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7(토)
 

[교육연합신문=박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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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직선 백 스핀, 파워 넘치는 포어핸드 톱 스핀, 빈틈없는 디펜스, 34세의 나이에도 마롱은 건재하다. 이번 대회 개막 직전 전성기 때에 비해 하체가 조금 들렸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으나 여전히 전성기인 마롱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평가다. 

 

마롱이 2023 ITTF-ATTU 제26회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챔피언에 등극했다.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네번째 개인단식 금메달이다.

 

결승전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현 세계챔피언 판젠동을 꺾었다. 치열한 난타전을 동반한 풀-게임접전 끝에 3대 2(11-7, 5-11, 11-7, 11-5, 11-6)의 승리를 거뒀다. 앞서 열린 4강전에서 린윤주(대만)를 상대로 폭발적인 공격탁구를 선보였던 마롱은 결승전에서도 대부분의 랠리 초반부터 적극적인 선제를 주도한 끝에 감동적인 승리를 따냈다. 범실 없는 탁구로 유명한 판젠동이지만, 이 ‘리빙레전드’와의 싸움에서는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5게임까지 이어진 승부는 결국 마롱의 화려한 정상 복귀로 결판이 났다. 


세계선수권대회 개인단식 3연패, 올림픽 개인단식 2연패, ITTF 월드투어 최다 우승 등등 이미 전인미답의 신기록을 숱하게 쌓아올린 마롱은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도 최고의 기록을 지닌 선수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남자단식에서 유일하게 3회(2009, 2012, 2013) 연속 우승을 일궈냈던 주인공이며, 남자복식 2회(2007, 2009), 혼합복식 1회(2009) 우승을 더해 개인전에서만 여섯 개의 금메달을 보유하고 있었다. 단체전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이르는 기간 동안 일곱 번 출전해 일곱 개의 금메달을 모두 따냈다. 개인전 단체전 합계 13개로 아시아선수권 최다 금메달 보유자였다.


마롱은 자국의 세대교체 흐름을 따라 중국이 출전한 가장 직전 대회였던 2019년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2021년 도하 대회에는 중국이 아예 대회에 나오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마롱 입장에서는 6년 만의 아시아선수권 복귀 무대였다. 돌아온 마롱은 또 두 개의 금메달을 더했다.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이후 왕추친과 짝을 이룬 복식은 은메달로 만족했지만, 대회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남자 개인단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전까지 마롱이 우승한 개인단식 마지막 대회는 2013년이었다. 무려 10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것이다. 마롱의 아시아선수권대회 보유 금메달 숫자는 모두 ‘15’로 더했다.


경기 직후 치러진 시상식에서 마롱은 10년 만의 감회에 젖었다. 은메달리스트 판젠동, 그리고 동메달리스트 리앙징쿤과 린윤주는 더 이상의 어울리는 수식을 찾을 수 없는 ‘슈퍼맨’에게 진심어린 경의를 표했다. 2015년 대회와 2017년 대회 단식을 우승했던 판젠동은 이번 대회에서 세 번째 우승에 도전했으나 또 한 번 마롱의 벽에 막혔다.


남자단식 결승전을 끝으로 8일간 이어온 2023 ITTF-ATTU 제26회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는 모든 막을 내렸다. 2013년 부산 대회에 이어 10년 만에 아시아 최대의 탁구축제를 유치한 대한탁구협회는 대회 조직위원회를 중심으로 오랜만의 국제선수권대회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적지 않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흥행에도 성공을 거뒀고, 국제대회 행정력을 축적하면서 내년 부산에서 치를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한 동력도 추가했다.


다만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은 약간의 우려를 남겼다. 단체전 여자 은메달, 남자 동메달, 남자복식 동메달 둘, 여자복식 동메달 하나, 혼합복식 동메달 하나 등 모두 여섯 개의 메달을 따냈으나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개인단식은 남녀 모두 전원이 16강 이하에서 탈락했다.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인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남은 열흘의 기간 동안 빠르게 전력을 추슬러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기간 내내 현장을 누비며 대회 운영을 살핀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대회 초반 약간의 실수도 없지 않았지만 비교적 무난하게 대회를 치렀다고 본다. ATTU의 반응도 매우 만족스러운 편이다. 무엇보다도 내년 부산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흥행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한국탁구 입장에서는 중요한 일이었다. 보다 세밀하게 돌아보고 다시 나아갈 길을 정해야 한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유승민 회장은 또한 “다만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아 아쉬운 점은 있었다. 선수들이 많은 경기 일정으로 지쳐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게 국가대표 선수들의 변명이 돼선 안 된다. 아시안게임까지 짧은 시간이 남았지만 빠르게 전열을 정비해 제 모습을 찾아주길 바란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2023 ITTF-ATTU 제26회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가 모든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10년 만에 개최된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였다. 한국은 내년 2월 부산에서 한국탁구 사상 처음으로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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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슈퍼맨’ 마롱 남자단식 챔피언!…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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