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중지곤괘의 효사]

지배

6

 

그대에게는 이로움이 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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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광막한 들판의 하늘 위에서 싸우고 있다. 그들의 피가 검고 누렇다.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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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누런 치마를 입었구나. 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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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주머니의 입구를 막아라. 그대의 지식이나 재능을 드러내지 마라.

민중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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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교양을 몸속에 지니고 있다. 그대를 드러내지 않도록 하라.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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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지 않더라도 불리한 일이 없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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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서리를 밟고 있다. 견고한 빙판이 찾아 오리라.

대지가 너르게 펼쳐진 모습이니 천지 만물의 모든 모습을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지(地)의 자리에서 서리와 빙판이 찾아왔다. 음의 기운이 서리는 것이다. 여성의 부드러움은  순종이 아니라 양의 건강함을 꺾을 수 있는 다른 성격의 힘이다. 유교적인 관점으로 보아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지배자와 피지배자, 지배와 순종이라는 어불성설의 관념으로 고착화시켰다. 남성과 여성은 동등하다. 그리고 다른 성격을 지녔다. 남성은 강함, 여성은 부드러움. 중천건괘와 마찬가지로 지의 자리는 비축의 자리다. 음의 기운을 비축시키는 것이다. 생명 탄생의 준비 과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배우지 않더라도 불리한 일이 없다”(不習無不利). 왜? 도덕적 인간은 지식을 많이 배운다고 실천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기 주변의 환경에 애정을 가지고 살면 된다. 이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이를 ‘인드라의 그물’이라 한다. 요즘으로 말하면 ‘월드 와이드 웹(WWW)’을 말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를 통해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전 세계적인 정보 공간’을 말한다. 인간은 이 인드라 그물에 걸려 있는 존재와 같아서 그 관계망에서 영향을 주고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인(人)의 자리에서는 무엇보다 자신을 드러내지 말고, 열심히 실력을 닦으라는 말이다. 매우 위험한 자리이니 만큼 자신의 보물 주머니를 꽁꽁 동여매야 한다. 아직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보여주지 말고 숨기라는 의미다. 

 

천(天)의 자리다. 인의 자리에서 자신의 실력을 숨긴다고 하였으나,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인다. ‘낭중지추(囊中之錐)’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알려진다. 그래서 황상을 입었다. 황상은 누런 치마다. 즉 임금이 되었다는 뜻이다. “용이 광막한 들판의 하늘 위에서 싸우고 있다. 그들의 피가 검고 누렇다.”는 말은 천자문에 ‘천지현황(天地玄黃)’을 말하는 것이다. 하늘과 땅의 교합으로 검은 피와 누런 피를 흘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음양의 교합과 상보와 긍정을 말한다. 카오스의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코스모스의 탄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중지곤괘처럼 되려면 ‘후덕재물(厚德載物)’해야 한다. 대지가 너르게 펼쳐진 모습처럼 세상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고조선의 대륙을 머리를 흩뿌리며 말을 타고 달리는 여인을 상상해 보자. 중천건괘와 중지곤괘로 무대 장치가 끝났다. 이제 무대 위에서 펼쳐질 청정한 하늘 아래, 그 흙바람의 공간 속에 실린 싯귀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 중지곤괘는 음이 꽉 찬 기운이라,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좋은 일이 많다. 금전이나 물질은 풍부하고, 인내는 행운의 열쇠, 조급하면 불운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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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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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땅은 어머니다(중지곤괘)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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