 불평등은 화두가 되고 있다. 한국의 자살률, 산재사망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익만을 위한 경쟁 자본주의 대신 협력과 연대라는 사회적 가치가 문명선진국이 갈 길이다. 

 

초·중등학교에서 절대평가제를 평가의 바탕으로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고 경쟁이 아닌 협력하는 사회, 인간이 목적이 되는 사회를 위해서 학교가 노력해야 한다. 교육이 그러한 사회를 만드는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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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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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상대평가제 철폐하고 절대평가제로 가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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